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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은 쓰지 말고 ‘엔터’를 자주 치자
글을 물길로 친다면, 엔터키란 곡선의 흐름에 비유할 만하다. 물이 한없이 직선으로만 흐르면 재미없다.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굽이치는 전환이 없으면 지루하다. 이건 글의 호흡과 리듬과 관련된 이야기다.
내가 1살 때 놀란 사연
나의 인생 나는 태어날 때 무척 작았다. 엄마는 작아서 귀여웠다. 라고 했다. 그리고 기뻐서 내가 나올때 아픈걸 잊어버렸다고 했다. 태어날 때 내 얼굴 및의 왼쪽에 작은 점이 있었다. 1살때 내 목소리가 컸다고들 했다. 울 때는 4~5시간씩 울었다. 4,5살 때는 얼굴이 커지면서 왼쪽 및 점이 같이 커졌다. 나는 오빠와 사이가 나빠서 맨날 싸웠다. 그래서 혼난 적도 많았다. 5~6살 때에는 난 유치원에서 인기가 많았다. 왜냐하면 목소리가 드세고 힘도 셌기 때문이다. 유치원 때 아이들 대부분은 딱딱한 종아리를 때리면 운다. 하지만 난 안 울었다. 힘이 세서 별로 안 아팠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내가 지켜줄 것이라 생각하고 내 말을 잘 따랐었다. 7살 때는 이사를 갔다. 원당에서 일산으로 가는 것이었다. 여경이와 나는 새끼손가락을 걸며 말했다. “우리 어른 때 만나면 우리 우정처럼 우정유치원을 만들자!~”라고 말했다. 1학년 때는 일산의 문촌의 문촌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리고 1학년 때의 첫 중간고사 였다. 역시나 올 백이었다. 이번엔 기말고사 였다. 이번엔 젓가락을 젖가락이라 써서, 95점이였다. 그래서 2학년 때에는 아이들이 질투하기도 했다. 어떤 애는 “은서야! 내가 너보다 점수가 더 잘 나왔다~!” 라고 기뻐서 나에게 잘난척을 한 적도 있었다. 2학년의 어느 날 원당으로 놀러가 여경이를 만났다. 만난 다음 몇 분후 나는 느꼈다. 7살 때의 약속은 못 지키겠다고, 왜냐하면 만나서 말다툼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어른이 아니지만 지금 사이가 나쁘니 그게 계속 가서 어른 때 만날 때 사이가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투고 나서 3학년이 됬다. 난 정말로 핸드폰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께 졸랐다. 그러더니 중간고사 때 평균 92점을 넘으면 사준다고 했다. 나는 열심히 공부했다. 국어는 100점이었다. 수학도 100점이었다. 과학은 90점이었다. 사회는 75점이었다. 그래도, 다 합해보니 92.2였다. 그래서 t월드에 가서 엣지폰을 샀다. 반터치였다. 나는 기분이 너무 너무 좋았다. 나는 여경이에게 이 폰을 꼭 자랑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5~6살 때 쯤인가? 난 한겨레 표지에 나왔다. 무엇보다 좋은 건 과자에 파 묻혀있어서였다. 그리고 내가 한 1살 때 오빠가 할아버지께 언제 장례식 치러요? 라고 물을 떄 놀랐다. 근데 더 놀라야 될 것은 정말로 며칠 후 장례식을 치뤘기 때문이다. 난 오빠가 미웠다. 칫! 나라면 안 했을 텐데... 그리고 어느 날 어떤 아줌마가 나보고 누나냐고 물었다. 난 동생인데... 그 날은 정말 재밌었던 날이었다. 2010.2 |
절반이 오타와 이상한 글, 45점!!!
‘나의 인생’, 은서가 쓰기에는 뭔가 좀 애매한 글이다.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 코스를 밟은 어린 아이인데 말이다. 은서의 ‘나의 인생’은 절반이 오타와 이상한 글이었다. ‘엄마는 작아서 귀여웠다. 라고 했다.’ 오타가 보이지 않는가? 맞춤법을 다 꿰뚫은 사람이라면 말이다. ‘엄마는 작아서 귀여웠다. 라고 했다.’ 가 아니라 ‘엄마는 작아서 귀여웠다고 했다.’ 이라는 것이다. 덧붙여 예의범절까지 가린다면 ‘엄마는 나에게 작아서 귀여웠다고 하셨다’가 맞을 듯 하다. 은서가 이런 실수를 범할 아이인가? ‘그리고 기뻐서 내가 나올 때 아픈걸 잊어버렸다고 했다.’ 이미 알아차린다. 한글로 치고 있자니 갑자기 '아픈걸'에 빨간 밑줄이 들어온다. 틀렸다는 소리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정확한 맞춤법으로 알고 있는 듯하나, 그렇지 않다. ‘아픈걸’이 아니고, ‘아픈 걸’이라는 것이다. 나도 범할 법한 실수,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은서가 그래도 좀 이해할 만한 실수를 범했다면, 그 다음은 어떨까? ‘태어날 때 내 얼굴 및의 왼쪽에 작은 점이 있었다.’ 실수가 2가지나 있는 문장이다. 너무 어이없는 실수이다. ‘얼굴 및’이 아니고 ‘얼굴 밑’인데 말이다. 그리고 ‘태어날 때’라고 할 때, 누가 태어났는지를 정확하게 써 주어야 한다. 실수는 맞지만, 그러나 이것은 은서의 실수로 한 실수가 아닌 자신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고의의 실수이다. 다른 부분에도 ‘얼굴 및’이라고 쓴 이유 때문에. 그리고 은서는 대체 왜?! ‘유치원 때 아이들 대부분은 딱딱한 종아리를 때리면 운다.’ 