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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독점 인터뷰, 충격 고백 오케이?

서로에 대한 ‘인간탐구’는 가족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이 주제와 관련해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낸 과제는 각각 ‘여동생에게 오빠란 무엇인가’와 ‘오빠와 형들에게 동생이란 존재는 무엇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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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다짐하면 인터뷰를 시키자
- 장난스럽게 웃고 떠들면서 소통 훈련…… 반성문 대용으로도 훌륭

“뇌물 혐의로 쇠고랑 찰까봐 두렵다.”

준석은 여동생 은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특출하게 성공하면 찬사와 함께 비난도 받으면서 크게 망할 수 있다고 지레 겁을 먹었다. 준석은 학교 공부와 미래의 비전, 동생에 대한 생각 등도 상세히 밝히려 했으나, 인터뷰어의 질문이 조잡하고 흐리멍덩하여 길게 이야기하지는 못했다.

‘상대의 모든 것’에 관하여 질문을 던져봐

“완벽남이 장미를 들고 프러포즈해도 응하지 않겠다.”

은서는 오빠 준석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 이유는 어이없게도 “바람을 피울 것 같아서”였다. 은서는 아울러 자신의 취향과 희로애락에 관해서도 털어놓았다. 엄마와 아빠에게 바라는 점과 자신의 장단점 등도 솔직하게 말했다. 인터뷰어의 질문이 의외로 꼼꼼해 꽤 길게 이야기했다.

이건 인터뷰 게임이다. 아니, 인터뷰 놀이다. 남매인 준석과 은서는 서로에 관해 ‘조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대의 모든 것’을 알아낸다는 마음으로 질문을 해 답을 얻은 뒤 내용을 정리했다. 가족은 때로 ‘등잔 밑’처럼 어둡다. 이 어둠을 밝히는 것은 ‘인간 탐구’의 초보적 단계라 할 만하다. 그 실제 결과물은 얄팍하고 유치했지만…….

“내가 어떻게 느껴지나요?”
“까불게 느껴지고, 활발하고, 입 가격이 얼마일지 궁금합니다.”(입이 싸다는 의미)
“엄마에게 공부 못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떤가요?”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공부를 내팽개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공부를 내팽개치고 싶나요?”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것을 엄마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서.”
- 은서의 준석 인터뷰

“왜 소녀시대를 좋아하나요?”
“예쁘고, 노래도 잘 부르고, 머리도 예쁘고, 춤신이기 때문에”
“왜 엄마 속을 상하게 하고도 웃나요?”
“분위기 업(up)을 위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플 때는?”
“배고플 때.”
“오빠와 있을 때 최고 좋은 일은?”
“맛있는 걸 먹으며 함께 카드 게임을 할 때.”
“미래의 내 아이에게 한마디.”
“절대 가난해지지 말렴. 우울증에 걸리지 말렴.”
“만약 만능요리사가 당신에게 딱 하나의 요리를 해준다면 뭘 부탁할 것인가.”
“김밥.”(애걔?)
“너의 이상형은?”
“재미있고, 성실한, 잘생긴 남자.”
- 준석의 은서 인터뷰

준석과 은서의 인터뷰엔 장난스러운 구석이 많았다. ‘설문조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왜?”라고 되묻는 2차 질문은 적었다. “예를 들어달라”는 구체적인 주문도 씨가 말랐다. 호기심을 세련되게 발휘하는 기술이 필요해 보인다, 차차 보완할 일이다.

“왜 넌 날 때렸니? 왜 그렇게 화가 났니?”

아이들에게 인터뷰를 시켜보자. 형제·남매간을 넘어 친구 또는 선생님도 좋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기타 친지도 대상에 포함시켜보자. 인터뷰 내용은 반드시 기록하게 한다. 어렵게 여기지 말자. 인터뷰의 다른 이름은 대화다. 목적을 띤 조금 깊은 대화일 뿐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소통을 훈련하고, 지혜와 경험을 배운다.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고 깊게 키운다.

좀 더 응용하면, 반성문 대용으로도 좋다. 흔히들 학교에서 주먹다짐을 하다 걸리면 반성문을 쓰게 한다. 별 효용 없다는 거 다 안다. ‘억지 글짓기’가 되는 탓이다. 대신 인터뷰를 시키는 거다. “왜 너는 나를 때렸을까”라는 주제 아래 서로 캐묻게 하고 그 결과를 쓰도록 말이다. 앞에서 인터뷰는 소통 훈련이라고 했다. 바꿔 말하면 ‘남의 말 듣기 훈련’ 아닌가.

