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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공백 깬 팀, 이렇게 노래 잘했나?

팀(Tim), 수잔 보일(Susan Boyle), 캐스커(Cas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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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 있는 보컬로 감성을 채우다 - 데뷔작「사랑합니다」를 여린 보컬로 속삭이던 팀의 앨범도 벌써 5집이네요. 3년만의 공백 끝에 내놓은 앨범이라 그 반가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데뷔작「사랑합니다」를 여린 보컬로 속삭이던 팀의 앨범도 벌써 5집이네요. 3년만의 공백 끝에 내놓은 앨범이라 그 반가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치 우리나라의 ‘슈퍼스타 K’처럼 영국의 리얼리티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 출신 ‘수잔보일’의 크리스마스 앨범, 일렉트로닉 듀오 ‘캐스커’의 새 앨범도 들어보세요.

팀(Tim) <New Beginnings> (2010)

팀이 이렇게 노래를 잘했나 싶다. 절치부심 끝에 3년의 공백을 거쳐 내놓은 새 앨범은 그만의 가창을 재발견할 수 있는 무대이다. 성과에 급급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어버렸던 시절에 대한 반성이라도 하듯, 조급함은 내려놓은 채 자신이 가진 능력을 극대화시킬 레시피를 연구하는데 주력했다.

「사랑합니다」의 아성을 같은 장르로 뛰어넘겠다는 부담은 사라졌다. 자신만의 것을 오롯이 담아내려 한 노력이 트렌드의 유혹을 극복해 낸 반석으로 작용했다. 발라드 위주의 구성에서 탈피해 새로운 파트너로 어쿠스틱 록을 위임한 것이 그 증거다. 보다 공간감 있는 소리의 집합을 전면에 내세운 모습이 전과는 사뭇 다른 스타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창법도 변했다. 여심을 자극했던 여린 음색은 전에 없이 단단해져 호소력을 갖추었다. 「난 너 때문에」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 풍성한 편곡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보컬의 응집력이 곡의 주도권을 획득한다. 진성과 가성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며 완급을 조율하는 「다음 역에서」, 린과 이루마의 참여가 시너지 효과를 낸 「남자답지 못한 말」 역시 고민 속에서도 ‘음악을 즐긴다’라는 명제를 놓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군데군데 보이는 어색한 발음이 몰입을 방해한다. 「난 너 때문에」의 프레이징이 영문버전인 「Liquid」에 비해 어색해 보이는 것은 아직 극복하지 못한 언어적 한계 탓이다. 전체적인 완성도의 방점을 찍을 결정타가 보이지 않는 것도 작품의 상업적 성과를 장담할 수 없게 한다.

변화요소들의 바람직한 상생이 일구어낸 성공적인 턴 오버다. 조급할 수도 있을 시기에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여행의 서막이 작품의 타이틀과 잘 부합한다. 여기에 인위적이지 않은 사운드가 형성한 따뜻한 대기, 그로 인해 덥혀진 한잔의 깔루아밀크 같은 보컬의 감성적 설득력. 그야말로 겨울을 위한 목소리다. 싸늘히 식었던 몸에 다시금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글 / 황선업(sakura0219@naver.com)

수잔 보일(Susan Boyle) <Gift> (2010)

음반 표지부터 달라졌다. 어설픈 표정으로 어울리지 않는 포즈를 잡은 1집 과 달리 <Gift>는 마담뚜나 카리스마 강한 정치인의 자태를 풍긴다. 두 번째 앨범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보다는 데뷔앨범의 시행착오에 대한 노선 수정이다.

수록된 10곡 중에서 일곱 트랙이 성탄절과 연말 그리고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뢺는 노래들이라는 점에서 가수들의 연례행사가 된 기존의 크리스마스 기념 음반과 다르지 않다. ‘선물’이라는 앨범 타이틀도 이점을 분명히 한다.

팝에서는 영화 <트레인스포팅>에 삽입되어 뒤늦게 알려진 루 리드(Lou Reed)의 「Perfect day」와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의 원곡으로 제프 버클리(Jeff Buckley), 루퍼스 웨인라이트(Rufus Wainwright)의 리메이크로 명성을 얻은 「Hallelujah」 그리고 크라우디드 하우스(Crowded House)의 1987년도 탑 텐 싱글 「Don't dream it's over」가 선택됐다. 수잔 보일과 프로덕션 팀은 긍정적이고 희망을 담은 이 세 곡을 신시사이저와 현악기를 내세워 경건하고 진중하게 담아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편곡의 승리다.

