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년만 있니? 저널소년도 있다
시사의 흐름과 배경 알고 나면 논리적 글쓰기가 훨씬 쉬워진다네
그 많던 문학소년·소녀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문득 그들을 떠올렸다. 교내 백일장에서 수상을 도맡아하던 학교 친구들, 문학의 밤 무대에 나와 수려한 문장과 차분한 음성으로 수필을 낭독하던 교회 친구들, 긴 생머리에 센티멘털한 표정으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따위를 품에 안고 다니던 이웃 여학교 친구들. 그들은 지금도 가슴속의 작은 불꽃을 간직하고 있을까. 여전히 어딘가에 글을 끼적거릴까.
한 주치 신문과 인터넷을 뒤지다.
문학소년과 문학소녀는 글 쓰는 이들의 어린 시절을 상징한다. 그 길 외에는 별다른 게 없었다. 동경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탐독하며 꿈을 키웠다. 오늘은 이를 대체할 만한 새 시대의 글쓰기 소년·소녀상을 제시하고자 한다. 저널소년, 저널소녀!
문학소년이 환상에 탐닉하다면, 저널소년은 실상에 탐닉한다. 문학소녀가 감상에 젖는다면 저널소녀는 팩트에 젖는다. 농담이다. 과장된 이분법이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어린 친구들에게 다른 길도 있음을 알려주고자 할 뿐이다. 저널소년은 다른 말로 시사소년이다. 중딩 준석과 초딩 은서에게 그 기초훈련을 시켜보았다.
훈련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아이들에게 8월9~13일의 한 주치 신문과 인터넷매체를 뒤져보게 했다. ‘이주의 10대 뉴스’를 중요도 순서대로 선정한 뒤 그 이유를 적도록 했다. ‘10대 뉴스’라는 말을 던지자 은서는 “아하! 10대들의 뉴스?”라고 반문했다. 틀린 말도 아니다. 준석과 은서 모두 10대다. 10대 눈높이에서 본 10가지 뉴스라고 해도 무방하다.
첫 결과물은 엉터리였다. 둘 다 신문 섹션에서 흥미위주로 다룬 ‘여름 공포이야기’를 톱뉴스로 선정했다. 각각 미국과 한국의 귀신소동이었다. “뉴스란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객관적이고 의미 있는 사건이나 사실을 일컫는 거야.” 아빠의 지적에 준석과 은서는 다시 움직였다.
준석이 최종적으로 뽑은 톱뉴스는 ‘시내버스 폭발’이었다. 이유는 “버스에 탔던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서”였다. 무난해서 탈이다. 이에 비해 은서는 파격적이었다. ‘페라리 458 이탈리아’의 사고소식이 톱이었다. 왜 하필 ‘페라리’냐고 따졌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페라리 사고가 넘 신기해서 미치겠단다. 은서가 뽑은 나머지 아홉 가지 뉴스의 선정근거들도 웃겼다. “과자에서 벌레가 그렇게 많이 나왔다는 것이 놀라웠기 때문이다.”(‘새우깡’ 쥐벌레) “특별한 사람도 아닌 대머리 아저씨가 뉴스에 나온다는 것이 신기해서이다.”(영국 티브이 배경화면 ‘대머리 남자’화제) “엄마가 아이를 방치해 놨다는 게 어이가 없어서다.”(일본 엄마 아이 방치)
‘10대 뉴스반’을 특별활동에 응용해보길
유치하다고 탓할 필요는 없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은 시사문제와 친숙한 관계를 맺는다. 조금씩 현실세계에 관한 호기심을 키워간다. “왜 꼭 이게 10대뉴스이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뉴스의 흐름과 배경, 가치를 생각하게 된다. 이는 논리적 글쓰기의 토대다.
초·중·고교 교장선생님들껜 ‘10대 뉴스’를 특별활동에 응용해보길 권한다. ‘신문반’을 형식적으로 운영할 바엔 ‘10대 뉴스반’을 신설하는 쪽이 낫다. 매주 또는 매월, 학생들 각자만의 10대 뉴스를 발표한 뒤 난상토론을 거쳐 종합10대 뉴스를 결정하는 거다. ‘가장 웃기는 뉴스 10’으로 범위를 좁혀도 상관없다. ‘내 맘대로 톱 10 놀이’로 명명하고 즐기듯이 하면 더 좋다. 매회 이 내용을 재료삼아 에세이나 논술을 써본다면, 마침내 저널소년·소녀의 꿈은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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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몇 가지만’의 비밀
‘뉴스’가 뭔지도 잘 모른다.
