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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회사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재인가? - 능력 있고 잘 나가는 직원을 보는 사장 마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경계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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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으로 대상을 속단하는 것은 오류와 독단의 함정에 빠지는 지름길이며, 근본적으로는 자신을 작은 그릇 속에 가둬버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장의 본심
윤용인 저 | 알키
승진, 해고, 보너스의 은밀한 함수관계를 결정짓는 책!
창업 10여 년차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현직 사장 윤용인이 사장의 본심을 모르고서는 승진, 해고, 보너스의 비밀을 결코 풀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이 책에서 그간 사장들이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속마음을 과감히 털어놓는다. 심리서를 집필했던 저자답게 사장이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깊은 속내까지도 심리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하나하나 분석해 내며 사장의 행동과 결단의 이면을 환하게 알게 될 것이다.


 


“저 친구 조만간 에이스 되겠는데?”
(본심 : “흠… 그런데 엉덩이는 얼마나 무거울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경계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고정관념으로 대상을 속단하는 것은 오류와 독단의 함정에 빠지는 지름길이며, 근본적으로는 자신을 작은 그릇 속에 가둬버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을 경계하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인간들이 쉽게 주관적 잣대로 사물이나 상황을 판단한다는 사실을 의미할 것이다.

특정한 지역민을 죽어라 혐오하는 사람에게는 이성적 논리를 동원하여 그것을 고치라고 말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특정한 지역민에게 사기 한 번 당한 그이의 특별한 경험 앞에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다. 심지어 내가 알고 있는 한 여자는 과거에 아무개 성을 가진 남자와 두어 번의 연애실패를 경험했다는 이유로 이후 소개팅에 같은 성을 가진 남자가 나오면 진도 나가기를 멈췄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들은 지성 따위와 담을 쌓은 유아적인 사람들인가? 그렇지 않다. 다만 사람은 누구나 경험에 쉽게 지배당한다. 강도 높은 수련을 거치지 않는 한 그런 지배적인 경험이 사람의 경향성을 만들고 나아가 그의 성격이 되기도 한다.

능력 있고 잘 나가는 직원을 보는 사장 마음


사장이 직원을 바라보는 기준도 마찬가지이다. 보편적 규칙이 존재한다기보다 사장이 여태껏 경험했던 직원과의 관계 속에서 그 기준이 마련되게 마련이다.

우리 회사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학력이나 나이, 성별 등을 따지지 않는다. 이전 회사에서 사용하던 입사기준의 문구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입고 있는 ‘빤스’ 색깔만 본다고 한다. 실제 하의를 내리게 하는 엽기적 면접을 해본 적은 없지만, 그뢸귅 외부적인 소위 ‘스펙’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회사운영 초기에는 오히려 일반적인 채용기준에 더 반기를 들면서, 마흔 넘은 신입사원, 중졸자 등을 더 선호했다. 당시 나는 취업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회사생활을 더 절박하게, 더 열심히 할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공포의 외인구단 감독도 아닌 주제에 회사를 대안학교로 만드는 나를 보고 선배 오너가 조언했다. 남들이 만든 평범한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안전한 것이라고. 그들이 가진 절박성의 이면을 보라고. 거기에는 남들이 그들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도 숨어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지금보다 훨씬 젊었던 내 귀에 그런 조언은 들리지 않았고, 그때보다 훨씬 시간이 지난 지금 와서 선배의 말을 다시 생각하면 그 조언은 상당 부분 현실적인 지적이었음을 인정한다. 나 역시 경험 속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길거리 지나다니는 사람 중에도 눈에 확 띄는 사람이 있고, 단체 미팅장에서도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직원 중에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특히 신입사원들 속에서 동기를 제치고 군계일학群鷄一鶴의 광휘를 뽐내는 사람이 있으니, 하고자 하는 의욕은 하늘을 찌르고, 몸 날래기는 제비를 능가하며, 반짝이는 눈은 백리 밖에서 보일 정도로 밝다. 새벽같이 출근해서 선배들 책상까지 광을 내놓는 예쁜 짓은 기본이요, 식당에 가면 숟가락, 젓가락 세팅은 비호같고, 전화가 오면 번개같이 받은 후 싹싹하게 응대하는 모습에 감탄사 열 개가 절로 발사된다. 어디 그뿐이랴. 자기 사전에 퇴근 따위는 없다는 듯 충전된 의지는 방전될 줄 모른다.