아, 집에서도 괜찮겠다. 준석과 은서가 대판 싸우면, 다음부턴 ‘역지사지’ 인터뷰다!

***

‘왜?’와 ‘예?’를 보충해주세요

“왜요는 일본 노래다.”

은서의 준석 인터뷰
어렸을 적 흔히 듣던 썰렁한 농담이다. “왜요는 일본노래라니까…….” 무언가에 관해 한참 떠들다가 상대방이(특히 후배나 아랫사람이) “왜요?”라고 물으면 그렇게 응수하곤 했다. 일본 倭와 노래 謠를 장난처럼 합성한 조어였다. 귀찮게 자꾸 묻지 말고 듣기나 하라는 핀잔의 한 종류였다. 준석과 은서가 서로를 인터뷰한 글을 보면서 그 ‘왜요’가 떠올랐다. 자꾸 ‘왜요?’라고 물어서가 아니다. ‘왜요?’라고 분명히 물어야 할 때 묻지 않아서다. 존댓말로 이렇게 묻고 싶을 지경이다. ‘왜요?’가 없잖아요. 왜 없어요? 왜요? 왜요?


“당신의 입 가격이 궁금합니다”

나 : 내가 어떻게 느껴지나요?
오빠 : 까불게 느껴지고, 활발하고, 입 가격이 얼마일지 궁금합니다.

나 : 공부가 쉽나요?
오빠 : 아니요. 공부는 어렵습니다. 전혀 쉽지 않습니다.

나 : OOO 학원에 새로 들어갈 때, 기분은 어땠나요?
오빠 : 그 학원이 새로웠다.

나 : 블루마블 (카드게임)에서 이겼을 때 그 느낌은 어땠나요?
오빠 : 참 통쾌했지만, 나도 내가 진 기분을 알기 때문에 너가 좀 불쌍하기도 했다.

나 : 숙제가 있는데, 그 숙제를 깜빡 잊고, 못해서 혼날 때 기분이 어떤가요?
오빠 : 기분은... 정말 드럽다.

나 : 엄마에게 공부 못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떤가요?
오빠 : 한편으로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공부를 내팽개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 내가 새똥 맞을 때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오빠 : 불쌍했지만, 좀 재밌기도 했다.

나 : 내가 당신에게 생일 선물을 줄 때, 당신은 그 때 제가 어떻게 느껴졌나요?
오빠 : 크리스마스 때는 선물을 줄 때 너무 불쾌했지만, 이번 생일 선물은 매우 좋았다.

나 : 당신은 왜 성공하고 싶나요?
오빠 : 왜냐하면 인생에서 성공을 하면 그것이 바로 사회에서 살아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특출하게 성공하고 싶지는 않다. -_-

나 : 당신은 왜 특출하게 성공하고 싶지 않나요?
오빠 : 왜냐하면, 너무 특출하게 성공한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지만, 너무 많은 비난도 같이 받기 때문에, 그리고 뇌물 혐의 같은 것도 있고 망하면, 아주 크게 많이 망하기 때문이다.

나 : 당신은 무엇을 잘하고, 소질이 있나요?
오빠 : 저는 특별히... 그림 그리기, 용 만들기 용 그리기 정도를 잘 합니다.

나 : 만약, 이 세상에 공부가 없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오빠 : 그럴 리가 없죠. 만약에 그렇다면, 저는 정말 너무 좋아 미칠 것입니다.

나 : 저, 이거 꼭 물어보고 싶었는데, 왜 자꾸 절 때리시는 거죠?
오빠 : 이 말은 하기 싫었는데, 당신은 제게 너무 까붑니다.

나 : 왜 제 일을 방해하나요? 이 질문도 꼭 물어보고 싶은 질문 중 한 가지입니다.
오빠 : 이 말도 하기 싫은 말 중 한 가지인데요, 당신도, 제 일을 번번히 방해합니다. 그림 그릴 때도, “오빠~ 뭐 해~ 설마 딴 짓 하는 건 아니지?” 그리고 또, 공부하고 있는데, “오빠~ 답 훔쳐 보고 있는 건 아니지?~”라고 방해를 합니다.

