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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3일 현장 리포트! 이모저모 축제 엿보기!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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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0(이하 VRF)이 8만 관객의 호응 속에서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1일 3일 동안 경기 이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 VRF는 마지막 헤드라이너 뮤즈의 공연으로 뜨겁게 마무리되었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0(이하 VRF)이 8만 관객의 호응 속에서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1일 3일 동안 경기 이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 VRF는 마지막 헤드라이너 뮤즈의 공연으로 뜨겁게 마무리되었다. 경기도 이천이라는 원거리와 무더위도 페스티벌의 열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2박 3일 동안 지산은 내내 음악과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 트립합, 신스팝, 하드록까지 색다른 무대 즐겨

잔디밭을 덮고 있는 돗자리.

‘록팬들에게 친근하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주최측의 취지에 맞춰, 이번 공연에서는 록밴드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밴드들이 무대 위에서 뜨거운 사운드를 내뿜었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뮤즈와 더불어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트립합(메시브 어택), 신스팝(펫샵보이즈)을 각각 헤드라이너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전체적인 라인업도 하드 록밴드 위주보다는 코앤 베일리 래, 다이앤 버치, 벨앤 세바스찬 등 포그 계열의 밴드와 모던 록밴드가 두루 구성되어 있었다. 3일 내내 뜨거운 하드록 사운드에 취하고자 모인 록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라인업이었지만,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색다른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다양한 음악팬층, 음악보다 축제 분위기를 누리고자 찾은 팬들을 두루 흡수할 수 있는 축제였다.

◆ 물! 물! 물!

아폴로18의 물병.

펫샵보이즈 공연에 쓰인 상자를 잡기 위해 사람들이 한껏 손을 뻗었다.

“자꾸 물 외치지 말아요. 외국인들이 보면 우리 그룹 이름이 물인 줄 알어!” 크래쉬는 말했고, “조용 조용. 지금은 안 돼요. 지금 (물병) 던지면 분위기 어색해져.” 문샤이너스는 이렇게 응수했다. 공연 때마다 아티스트들이 물을 마시면, 팬들은 물병을 던지라고 ‘물’을 연호했다. 이윽고 물병이 날아왔고, 때론 무대에서 드럼 스틱, 기타 피스가 날아오기도 했다. 팬들은 홈런 볼을 받듯이 온몸을 던져 달려들었다.

매 공연마다 많은 관객들이 편안하게 공연을 즐기다가도 무대에서 날아오는 아티스트의 물건을 받기 위해 무대 가까이 밀착했다. 서드아이드블라인드는 야광 팔찌를 던졌고, 아폴로18은 수건을 던졌다. 펫샵 보이즈 공연 이후에는 공연 무대에 쓰였던 수십 개의 상자가 펜스 안으로 날아왔다. 팬들은 치열한 몸싸움 끝에 얻어낸 펫샵의(!) 상자를 부둥켜안고 사진을 찍으며, 그날의 감흥을 소장하고자 했다.

◆ 4500채 텐트촌 동나

지산 록페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 곳곳에 텐트가 나란히 늘어져 있다.

텐트 투숙객들이 연주를 벌이고 있다.

텐트 투숙객들이 작은 영화제를 열어 이색 놀거리를 마련했다.

여느 때보다 많은 관객이 기다렸던 축제였던 만큼 숙박 전쟁이 치열했다. 티켓과 함께 묶어 판매했던 4,500장의 텐트촌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공연장을 주변을 두르고 있는 텐트촌은 이색적인 장관을 연출했다. 사람들은 가져온 옷이나 소품으로 텐트를 꾸미기도 하고, 깃발을 꽂아두기도 했다. 나무 사이를 천으로 엮어 침대를 만들어 쉬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면 삼삼오오 모여, 텐트촌에서 기타 공연을 벌이거나 작은 영화제를 열기도 했다.

◆ 더위를 피하는 방법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개천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음악, 여름, 캠핑, 자연, 환경 등 최적의 록페스티벌을 마련하겠다는 VRF의 취지에 걸맞게, 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제각각 원하는 방식으로 축제를 즐겼다. 여름의 휴가를 만끽하고 싶은 관객들은 새롭게 단장한 수영장으로 향했다. 근처에 발을 담글 수 있을 만한 개천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관객들이 많이 모였다.





덥다 더워~! 더위, 피하지 말고 즐기자.

예년처럼 비도 오지 않아서 한여름 락페스티벌 현장은 그야말로 찜통이었다. 록팬들은 낮 세 시의 더위를 열정으로 견뎌내기도 하고, 해가 질 때까지 텐트나 숙소에 잠복하기도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은 물총이었다. 곳곳에서 물총세례를 주고받았다. 물총이 없는 관객 손에는 맥주가 들려있었다. 공연을 보며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었기에, 여기저기 마련된 펍에는 맥주는 3일 내내 불티나게 팔렸다.

