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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감성을 파고든 포크 팝의 작가 - 짐 크로치(Jim Croce) <Photographs & Memories : His Greatest Hits> (1974)

가수들이 명을 다하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나면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973년 9월 20일, 비행기 사고로 30살의 나이에 눈을 감은 짐 크로치(Jim Croce)는 이상하리만큼 그 평가가 절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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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불운의 천재 뮤지션들이 몇몇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고급스런 대중 가요의 시작을 알렸던 ‘유재하’가 대표적인데요, 여기에는 우리에게 「Time in a bottle」로 잘 알려진 짐 크로치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Movin' me down the highway, Rollin' me down the highway’에서 변주되는 리듬이나, 곡 전반을 지배하는 명징한 기타연주 때문에 「I got a name」을 참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혹시 ‘포크’라는 장르가 줄지 모르는 느슨하고 차분하기만 하다는 선입견은 버려두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원불멸의 음악, 짐 크로치입니다.

짐 크로치(Jim Croce) <Photographs & Memories : His Greatest Hits> (1974)

가수들이 명을 다하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나면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973년 9월 20일, 비행기 사고로 30살의 나이에 눈을 감은 짐 크로치(Jim Croce)는 이상하리만큼 그 평가가 절하되어 있다. 1970년대 초반의 싱어송라이터를 언급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이지만 사회적인 시각을 거세한 말랑말랑한 대중지향적인 포크 팝을 구사한 짐 크로치의 음악은 세포까지 삐딱한 감성을 표출한 닐 영(Neil Young)과 캣 스티븐스(Cat Stevens)나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탐구한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와 고든 라이트풋(Gordon Lightfoot)에 비해 덜 묵직하다.

하지만, 짐 크로치가 창조한 「Time in a bottle」의 영구(永久)성과 「I got a name」이 전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희망, 「Operator (That's not the way it feels)」와 「Photographs & memories」에서의 소박함,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Workin' at the car wash blues」, 그리고 팝 메탈 밴드 포이즌(Poison)이 재해석한 「You don't mess around with Jim」 등은 1970년대 초반에 한정해서만 정의할 수 없는 편안함과 솔직함을 담고 있다.

얇지만 진솔한 짐 크로치의 음색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을 터놓고 얘기해도 될 것 같은 인자함과 이해심을 공유하게 한다. 게임기 <수퍼 마리오>의 캐릭터와 비슷한 외모지만 컨트리 싱어처럼 울림이 큰 그의 목소리는 냉탕과 온탕처럼 대칭되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극대화로 출력한다.

짐 크로치가 요절한 이듬해인 1974년에 발매된 <Photographs & Memories : His Greatest Hits>는 빌보드 앨범차트 2위에 올라 대중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고한 히트곡 모음집이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That's all right」이 연상되는 그의 첫 번째 히트 싱글 「You don't mess around with Jim(8위)」부터 마지막 탑 40 히트곡인 블루칼라 노동자의 애환을 표현한 「Workin' at the car wash blues」까지 그의 역사가 담겨있다.

시간을 병에 담아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어 쓰고 싶다는 내용의 「Time in a bottle」은 짐 크로치를 대표하는 곡으로 1974년에 2주간 차트 넘버원을 차지했다. 쓰리 핑거 아르페지오 주법이 빛을 발하는 이 노래는 국내 라디오 전파를 타고 전 국민의 팝송이 되었고 지금껏 신청이 끊이지 않는 올타임 리퀘스트 송으로 자리했다. 미국에서는 1973년에 1위를 차지한 그의 첫 번째 넘버원 「Bad, bad Leroy Brown」이 대표곡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금지곡으로 묶이는 바람에 대한민국과 미국에서 짐 크로치를 상징하는 곡은 차이를 보인다.

‘내겐 이름이 있고, 노래가 있고, 꿈이 있다. 이것을 나누길 원하는 사람은 나와 함께 가자.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지만 나는 바꿀 수 없다’는 「I got a name」(10위)은 1960년대의 히피 정서가 남아 있는 가사가 긍정적인 멜로디 속에 녹아 있다.

9위를 차지한 「I'll have to say I love you in a song」과 자연스럽고 은은한 멜로디가 감동을 전하는 「Operator (That's mot the way it feels)」와 「Photographs & memories」도 짐 크로치의 골든 레퍼토리로 그의 이른 죽음을 안타깝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짐 크로치는 비록 「Time in a bottle」 한 곡으로 수렴되었지만 겸손하고 목가적이면서도 멜로디가 분명하게 살아 있는 그의 곡들은 이미지만 살아 있고 음악이 없는 현재의 뉴 포크 무브먼트 신에 자극제가 되어야 한다. 짐 크로치의 음악은 영원불멸(永遠不滅)이다.

-수록곡-
1. Bad, bad Leroy Brown
2. Operator (That's not the way it feels)
3. Photographs & memories
4. Rapid Roy (The stock car boy)
5. Time in a bottle
6. New York's not my home
7. Workin' at the car wash blues
8. I got a name
9. I'll have to say I love you in a song
10. You don't mess around with Jim
11. Lovers cross
12. One less set of footsteps
13. These dreams
14. Roller derby queen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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