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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에서도 증명된 밴드 음악의 매력

‘소울 밴드’가 부르는 ‘진짜’ 소울! 소울 트레인(Soul Train), 스트록스(Strokes, The), 엔케이오티비에스비(NKOTB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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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드럼은 물론 금관악기를 포함한 총 10명의 밴드로 구성된 ‘소울 트레인’. 단순히 이전의 음악 스타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연주의 질감을 살려 표현하려는 노력이 멋지네요.

기타, 드럼은 물론 금관악기를 포함한 총 10명의 밴드로 구성된 ‘소울 트레인’. 단순히 이전의 음악 스타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연주의 질감을 살려 표현하려는 노력이 멋지네요. 그리고 ‘줄리안 카사블랑카스’를 중심으로 꾸려오던 밴드 ‘스트록스’가 정말 ‘스트록스’의 이름으로 멤버 모두의 힘을 합쳐 만든 앨범 <Angles>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보이 밴드의 연합, ‘뉴 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과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의 앨범도 함께 들어보세요.

소울 트레인(Soul Train) <Band Soul Train> (2011)

우리나라에도 슬슬 ‘소울 뮤지션’이라는 명함을 달고 활동하는 인물들이 늘어나는 듯하다. 개탄할 점은 사실 뚜껑을 열어보면 그 중에 반은 순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창법은 소울의 표피를 쓰고 있지만, 정작 곡의 느낌은 발라드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울 트레인이라는 밴드 명을 내세웠더라면 그만큼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35년간 방영되었던 전설적인 흑인 버라이어티 쇼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도 멤버들이 가진 흑인음악에 대한 애정을 그대로 암시하는 듯하다.

우선은 물량공세로 귀를 압도한다. 10명의 멤버들이 소리를 합한 빅 밴드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기타, 드럼 밴드 구성은 물론이고, 트럼펫, 트롬본, 색소폰으로 이루어진 금관악기 삼총사가 든든하게 뒤를 받친다. 어찌 보면 이러한 밴드 구성은 주류에 속해있지 않았기에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음악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으로 모였기 때문에 풍성한 조합이 완성되었다.

메인 여성보컬인 임윤정은 현란한 기교보다는 적절한 조율로 곡의 주도권을 잡는다. 푸근한 브라스 연주와 입을 모은 코러스 라인이 합쳐져 소울 밴드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가족적인 팀워크가 재현된다. 자극적이고 단편적인 내용으로 도배된 작금의 가사작법과는 동떨어진 소박한 노랫말도 복고적인 감흥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과거의 명곡을 커버한 사실이 매우 자연스럽다. 밴드의 김추자 사랑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늦기 전에」와 「빗속을 거닐며」가 이번 앨범에 수록되었다. 모타운 사운드가 짙었던 「늦기 전에」는 여름에 어울릴만한 흥겨운 레게 스타일로 편곡되었고, 「빗속을 거닐며」는 싸이키델릭한 맛이 한층 도드라지게 재편되었다. 신중현 작곡, 김정미 노래인 「아니야」도 브라스와 기타의 랑데부로 흥을 발산한다.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하다. 단순히 옛날 음악을 복원했다, 컴퓨터가 아닌 리얼 악기로 연주해서가 아니다. 음악 팬들은 원곡을 복원하더라도 무임승차하지 않으려는 음악적 고민, 어느 세션하나가 특출한 것이 아니라 하나로 하모니를 이루며 조화되는 모습에서 감동을 느낀다. 어디서 많이 보던 논평이 아니던가. 세션이 빚어내는 밴드 음악의 매력은 이미 <나는 가수다>에서 증명했던 것이다.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스트록스(Strokes, The) <Angles> (2011)

스트록스의 신보를 말하기에 앞서, 1990년대와 2000년대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린 오아시스(Oasis)를 예로 이야기를 해 보자. 지금이야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가 자진사퇴한 후 비디 아이(Beady Eye)가 되어버렸?만, 만약 그 전에 이미 오아시스가 그룹의 이름을 갤러거스(Gallaghers), 혹은 갤러거스 밴드(Gallagher's Band)라고 개명을 했다고 생각해보라(물론 멤버의 구성은 변함이 없다는 가정 하의 얘기다). 당신은 ‘말도 안 돼! 누구 맘대로!’라는 반응을 보일 것인가, 아니면 ‘그래? 바꿨나보지 뭐.’하고 고개 한 번 끄덕이고 말 것인가.

아마도 후자의 반응을 보일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사실 그렇게 이름을 바꾸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누가 뭐래도 오아시스는 갤러거 형제의, 갤러거 형제에 의한, 갤러거 형제를 위한 독재 체제의 밴드였으니까. (이 표현을 독재체제를 말할 때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줄리안 카사블랑카스(Julian Casablancas)의 밴드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기는 스트록스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이 앨범의 전작들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이제 신보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각 트랙을 비교했을 때, <Angles>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일관성이 없는 앨범이다. 기존 스트록스의 음악의 연장선에 있는 「Under cover of darkness」나 「Taken for a fool」은 그렇다 치더라도,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넘버라고 해도 믿을법한 「You're so right」와 뉴 오더(New Order)의 잔향이 물씬 풍기는 「Games」는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돌연변이란 말인가.

