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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음악으로 미국 시장 석권한 미남 듀오의 빅 히트작 - 왬(Wham!) <Make It Big> (1984)

앤드류 리즐리와 함께한 ‘왬’ 시절에도 「Wake me up before you go-go」 「Careless whisper」의 송 라이팅 능력은 발군이었습니다. 왬의 1984년작 <Make It Bi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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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꾸준히 울려 퍼지는 「Last christmas」. 슬픈 가사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멜로디 덕에 꾸준히 사랑받는 곡이죠. ‘조지 마이클’의 선율 제조 능력은 아마 이때부터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솔로로 독립한 후에도 <Faith>라는 앨범으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렸었죠. 앤드류 리즐리와 함께한 ‘왬’ 시절에도 「Wake me up before you go-go」 「Careless whisper」의 송 라이팅 능력은 발군이었습니다. 왬의 1984년작 <Make It Big>입니다.

왬(Wham!) <Make It Big> (1984)

듀오 왬(Wham!)의 조지 마이클과 앤드류 리즐리는 런던 교외의 허트포드사이어 고교 동창생이다. 79년 함께 음악 하기로 뜻을 모아 81년 왬으로 공식 출범했다. 펑크 또는 뉴웨이브의 시대였으나 어린 그들은(모두 63년생) 디스코에 더 집착했다. 그들은 디스코장에서 <토요일 밤의 열기> 사운드트랙에 맞추어 춤추다가 마주쳤고 그리하여 ‘춤동지’로 가까워졌다.

조지 마이클은 운 좋게도 디스코로부터 흑인음악의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마이클 잭슨의 <드릴러> 열풍이 83년을 휘몰아치면서 ‘소울의 부활’이 대대적으로 야기되었을 때, 왬은 보이 조지와 마찬가지로 음악적 스타일 면에서 이미 차후의 성공을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82년 그들은 영국에서 「영 건」(Young guns), 「악동」(Bad boys)과 같은 곡으로 인기 차트를 주름잡으면서 세계 진출의 길을 텄다. 마침내 84년 두 번째 앨범인 이 작품으로 미국에서 그들의 인기는 폭발했다. 그들은 틴에이저 대상인 백인 듀오답지 않게 흑인 냄새가 배인 디스코풍 팝으로 미국 시장을 석권한 것이었다. 미국의 흑인들도 그들의 음악에 거부감이 없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이 앨범은 잘 팔렸다. 마이클 잭슨과 프린스 음악이 백인들에게 어필한 것과 같이 왬의 음악은 흑인들도 따라 불렀다.

조지 마이클은 84년 네 곡의 넘버원 히트를 기록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의 호언장담은 허풍이 아니었다. 여기 수록된 「고-고하러 가기 전에 날 깨워요」(Wake me up before you go-go), 「빗나간 속삭임」(Careless whisper),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Everything she wants) 세 곡이 모두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점령했고 「자유」(Freedom)도 톱 10에 올랐다.

그 가운데 단연 백미는 잔잔한 도입 부분, 부드러운 기타, 짜릿하고 중량감 있는 색소폰 연주에 조지 마이클의 소울풍 보컬이 조화를 이룬 「빗나간 속삭임」이었다.

난 다시 춤추지 않겠어. 죄의식으로는 리듬이 잡히지 않아. 가장하려 해도 네가 바보가 아님을 알지. 친구를 속일 만큼 어리석지 말았어야 했는데, 기회의 낭비였어. 과거처럼 사랑 없이는 다시 춤추지 않으리.

댄스광 또는 플레이보이가, 유희의 도구로 여긴 상대로부터 이별을 선언당한 후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각성과 다짐이 담겨 있다. 내용 속에는 그와 동시에 그들의 정서가 댄스플로어에서 배태되었다는 사실이 엿보인다. 그들은 댄스음악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80년대 청년들’이었다.

차트 1위라는 실적 이외에 이 노래는 왬의 조지 마이클이 천부적 작곡 재능의 소지자임을 청취자들에게 굳게 심어주었다. 그것은 팝계의 소득이기도 했다. 그가 비록 틴에이저 구매 계층을 겨냥한 곡을 썼지만 작곡 실력만은 동시대 누구보다도 뛰어나다는 것은 이후 발표된 곡으로 확실해졌다.

‘마이더스 듀오’ 왬의 행진은 공식 해체된 86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조지 마이클은 왬의 이미지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막연히 팝스타가 된다는 환상에서 깨어나 의식 있는 노래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88년 첫 솔로 앨범 <신념>(Faith)을 내면서 그러한 ‘입장의 변화’를 구체화시켰다. 그 노래들은 왬 시절의 어린애 같은 음악이 결코 아니었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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