2010. 4. 11

의문에 휩싸인 소녀가 되기를

“당신의 입 가격이 얼마인지 궁금하다”는 준석의 답이 인상적이다. 준석은 은서 입의 액수가 껌 한 통 사먹을 수준도 안 된다고 본다. 실제 준석에게 ‘예상 가격’을 물었더니 “100원”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은서의 입은 365일 바겐세일이다. 학교 갔다 집에 돌아오면 친구들과 선생님에 관해 그날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고해바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동네 아줌마들에게까지 조잘조잘 입을 놀리기 일쑤다. 특히 오빠의 입장에서 보자면 ‘구타를 유발하는’ 고자질 선수이다. 오빠가 공부하다 딴 짓 하면 즉각 엄마에게 은밀한 정보 보고가 들어간다. 그렇다면 오빠를 인터뷰할 때도 꼬치꼬치 입을 활발하게 놀리며 꼬치꼬치 물어야 할 텐데 잠자코 듣기만 했다. 입이 참 무거웠다. 어떻게 된 거니?

“내가 어떻게 느껴지냐”는 첫 질문에 준석이 “입 가격이 얼마인지 궁금하다”고 했다면 은서는 바로 2차 반격 질문에 돌입해야 했다. 눈 둥그렇게 뜨고 “왜요?”라고. 이유와 근거를 따져야 하지 않는가. 답답하게도 달랑 그 답 하나로 땡이다. 맥없이 다음 질문이다. 연달아 그렇다. 은서는 의문이 없는 소녀인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호기심이 없는 인터뷰어(interviewer, 인터뷰를 하는 사람)는 ‘받아쓰기’만 한다. 은서야 ‘받아쓰기’ 100점 맞았다고 아빠가 머리 쓰다듬어줄 시기는 지나지 않았니? 네가 한글을 막 깨우친 유치원생이나 초딩 1학년은 아니잖아?

‘왜?’를 캐내어야 ‘인터뷰이’(interviewee,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가 밝힌 주장이나 사실의 앞뒤 조각과 아귀를 맞출 수 있다. 어려운 말로는 원인과 결과를 하나로 완성하는 ‘인과관계’의 성립이다. 안 그러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인터뷰에서 오고간 질문과 대답의 맥락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려면 은서는 인터뷰할 때 ‘의문에 휩싸인 소녀’가 되어야 한다.

물론 “특출하게 성공하고 싶지는 않다”는 준석의 뒷부분 대답에 “왜?”라고 한 번 되묻기는 했다. 부족하다. 더 해야 한다. 아빠는 은서에게 이 점을 거듭 강조하며 글을 다시 작성하라고 했다. 인터뷰 앞쪽에 오빠 준석에 대한 개략적 설명이 없다는 점도 보완하라고 했다.

고쳐 써도 변변찮구나 ㅠㅠ

오빠에 대한 인터뷰

오늘은 내 오빠 고준석에 대해 조사를 좀 해 봤다.
내 오빠 고준석은 이번 해에 중학교에 들어갔다. 그래서 지금은 중학생 1학년이다.
난 이번에 오빠에게 이런 조사를 했다.

나 : 제가 어떻게 느껴지나요?
오빠 : 음... 저는 당신이 자꾸 저에게 까불어서 좀 싫습니다.

나 : 왜 까불게 느껴지나요?
오빠 : 활발하기 때문에

나 : 왜 입 가격이 얼마일지 궁금하나요?
오빠 : 자꾸만 떠들어대고 입이 너무 가벼워서

나 : 그러면 이번엔 다르게 물어보겠습니다. 혹시 공부가 쉽나요?
오빠 : 아뇨. 전혀 쉽지 않습니다.

나 : 왜 공부가 쉽지 않나요?
오빠 : 전 고학년이라 어려운 문제가 많이 때문입니다.

나 : 네, 그렇다면 이번에도 다르게 물어보겠습니다. 엄마에게 공부 못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요?
오빠 : 한편으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공부를 내팽개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나 : 왜 잔소리를 들으면 공부를 내팽개치고 싶나요?
오빠 : 잔소리가 듣기 싫다는 것을 엄마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서.

내, 그럼 이상으로 오빠의 조사 (인터뷰) 를 마치겠습니다.

증거 수집하는 소녀라면 예! 예! 예!

쯧쯧쯧. 씁쓸하다. “왜요?”라는 되묻기를 계속하긴 했으나, 그 결과물을 보면 한숨만 푹푹 나온다. 10일간 자기 방에 가둬놓고 100번은 고쳐 써야 제대로 꼴이 잡힐 것 같지만 아동학대라 곤란하다. 일단 오늘은 여기서 포기! 간단하게 인터뷰 글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정리하고 넘어가자. 충실한 인터뷰를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가 중요하다

1. 왜?
2. 예?


