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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선정 2010 올해의 팝, 싱글 앨범

Pop, Single Album Of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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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되어버렸다. 분홍색 폴로셔츠를 즐겨 입던 곰돌이 모범생은 오만하기까지 한 독설과 기행을 거치며 팝계에 폭군으로 군림하고 말았다.

올해의 팝 앨범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괴물이 되어버렸다. 분홍색 폴로셔츠를 즐겨 입던 곰돌이 모범생은 오만하기까지 한 독설과 기행을 거치며 팝계에 폭군으로 군림하고 말았다. 이처럼 음침하고 뒤틀린 자의식은 앨범 내에서 복잡하게 편재되어있다. 분노, 과시, 상실감, 여기에 반동세력의 역공을 향한 냉소까지. 타블로이드가 축조한 이미지 이면에 감춰있던 자아의 그림자를 직관적으로 표출했다. 수수께끼 같은 자아를 청각적인 심상으로 치환하려는 욕심을 광대한 사운드의 스펙트럼이 웅변하고 있다. 그로테스크한 사유의 결정체가 힙합의 진화 이론을 증명했다.

2010/12 편집장 홍혁의 (hyukeui1@nate.com)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Contra>

데뷔작을 듣고 나왔던 감탄사는 2집에서는 더 커졌다. 아프로 비트와 챔버 팝의 환상적인 조화에 머물지 않고, 이번에는 레게와 댄스홀, 오토튠, 샘플링 등을 추가시켰다. 소스가 늘어났지만, 어울림에는 문제가 없다. 악기와 리듬, 멜로디의 배치가 기막히게 영리하다. 곡마다 여러 나라 또는 대륙이 등장한다. ‘21세기 토킹 헤즈(Talking Heads)

2010/12 안재필 (rocksacrifice@gmail.com)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 <The Suburbs>

단 한 장의 앨범도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다. 올해는 ‘역시나’를 넘어섰다. 대규모 레이블의 러브콜도 거절하는 이 이유 있는 고집의 밴드는 태도부터 음악 자체까지 빈틈이 없었다. 결정타를 날리며 평단과 대중 양쪽에서 이른바 ‘까임 방지권’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 작품. 북미에서 건너온 인디 록이 범국제적인 설득력을 획득하게 된 지점이다.

2010/12 여인협(lunarianih@naver.com)

밴드 오브 호시즈(Band Of Horses) <Infinite Arms>

컨트리 음악의 고질적 청춘 트렌드 단절은 마침내 이들과 함께 종식을 알린다. 컨트리를 꺼리는 젊은 세대의 호감을 간질인 것은 중후한 곡 질감과 연주, 그리고 신선한 편곡이다. ‘얼트 컨트리’ 깃발을 휘날리는 당당한 말떼의 행진을 어찌 외면하겠는가. 「Factory」, 「On my way back home」, 「Older」는 미국 시골 농장의 전축도, 외로운 도시 젊음의 MP3도 편애했다.

2010/12 임진모 (jjinmoo@izm.co.kr)

포올스(Foals) <Total Life Forever>

포올스의 댄스엔 복선이 깔려있다. 아프로팝(Afro-pop) 기타의 정수를 보이는 「Blue blood」, 시종일관 펑키(funky)한 「Total life forever」, 응결된 뮤트음과 그루브에 생기를 불어넣는 퍼커션이 특징적인 「Black gold」는 댄서블한 밴드 사운드라는 트렌드와 일정 간격을 두고 있다. 「Spanish sahara」의 중량감 때문이다. ‘Forget the horror here / leave the horror here’(끔찍한 이곳을 잊어요, 여기를 떠나요)의 일탈 욕구는 농도 짙은 리버브와 사이키델릭을 품은 신시사이저의 반복으로 벗어나고픈 현실은 여전히 눈앞에 있다는 비극적 결말을 각인시킨다. 2010년, 록과 댄스의 교차점을 이만큼 깊이 있게 풀어낸 밴드는 없다.

