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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원의 수려한 전경 | |
서울대학교 병원 구내에는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근대 건축물이 있다. 좌우 대칭형 구조, 붉은 벽돌과 하얀 화강석의 색상 대비, 권위적으로 보이는 중앙 현관과 섬세하게 장식한 시계탑 등이 상당히 이색적이다. 현재 서울대 병원의 연구소 겸 의학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이 건물은 대한제국 시절 최고의 국립의료기관인 ‘대한의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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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동물공양탑 대한의원 뒤편 정원에는 ‘實驗動物供養塔(실험동물공양탑)’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비가 있다. 실험실에서 죽어간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기 세운 탑인데, 대한의원이 총독부의원이었던 1922년에 세운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이렇게 인간미 있는 탑을 세웠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해진다. | |
사적 제248호인 대한의원 본관은 근대 건축물이 생기기 시작한 1900년대 초, 조선은행 본관(현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과 더불어 경성의 3대 건축물로 손꼽힐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고 한다. 지금 보아도 무척 화려한 품새가 그때는 장안의 화젯거리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오늘날 서울대학교 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은 1907년 대한제국 내부 소관의 질병치료소인 광제원과 궁내부 소관의 적십자병원, 학부 소관의 경성의학부를 통합해 설립하였다. 처음에는 광제원 건물에서 개원했다가 이듬해 지금의 건물(본관)과 함께 병동 일곱 동, 해부실, 의학교 등이 완공되어 국립병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대한의원은 격변의 근현대사 속에서 여러 차례 운영 주체가 바뀌었다. 처음에는 대한제국의 국립의료원이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총독부의원이 되는 비운을 맞이한다. 그러다가 부속기관인 의학강습소가 경성제국대학(서울대학교의 전신)에 편입되면서 대학병원이 되었고, 광복 후 서울대학교 부속병원이 되었다.
6?25전쟁 때는 전세에 따라 북한군의 병원이었다가 미 공군의 전용병원이 되기도 했다. 전후 다시 서울대학교 부속병원이 되었다가 1979년 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신관으로 넘기고 오늘에 이른다.
한편, 서울대학교 병원 구내에는 이보다 더 오래된 역사 유적이 있다. ‘함춘원’과 ‘경모궁’의 유적인데, 일제가 이 일대에 경성제국대학을 세우는 바람에 원형이 훼손되어 남아 있는 유적은 매우 미미하다. 함춘원은 1484년(성종 15)에 조성한 창경궁의 부속 후원이고, 경모궁은 정조가 왕위에 올라 선친인 사도세자의 시호를 올리고 묘우를 승격하면서부터 바꿔 부르게 된 이름이다. 곧 함춘원이 나중에 경모궁이 된 것인데, 현재 병원 본관 뒤편에 있는 함춘문은 함춘원의 유일한 유적이고, 그 뒤에 있는 석단은 후대에 설치한 경모궁의 유적이다. 함춘문을 포함한 이 일대는 사적 제237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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