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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프러포즈 끝에 승낙 받은 사나이

마크 트웨인의 연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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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의 영원한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해 주오. 이미 오늘의 편지를 보냈지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소녀에게 원할 때마다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소.


올리비아 랭던에게

1869
버팔로, 뉴욕

친애하는 리비,
이미 오늘의 편지를 보냈지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소녀에게 원할 때마다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소. 나는 리비, 그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몇 줄을 덧붙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리비… 이슬이 꽃을 사랑하는 것과 같고, 새들이 햇살을 사랑하는 것과 같고, 물결이 바람을 사랑하는 것과 같고, 엄마가 첫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같고, 기억이 익숙한 얼굴을 사랑하는 것과 같고, 간절한 조수(tide)가 달을 사랑하는 것과 같고, 천사들이 마음속의 순결을 사랑하는 것과 같소… 나의 키스와 축복의 기도를 받아주오. 그리고 내가 당신의 영원한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해 주오.

샘.

추신- 이 편지를 여러 번 읽어보았으나 경솔하고 어리석은 데다 유치하기조차 하오, 내가 돌아왔을 때 이걸 쓰지 않고 잠이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오.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난 뒤에 절대로 없애지 말라고 했기에 그냥 보냅니다. 리비, 그냥 태워버려요. 나는 아주 우스꽝스럽고 터무니없게 편지를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소. 단지 나는 예민한 편지를 쓰기에는 조증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 같소.


1869년 5월 12일

행복한 마음의 깊은 곳으로부터 거대한 사랑의 조수와 평생 동안 가지게 될 귀중한 보물에 대한 기도가 넘쳐납니다.
그대여, 당신은 무형의 물결이 당신을 향해 흘러올 때 그것을 볼 수가 없어요. 하지만 이 몇 줄의 편지를 통해 당신은 듣게 될 겁니다. 마치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처럼 말입니다.


작가소개

마크 트웨인이라고 더 잘 알려진 사무엘 랭혼 클레멘(samuel lenghorne clemen ,1835-1910)은 미국 문학의 아버지로 여겨진다. 그는 미국문학의 고전 『톰 소여의 모험』과 후속작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예리한 위트 때문에 사교엘리트 층과 일반대중들 모두 그에게 열광하였다.

마크 트웨인은 자유롭지만 부유한 집안 출신인 올리비아 랭던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들은 한해가 가기 전에 약혼했고, 1870년에 결혼했다. 그들의 사랑과 결혼 생활은 그녀가 죽을 때까지 45년 동안 지속 되었다.


본 글은 John C. Kirkland 의 위대한 남자들의 연애편지(Love Letters of Great Men) 의 일부를 번역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해냄 출판사에 있으며 출판사의 양해를 구해 채널 예스에 싣습니다.


서진의 번역 후기

마크 트웨인의 편지를 번역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괴테나 카프카에 비해서는 말이죠) 하지만 두 번째 짧은 편지를 번역해 놓으니 심심하기 그지없어요. 그래서 원문을 적어 봅니다.

“Out of the depths of my happy heart wells a great tide of love and prayer for this priceless treasure that is confided to my life-long keeping.”

단 몇 줄로 자신의 사랑을 이토록 강렬하게 표현하는 작가라니, 역시 마크 트웨인답습니다. 올리비아 랭던의 오빠인 찰스 랭?과 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알게 되어 사진을 보고 사랑에 빠져버렸답니다.

몇 달 후 만찬에 초대되었는데, 만찬이 끝나고도 계속 있고 싶어서 일부러 마차에서 굴러 떨어졌다는군요. 덕택에 2주가량 그 집에 머물면서 프러포즈를 17번이나 했고 마침내 승낙을 얻었다고 합니다. 역시, 사랑에는 그의 소설에서처럼 재치가 필요한 법이군요.

최근 미국에서는 마크 트웨인의 자서전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평생 동안 그는 자서전을 쓸 요량으로 방대한 자료를 남겼는데,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자료는 거의 훼손되지 않은 채로 남겨졌는데, 그의 작품세계와 복잡한 내면을 잘 보여준다고 하니 국내에도 번역되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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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서진

소설가, 한페이지 단편소설 운영자. 장편소설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로 12회 한겨레 문학상 수상. 2010년 에세이와 소설을 결합한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출간. 세상의 가장 큰 의문을 풀 책을 찾아 헤매는 북원더러.(Book Wanderer) 개인 홈페이지 3nightson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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