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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촌구석에서 한국의 삼겹살 가격을 실시간으로?

4G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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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외국에 다녀왔다. 내가 머문 곳은 대도시에서도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도 전화가 터질까 했지만 아무 문제없이 서울에서 전화가 왔다.



얼마 전 외국에 다녀왔다. 내가 머문 곳은 대도시에서도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도 전화가 터질까 했지만 아무 문제없이 서울에서 전화가 왔다. 물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자유롭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전화와 문자가 잠잠했다. 하지만 매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문자 한 통이 잠을 깨웠다.

‘감자한봉지2000원/오렌지500/국산암돼지불고기4800/오징어4마리5000/산낙지13000/수입삼겹살2근9900/참외반값’

산낙지가 먹고 싶기도 했고, 삼겹살이 그립기도 했다. 돼지고기가 많이 올랐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새벽, 지구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나에게 이런 즐거움을 주는 동네 ‘웰빙마트’의 충실한 핸드폰 문자가 고맙기도 했고, 벗어날 수 없는 한계의 지평 속에 갇힌 나 자신을 경험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날 이후부터 문자가 오지 않았다. 마지막 문자가 생각났다.

“7월 20일까지는 전단지 세일 행사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통 방법. 소통의 세상은 분명 진화하고 있다!

문자와 이미지를 보내는 방법의 역사는 통신의 역사이기도 하고 문명의 역사다. 새로운 기술과 방법이 개발됨으로 해서 오래된 기술은 뒷전으로 사라지든지 자취를 감춘다. 지금 떠오르는 커뮤니케이션의 대세는 핸드폰 속 4G 통신망 속에 있다. 어느 순간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역시 일순 사라지고 다른 형태의 핸드폰이 우리 손에 쥐어질지 모른다. 우리 손에서 일순 폴더가 사라진 것처럼.


기계 하나로 전화 걸고 각종 인터넷 서비스까지, 4G의 마력

티브이에서 4G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4G라는 단어의 G는 세대 generation을 의미한다. 통신 기술의 발전은 세대로 구분해 사용해왔다. 이동통신이 진화해 4세대가 되었다는 소리다. 통신에서 1G 이동통신은 아날로그 음성통화만 가능했고, 2G 이동통신은 디지털로 음성통화를 전달했다. 3G 이동통신은 음성통화뿐 아니라 문자를 포함해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다. 4G 이동통신은 인터넷을 포함해 모든 서비스가 단말기 하나로 가능한 기술이다.

현재 대부분이 스마트폰의 기술은 3G 기술이다. 만약 4G를 이용한다면 속도 면에서 10분 걸리는 일이 1분으로 단축되고 빨라진다. 현재 데이터를 받는 데 기다리는 시간이 순간으로 바뀔 수 있다. 실제 이 기술은 이미 북미에서는 시행되고 있다. 문제는 4G의 통신방법인데, 여러 가지 방법 중 어떤 방법이 앞으로 4G 통신의 표준기술이 되느냐가 문제다. 북미시장에서는 LTE(Long Term Evolution) 망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와이브로 기술을 사용한다는 선전문구가 나오는데, 어떤 방식이 앞으로 대세가 될지는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

여기저기서 4G, 4G 하지만, 4G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는 핸드폰 개발과 4G 통신망 확충이 문제다. 현재 깔려 있는 기존 3G 통신망과는 다른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4G 시스템은 기지국을 포함해 모든 무선통신 관련된 장비로 교체되고 설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은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 내 앞에 서 있을 것이다.



4G는 지하의 파이프 연결망에서부터

지금부터 100년 전의 통신은 우편이었다. 우리나라는 1900년에 만국우편연합에 정식 가입해 외국우편 업무가 시작되었다. 당시 파리는 우편 시스템에 있어 첨단이었다. 빠른 우편배달을 위해 압축공기를 이용했다. 파리 지하에 파이프로 연결된 통로를 만들어 로켓처럼 생긴 통에 편지를 넣어 압축공기를 이용해 고속으로 편지를 보내고 주고 받았다. 좁은 골목 골목길을 마차를 이용해 우편물을 배달하는 시스템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지금?지 살아남아, 골목길이 많은 구도시의 경우 지하에 연결된 파이프 연결망을 통해 쓰레기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편지 시스템의 단점은 시간이다. 문자와 이미지를 전달하는 통신 방법이 필요했다. 이를 극복한 통신 방법이 팩시밀리다. 문자와 그림을 빛으로 읽어 전기신호로 바꿔 전화기 라인을 통해 보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1843년 영국의 알렉산더 베인에 의해 발명되었다. 이 방법은 전화 발명보다 무려 30년이나 앞섰다. 이 아이디어는 유효했지만 당시 기술로서는 무리였다. 하지만 문자와 이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이 아이디어가 꽃을 피운 시대는 빠른 속도, 작은 크기, 값싼 전자제품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1970년대였다. 일반화된 기술로 발전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팩시밀리도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무선 통신을 최초로 성공시킨 사람은 마르코니였다. 그는 1901년 12월 잉글랜드 콘월의 폴두로부터 대서양을 건너 미국의 뉴펀들랜드 세인트존스까지 무선통신에 성공을 했다. 당시 이 기술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 뿐이었다. 그가 보여준 무선 통신의 성공으로 세계 모든 지역에서 통신이 가능해졌다. 그가 보여준 가능성으로 서울에서 오는 웰빙마트가 전해주는 고등어 한 마리 값이 5000원으로 올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4G가 일반화되면 외딴 곳에서 내가 어떤 정보를 받게 될지 쉽게 상상이 안 된다.

에필로그

얼마 전 벼룩시장에서 20년 전 유학을 떠나면서 버렸던 전축을 다시 장만했다. LP 레코드를 듣기 위해서였다. 까만 빈대떡처럼 생긴 LP판에서 나오는 직직거리는 잡음과 함께 들리는 조르주 무스타기의Le Meteque 음악이 정겹게 들린다. 빙빙 돌아가는 LP레코드판 앞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을 보고 뒤에서 누가 한마디 한다.
“어지럽지도 않아요?!”
잡음이 세월을 담당하는 악기라는 걸 말해주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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