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벼룩시장은 별칭이 많다. 대표적인 이름인 ‘벼룩시장’은 중고품 수집상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희귀한 물건을 모아 온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오래되고 망가진 물건이라도 감쪽같이 새것이 된다고 해서 ‘도깨비시장’, 없는 물건 없이 다 있다 해서 ‘만물시장’, 구식이 되어버린 물건이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라 하여 ‘마지막 시장’이라고도 불린다.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온갖 물건이 다 있는 이곳에는 눈에 익숙한 것들도 많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물건도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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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황학동 벼룩시장. | |
황학동 벼룩시장의 역사는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과일, 기름 등을 파는 청과물시장이었던 것이 6?25전쟁 이후 골동품상들이 모여들면서 벼룩시장의 모습으로 그 성질이 변하게 되었다. 그 뒤 1960~70년대에 접어들어 전자제품 판매상과 기계상들까지 가세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종합중고품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황학동 벼룩시장은 청계천을 복원하기 전, 골동품 위주의 노점과 중고용품 위주의 상가가 공존할 때 특히 만물시장으로서 명성이 높았다. 황학동에서 구입한 물건들로 탱크도 조립할 수 있다는 농담이 있었을 정도다.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도로변에 즐비하던 노점들이 많이 없어졌지만 황학동 벼룩시장은 여전히 재미있다. 색이 바래고 해진 저고리, 낡아서 열리지도 않을 것 같은 여행가방, 금방이라도 먼지로 변해버릴 듯한 사전 등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고물로밖에 보이지 않는 물건들이 인테리어용으로, 혹은 영화나 드라마 소품용으로 순식간에 팔려나간다. 특히 다이얼 전화기, 브라운관 앞에 문이 달려 있어 열고 닫을 수 있게 되어 있는 흑백 TV, 수동카메라, 1960년대 아이스케키통 등은 나오는 즉시 팔리는 인기 상품이다. 주말이면 비좁은 인도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빠져나가기도 힘들다.
한편, 우리나라 중고품 시장의 원조격인 황학동 벼룩시장은 재활용 시장이기도 하다. 고장났지만 버리기 아까운 물건이 있다면 황학동에 가져가 보자. 아무리 오래되고 망가진 물건일지라도 이곳 상인들 손만 거쳤다 하면 감쪽같이 새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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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곱창골목 - ‘황학동’ 하면 벼룩시장과 함께 곱창골목을 떠올릴 정도로 이 동네 곱창은 유명하다. 늦은 밤 포장마차에 불이 켜지면, 이 일대 상인들뿐 아니라 서울 곳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소주 한잔에 곱창을 곁들이며 지친 일상을 내려놓는다. | |
이용정보- 중구 황학동
- 황학동 벼룩시장은 청계천8가 삼일아파트 뒤편에 모여 있다. 09:00~10:00쯤에 시작해 해질 때까지 시장을 연다. 특히 일요일에 노점상들이 많이 나와서 볼거리가 많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6호선 신당역 11번 출입구로 나가 직진하면 성동기계공업고등학교가 오른편에 있다. 황학동 벼룩시장은 성동기계공업고등학교 뒤쪽 골목에 있다.
- 142, 163, 2013번 버스 이용 성동공업고등학교 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