‘왜?’에 관해서는 앞에서 설명했으므로 ‘예?’에 관해 알아보자.

‘예?’란 ‘yes?’가 아니다. “예를 들어서?”라며 거듭 사례를 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여기서의 사례란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난 예’라는 뜻의 ‘事例’다. ‘고마움을 나타내는 선물’이라는 뜻의 ‘謝禮’다. ‘대가성 뇌물’이라는 나쁜 뜻으로도 쓰이니 조심조심! ㅋㅋ).

준석의 은서 인터뷰
가령 준석은 은서에게 “자꾸만 떠들어대고 입이 가벼워서 입 가격이 궁금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은서는 다음 질문으로 “예를 들어주세요. 제가 언제 어떻게 그랬나요?”라고 물어야 마땅하다. ‘왜?’가 이유나 원인을 밝히라는 요구라면, ‘예?’는 구체적인 증거나 사례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준석이 “엄마의 공부 못한다는 소리에 공부를 내팽개치고 싶다”고 했으면 “예를 들어주세요. 언제 그런 소리를 가장 많이 듣죠? 가장 심했던 때가 언제죠?”라고 물어야 한다. 그래야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취미가 뭔가요?”라고 물어 “독서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는데 “그럼, 다음 질문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지나가던 강아지가 웃을 인터뷰다. 자연스럽게 “예를 들어주세요. 어떤 책을 좋아하죠? 요즘 읽는 책은 뭐죠?”라고 해야 순리다. 앞에서 은서에게 ‘의문에 휩싸인 소녀’가 되라고 권?했슴데, ‘예’는 ‘증거를 수집하는 소녀’로서의 자질을 갖추라는 말이다. 음, 장래 희망이 탐정은 아니지만.

‘왜?’와 ‘예?’는 인터뷰 글에서만 필요하지 않다. 어느 글에나 적용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자, 그럼 은서에 비해 준석의 인터뷰는 어땠을까. 나름 노련하고 치밀하기는 했다. 질문의 격도 다르다.

여동생 미스터리·사생활 집중탐구

오늘은 내 동생 고은서에 대해 질문을 몇 가지 조사하여 그녀에 대한 답변을 얻어내었다. 고은서에게 첫째로 한 질문은 자신이 태어난 것에 대해 만족스럽냐는 거다. 고은서는 좋다고 대답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태어남으로써 엄마와 아빠를 만날 수 있어서라고 진술했다.

그러면, 이번에 부반장이 되어서 반장이 되지못한 아쉬움은 남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그렇지 않다고 그녀는 대답했다. 왜 그런가요? "반장이랑 부반장이랑 크게 다를 게 없으니까 그렇지" 그랬다. 사실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그러면 요즘 그녀에게 고민되는 건 없을까? 그녀가 공부를 못한다는 것, 그럼 무슨 과목을 못 하길래...... 정답은 사회이다. 그렇구나.

엄마에게 죄송한 점은 없는가? 그렇다. 공부를 이해못하여서 엄마의 속을 상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다.

시험, 시험에 관한 고민은 없을까? 질문했다. 이제 바로 다음 주가 시험인데 자신은 있는가? 은서답지 않게 자신이 없다는 부정적인 답을 냈다. 왜 그래? 왜냐하면 준비를 제대로 안했기 때문이라고 싶다. 이래서 엄마의 속이 상하는 건가?

그럼 은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일까? '볼트'란다. 그러면 어떤 책을 가장 좋아하니? 그녀는 만화책 폐인이다.

그러면 은서의 미스터리 집중탐구이다. 첫 번째는 왜 소시(소녀시대)를 좋아하냐는 것? 왜냐하면 그녀들은 예쁘고, 노래도 잘 부르고, 머리도 예쁘고, 춤신 등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녀시대는 은서의 이상형이다. 그렇다면 소녀시대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떨까? TV에서 보았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는 ‘너는 왜 엄마 속을 상하게 하고도 웃니’라는 것이다. 조금 분위기 UP을 위해서이다. 미스터리의 종결이다. 그럼 마친다.

그럼 이제 고은서가 가장 친한 남자애를 알아보자. 그는 강OO이라는 애이고, 그리고 여자애는? 정OO이다. 그리고 OO가 되게 모범생인데 질투나 시기나 경쟁력이 up하지 않니? 아니요. 대답은 간단했다. 왜? 친구니까. OO은 어떤가? 좀 바보같데. 솔직히 부반장이니까 그런 이야기 할 자격이 없을 듯 한데...... 반장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거나 그런걸 느낀 적은 없냐? 그런 적은 없다.