회의장에 앉으면 상사의 말 한마디를 놓칠세라 부지런히 메모한다. 심지어 농담하는 상사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충성심이 강물처럼 출렁인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고, 둘을 알려주면 셋을 알려달라고 하며 적극성도 보컀다. 스펙도 좋아서 영어, 컴퓨터는 껌이다. 자연히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신입사원은 선배들 입방아에 주요메뉴로 오르내린다.

“애가 싹수가 보이지?”
“살짝 튀는 것 같지만 너무 들어오고 싶은 회사였다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어쨌거나 미련한 곰탱이보다는 눈치 빠른 여우가 난 좋더라.”


비단 신입사원이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 급속히 ?윙감을 깨우친 야구선수처럼 별로 눈에 띄지 않다가 만루홈런 급의 영업실적을 올리거나 대박 기획아이템을 터뜨리는 직원도 있다. 이른바 ‘능력의 전당’에 등극하는 순간인데, 사람들은 수군대며 진급의 에스컬레이터를 탔다거나 미래가 비단길이라며 이들에게 은근한 시기의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사장들은 이들을 어떻게 볼까?

담담하게 본다.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장거리레이스임을 잘 알고 있는 사장들은 직원의 반짝이는 재능에 큰 감흥이 없다. 정치적인 쇼맨십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장도 있을 것이고 칭찬에 인색한 사장도 있겠지만, 어느 쪽이 됐건 사장에게는 연극 중간에 배우가 열연한다고 해서 손뼉 칠 생각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과거 능력맨 중 몇 명이 보였던 행태가 슬그머니 기억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바로 겸손 상실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지만 사람은 인정을 받으면 우쭐해지는 속성이 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거인으로 만들어버린다. 자기가 머물러 있는 곳이 비록 너무나 입사하고 싶었던 회사라 하더라도 좁은 우물처럼 보이고, 그 안에서 바글거리는 사람들도 한때는 높디높은 산처럼 보였지만 이젠 모두 뻔한 미래를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자기와 같은 인재가 이런 곳에서 썩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넓은 바다로 떠나갈 결심을 확고히 할 것이고, 그럼에도 여전히 회사에 미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과감하고 돌출적으로 혁얽의 기안을 올리고 회의 때마다 발언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며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회사를 비난할 것이다.

주목과 총애와 편애의 뒤편에서는 지구력 측정시계가 돌아간다

‘똑게’‘똑부’‘멍게’‘멍부’라는 말이 있다. 똑게는 똑똑하지만 게으른 직원, 똑부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직원, 멍게는 멍청한데다 게으른 직원, 멍부는 멍청하지만 부지런한 직원을 말한다. 몇 년 전 기사에서 똑게가 가장 인기가 높고 멍부가 가장 회피대상이라는 조사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똑엉무’와 ‘똑엉가’를 추가하고 싶다. 똑엉무란 똑똑하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 똑엉가란 똑똑하지만 엉덩쳀? 가벼운 사람이다.

사장이 선호하는 1순위는 똑엉무가 될 것이고 사장이 기피하는 1순위는 똑엉가가 될 것이다. 사장들이 아무리 스펙이 좋더라도 이 회사에서 3개월, 저 회사에서 5개월, 다시 저 회사에서 2개월 있었던 직원을 선뜻 채용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똑엉가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장의 관심은 똑똑한 신입사원이나 대박을 터뜨린 직원이 얼마나 유능한 것인지에 있지 않다. 오히려 사장은 그들이 자신의 유능함을 회사에서 얼마나 진득하고 겸손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를 눈여겨본다. 똑엉가로 끝날 사람이라면 사장은 큰 아쉬움 없이 사표를 수리할 것이다. 아무리 최고의 패라 해도 곧 빠져나갈 패에 애정을 가질 사장은 없다. 직원이 똑엉무가 되었다고 느낄 때에야 비로소 사장은 진심으로 그의 재능에 박수를 보내고 간ㆍ쓸개라도 빼주겠다는 신뢰를 보여줄 것이다.

당신은 회사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재인가? 사장이 당신을 총애하고 편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잊지 마라. 그 주목과 총애와 편애의 뒤쪽에 당신의 지구력을 측정하는 시계가 째깍째깍 돌고 있음을. 그 시계를 감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능력맨이 가지고 있어야 할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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