◆ 진짜 축제는 밤에 시작된다!

좀더 화끈한 축제를 즐기고자 하는 관객들은 밤을 기다렸다. 메인 공연이 끝나면 일렉트로닉 스테이지와 댄스 스테이지의 볼륨이 한층 높아진다. 테크노, 힙합, 싸이트랜스 다양한 장르로 밤새도록 이어지는 일렉트로닉 & 댄스 스테이지는 밤새도록 광란의 댄스파티가 이어졌다. 첫날 31일에는 Vesper MJ로 활동하는 배우 김민준이 디제잉을 맡아 많은 사람이 몰렸다. 랩과 엠씨잉, 즉석 노래까지 가미된 현장에는 어울려 춤추는 관객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무대를 지켜보며 열기를 만끽했다. 마지막 날, 댄스 스테이지에는 비누거품이 채워져 파티 피플들을 열광시켰다.



밤을 불태웠던 일렉트로닉, 댄스 스테이지!

캠프 파이어 존에서는 여름 축제를 만끽하고자 하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공연이 벌어졌다. 고고댄서팀, 포이클럽의 불쇼 퍼포먼스, 봉봉클럽의 아프리칸 타악기 젬베 연주 등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메인 공연 후 사람들의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는 작은 이벤트가 여기저기에서 벌어졌다.



다양한 공연들이 이어져 축제는 계속되었다. 쭈욱~.

신설된 엠넷 오픈 스테이지에는 밤마다 독특한 무대가 마련됐다. 비틀즈의 카피 밴드 ‘타틀즈’, 비치 보이즈의 카피밴드 ‘둔치 보이즈’, 김추자 카피밴드 ‘춤추자’ 등의 그룹이 익숙한 노래들을 들려주며 한밤의 무대를 밝혔다. 마지막 날에는 에어밴드(악기 없이 연주하는 척하는 퍼포먼스) 콘테스트가 열려 귀가하는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 예정에 없던 라인업, 무한도전?

지산에 깜짝 방문한 무한도전 멤버들.

무한도전 멤버들이 마지막 날에 깜짝 등장했다. 관객이 아니라, 박명수의 ‘하찮은 콘서트’를 하고자 왔단다. 이 게릴라 공연은 마지막 무대인 뮤즈의 공연 시간에 그린 스테이지에서 열렸다. 유재석은 “이번 박명수의 최초 라이브 공연은 5,000명 이상 관객이 모여야 방송될 것”이라고 했으나, 그날 그 자리에 모인 관객은 약 500명 정도였다. 박명수는 뮤즈를 포기하고 그린스테이지를 지킨 관객들에게, 답례로 뮤즈의 「Time is running out」을 열창했다. 애초 박명수 단독 기획으로, 혼자 지산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무한도전 멤버들이 합세하여 화제를 일으켰다. 이 게릴라 단독 콘서트의 방영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 셔틀버스, 숙소…… 너흰 아쉬웠어

꽉 막힌 도로 현장.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지산리조트와 가까운 펜션 민박들은 너무 높은 금액을 호가하여 이용을 추천해드리지 않습니다”라는 공지가 떴지만, 캠핑권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어쩔 도리 없이 평소보다 20%가량 높은 숙박비를 지불해야 했다. 홈페이지에서 셔틀버스를 예약하고, 입금까지 했으나 당일 날 예약이 취소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관객도 있었다. 주최측의 실수로 예약이 취소된 것. 결국 다른 교통수단으로 지산까지 왔지만, 예정했던 출발, 귀가 일정이 틀어지는 바람에 몇몇 공연을 포기해야 했다. 이 밖에도 셔틀버스가 제 시간에 오지 않거나 통보 없이 끊기는 일이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한 다수 팬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음식 반입이 금지된 페스티벌 현장 내에 먹거리 장이 마련되었지만, 간식 위주라 한껏 몸을 움직인 관객들의 허기를 달래기엔 부족했다. 음식 반입 문제로 입구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공연시간은 겹치지 않았지만, 스테이지 간에 거리가 멀어 한쪽의 공연을 포기하거나, 이동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관객들도 많았다.

지산 록페는 3일 동안 야외에서 즐기는 축제다. 교통, 숙박, 먹거리 관련 문제는 다른 록페스티벌도 마찬가지로 매해 불거져 나오는 문제지만, 그만큼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좀 더 ?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팬들이 한 여름 밤의 록을 즐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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