그러면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플 때는? 배 고플때이다.

그러면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쁜 때는? 엄마랑 같이 잘 때이다. 그럼 미래에 가장 슬플 거라고 생각되는 일은? 돈을 못 벌어서 가난하게 살 때이다. 그럼 미래에 가장 기쁠 거라고 생각되는 일은? 가난하게 살지 않을 때이다.

대상인터뷰를 하겠다. 아빠가 가장 좋을때는? 선물을 사올 때이다. 아빠가 가장 싫을 때는? 날 혼낼 때이다. 아빠와 있었던 최악의 일은? 아빠 것을 빌려서 잃어버려서 혼날 때이다. 아빠와 있었던 최고로 좋은 일은? 아빠와 함께 맛있는 걸 먹으면서 놀러갈 때.

아빠는 어떤 것 같나용? 재밌다. 착하다. 너무 술을 많이 마신다.

엄마가 가장 좋을 때는? 나름 바른 말투로 말하고 착하게 대해 주실 때이다. 엄마가 가장 싫을 때는? 너무 대충이다(준석이 느낌) ‘혼낼 때’라고 했다. 엄마와 있었던 최악의 일은? 엄마가 공부 못한다고 혼낸 일. 엄마와 있었던 최고로 좋은 일은? 엄마와 무언가를 먹으며 놀러갈 때. 엄마는 어떤 것 같아? 착하다. 어쩔 때는 정말 무섭지만 착할 땐 정말 착하게 대해주신다.

오빠가 가장 좋을 때는? 나에게 잘해줄 때. 오빠가 가장 싫을 때는? 나를 때릴때, 나에게 비판할 때. 오빠와 있었던 최악의 일은? 오빠가 내 배를 발로 찰 때. 오빠와 있었던 최고 좋은 일은? 오빠와 맛있는 걸 먹으며 블루마블 할 때. 오빠는 어떤 것 같나요? 어쩔 때는 욕을 해서 무섭지만, 어쩔 때는 어린애같이(나보다 어린애같이) 귀엽다.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은?- 술 좀 그만 마시세요. 밖에 좀 자주 나가요. 뽀뽀 하자고 좀 하지마요.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공부 좀 시키지 마요.

오빠에게 하고 싶은 말-욕 그만하고 나 좀 그만 때리지 마. 내 물건 망가뜨리지 마.

나(은서)를 되돌아보며

내가 가장 ?랑스러울 때는? 상을 받을 때, 시험을 잘 볼 때.

내가 가장 나를 싫어할 때-시험을 봇 볼 때, 엄마에게 꾸중을 들을 때.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미친 짓-내가 갑자기 마녀처럼 미친 듯이 웃을 때이다.

나는 어떤 것 같아? 긍정적, 활발, 그림을 잘 그림.

나에게 하고 싶은 말. 공부 좀 잘하렴, 음식 좀 골고루 먹고, 껌 많이 사먹지 말렴.

만약 엄마가 가능한 건 들어준다면 부탁하고 싶은 것?- 소녀시대 콘서트 가게해 주세요, 용돈 좀 자유로이 쓸 수 있게 해주세요.

만약 아빠가 가능한 것 들어준다면 부탁하고 싶은 것?- 아빠의 회사에 갈 수 있게 해주세요. 뽀뽀를 좀만 하게 해주세요(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닌 ‘줄여 달라’는 의미)

만약 오빠가 가능한 것 들어준다면 부탁하고 싶은 것?-때리지 말아요. 물건 망가뜨리지 마라.

미래의 내 아이에게 한마디- 꼭 행복해지렴. 그리고 절대 가난해지지 말렴. 우울증에 걸리지 말렴.

사생활

평소에 먹는 것은?-김, 계란 등등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삼겹살

만약 만능 요리사가 당신에게 딱 하나의 요리를 해준다면 뭘 부탁 할 것인가?-김밥

가장 입고 싶은 옷은?-평범한 바지와 옷

미래의 꿈은?-만화가

목표대학은?-OO대

만약 한 남자가 장미를 들고 당신에게 고백했다. 그런데 그는 완벽남이라 불리는 자다. 그러면 그와 사귈 것인가?-아니요. 왜?- 바람 필것 같아서ㅋㅋ

신이 딱 한 가지만 이루어준다면 이루고 싶은 것-우리 가족이 죽지 않는 것

나의 이상형-재미있고, 성실한, 잘 생긴남자

운동을 잘하나?-아뇨

음식에 대해 욕망이 넘치나? 아뇨 뭘......

