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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은미 앨범 들어보니, 재능은 뛰어나지만…

우은미, 눈뜨고 코베인, 트랜스픽션(TransFixion) 슈퍼스타 K의 또 다른 히로인 ‘너무 성급한 데뷔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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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을 들썩이게 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에서 순수하고 매끈한 가창을 들려줬던 우은미가 데뷔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전 국민을 들썩이게 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에서 순수하고 매끈한 가창을 들려줬던 우은미가 데뷔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김그림’, ‘김보경’, ‘장재인’, ‘김지수’ 등의 출연자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노래를 발표한 가운데 우은미만의 어떤 매력을 들려줄지 기대가 되네요. 그리고 ‘가사’가 하나의 추리 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눈뜨고 코베인’의 2집, 올해 데뷔 9년차로, 여전히 ‘록’의 기조아래 그들 특유의 감성을 담아낸 트랜스 픽션의 4집입니다.

우은미 <심장이 아프다> (2011)

두 번의 <슈퍼스타 K>에서 모두 고배를 들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그녀가 벌써 EP 하나에 정규앨범 하나. 한번 시작하면 돌아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다소 급하게 나설 준비를 마친 듯하다. 과연 빠뜨린 것은 없는지, 운동화 끈은 제대로 동여맸는지, 심사위원 앞에 서서 결과를 기다리며 느끼던 가수 본인의 초조함을 대중들이 이어 받은 느낌이다.

역시나 성급했던 탓이었을까. 긴 여행의 필수 가이드인 ‘개성’을 깜빡한 모양이다. 10곡이 담겨있는 정규작은 평범한 인상만을 가져다준다. 물론 곡 면면으로 보자면 탄탄한 멜로디와 기대 이상으로 안정되어 있는 보컬이 짧은 준비기간 동안 쏟았던 노력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하지만, 결론적으로 누가 불러도 어울릴만한 스타일의 곡들이다. 신인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을 리 없다. 가장 중요한 보호자의 부재가 대중으로 가는 길의 이정표를 흐릿하게 만들어 놓고 말았다.

가수 본인이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다 보니 40여 분의 순회를 마쳐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선명한 각인을 새기진 못한다.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 김그림과 김보경이 각각 음악과 스타일로서 로커의 이미지를 구축했고, 장재인과 김지수는 보다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의 캐릭터를 확실히 잡아 본인들만의 영역을 만들었기에 더욱 비교가 된다. 아직 <슈퍼스타 K> 출신이라는 후광이 그녀를 비추고는 있지만, 그것도 잠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지향점 설정이 시급한 시점이다.

미디엄 템포인 타이틀 「아프다」와 발라드 「심장이」 모두 모나지 않은 편곡과 구성으로 쉽게 사람들 곁으로 파고드는 듯하다가도, 신기루를 본 듯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증발해 버리는 것이 그 예이다. 좋은 목소리와 능숙한 감정처리가 마음을 뒤흔드는 듯 하다가도 이러한 정석적인 운용에 익숙해진 귀가 마지막 필터에서 이를 걸러내기 때문이다. 재즈의 향이 살짝 묻어나는 「눈내리고」 정도가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갈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노래의 호흡에 맞춰 강약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모습에서 보컬리스트로서의 재능은 분명 뛰어남을 증명한다.

예상범위 내에서만 행동하는 이에게 매력을 느끼긴 힘들다. 더군다나 많이 봐왔던 익숙한 매무새를 갖추었다면 더욱 그렇다. 사람들이 그 가수의 장점을 콕 찍어 말하게 할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공략 포인트가 필요하다. 다음 작품에서는 부디 이 질문에 당당하게 음악으로써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과연 우은미씨만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글 /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눈뜨고 코베인 <Murder`s High> (2011)

현 주류음악이 ‘가창’에 집착하고 있다면 (최근 편곡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분명히 받았다) 대중성을 평가받은 인디음악은 ‘가사’에 천착하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십센치 등 소위 대박 밴드들에게서 ‘이야기의 힘’을 빼놓고는 성공신화를 논할 수 없다. 웃다가 가슴이 뭉클해지는 블랙코미디, 뻔한 현실을 조롱하는 뻔뻔한 시치미 떼기, 일상을 비틀어 대는 작법은 눈뜨고 코베인에게 어느 정도 빚을 지고 있다고하면 너무 오바일까? 특히 ‘장기하와 얼굴들’의 경우는 대놓고 영향을 받았다고 보인다.

눈뜨고 코베인은 2003년 EP ‘파는 물건’을 시작으로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인 가사들을 생산해왔다. 앞에 열거한 다른 밴드들이 풍자와 유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들은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환상성’의 비율이 더 높다. 3년 만에 세상에 나온 신보도 이런 성향은 이어져, ‘살인(Murder)’이라는 하나의 콘셉트로 앨범 전체의 스토리 라인을 이끌어 나간다.

