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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밥반찬 다있다 편집부 저 | 삼성출판사 |
매일 먹는 밑반찬부터 손님상에 올릴 초대요리까지 203가지 레서피가 모두 담겨 있는 책이다. 요리책 한 권으로 365일 반찬 걱정이 싹~ 해결되는 실용적인 요리백과로 기존의 무겁고 지루한 요리백과가 아닌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활용한 가볍고 아담한 사이즈가 매력적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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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머리 좋은 사람이 요리도 잘한단다”라고. 정작 당신은 요리를 매우 잘하신다는 이유로 그런 말을 서슴없이 뱉으시는 우리 어머니. 이 한마디에 충격 받은 막내딸은 친정 어머니가 우리 집에 방문하는 날을 맞추어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구입한 도서가 이 책이다.
사실 학창시절 내내, 그리고 심지어 20대 중반 까지도 설거지의 기초 과정조차 몰라 부엌을 물바다로 만들었던 나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요리가 어려운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혼자 지낼 일이 생기면서 쿠키 및 빵 굽기에 취미를 붙이게 되었고 요리가 생각보다 두뇌의 빠른 회전을 요구하는 행위란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쿠키 굽는 것과 바나나 케이크 굽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워낙 recipe가 계량화 되어 있는 데다가 재료만 잘 준비해서 순서대로 잘 섞어주면 맛있는 케이크가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식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았다. 예를 들어 된장찌개를 끓였었는데, 이전까진 맛있던 된장찌개가 손님이 온 날에 끓였더니 맛이 없었다. 알고 보니 이번 된장은 막된장이라 된장에 고기를 넣고 참기름과 함께 소위 달달 볶아 줘야 하는데 볶지 않아 된장은 설익은 맛이 나고 국물 또한 맹맹 하여 맛이 전혀 없게 된 것이었다. 한번 실패를 경험한 나, 더 이상 인터넷의 recipe와 주변인들의 말만 듣고 손님 접대를 위한 요리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이 책을 샀다.
이 책의 장점은 우선 180도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에 있다 할 수 있다. 어느 요리책이나 생생한 색깔로 요리를 더욱 맛깔스럽게 보이게 하는 편집, 인쇄는 기본. 하지만 항상 요리책을 보고 요리할 때 쫙 펼쳐지지 않아서 중간에 무언가를 놓고 봤었는데 180도 펴지는 제본이 사소한 장점이면서도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물론 이런 제본은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책도 많이 있다). 더욱 좋은 것은 매우 축약된 요리 순서 이다. 물론 매우 초보자에겐 좋지 않을 수 있지만 한 번에 2~3 가지 요리를 함께 하뾽 나에겐 간단한 요리 순서가 멀티플레이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한 가지 더 좋은 점. 얼마 전 코미디 프로를 보다 보니까 요리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이러더라. “저기… 냉장고 냉동실에 다들 있으시죠? 사슴 뒷 다리 살. 그 흔한 사슴 뒷 다리 살 힘줄 넣으시면 됩니다.” 허허. 하지만 다행히도 이 요리책엔 이런 말이 없다. 어느 냉장고에나 다 있을 것으로 ?각하는 흔한 재료들. 하지만 초보 주부들의 냉장고엔 없는 재료들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한 것은 물론 아니다. 알찬 내용, 다양한 음식들로 우리집의 식탁을 매일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고마운 요리책이 직장인 주부를 명랑하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