이 설문 조사에 응해서 느낀 점은? 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새겨 좋았다. 재미있었다.

아... 참 많이 했다. 결과로, 그녀의 꿈은 만화가이고, 별로 음식에 대해 알지 못하고 욕구가 없는 듯하다. 성에 대해서 너무 부끄러워하고, 별로 원하는 게 없는 듯, 그리고 기회를 잘 놓칠듯하다. 완벽남의 고백에도 찰 걸 보니. 그리고 꿈이 평범한 듯하다. 가난하지 않으면 됐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한다. 소시를 좋아하는 그녀의 이름은 고은서이다.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은서의 헐렁한 오빠 인터뷰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 은서의 머릿속 지도를 샅샅이 그린 느낌이다. 그래서 좋기도 하지만 아쉽기도 하다. 정신이 없어서다. 산만하다. ‘왜?’라는 질문도 적절히 해 가며 여러 사실을 밝혀냈지만, 요점이 잡히지 않는다. 머리가 띵할 정도다. 뭔가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은서가 어떤 아이라는 거야? 요점을 정리해보라고! 인터뷰 결과를 600자 이내로 축약해서 다시 써보라고 했다.

고은서, 고은서가 누구야?

고은서란 이름은 지구의 아시아의 대한민국에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 동생 ‘고은서’의 얼굴 형상과 체력 등등은 내 동생인 ‘고은서’만 지닌 것이다. 그리고 고은서라는 내 동생의 이름은 2000년 8월 23일에 태어나서 현재 11살로 문촌초등학교 4학년 2반이 되었다. 현재 부반장을 맡고 있지만 매일 막장으로 지각을 하려 한다(물론 지각을 한 적은 없다지만 말이다) 고은서는 매우매우 긍정적인 아이이나, 자신이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편이다. 고은서는 까불고 남자 아이들을 많이 때리는 대신 활발하고 무엇에든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이이다. 그러나 남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편이며 남이 하라는 것을 징징거리며 하지도 않는다. 혼날 때든, 칭찬할 때든 귀여운 척을 놓친 적이 없으며,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물론 대부분 인사성이 좀 없는 좋지 않은 친구들을 사귀나...) 은서의 비밀이 있다면 이를 매우 매우 잘 닦지 않는다는 점, 밥을 더럽게 먹는다는 점이 있다. 은서는 고마움을 모르는 아이이다, 그래서 그런 때 엄마가 혼낼 때도 귀여움으로 승부한다. 한마디로 말해, 고은서의 주된 핵무기는 ‘애교’이다.

열쇳말을 잡아야지, 너무 산만해

줄였는데도 산만하다. 뭔가를 한참 나열했다. 분석해보니 “무지 까불면서 귀여운 척 한다”는 게 요지다. 제목을 더 짧게 뽑는다면 딱 여덟 자로 ‘까불면서 귀여운 척’이다. 도입부에 그 부분을 명확히 밝히면서 다른 소소한 사실들을 덧붙였으면 머리에 더 쏙 들어왔겠다.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를 글의 중심에 두고 사소한 이야기를 덧붙이는 식으로 갔더라면, 흐름이 훨씬 자연스러웠겠다. 이른바 ‘배치(편집)의 기술’이다. 그래도 준석은 재밌게 썼다. 그럼 은서는? 은서에게도 똑같은 글을 쓰게 했다.

오빠, 나를 괴롭히는 그 인간

오빠에 대하여1

우리 오빠는 중학생 1학년이다. 이번 해에 중학교에 들어갔다.

우리 오빠의 성격은 날 싫어하고, 얌전하지만 나댄다. 한 마디로 학교에서 얌전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집에서는 나와 나대며 시끄럽다. 오빠가 좋아하는 음식은 떡, 샌드위치 등등의 음식을 좋아한다. 하지만 싫어하는 음식도 있다. 양파, 마늘, 토마토 등을 싫어한다. 그래도 오빠는 어쩔 때는 양파, 마늘을 먹는다. (자그맣게 자른 것.) 하지만 토마토를 자그만 것이라도 먹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정말로 토마토를 싫어하나 보다.

오빠는 나를 까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자꾸 오빠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내가 맨날 오빠 뒤를 지나갈 때마다 오빠의 머리위로 손가락 모양 브이를 올린다. 오빠는 그게 너무 싫어서 날 때리는 것 같다.

오빠의 최대 단점은 남의 물건을 잘 망가뜨린다는 것과, 남을 이유 없이 때리며 장난친다는 것이다.