아이들은 신문과 인터넷매체에 나온 기사를 다 ‘뉴스’로 착각했다. 아빠가 준석과 은서에게 요구한 ‘10대 뉴스’는 다름 아닌 ‘10대 사건’이었다. 그 주의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 중에서 가장 의미 있거나 쇼킹한 일을 고르라는 거였다. 한데 아이들은 쇼킹한 ‘이야기’만 골랐다.
1. 영화 ‘뉴욕 세 남자와 아기’라는 영화에 어린아이 귀신이 찍혔다
90년대 중반에 개봉한 이 영화를 촬영한 세트에서는 전에 아이가 총에 맞아 죽은 사건이 있다고 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영화, 뮤직비디오 속 귀신 소동의 시초이다.
=뭔가 마이클 잭슨 유령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기사이다. 뭔가 섬뜩하면서도 의문이 간다.(고준석)
1. 김민지 괴담
한 90년대 쯤에, 한국조폐공사 사장의 딸인 김민지라는 학생이 유괴범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사장은 범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해서 딸을 잃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돈에 딸에 대한 비밀을 숨겨서 넣었다고 했다. 50원짜리 다보탑을 90도 회전하면, 김민지의 성인 김자가 써 있고, 500원짜리 학의 다리를 보면 묶여진 아이의 팔이 있다고 한다. 1000원짜리에는 투호 문양의 근처에 min이라고 영문이 쓰어져 있고, 5000원권 비석에는 지가 한자로 써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뻥! 이라고 밝혀졌고, 그런 살인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김민지의 비밀을 다 푼 사람은 죽는다고 소문이 났다.
=내가 이 사건을 1위로 한 이유는 이 괴담이 좀 무서웠고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고은서)
‘스트레이트’와 ‘피처’는 알아두자
준석과 은서가 처음에 톱으로 선정한 뉴스다. 이걸 보고 혀를 끌끌 찼다. 먼저 기사를 분류하는 법부터 알려줘야겠다. 이 정도 상식은 어린이도 알아두는 게 좋다. 기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영어로는 ‘스트레이트’(straight)와 ‘피처’(feature)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스트레이트는 ‘사실 기사’고 피처는 ‘이야기 기사’다. 스트레이트는 객관적으로 있었던 사실을 자초지종과 함께 알려주는 기사다. 이에 비해 피처는 어떤 사실과 사건의 이면에 숨은 스토리를 전해준다. 준석과 은서가 처음에 고른 기사는 그런 점에서 후자에 속한다. 특히 여름특집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뻥’이 가미된 거였다. 아빠는 ‘스트레이트’를 원했는데 말이다. 톱이 아닌 나머지 뉴스들에도 문제가 많았다. 준석은 어느 문구회사의 디자인팀을 탐방한 기사를 2위기사로 올렸다. 이 역시 피처 기사였다. 뉴스의 중복도 발생했다. 준석은 시내버스 운행 중 폭발과 그로 인한 서울 천연가스 버스 120대의 운행 중단 소식을 서로 다른 기사로 올려놓았다. 은서 역시 앙드레 김이 유언장을 남겼다는 것과 유산이 300억대라는 보도를 두 가지로 따로 처리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다. 아빠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둘은 지적당한 뉴스를 삭제하고 새로운 뉴스를 선정했다. 먼저 은서의 최종결과물이다.
놀라워서, 신기해서, 어이가 없어서
1. 헉! 3.7억 페라리 458 이탈리아, ‘쾅’
페라리가 최근 선보인 신차 ‘458 이탈리아’가 또 사고를 당했다. 13일 해외 자동차 전문 사이트 등에는 페라리 458 이탈리아 1대가 이탈리아 마라넬로의 한 길가에서 사고를 당한 사진이 올라왔다. 이 차량은 도로가 나무를 들이받고 전면부가 크게 파손됐다.
=내가 이 사건을 톱 뉴스로 올린 이유는, 페라리 차가 여러번 사고가 났다는 것이 신기해서 이다.