나는 어젯밤 아홉시부터 자정 넘어서까지
고교 동창회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라는 ‘알리바이’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10개의 트랙은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자 친구의 살인 사건’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집 <Tales>가 각자 다른 에피소드로 10개의 이야기를 들려줬다면 이번에는 1개의 이야기를 10개의 씬으로 나눠놓았다. 즉, 「알리바이」와 「네가 없다」가 사건의 정황을 제시한다면 「당신 발 밑」, 「그 배는 내일 침몰할거예요」, 「아침이 오면은」 에서는 용의자의 (그가 확실한 범인인지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 불안한 심리를 노래한다.

‘마지막에 너를 봤을 때 너는 참 부담스런 눈빛과 또 피하는 눈초리로 나를 슬프게 했었지’라는 「하나 둘 셋 넷」을 통해 동기를 취조할 수 있고 ‘이제까지 남한테 큰 피해를 끼치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왔는데 그런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고 나니 이젠 아무도 믿을 사람 없다고 이제 뭐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뭐뭐뭐뭐」에서는 답답한 심경을 들을 수 있다. 이처럼 겉으로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곡들을 헤집다보면 여기저기 단서를 찾아낼 수 있다.

사실 이들의 노래는 해석하기 나름이고, 물론 답도 없고, 결국 범인도 잡히지 않을 것만 같지만 그건 우리의 몫이고 생각의 여지와 결말은 활짝 열려있다. 조각난 작품들을 단편적으로 보면 센스가 바래보이기도 한다. 줌 아웃에 풀샷, 전체적인 그림을 놓고 보면 여전히 재치와 반전이 번뜩이는 것이다.

눈뜨고 코베인의 원동력은 가사와 사운드 가운데 흐르는 ‘일관성’에 있다. 복고적 펑크와 사이키델릭, 일렉트로니카의 혼재는 이들의 앨범에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하나 둘 셋 넷’에서는 장르의 충돌과 융합이 절정에 이른다. 워낙 가사와 스토리 중심의 밴드라 다소 민망한 상황극(내레이션)도 많다. 이런 원초적인 텍스트와 독특한 보컬은 한번 들으면 도저히 잊기 힘든 가사 전달력을 가진다.

3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멜로디의 등장이다. 단역으로 간간히 얼굴을 비치던 드라마틱한 선율은 조연급으로 급부상했다. 오랜 기간 가사의 배경으로 충실하던 가락이 「당신 발 밑」, 「그 배는 내일 침몰할거예요」 같은 곡에서 오밀조밀하게 짜여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 특히 「뭐뭐뭐뭐」는 서정적이고 처연한 곡조로 어서 이리 오라고 먼저 손을 내민다.

너와 나의 일렉트릭 빔 개발 완료
너와 나의 금속 미사일 장전 완료
너와 나의 전자기 방어막도 준비 완료
이제 우리 서울 폭격도 준비 완료
- 「일렉트릭 빔」 중에서


이들의 마지막 단서는 앨범 부클릿 속에 그려진 한 장의 아트워크에서 찾고자 한다. (그림을 보기 위해서라도 앨범을 사야 되지 않을까?) 마지막 곡 「일렉트로 빔」에서는 앨범의 엔딩과 (혹은 세상의 결말)이 나타나있다. 댄서블한 신디사이저와 우스꽝스러운 빔이 초래하는 어마어마한 결과는 웃어넘기기에는 가슴 한구석이 서늘하다. 주의하라. 천진하리만큼 잔인한 장난들이 앨범 뒷면에서 반짝인다.

글 / 김반야(10_ban@naver.com)

트랜스픽션(TransFixion) <No.4> (2011)

결성한지는 10년이 넘고 「내게 돌아와」로 화제의 데뷔를 기한지도 어느덧 9년이 세월이 흘렀다. 언제나 록 밴드의 정체성 유지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 대중의 기호와 접점을 마련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이번은 결실을 맺는다.

신선하면서도 대중친화적인 성격을 갖춰 일대 주목을 받았던 초기로 돌아간 것 같은 인상이다. 「내게 돌아와」를 재 조준했다고 할 정도로 느낌이 유사한 「너를 원해」는 물? 「Falling down」, 「Cover girl」은 메탈이나 모던 록에 거리를 두어왔던 사람들도 호감을 지필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듣기 좋다.

이것은 일정 부분 프론트맨 해랑의 강성과 감성을 두루 갖춘 보컬 라인 덕분이다. 강성은 메탈의 고열이 가득한 첫 곡 「파괴의 메시아」에 심었다. 트랜스픽션은 무시할 수 없는 2006년, 2010년 두 차례 월드컵에 의해 조금은 응원가 이미지가 강하고, 그 때문에 지향이 흔들린 감이 있지만 이 4집 신보로 중견 록밴드의 위상에 오른 느낌이다.

지난해 미니앨범의 네 곡 「Never Say Goodbye」, 「One」, 「Go」, 「Time after time」을 모두 수록했다. 선율과 편곡은 대중적이고, 거기에 아우성의 파워를 더한다. 역시 대중음악은 곡이 승부처다. 트랜스픽션이 다시 한 번 승리의 함성을 지른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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