내가 오빠에게 말해 주고 싶은 두 마디는 남의 물건 망가뜨리지 말고, 남을 이유 없이 때리지 마. 라는 말이다.

오빠에 대하여2

이번엔 우리 오빠에 대하여 조사를 해 보았다.오빠는 지금 중학교 1학년이다. 오빠의 나이는14살이고 성격은 얌전하면서도 나댄다. 오빠가 좋아하는 음식은 우유, 죽, 김밥, 계란으로 만든 음식 등등을 좋아한다. 오빠가 싫어하는 음식은 토마토, 피망, 브로콜리 등등이다. 그 중에서 오빠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은 토마토이다. 샌드위치를 먹을 때도 토마토를 빼 놓고, 심지어 토마토로 맛있게 만든 토마토 주스마저 싫어한다. (먹지 않는다.) 오빠의 최대 단점은 남을 (어쩔 때) 이유 없이 괴롭히고, 장난치고, 남의 물건을 잘 망가뜨리는 것과 남의 물건을 숨겨놓는 것이 오빠의 최대 단점이다. 우리 오빠의 최대 장점은 밥을 골고루 잘 먹는다는 것이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것과, 높임말을 잘 쓴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오빠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남의 물건을 숨기지 말고, 이유없이 괴롭히지 말아줘.

이상으로 오빠에 대한 조사를 마치겠다.

단번에 하나로 꿸 ‘꼬챙이’가 필요해

두 번을 쓰게 했다. 두 번째 글이 훨씬 차분하다. 짧은 글에서 오빠의 디테일을 잘 그려냈다. 다만 결정적인 ‘꼬챙이’가 없어 아쉽다. ‘꼬챙이’란 여러 가지 사실을 하나로 꿰는 이야기 도구이다. 다른 말로 하면 ‘열쇳말’이다.

이를테면 ‘토마토’라는 단어를 꼬챙이로 사용할 수 있다. 제목도 ‘토마토를 싫어하는 소년’이라고 지으면 재밌겠다. 가령 “오빠는 토마토를 싫어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토마토를 먹지 않는 게 동생의 눈에 이상하게 보이듯, 동생을 괴롭히고 때리는 것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게 이상하다고 논리를 전개한다. 오빠의 자잘한 버릇이나 행태 등에 관해서도 토마토를 안 먹는 오빠의 음식 습관에 비유해 조롱했다면, 더 자연스러웠을지 모른다.

준석이 그린 은서은서가 그린 준석

오늘은 형제, 남매간의 인터뷰가 주제였다. 서로에 대한 ‘인간탐구’는 가족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이 주제와 관련해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낸 과제는 각각 ‘여동생에게 오빠란 무엇인가’와 ‘오빠와 형들에게 동생이란 존재는 무엇인가’였다. 상대에 대한 소개 글이나 인터뷰 글이 ‘작게 들여다보는 이야기’(미시적 담론)이라면 상대의 존재에 관해 근본적으로 논하는 일은 ‘크게 들여다보는 이야기’(거시적 담론)이다. 준석에게 ‘은서는 누구인가’도 중요하지만 ‘동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성찰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크게 돌아보는 일은 결국 소소한 인간관계를 넘어 가족과 사회가 어떤 원리와 이해관계 속에 돌아가는지에 대한 깨달음과도 연관을 맺는다. 이와 관련해선 준석의 글만 싣고자 한다. 초·중딩 자녀를 둔 부모들께서는 특히 장남이나 장녀에게 이런 글쓰기를 하도록 권유해보길 바란다. 본래 오빠나 형들은 뒤늦게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일쑤인 동생에게 어떤 트라우마가 있다. 나는 준석의 글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아이들 중 어느 한쪽에 편파적이지는 않았나 되돌아봤다. 마지막으로 준석의 ‘동생론’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맺는다.

동생 있는 자들이여 일어나라

나에게 '동생'이란?

동생, 자식이 둘 이상 있는 집안에서는 형, 언니, 오빠, 누나를 제외한 다음으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가족의 구성원이다. 많은 아이들이 거의 각자 동생을 한명 정도 갖고 있거나 자신의 존재가 동생일 터. 그런데 이 ‘동생’이라는 존재는 언니, 형, 오빠, 누나 등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우리들에게 ‘동생’이란 어떤 존재일까? 동생이 있는 모든 형, 언니, 오빠, 누나들에게 묻고 싶다.

