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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발견한 퀴리부인

백혈병으로 숨진 퀴리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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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퀴리부인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물리학자 마리 퀴리. 그녀는 방사선의 발견으로 첫 번째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해 두 번째 노벨상을 수상했다.

“자연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일이 인간들에게 유익한 것인지 그리고 이것으로부터 이익을 얻게 될지, 아니면 이 지식이 인간을 해롭게 할 재앙이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방사선 발견으로 노벨상을 받은 퀴리부인이 노벨상 수상 기념강연에서 한 말이다. 그녀는 지금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재앙을 미리 감지했던 것일까? 그녀의 말 속에서 과학적 낙관주의가 숨기고 있는 섬찍한 ‘주머니 속의 송곳’을 보는 듯하다.

마리 퀴리 2대에 걸친 방사능에 대한 열정적 연구가 지금 우리에게 남긴 것
우리에게 퀴리부인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물리학자 마리 퀴리. 그녀는 방사선의 발견으로 첫 번째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해 두 번째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딸 이레네 퀴리와 그녀의 남편 졸리오는 1935년 인공방사성 원소를 최초로 발견해 노벨 화학상을 부부 공동으로 수상했다. 33년 동안 2대에 걸쳐 한 집안에서 3개의 노벨상을 받은 것이다.


이레네 퀴리와 졸리오는 우라늄보다 원자번호가 큰 원소인 초 우라늄 원소를 만드는 실험을 통해 핵분열 연쇄반응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우라늄 원자핵의 분열을 발견한 후, 연쇄반응이 일어날 조건을 연구하였다. 이 반응이 일어날 때 엄청난 에너지가 나올 것을 예측한 것이다. 즉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고, 인공적으로 조절하면 막대한 새로운 원자력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측했다.

원자력, ‘에너지’이기도 하고 ‘핵’이기도 하다
새로운 원자력에너지 이용의 가능성이 밝혀지자 프랑스 정부에서는 핵분열 원자로 제작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원자로 건설에 필요한 ‘중수’가 필요하게 되었다. 중수는 보통의 물보다 분자량이 큰 물로 원자로 건설에 필수적인 물이었다. 그 당시 졸리오는 프랑스 은행이 관리하던 노르웨이 수소 전해공장에서 보유하고 있던 중수를 비밀공작대를 동원하여 전량 석유깡통에 담아 파리로 가져오게 한다. 전쟁준비를 하던 독일이 노르웨이에서 중수를 입수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였다. 독일은 뒤통수를 맞은 이 작전에 충격을 받아 이 중수공장을 목표로 노르웨이를 침공하였다.

졸리오와 퀴리 부부가 중수를 사용한 원자로를 설계하기 전에 독일군이 프랑스를 침공했다. 파리의 라듐연구소에 있던 중수를 독일군이 파리에 들어오기 전에 전량 영국 런던으로 빼돌리고 졸리오-퀴리는 파리 연구소에 남았다. 어머니 때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연구시설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마음과, 핵분열 연쇄반응에 관한 정보를 독일 측이 입수하는 것을 온몸으로 막으려는 목적이었다.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하고 졸리오의 스승 뽈 라쥬방이 독일군에 체포되자 졸리오는 레지스탕트에 뛰어들었다. 두 번이나 체포되고 생명을 위협받았지만 스스로 총을 들고 저항운동의 총사령관으로 활약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 드골 정부에서 프랑스원자력위원회를 조직하자 그는 위원장이 되어서 원자력에너지의 독자적인 개발에 나선다. 그리고 최초로 원자로 ‘ZOE’를 건설한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 반발로 가열된 동서냉전은 이 부부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들이 소련을 공격할 원자폭탄을 만들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연히 그들은 미국과 영국의 강한 반발을 샀고 반발에 이기지 못하여 원자력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내놓고 만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 대통령 드골은 독자적인 핵개발 전략을 세우는 한편 순수과학적인 기초 연구를 목적으로 파리 근교 오르세이에 원자핵 연구소를 세운다. 이들이 평생 동안 정성을 기울여 키운 이 연구소는 광활한 토지에 원자로와 입자가속기 등 원자핵 기초연구에 필요한 기기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방사선 한 가문의 영광과 죽음을 이끌다
몇십 년에 걸쳐 원자핵 실험을 하던 이레네도 방사선으로 인해 어머니 마리 퀴리처럼 백혈병에 걸려 1956년 59세 일기로 세상을 뜬다. 졸리오 역시 마찬가지로 방사선 때문에 생긴 간 손상으로 5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퀴리부인 역시 백혈병으로 죽었다. 이 병은 방사선의 과다노출로 발병할 수 있다. 그녀가 죽고 실험노트를 조사해보았더니 엄청난 양의 방사선에 오염되었음이 발견됐다. 퀴리부인이 사용한 요리책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사능이 방출되고 있을 정도이다.

한 개인의 과학적 성취 이면에 과학이 남긴 불완전한 취약점이 방사능처럼 아직도 미완인 우리를 재앙의 시험으로 몰아넣고 있다.


에필로그
후쿠오카 원전에서 플루토늄 누출이 발견되었다고 보고되었다. 플루토늄의 반감기는 2만 4천 년이다. 이 시간 동안 알파입자가 살아서 튀어 나온다. 가장 파괴력이 큰 알파선에 노출되면 무엇이든 간에 본래 기능을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플루토늄은 맹독성의 금속이고 원자폭탄이 되면 이 지구를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물질이다. 인체에 유입되면 치명적이다.

원자력발전소가 위험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체에너지가 아직 미비한 상황에서 원자력발전소가 생산해내는 정도의 에너지를 화석연료로 대체했을 때의 대기 오염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생각하면 긍정적인 면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플루토늄의 이름이 흥미롭다. 원자번호 94번 플루토늄은 태양계의 맨 끝 행성이며 9번째인 명왕성 플루토(Pluto)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참고로 원자번호 92번 우라늄은 태양계의 7번째 행성인 천왕성 우라노스 (Uranus)에서 왔다. 플루토는 그리스 신화의 하데스에 해당하는, 로마 신화에서 저승의 신을 말한다. 태양계 행성 중에서 가장 작고 희미하고 먼 곳에 있는 명왕성! 다가올 듯 멀어지는 이미지, 인간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얼음 덩어리, 상상만으로도 범접하기 힘든 별이 명왕성인 것이다. 죽음의 세계와 너무도 상통하지 않는가?
플루토와 플루토늄. 생각할수록 참 기가 막힌 이 이름이 섬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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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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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슈반느> 저/<최연순> 역/<정재승> 감수7,65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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