1962년에 글로리아 셰인 베이커(Gloria Shayne Baker)가 작곡하고 프랑스 출신 남편 노엘 레그니(Noel Regney)가 가사를 쓴 「Do you hear what I hear」는 유튜브에서 「Silent night」를 부른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앰버 스타시(Amber Stassi)와 호흡을 맞춰 행운의 앙상블을 이뤘다.

새롭지 않은 트랙리스트지만 10대처럼 청명하고 수줍음이 묻어나는 고결한 수잔 보일의 음색은 <Gift>를 다른 차원에서 부각한다. 48년 동안 고단한 삶과 외로움에 몸부림친 여성이 이렇게 투명한 파스텔 톤의 목소리를 유지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의지가 단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수잔 보일에게 음악은 살아갈 수 있는 양식이었고 노래는 호흡할 수 있는 공기였다.

수잔 보일이 “내가 자라온 1960년대의 분위기를 담았다”고 밝힌 <Gift>는 진부한 선곡과 음반 제작자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인공적인 앨범이지만 그래도 들을만하다.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캐스커(Casker) <Tender> (2010)

일렉트로닉 듀오 캐스커(Casker)가 다시 한 번 감성적 내구성을 높였다. 라운지 스타일의 ‘쿨’을 강요하지 않아도 여전히 무표정한 이들의 음악은 현대인들의 가려진 외로움을 표방한다. 장르에 대한 고정적 틀이 동요할수록 그 안에 담긴 감수성은 흔들림 없는 기반을 공고히 다진다.

기계음과 어쿠스틱 악기의 혼용, 여성 멤버 융진의 습도 높은 음색과 리듬에 비해 부각되는 선율로 여타의 일렉트로닉 밴드와는 다른 영역을 딛고 있다. 캐스커는 클럽에서 소비되는 전자음악의 패턴을 따르면서 격렬한 댄스가 아닌 서정적 참여를 유도한다. 다섯 번째 앨범 <Tender>도 이 흐름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대표곡 「꼭 이만큼만」은 끝에 다다른 사랑을 뒤돌아보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담고 있다. 애써 지어낸 원망과 위안으로 미련을 덮으려하지만 이별의 순간은 반복적인 피아노 터치로 점차 다가온다. 단호한 샘플러와 음을 길게 지속하는 바이올린이 흔들리는 결단을 대변하고, 융진의 음색은 체념한 듯 아련하다. 헤어짐의 복잡한 심정을 담은 가사는 윤상과 콤비플레이로 유명한 작사가 박창학이 도움을 줬다.

「안녕」은 하우스의 업템포로 심장박동을 가속하고 「고양이편지」에선 어쿠스틱 기타의 보사노바 리듬에 첨가되는 드럼 & 베이스 비트가 경쾌하지만, 앨범 전체적으론 「Tender」의 의미와 같이 유연하고도 유약한 감성이 주를 이룬다. 자칫 답습으로 그칠 수 있는 꾸준한 자기 영역 구축은 ‘마이 앤트 메리’의 정순용, ‘롤러코스터’의 조원선의 참여로 색다른 분위기를 시도한다. 「나의 하루 나의 밤」에서 정순용은 황량한 도시인의 감성을 노래하고 「놓아줘」에서 조원선의 음색은 호소력 있는 흐느낌을 갖는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변화는 융진의 도약이다. 비로소 그는 영점조절을 완성했다. 자신의 의도대로 표현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창법은 이제 생기 있는 무표정, 혹은 다채로운 무채색을 발한다. 이 모순적인 형용은 뢡안녕」의 청량함, 「I loved you」의 극적인 감정 분출, 「꼭 이만큼만」에서의 절제를 통해 느낄 수 있다. 「네게 간다」, 「Missing」로 융진은 싱어송라이터로서 또 하나의 수확을 거둔다.

준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즘과의 인터뷰(2009.02)에서 영국 출신 일렉트로닉 듀오 ‘프루프루(Frou Fruo)’를 언급했을 때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신작의 커버가 그려지고 있었을 것이다. 세상을 양분한듯 춂캷에게 등을 돌리고 있지만 다시 보면 등을 기대고 의지하고 있는 ‘人’(사람 인)처럼, 캐스커의 음악은 융진과 준오의 동등한 지위 점유와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추진력을 마련했다.

어김없이 컴퓨터 비트는 유려한 선율에 가려진다. 가슴을 타격하는 비트나 귀를 휘감는 효과음 같은 외형이 아닌 내면의 울림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앨범을 관통하는 무표정한 얼굴 뒤에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연약한 감정의 배려가 기다린다.

글 / 임도빈(do3355@hanmail.net)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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