2. 앙드레 김 부동산 유산 300억원대
생전에 살고있던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한 채도 갖고 있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인의 의상실이 들어선 신사동 부지 2필지 평가 가치는 현재 시세가 1억5000만원으로 25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 불심 한가득…… 중국산 ‘참선’ 휴대폰 눈길
제품은 금빛 폴더 형태로 화면에 연꽃과 부처님 등이 등장하고, 조용한 불교 음악이 흘러나온다고 하였다. 숫자 키는 어르신들이 쉽게 쓰실 수 있도록 크게 만들었다. 테두리 디자인은 염주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제품은 각종 불교 관련 콘텐츠를 기본 탑재했다. 이동 중에 불경이나 유명 스님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이 사건을 3위로 한 이유는 중국에도 이런 휴대폰이 있어서 너무 놀라서 3위로 한 것이다.
4. 농심 ‘새우깡’, 쥐머리 이어 쌀벌레 우글우글 충격
농심의 대표 과자인 ‘새우깡’에서 벌레가 나와 소비자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12일에 한 포털사이트의 비공개 카페에서 “농심에서 생산한 ‘쌀 새우깡’을 열어보니 쌀벌레가 우글우글 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내가 이 사건을 4위로 올린 이유는 과자에서 벌레가 그렇게 많이 나왔다는 것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5. 뉴스만 틀면 나타나는 ‘대머리 남자’는 누구?
신원불명의 한 남성이 영국 TV 뉴스 프로그램에 수차례 배경으로 등장한 사실이 알려져 인터넷을 아주 뜨겁게 달구고 있다.약간 뚱뚱하고 머리가 벗겨진 이 남성은 뉴스 레이더로 불리고 있다. 뉴스 레이더는 뉴스 침입자라고 한다.
=내가 이 사건을 5위로 한 이유는 특별한 사람도 아닌 대머리 아저씨가 뉴스에 속속히 나온다는 것이 신기해서 이다.
6. 중국에서 분홍색 피를 가진 아기 발견
사오난난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기의 피를 보니 우리처럼 빨간색 피가 아니라, 연한 분홍색 피였다.
=내가 이 사건을 6위 뉴스로 한 이유는 사람에게도 분홍색 피가 있다는 놀라워서 그렇다.
7. 아이가 죽었다. 엄마가 죽였다……
한 엄마가 아이를 방치해 놓았다고 한다. 그 아이의 이름은 사쿠라코라고 한다.일주일만에 집에 들어간 엄마는 시체처럼 누워져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살아있다고 하고선 주먹밥을 옆에 두고선 접착제를 붙이고선 집을 나왔다.
=내가 이 사건을 7위로 올린 이유는, 엄마가 아이를 방치해 놨다는게 정말 어이가 없어서이다.
8. f(x) 크리스탈, 설리 불량자세
f(x) 멤버들이 인터뷰를 하는데, 크리스탈, 설 리가 막 하품을 하고 팔짱 끼고, 다리를 꼬았다. 그러면서 같은 멤버인 루나가 인터뷰용으로 해야지. 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8위로 한 이유는 연예인이 이런 자세를 한다는 것이 놀라워서 이다.
9. 성범죄 눈감는 군대…… 피해자들 후유증 심각
군대 내 성범죄가 한해 80건이 넘는 등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이 확인됐했다. 더 큰 문제는 군의 엄격한 위계질서와 폐쇄성 때문에 많고도 많은 피해자들이 신고도 하지 못한 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이 사건을 9위 뉴스로 올린 이유는, 이렇게나 우리 나라에 성범죄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 놀라워서 이다.
10. 북극 최대의 빙하분열, 맨하튼 4개 크기 빙하얼음 발견
미국에 있는 한 전문가는 북극 그린란드에 존재하는 양대 빙하 중 하나의 빙하가 8월 5일 갈라져서 하나의 엄청나게 큰 빙하얼음이 생겨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빙하섬은 엄~청나게 크다고 했다.
=내가 이 글을 10위 뉴스로 올린 이유는 커다란 빙하섬이 갈라져서 놀라웠기 때문이다.
은서의 불쌍한 코멘트여
뉴스 선정에 어른들의 시선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꼬마들은 꼬마들의 기준과 원칙을 세우면 된다. 가령 ‘초딩들이 재밌게 읽을 만한 뉴스’라는 식으로 해도 좋다. 한데 은서의 뉴스엔 원칙이 없다. 아니다. 이것 역시 어른의 오만한 시각이다. 원칙은 있다. “쉬운 뉴스”다. 개각이나 여주 이포보 농성, 민간인 사찰 논란 같은 해독 불가능한 기사는 아예 취급하지 않았다.(이는 준석도 마찬가지다) 제 눈길이 가는 것만 뽑았다. 아이들 수준에서 이해가 갈 만한 것들이었다. “엄마의 아이 방치” “중국에서 분홍색 피 아이 발견” “중국서 ‘참선’휴대폰 눈길” 등이다. 한데 그 중간에 끼인 ‘성범죄 눈감는 군대’는 좀 뜬금없다. 톱으로 선정한 ‘페라리’사고 기사도 여전히 미스터리다.