해답은 앨범 부클릿 속에 있다. 크레디트 란에는 항상 보이던 줄리안 카사블랑카스의 이름은 없고, 대신 스트록스(Strokes)라는 알파벳 일곱 자 만이 단출하게 프린트되어 있을 뿐이다. 그동안 뚝심 있게 독재체제로 군림해오던 줄리안이 이번에는 민주주의로 그 방법론을 변경한 것이다. 여태까지 그룹의 커리어와 비했을 때 이것은 엄청난 변화다. 이것이 앞서 ‘이 앨범의 전작들까지는’ 이라는 말을 썼던 이유다.

녹음 방식도 독특했다. 사실 줄리안은 녹음작업 기간 동안 아예 멤버들과 함께 있지도 않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멤버들이 곡을 작업해서 보내주면 줄리안이 그 위에 보컬을 녹음하거나 해석이 모호한 코멘트를 달아 반송하는 녹음방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기타리스트 닉 발렌시(Nick Valensi)는 그것에 대해 끔찍한(awful) 경험이었다고 언급했지만, 줄리안 외 다른 멤버들의 곡에 대한 영향력이 그 전과 비해 대폭 상승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이런 작업방식을 택한 것이 과연 성공적인 방법론이었을까.

귀에 들리는 것으로만 판단하자면 성공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신보에는 이전의 스트록스가 펼치던 강렬한(그렇지만 질주감은 덜해진) 개러지 스타일의 곡(Under cover of darkness, Taken for a fool)도 있지만, 새로운 시도인 1980년대 신스 팝 사운드(Games)와 프로그레시브 넘버(Your so right, Call me back)가 함께 혼재해 있다. 「Metabolism」에 와서는 뮤즈(Muse)스럽기까지 하다.

트랙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이 곡들이 한 앨범 안에 함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선원들이 각자 열심히 노를 젓고 있기는 한데, 방향성이 없어 어디로 움직이는지는 모를 상황이랄까. 결국 이번 앨범은 새로운 스트록스를 위한 도약이라는 훌륭한 의미를 지니기는 하는데, 그 박차는 힘이 달리는 것 같은 느낌도 분명 있는 것이다.

각 트랙이 따로 노는 느낌이 아쉽기는 해도, 아마 이것이 줄리안의 밴드가 아닌, ‘스트록스’라는 밴드 이름을 계속 쓰기에는 최선의 접근법이었지 모르는 일이다. 기존 팬들의 호불호를 극명히 갈라놓을 선택이었음은 분명하지만 밴드의 새로운 국면을 위해서, 그리고 궁극적으로 ‘롱런’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으리라. 멤버들 각자의 관점들이 돌출하는 <Angles>는 그래서, 기존 이들의 음악을 좋아하던 이들에게도 미워할 수 없는 범작의 가치로 다가오는 앨범이다. 새롭게 버전업한 스트록스, 두 팔 벌려 맞이할 준비는 되었는가.

글 / 여인협(lunarianih@naver.com)

엔케이오티비에스비(NKOTBSB) <NKOTBSB> (2011)

시원하게 한탕 챙기려는 모양새다. 전성기를 떠나보낸 팀들의 때 아닌 연합이니 부정적 시각도 무리는 아니다. 노래를 좀 한다던 일부 멤버들이 홀로서기에 실패했으며, 각자의 컴백앨범도 성공적이지 못했기에 더욱 그렇다. 뉴 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과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의 히트 싱글을 다섯 곡씩 모았고, 함께 부른 신곡 2트랙, 매시 업 된 노래까지 수록곡도 13곡뿐이니 성의 없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수록곡 상으론 한 철 장사로 봐도 무방하지만, 발매의 명분이 없지는 않다. 연합의 시작은 2010년 여름,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뉴 키즈의 콘서트였다. 게스트로 참여한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I want it that way」를 불렀고, 곧 이어 연말에 열린 38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합동 공연을 하며, 두 그룹의 연합 투어는 가시권에 도달했다. 이 작품은 올해 5월 말 시작된 엔케이오티비에스비의 전국투어를 어필하기 위한 일종의 기념 앨범인 셈이다.

「Step by step,」 「As long as you love me」 등 각 팀의 히트 싱글 5곡을 팬 투표로 뽑아 의의가 있다. 애당초 앨범을 위해 모인 것이 아닌 만큼, 신곡을 단 두곡만 수록한 점도 이해는 간다. 우선 공개된 「Don't turn out the lights (D.T.O.T.L.)」가 최신 트렌드와 명쾌한 멜로디를 갖춰 감각의 뒤처짐을 피했다. 적어도 이름값은 한 것이다.

의미는 있어도 앨범 자체의 어중간함은 피할 길이 없다. 팬 투표로 선정한 점이 그들의 마니아층에게 주효할 뿐 대중의 공감대 형성엔 한계가 있다. 특히 투어의 직접적 혜택을 받지 못한 북미 지역 이외의 팬들에게 이 작품은 함량미달의 편집앨범이나 마찬가지다.

단발 싱글로 깔끔하게 조인트를 기념하거나, 음반에 다수의 신곡, 폭 넓은 히트곡을 담아내는 게 좋지 않았을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엔 앨범의 성격이 어정쩡하다. 대중이 그들에게 바라는 건 새로운 모습이 아닌 화려했던 과거임을 상기했을 때, 구성이 지닌 아쉬움은 너무나도 크다.

글 /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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