다음 그냥 붙여 쓰지 왜 하필 ‘Enter’를 쳐서 ‘하지만 난 안 울었다.’ 라고 했을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유치원 이름에 ‘우정유치원’ 이것이 아니라 ‘우정 유치원’일 텐데, 그리고 ‘그리고 1학년 때의 첫 중간고사 였다. 역시나 올 백이었다.’ 뭐 물론 대충 짐작을 하자면 올 백 맞은 건 은서라고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명칭을 대야 한다. 누가 올백인데? ‘역시나 나는 올 백이었다.’ 그리고 이 문장에서는 ‘역시나’를 쓸 수 없다. 예전에 올 백을 맞은 것도 아닌데 뭔 기대를 했다고, 그리고 ‘첫 중간고사 였다’ 가 아니라 ‘첫 중간 고사였다’이지. 어떻게 반대로 띄어쓰기를 하여서 두 개씩이나 오타를 낼 수 있지? 그리고 왜 ‘7살 때의 약속은 못 지키겠다고, 왜냐하면 만나서 말다툼을 했기 때문이다.’ 다음에 또 엔터를 하여 ‘물론 지금은 어른이 아니지만 지금 사이가 나쁘니 그게 계속 가서 어른 때 만날 때 사이가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를 쓰지? 원래 그냥 붙여 쓰는 것인데 말이다. 또한, ‘난 정말로 핸드폰을 가지고 싶었다.’ 언제? 언제 갖고 싶었는데? 어제? 내일? 여기서도 역시 제대로 된 날짜나 사람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3학년 때’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다음에 ‘그래서 엄마께 졸랐다’에서 바로 붙여 써야 할 텐데 또!! 엔터를 일일이 해서 문장의 맥락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우리 은서는 앞으로 문장의 배치 방식을 배워야 할 듯하다. 우리 은서는 또 자신의 개념으로 지른 실수를 범하였다. 바로 그것은 ‘t 월드’이다. ‘t’가 아니라 ‘T’이지! 설마 회사 이름 앞에 소문자를 쓰겠냐는 것! 그리고! ‘나는 기분이 너무 너무 좋았다.’ 은서의 개념으로 범한 실수, 부족한 개념은 채워 나가야 한다. 뜯어 고쳐야 한다. ‘너무 너무’가 아니라 ‘너무너무’이다. 만약 무언가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아주’나 ‘너무’ 등은 반복할 때 무조건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니까 그걸 고쳐야 한다. 그리고, ‘나는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를 쓰는데 왜 엔터를 해? 이것이 아주 개념을 상실했구나, 그리고 뭘 어떻게 해서 기분이 좋은지 말을 해야 할 것 아닌가?! 물론 대답은 위의 ‘핸드폰을 샀다.’이다. 그러나 써 놓지 않으면 아인슈타인도 모를 게 뻔한 걸. 이건 글을 쓰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행동이다. ‘나는 여경이에게 이 폰을 꼭 자랑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다음에 엔터도 안 치고 ‘5~6살 때 쯤인가?’ 띄어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은서는 너무나 실수라고 할 수도 없는 이상한 문장을 구성하였다. ‘그리고 내가 한 1살 때 오빠가 할아버지께 언제 장례식 치러요? 라고 물을 때 놀랐다.’ 여기서 나에 대한 진실을 말하자면 내가 정말로 이런 말을 했지만, 나는 8살 때 말한 것이고, 그때 은서는 5살이었다. 고은서가 무슨 귀신인가? 신인가? 옥황상제인가? 그때는 고은서가 분명히 5살이었을 텐데, 1살의 고은서라니, 실수라고 할 수도 없는 짓, 5의 바로 옆 칸인 4나 6을 쳤으면 또 모르겠다. 5에서는 꽤 먼 편인 1을 찍다니! 이런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뜬금없이 짧게 이상한 사건이 나올까요? 이런 식으로 쓰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글을 읽는 것이 힘들어 질 것이다. 글을 쓰는 도중 이 나의 인생 하나로 엄청난 양을 채웠구나 하고 느꼈다. 그런데 ‘나에게 오빠란 어떤 존재인가?’는 ‘나의 인생’보다 더 긴 글인데 오타도 훨씬! 훨씬 적으면서 또한 괜찮은 글이다. 그럼, 어떤 오타가 있을까? (중략) 자, 내가 쓴 이 오답체크와 동시에 진행하는 소감문을 통해 독자들도 자신의 맞춤법에 무언가 문제점이 몇 가지 정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 정리하고 보니, 맞춤법이 가장 잘 맞기로 소문난 나도 잘못된 맞춤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은서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느낌을 얘기하자면, 은서는 우선 글을 쓰는 ‘방법’을 모른다. 문장 배치의 잘못된 점, 단어, 정확한 대상 미표시(표시하지 않음) 특히 엔터를 적절히 사용할 줄 모른다. 그리고 아직도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쓰는 오타, 단어의 부적절한 사용, 그리고 이상한 문장의 배치, 은서는 사고력이 일단 부족하며, 글을 쓰는 성의가 부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