2010/12 임도빈 (do3355@hanmail.net)

허비 행콕(Herbie Hancock) <The Imagine Project>

동료 뮤지션과 함께 기존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구성은 그 소급력을 다했지만 이 앨범은 그 진부함을 극복했다. 편곡과 사운드, 다양함 그리고 예상치 못한 멤버들의 조합은 명곡에 신선한 상상력을 부여하며 투명한 1급수 작품으로 태어났다. 존 레논(John Lennon), 밥 말리(Bob Marley), 밥 딜런(Bob Dylan) 피터 가브리엘(Peter Gabriel), 샘 쿡(Sam Cooke) 등 ‘전설’의 노래들로 채워진 이 앨범은 2010년의 ‘레전드’다.

2010/12 소승근 (gicsucks@hanmail.net)

자넬 모네(Janelle Monae) <The ArchAndroid (Suites II and III)>

에리카 바두(Erykah Badu)와 로린 힐(Lauryn Hill)을 능가할만한 강력한 여성 신예의 앨범. 블루스, 힙합, 펑크(funk), 록, 일렉트로닉 등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새로운 소울로의 길을 열었다. 각종 매체와 평단에서 쏟아지는 호평은 개인적 명성 획득은 물론, 상업성이 짙은 배드 보이(Bad Boy) 사단에게도 값진 선물이 되었다.

2010/12 박봄 (myyellowpencil@gmail.com)

엠아이에이(M.I.A) <Maya>

종잡을 수 없는 뮤지션임을 증명하는 앨범이다. 작년에 한 아이도 생겼건만, 어째 스타일은 한층 더 과격해졌다. 영악한 신시사이저의 부호조합이 아니라, 망치와 나사가 충돌하는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의 쓰나미가 고막을 공습한다. 사회 문제에 대한 급진적이고 전투형인 메시지는 선동적인 진동파와 결합하며 봉기를 권유한다. 정치적인 화두를 진군가를 통해 아젠다화시키는 그녀는 21세기의 잔 다르크다.

2010/12 편집장 홍혁의 (hyukeui1@nate.com)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 <The Sea>

그녀가 데뷔 앨범의 첫 싱글 「Put your records on」으로 추수한 성공은 대단했다. <The Sea>는 이런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재즈, 소울의 잔영들 위에 로킹한 터치까지 가했던 것. 남편을 잃은 슬픔의 정한은 팝 감수성에 깊게 밀착한 음률과 완연한 소울 느낌의 보컬, 옛것의 감성을 지닌 사운드로 완성했다.

2010/12 조이슬 (esbow@hanmail.net)

엠지엠티(MGMT) <Congratulations>

놀라운 데뷔작 <Oracular Spectacular>(2007)의 지독한 몽환을 넘어섰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아찔한 기분이 들 정도로 상승하다가 절정에서 잠시 멈추고, 정신없이 아래로 떨어진다. 첫 곡부터 끝 곡까지 한 몸통이다. 두왑, 로큰롤, 사이키델릭, 일렉트로닉, 노이즈 팝 등이 만남과 헤어짐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사이키델릭 팝의 무한 영토에 확실한 깃 발을 꽂은 작품.

2010/12 안재필 (rocksacrifice@gmail.com)

올해의 팝 싱글

씨 로 그린(Cee Lo Green) 「Fuck you」

이보다 더 궁상맞을 수 있을까. 자신을 차버린 여인에게 욕을 퍼부으면서도, 오죽했으면 이별 통보를 했을까라며 텅 빈 주머니 사정에 좌절한다. 막판에 질질짜며 돌아와 달라는 절규까지. 한 편의 유쾌한 모노드라마가 환호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누구나 이별 뒤 술 한 잔 걸치고 민폐 좀 끼쳤던 과거의 악몽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리라. 방송용으로 순화된 「Forget you」는 왠지 입에 달라붙지 않는다. 사랑에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여, 「Fuck you」를 연호하시길

2010/12 편집장 홍혁의 (hyukeui1@nate.com)

비오비(B.o.B) 「Nothin' on you」(feat. Bruno Mars)

올해 상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곡이다. 전(前)2PM 멤버 박재범으로 인해 화제가 됐지만, 인기를 키운 것은 곡이 지닌 강한 흡인력에 있었다. 유려한 코러스 선율이 특히 매력적인 곡으로 비오비(B.o.B) 뿐 아니라 노래를 담당한 브루노 마스(Bruno Mars), 한국어로 번안해 발표한 재범까지 여러 사람에게 ?명을 선사했다.

