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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똥과의 전쟁, 뒤집어서 생각해 봐
아빠 앞에선 말 없고 무뚝뚝하기만 하던 준석이, 글 속에선 천연덕스럽고 유머러스하게 갖가지 이야기를 풀어냈다. 동생 은서도 마찬가지였다. 일상적인 대화엔 등장하지 않던 기발한 언어가 글 속에 꿈틀거렸다.
저 새를 튀겨 먹고 싶다
새똥 맞은 날 나는 4월 초에 학원 공부가 끝나고 엄마와 함께 집에 돌아가던 중이었다. 엄마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나무를 지나가고 있는데……. 푸직! 뭔가 내 머리 위로 떨어졌다. 난 궁금한 걸 못 참는 성격이라서 머리를 만져봤다. 응? 이 말랑거리고 칙칙한 비린내 나는 냄새가 나는 것은 뭐지? 악~ 새똥! 아~ 드러워~ 라고 말하면서 투덜거렸다. 엄마는 집에 가서 머리 감자고 하면서 자꾸 픽픽 웃으며 불쌍하다고 했다. 그 때는 좋았던 엄마도 조금은 싫게 느껴졌다. 새똥 맞은 그 날. 나는 그 날 기분이 나빴다. 어쩔 땐 엄마에게 짜증을 부리곤 했다. 난 손을 비누를 아주 많이 묻혀서 싹싹 손을 닦았다. 그 다음 아빠에게 새똥을 맞았다. 위로를 좀 해 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아빠는 위로는 커녕.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음엔 말똥 맞아라. 라는 문자를 보냈다. 나는 그 때 아빠가 너무 미워졌다. 그 때 든 생각이, 이제부턴 아빠에게 잘 해주면 안 되겠다. 라는 생각이었다. 그 다음 엄마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샴푸를 꺼내고 머리 감을 준비를 하였다. 그러고서 들어오라고 했다. 난 사실 여자지만, 머리 감는 것이 싫다. 왜냐하면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축축하고, 물방울이 툭, 툭 떨어져서 춥기 때문이다. 난 그 새 때문에 새똥도 맞고 머리도 감았다. 난 그 새를 잡을 수만 있다면 튀겨서 먹을 수 있다고 엄마에게 말했다. 내 고통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게 해 주고 싶었다. 난 이런 새똥 맞는 것은 만화에나 나오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로 느껴보니 그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얼마나 슬픔이 많은 지를 느껴볼 수가 있었다. 내가 느낀 것처럼, 그 새도 내 아픔을 느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새를 잡는 것은 100% 무리이다. 왜냐하면 그 새는 일방적으로 순간적으로 내 머리 위의 나무에서 똥을 쌌기 때문에, 내가 그 새를 보지 못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봤다고 해도, 그 새는 이미 어딘가에 갔을 것이다. 여기에 남아있다고 쳐도 새는 한 마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새도 새의 한 종류일 테니 그 종류의 수많은 새 중에서 그 새를 찾는 것은 100%불리한 것이다. 난 4학년, 어린애이다. 그래서 기억을 잘 잊고 깜박거리지 않는다. 안 늙은 것도 좋고, 어린 것도 좋고, 기억을 잘 잊지 않는 것도 좋지만, 나쁜 기억을 잊지 않는 것은 슬프다. 난 거울을 보며 계속 그 새똥 묻은 곳을 보며 투덜거렸다. 그리고 그 새를 욕하면서 저주하기까지 했고, 그리고 심지어 하나님께 그 새가 번개에 맞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기도 했다. 난, 그 날이 운수좋은 날 인줄 알았는데, 보니까 운수가 않 좋은 날이었다. 그 날은 잠을 잘 못잤다. 잠을 못 잔 이유는 그 새 때문이었다.(2010. 4. 10) |
새도 나를 튀겨 먹고 싶을지 몰라