은서가 뉴스를 선정한 코멘트를 보면 참 불쌍하다. 불쌍하다는 의미는 “논리가 헐벗었다”는 의미다. 논리가 넘 추워보인다, 옷 좀 입어라 흑흑. 맨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죄다 “신기해서” “너무 놀라서” “정말 어이가 없어서”로 도배돼 있다. 여기에 비하면 준석의 10대 뉴스는 덜 어이가 없다고나 할까.
“군수가 성폭행을 하다니 정말 못되었다”
1. 시내버스 운행중 폭발…… 17명 부상
서울 행당역 부근서 연료통 이상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천연가스 안전성이 논란되고 있다. 용기 결함, 가스 누출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미리 점검하지, 폐차 일보 직전의 차를 저렇게 운행하니 저리 된 것이다. 어쨌거나, 저 버스에 탔던 사람들이 불쌍하다. 무엇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버스 사가 정말 개념이 없었다고 본다. 당연히, 요즘 톱 뉴스로 떠오르고 있는 이 기사를 나는 1위의 기사로 선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2. ‘군수가 성희롱’ 폭로 여직원 검찰서 ‘명예훼손 혐의 없다’
이강수 전북 고창군수가 자신에게 성희롱을 했다고 여직원이 폭로하였다. 이제 ‘성희롱을 하지 않았다’ 라는 이 군수의 주장 거짓으로 들어날 가능성 커
=이 성폭력이란 말만 딱 보고도 10대 뉴스로 선정하게 되어 있는 나, 성폭력이나 폭력을 하는 사람은 감옥에 처박아야 한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는 나는 당연히 이 기사를 선정했다. 군수가 성폭행을 하다니, 그러고도 아니라고 하니 정말 못 되었다. 어쨌든 2위로 선정한 이유가 있다면 요즘 떠오르는 ‘성희롱’이 이유.
3. 중국 간쑤성 산사태 2천여명 실종
신화통신 ‘최소 127여명 숨져, 원자바오 구호지휘 나서’ 사망, 실종자 늘어날 가망성 높음 마을 전체가 흙으로 뒤덮이며 전력공급이나 통신 마비 상태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당연히 그리고 이런 일은 10대 뉴스에서 빼 놓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붙여 넣었다. 이런 산사태로 인한 참사는 높은 순위에 오를 수밖에.
4. 굶기고 감금하고…… 일, 아동학대 심각
상반기에만 180여건의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 그리고 18명 정도가 사망하였다. 원인은 가정의 고립, 가난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 도쿄 에도가와구에선 초등학생 1학년이 계부나 어머니에게 죽도록 맞다가 숨진 사건이 있다, 또, 나라현 사쿠라이시에선 부모가 5살 장남을 영양실조로 굶겨 죽이며, 7월엔 갓 돌이 지난 딸을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나무상자에 가두어 숨지게 하였다.
=우리 부모님은 이러실 리가 없겠지만 정말 끔찍하다. 이 부모님들이 사형을 당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형에 관해 관심이 있어 이 기사를 택한 것이다. 이런 뉴스, 당연히 4위 정도는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5. 아사다 ‘타도 연아’ 새 무기 단다.
연속 트리플 점프 등 추가 기술을 연마한 아사다 마오는 자신의 기본점수를 11.5점이나 높여 내년에서의 세계선수권을 겨냥한다고 한다. 일부 언론들은 김연아의 최고기록 228.56을 아사다 마오가 넘을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녀의 코치인 나가쿠보는 4회전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이렇게 성장해 가니 김연아도 당연히 꾸준한, 그리고 피가 부족할 것 듯이 피를 쏟아붓는 연습을 해야 할 듯 하다. 아직도 기억나는 ‘아사다 마오’ ‘김연아’ 5위 뉴스로 적절 하였다.
6.책 하나로…… 네팔 산골마을이 꿈꾸기 시작했다.