2010/12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케이티 페리(Katy Perry) 「California gurls」

비키니 언니들, 아이스크림, 냉면, 에어컨, 9일의 휴가 그리고 「California gurls」 덕분에 2010년의 여름은 시원했다.

2010/12 소승근 (gicsucks@hanmail.net)




로빈(Robyn) 「Hang with me」

스웨덴이라는 출신 국가의 특색이 음악에도 녹아들었다. 곡의 장르가 차트를 휩쓴 일렉트로닉 팝 안에 포함되고 있음에도, 청각에 와 닿는 음파들은 유행과는 분명히 다른 소리를 낸다. 맑고 선명한 신시사이저의 울림이 자극에 몰두한 노래들과 확실한 차이를 가져다준 것이다. 비슷한 모양의 신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사이에, 그녀는 대중에게 각인될 구역을 확보했다.

2010/12 이종민(1stplanet@gmail.com)

레이디 안테벨럼(Lady Antebellum) 「Need you now」

클리셰(Cliche)와의 줄다리기에서 승리한 컨트리 팝. 가장 익숙한 주제(“네가 필요해”)를 독특한 멜로디와 환상적인 팀워크로 매만져냈다. 지독한 고독을 수수하고 부드러운 화음으로 풀어낸 점도 인상적. ‘외로움’에 대한 절규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애잔함이 흐른다. 올해 단연 돋보이는 따뜻하고 ‘착한’ 발라드.

2010/12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케이난(K'naan) 「Wavin' flag」

생소하던 소말리아 출신 ‘여행자’의 이름을 단숨에 전 세계로 알린 곡. 자메이칸 레게와 아프리칸 토속 리듬을 응집시켜 흥을 돋우고, 민중적이며 열정적인 가사로 감동을 더했다. 2010년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 남아공 월드컵의 공식 주제가는 샤키라(Shakira)의 「Waka waka」이었지만, 사람들이 환호성을 드높인 순간마다 터져 나온 것은 케이난의 희망가였다.

2010/12 여인협(lunarianih@naver.com)

케샤(Kesha) 「Tik tok」

가가여신의 빈틈을 치고 나온 당돌한 얼굴. 시간이 흐르거나 말거나 상관치 않고 춤에 몰두하는 가사 속 파티 걸의 이야기는 직선적이고 강렬한 사운드로 설득력을 장착했다. 색기 있는 보이스까지 더해져 효과는 두 배 이상 Up! 2010년, 클러버들은 그녀를 만나 행복했다.

2010/12 조아름 (curtzzo@naver.com)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 「Like a g6」

불가능으로만 여겨졌던 한국인 아티스트의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이 마침내 실현됐다. 정재원(J-Splif), 노지환(Prohgress)이 이끄는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최신 힙합 트렌드인 일렉트로 합(Electro Hop)으로 캘리포니아 드림을 이뤘다. 소주와 막걸리가 나오는 뮤직비디오가 아니면 한국과의 관계를 알기 힘들 정도로 주류 팝 음악의 집중 세례를 받은 작품이다.

2010/12 안재필(rocksacrifice@gmail.com)

에미넴(Eminem) 「Love the way you lie」 (feat. Rihanna)

올해의 가장 ‘핫’한 컴백. 「Love the way you lie」는 힙합계 이단아와 팝계 흑진주의 만남만으로도 크게 화제가 되었고, 다시 한 번 전 세계적 에미넴 현상의 부활(Recovery)을 예고했다. 과거의 상대적 불우를 딛고 화려한 재기를 이뤄낸 순간! ‘돌아온 탕아’, 혹은 ‘왕의 귀환’이다.

2010/12 여인협(lunarianih@naver.com)

존 메이어(John Mayer) 「Half of my heart (feat. Taylor Swift)」

내 음악의 반쪽 찾기. 트위터에 테일러 스위프트와 함께 부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후, 두 싱어송라이터의 만남이 성사됐다. 존 메이어의 감미로운 기타 연주와 목소리에 버금가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달콤한 코러스. 듣는 순간 남, 여 모두의 빈 가슴 한구석을 채운다.

2010/12 박봄(myyellowpenc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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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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