어릴 적 때를 회상해 보자. 우리가 태어났을 때, 우리들은 가문에서 제일가는 ‘귀염둥이’였다. 그렇다. ‘동생’이란 인간의 존재가 갓 태어나기 전만 해도 부모님에게는 우리가 둘도 없는 보물이라는 사실이다. 운명의 ‘동생’이 태어났을 때, 우리의 삶은 거의 90도 가까이 뒤바뀌어졌다. 동생을 더 챙기시는 부모님, 동생을 더 예뻐해 주시는 부모님. 동생이 태어난 후, 우리는 ‘동생’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동생들은 지들끼리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동생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1이다. 나 역시 그렇다. 특히 아빠가 그러셨나? 은서를 더 귀여워해주시고, 하는 것마다 ‘천사 같다’ ‘어디서 저런 인형이 태어났냐’는 등 갖가지 칭찬을 하신다. 그리고 내가 왜 은서만 예뻐해 주시냐고 물었을 때...... 참 그럴 듯하면서도 우리에겐 억울한 대답을 아빠는 하신다.

‘동생은 원래 그런 거야’ 생각해보면 내가 은서보다 활발하지 못한 게 동생과 아빠의 영향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는 동생과 다툴 때, 싸울 때도 동생과 등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동생과 엄마에게 청기를 드는 것이 아닌 백기를 든다. 그런데 등등한 대우를 못 받는다는게 우리가 더 우월하게 대우 받냐고? NO~ 전혀~ 그렇지 않다. 부모님들은 동생과 오빠, 언니, 누나, 혹은 형이 서로 싸울 때 오히려 윗사람을 혼낸다. 윗사람인 우리가 정말 잘못했을 땐 덜 억울하겠으나, 우리가 잘못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그러시는 건 참 찝찝~하다. 나 역시 ‘은서’란 동생의 오빠란 이름으로 다수의 경험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동생이 내 물건을 일부러 가져갈 땐 부모님들은 “그냥 가, 니 방으로” 이 역시 아빠가 특!히나 그러신다. 그러나 내가 동생 물건을 고의로 가져갈 때는 초를 세시며 방문까지 차시고 결국엔 돌려준다. 또 이건 예시일 수 있지만 내가 동생물건을 갖고 가지 않았는데도 내가 이상하게도 부모님이 물건을 내놓으시란다. 내 연기력도 문제지만, 정말 문제는 ‘동생’이다. 이 둘은 내가 ‘동생이 있는 모든 아이’들이 0.01%를 뺀 99.99%가 동의 할 거라 굳게 믿는다.

또한, 우리가 동생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도 문제이다. 원래 나도 물려주는 건 맞다고 생각한다. 모두 그럴 것이다. 물려주는 일은 ‘보람’있고 버리지 않아 좋으니까. 그-러-나! 예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로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물려주는것’! 내 예가 아주 대표적인 예가 될것이다. 원래 나에게는 50만 원 정도의 플룻이 있었다. 나는 그 플룻을 사랑했다. 근데 엄마가 은서 플룻 배울 거라며 물려달라는 것이다. 같이 쓰면 된다며. 플룻은 같이 쓸 수가 없는 악기이다. 피아노가 아니란 말이다. 엄마는 이해를 못하신거다. 같이 부는 플룻이 얼마나 더러운지. 그리고 내가 원치도 않는데 억지로 주어야 하다니! 돈 때문인 건 이해를 너무 정확히 하나, 이 부분은 억울해 죽겠다. 은서가 플룻 포기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그러나 이 외에는 동생이 억울하며 우리가 좋은 점이 있다. 예를 들자면, (우리의 전통적인 습성(?)) 음식점에 갔을 때, 은서를 제외한 셋은 정당히 1인분을 받지만, 동생은 다른 셋이 나누어 주는걸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동생이 된 적이 없어서 억울한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용돈’ 역시 우리가 유리하다. 그리고 공부로 동생이 불평할 때, ‘오빠는 너보다 더 힘들어’ 같이 나를 우대해 주신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동생은 우리와 ‘싸움’에서 승부하여 승리하나, 우리는 ‘양’에서 승부하여 이기는 자이다

결론적으로, 동생이란 존재는 내게 이로운 점도 많이 부여해주나, 해로운 면도 많이 부여해 주는 존재이다. 가끔은 날 화나게, 어떨땐 기쁘게, 웃기게 하는 것이야 말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동생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외친다. ‘오빠, 형, 언니, 누나’와 동생의 대우가 평등해지는 그날까지 ‘오빠, 형, 언니, 누나’ 동생 있는 자들이여,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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