30일 개관한 ‘콜로니 아름다운 도서관’ 비영리공익재단인 아름다운가게가 지원해 만든 해외 도서관 제 1호이다. 콜로니 마을사람들 스스로 도서관 건축, 자원봉사 통해 운영 시스템 설계 도서관 인기 최고
=앞으로도 이런 활동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는 별로 책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들이 책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되어 정말 왠지 다행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리 중요한 뉴스는 아니므로 6위!
7. 삶터 잃은 사람들, 정부 향한 분노만 남아
정부 도움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인구 10분의 1 피해, 대통령 2주 뒤에야 현장 방문, 정부 무관심 탈레반 등 적극구호로 민심을 얻다.
=정말 안타깝다. 정부의 무관심에 탈레반같은 조직 폭력배한테 도움을 받다니, 정말 어이가 없지만 정부의 무관심에 이해가 어느 정도는 가는 듯 하다. 조금 중요한 뉴스이긴 하지뢸, 다른 뉴스들에 밀려 7위를 하니 어쩔 수는 없다.
8. 우즈 ‘5년 철권통치’ 막 내리나
타이거 우즈는 브리지스톤대회 3R 공동 78위를 하고, 미켈슨이 세계 1위 탈환 가능성이 있다. 드라이버샷은 불규칙적, 아이언샷도 부정확하였다. 퍼팅도 말을 듣지 말았다. 2005년 6.12일 후 269주 연속, 전체적으로는 611주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했던 타이거 우즈는 최악의 성적에 굴욕을 당했다.
=어떻게 이런 최악의 성적을 낼 수 있었을까. 정말 안타깝다. 타이거 우즈 팬은 아니지만 타이거 우즈가 빨리 정신을 되찾고 승리를 거두었으면 한다. 참사 뉴스들 때문에 순위가 밀린 톱 뉴스라고 본다. 원래는 한 3위 정도를 주어야 하지만...
9. 김비오, 심장병 딛고 날았다
경기중에 힘들면 심박이 빨라져 심장병 환자에게는 위험하다. 김비오는 일본서 돌아와 올시즌에 데뷔해 2위와 6타차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김비오는 어릴 때 부정맥 판정을 받고 골프로 낫길 기원했지만 재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으며, 지금은 경기 중 긴장, 힘들 때 심장이 빨리 뛰어 힘들다 고 말했다.
=정말 대단하다. 이렇게 병에 걸린 와중에도 골프를 열심히 연습 하여 승리를 거둔 이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워 기사를 선정했다. 정말 대견스럽고, 별 중요한 뉴스는 아니었으므로 9위!
10. ‘핵 없는 세계로’ 히로시마에 울려퍼진 위령가
미국, 영국 프랑스 3국 대표와 UN수장 첫 참석, 6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되었던 평화기념공원에서 개최
=우리나라는 일본에 관해 역사적으로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지만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다고 즐거워 할 수는 없는 듯하다. 정말로, 핵이 없어지기를 나도 바라는 마음에서 뽑은 기사. 그러나 그리 눈에 띄지는 않으므로 10위이다.
준석이는 정말로 ‘정말’을 사랑하는구나
준석아, 너도 만만치 않다. 뉴스선정 근거를 밝히면서 ‘정말 안타깝다’라는 말을 3번이나 했다. 준석이도 정말 안타깝구나. ‘정말’이라는 부사 좀 안 쓰면 안 되겠니?(제10회 ‘부사 금단증상에서 벗어나라’ 참조) ‘정말 끔찍하다’ ‘정말 어이가 없어서’ ‘정말 대단하다’ ‘정말 대견스럽다’도 각각 한 번씩 나온다. 제발, 정말 뚝!!!
그럼에도 준석은 은서에 비해 ‘논리 부자’인 편이다. 선정의 기준과 근거들을 설명하는 낱말의 풍년이다. 자기 나름의 논리가 있다. “일본에 관해 역사적으로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지만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다고 즐거워 할 수는 없는 듯하다. 정말로, 핵이 없어지기를 나도 바라는 마음” 이라고 적은 걸 보면 의젓하기까지 하다.
물론 개념 없는 뉴스도 있다. 7번이 그렇다. 이게 어느 나라인가. 한국인가, 일본인가, 미국인가. “정부 향한 분노만 남아”라고 신문기사 제목을 적기만 했지, 어느 나라 정부인지는 밝히지도 않았다. 이는 80년 만에 찾아온 파키스탄의 홍수 재해를 다룬 내용이었다. 10번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행사 이름도 적지 않았다. ‘히로시마 원폭위령제’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다. 다음부터는 뉴스를 선정한 뒤 정작 알맹이는 빠진 얼치기가 되지는 않았는지 꼭 확인하기 바란다.