새똥 맞은 날 2 새똥 맞은 그 날, 나는 그 새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그 새 때문에 내가 싫어하는 머리도 감고, 기분까지 안 좋았다. 그 이유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똥을 내 머리위에 쌌기 때문이다. 그 때는 너무 너무 그 새가 미웠다. 하지만, 그 때는 내 생각만 고집한 것 같다. 새도 입장, 원인, 결과가 있을 텐데 말이다. 새의 입장을 잘, 곰곰히 생각해 보면, 새도 일부러 나에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히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새들은 모두 똥을 살 때 밑을 보지 않고, 눈 감고 똥을 싼다. 그러니, 나를 보고 똥을 쌀 리가 없다. 그럴 이유가 없다. 내가 그 새를 미워한 것처럼, 내가 그 새에게 그 새가 일부러 그랬다고, 자꾸 우기면 그 새도 내가 그 새를 미워한 것처럼 나를 미워할 것이다. 내가 그 새를 튀겨 먹고 싶었던 것처럼. 그 새도 날 튀겨먹고 싶을 테고, 내가 그 새를 욕했던 것처럼, 그 새도 나를 욕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엄마, 그리고 그 새에게 투덜거렸던 것처럼, 그 새도 자기 엄마, 그리고 나에게 투덜거릴 것이다. 내가 했던 것과 똑같이 할 것이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 새도 나에게 미안해 할 것 같다. 뭐, 어쨌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니깐, 나도, 사실은 그 새에게 똥을 묻혀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처음엔) 하지만 3일……? 정도 지나니, 그 새똥 맞은 일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 때는 정말로 정말로 그 새가 미웠는데…… 이젠 별 것 아닌 것 같다. 그 새가 일부러 해서, ㅋㅋ ㅎㅎ 하며 픽픽 하며 웃는지, 아니면, 정말로 미안해서 하나님께 용서를 해 달라고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생각만 고집해서는 안 되겠다. 하지만 새똥에 대한 것만 풀렸지, 정확히 그 새에 대한 것은 풀린 건지 안 풀린 건지 모른다. 조금은 풀렸다. 하지만 완전히는 안 풀렸다. 나도 새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아무리 참아도, 완전히 잊혀지지는 못할 것 같다. 내 꿈이 만화가 인데, 그 만화의 소재로 이 새똥맞은 이야기를 넣으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인기도 얻고, 유명한 만화가가 될 수 잇을 것이다. (창피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인기를 얻는 것이니 괜찮다.) 하지만 더럽다고 댓글을 달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그게 정상이니깐, 내가 천재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천재라면, 기억력은 물론 공부까지 최상급이다. 기억력까지 최상급이라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미워도, 난 참아야 한다.(2010.4.10) |
남이섬에 갔다 온 소감을 발표하자면…….
남이섬에 갔다. 아니 정확하게 지명을 얘기하자면 우리는 춘천에 갔다 왔다. 우선 맨션 앞에 가서 개를 보았다. 두 마리의 개가 있었는데, 한 마리는 크고, 한 마리는 작은 녀석이다. 둘 다 ‘이리 오라’는 몸짓으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데, 큰 놈한테 가면 왠지 물 것 같다. 꼬리를 흔드는 게 반갑다는 의미를 알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작은 녀석한테 가서 머리를 보다듬어 주고 하는데 그 몸집 큰 녀석이 짖고 있다. 그래서 그 덩치 큰 녀석을 만지지는 못하고 다가가기만 하는데, 이런, 이번에는 작은 개가 짖는다. 큰 놈한테 가면 작은 놈이 짖고, 큰 놈한테 가면 작은 놈이 짖다니, 참 원, 누구한테 먼저 가야 할지 이번 여행은 좀 다르게 비유하자면 ‘엉망진창’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맨션 룸에 도착했을 때, 그리고 장갑으로 (개 알레르기가 있어서 손으로는 만지지를 못한다.)