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산 줄기의 서울성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곳에 근사한 커피집이 있다. 멀리서 보면 산속의 산장처럼 운치 있는 집, 클럽 에스프레소다. 1990년에 대학로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가 2001년 한적한 부암동으로 이전한 클럽 에스프레소는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을 일찍 선보였다. 세계 유명 커피 원산지의 원두를 잘 로스팅해 맛 좋은 커피를 만들고 있는 클럽 에스프레소. 오늘도 서른 가지가 넘는 다양한 맛과 향의 커피를 골고루 준비해 놓고 사람들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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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of coffee’라는 말이 절대 과언이 아닌 클럽 에스프레소. | |
비가 부슬부슬 오는 주말. 아침부터 코끝에 머무는 그윽한 커피향이 그리워 클럽 에스프레소를 찾는다. 아직 한가로운 분위기의 커피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치고 마실 커피를 고르려는 순간, 과테말라 안티구아, 에디오피아 시다모, 예멘커피, 케냐 AA 등 수많은 커피 중에서도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클럽 에스프레소는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루어졌다. 지하와 1층에 있는 카페에서는 손님들이 차를 마시거나 원두를 사 가고, 2층은 이곳 주인장의 작업실이다. 2층에는 커피 볶는 기계와 온갖 종류의 생 원두가 담긴 자루들이 방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방을 잠깐 둘러보기만 해도 주인장의 커피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클럽 에스프레소는우리나라 최초로 커피 아카데미를 열었던 마은식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는 3년간 일본에서 커피 공부를 하고 돌아와 로스팅 전문 카페 클럽 에스프레소를 열고, 당시에는 생소했던 에스프레소를 선보였다. 마은식 씨는 까다로운 고집과 열정으로 주 2회 일정량의 원두를 직접 볶는데, 최상의 맛과 향을 내기 위해 볶은 원두를 하루 정도 묵혔다가 사용한다.
클럽 에스프레소에 가면 커피와 함께 클럽 쿠키와 스콘을 꼭 맛보아야 한다. 담백한 그 맛은 커피와 이다지도 잘 어울리는 것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일품이다.
나무 창틀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유리창 쪽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창가의 작은 꽃들과 한산한 거리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어느새 비운 커피잔을 다시 채우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노라면 여간해서는 자리를 뜨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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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의 클럽 에스프레소는 겨울에 더 운치 있는 곳이다. | |
이용정보-종로구 부암동 257-1 | 02-764-8719 | clubespresso.co.kr
-영업시간 09:00~23:00, 명절 휴무
찾아가는 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입구 시민약국 앞에서 0212, 1020, 7022번 버스 이용, 부암동사무소 앞 하차. 백악산 방향으로 160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