이제 오늘의 결론을 맺어야겠다.
1. 뉴스도 ‘요술거울’이다
역사는 역사책에만 있지 않다. 현재의 역사는 역사책에 없다. 뉴스란 결국 지금 이 순간에 흐르는 역사의 조각이다. 매일 아침 배달되는 신문은 그 현재의 역사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그 거울을 자주 볼수록 머리에 든 게 많아진다. “네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헛된 칭찬만 하는 ‘요술거울’이 아니라 ‘유식해지는 요술거울’이다. 이 거울을 자주 보면, 글을 쓸 때 머리가 잘 돌아갈 지도 모른다. ㅎㅎ
2. 연예뉴스만 뉴스냐?
요즘 아이들은 ‘연예뉴스’만큼은 잘 본다. 유명한 연예인의 사생활에 관한 시시껄렁한 가십성 기사라도 인터넷에 떴다 하면 조회수가 수십만을 넘는다. 어린 친구들의 본능이고 자연스런 관심사다. “연예뉴스는 수준이 낮으니 보지 않는 게 좋다”고 할 마음은 전혀 없다. 연예뉴스에도 질이 낮은 연예뉴스가 있고 꼭 챙겨 읽을 만한 게 있는 법이니까. 다만 연예뉴스에 쏟는 호기심의 1/10만이라도 다른 뉴스에 기울여보자. 연예뉴스만 뉴스가 아니거덩.
3. 모든 걸 10가지로 정리해보자
세상과 주변의 여러가지 일들을 딱 10가지로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보자. 아니 꼭 10가지가 아니어도 된다. 7가지, 5가지, 3가지도 좋다. 이것은 ‘단순화’훈련이다. 복잡하게 설명할 것들을 ‘10대 문제’ ‘5대 문제’ ‘3대 문제’로 요약하면 남들이 알아먹기 쉽다. 가령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돌아가시기 전 ‘3대 위기’라는 말로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의 본질을 짚어낸 적이 있다.
이런 것처럼 아이들은 ‘아빠의 3대 문제’따위를 만들 수도 있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거, 용돈 적게 주는 거, 주말마다 회사에 나가는 거”등으로 말이다.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딱 몇 가지만 추리다보면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명쾌해진다. 덕분에 글을 풀어가기도 명쾌해진다.
오늘은 보너스도 있다. 은서의 ‘10대 뉴스 뒷담화’.
너무 귀찮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10대 뉴스를 썼다. 10대 뉴스라는 것은 10대가 보는 뉴스가 아니라, 10개의 뉴스를 말하는 것이다. 틀려도 괜찮다. 사실 아빠가 처음에 물어 봤을 때 나도 틀렸다.
나는 아빠의 말대로 신문과, 인터넷과 뉴스로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10개를 골라서 내 (마음) 생각대로 순위를 정해서 쓴 다음 아빠에게 보냈다.
하지만 역시나 빠꾸를 당했다. 신문에 나온 괴담을 쓰지 말라는 등 앙드레 김에 대한 말을 두 번 쓰지 말라고 빠꾸를 했다. 내가 꿋꿋이 쓰러지지 않으며 괴담도 사건이 아니냐고 개기니까, 아빠도 꿋꿋이 쓰러지지 않으며 “빨랑빨랑” 이라고 했다.
그런데 다시 쓰다 보니까, 다시 순위를 매기기가 너무 귀찮아진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는 기사가 아닌데도 그냥 대충 1위에 끄집어넣었다.
우리 아빠 눈치 백단인 듯, 내가 대충 끄집어넣은 것을 의심하고서 나한테 물었다.
“은서야, 니 말대로 하면 새우깡 쌀벌레 사건이 1위가 아닐까 싶어.”
그래서 난 대충 잘 처리했다.
“어, 어? 아~ 그건 사람들마다 생각은 모두 다르지 않아 그냥 내, 내~마음대로 했어.”
아빠는 알았다고 했다. (이 비밀을 아빠에게 겨우겨우 숨겼건만, 결국 이 글로 들키게 되는구만… ㅠ-ㅠ)
하지만 그래도 이 조사 덕분에 요즘 소식을 많이 알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