개를 만지고, 룸에 폐인처럼 틀어박혀서 닌텐도를 하고 텔레비전으로 지붕 뚫고 하이킥을 보고, 떡과 고구마와 닭갈비가 섞인 푸짐한 저녁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엉망진창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뿔싸, 장난기 많은 내가 또 한 건을 해내고 말았다. 밤 중에 하이킥을 보면서 동생과 놀다가 그만 인형을 찢고 만 것이다! 인형을 찢어서 여행 중에 엉망진창이 된 건 아니었다. 하필이면 그 인형이 이상한 아주 작은 구 모양으로 꽉 찬 인형이었을 줄이야! 우리가 장난을 치고 인형을 찢은 그 순간, 그것들은 튀어나왔다. 그것들은 아주 작은 것인 데다가 잘 튀어서 사방으로 다 튀었다. 걸어다닐 때마다 그런 것들이 다 발에 기생충처럼 붙어다닌다. 더더욱 머리 아픈 문제는 이불에도 다 튀어서 잘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걸 다 없애기 위해 막무가내로 청소를 했다. 담당 아주머니께 청소기 요청을 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들킬까봐 요청하지 않았다. 우리는 겨우겨우 그걸 다 치웠고, 우리는 더러운 침대와 바닥에서 자게 되었다. 아함~ 여행 중 벌써 두 번째 날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셋째 날도 금방금방 다 지나갈 것이다. 여하튼, 오늘은 이곳에 온 목적인 남이섬으로의 출발을 하는 날이다. 남이섬은 배 타고 조금 가야 갈 수 있는 곳이다. 남이섬으로 가는 배를 타는 곳, 그곳에는 재미있는 게 많았다. 번지 점프, 먹을거리, 낚시, 정말 없는 게 없었지만, 우리는 다 포기하고 남이섬 가는 배를 타기로 하고 배에 탑승했다. 배는 좀 특이했다. 남이섬에 가니 대학생이 우글우글거렸다. 과연, 듣기로 대학생들이 엠티 여행으로 많이 온다더니, 그 말이 맞구나 실감했다. 하여튼 그곳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음식도 많았고, 그리고 사람도 많았고, 또 탈 것도 있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동생인 고은서의 떼쓰기와 옛날 도시락 이었다. 옛날 도시락은 그냥 집에서도 해 먹을 수 있을 법한 계란을 김치볶음밥에 얹어 놓은 건데, 맛이 기가 막혔다. 옛날엔 가난하다더니 이런 맛있는 걸 먹고 다녔나? 차라리 지금 학교에서 주는 급식 때 이런 반찬과 밥을 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밥을 먹고 난 뒤, 우리는 그냥 뭐 별로 재미도 없는 걸 탔다. 별로 기억에는 남지 않는다. 다음에는 운전 자동차를 탔다. 나도 운전은 해 보았는데, 운전 실력이 영 말이 아니다. 이러다 나중에 가서 운전도 못하는 사람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 다음엔 동생의 아이스크림 사달라는 떼쓰기 다음은 춘천으로 돌아갔다. 세 번째 날이다, 아 벌써 마지막 날이구나. 오늘은 맛집으로 소문난 신선 칼국수로 갔다. 맛은 기가 막혔다. 물론 그 유명한 ‘너른마당’(집 근처 동네에서 이름난 맛집)의 칼국수 보다는 맛이 없었지만, 다음은 비발디 파크로 갔다. 여기를 가려면 좀 경사가 진 곳을 가야 하는데, 정말 그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입 모양만 하면 바로 ‘우웩’하면서 구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비발디 파크에 도착했을 때, 스키장이 보였다. 스키가 타고 싶었지만, 스키 보드와 스키복도 없어서 타는 건 개뿔이었다. 그래서 엄마가 ‘찜질방 갈래, 아니면 수영장 갈래?’ 했더니, 아직 울렁증의 기운이 남아 있었나 보다. 하도 정신이 없다 보니 아무 생각도 않고 찜질방을 선택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정말 후회했다. 비발디 파크를 다시 오는 날에는 무조건 수영장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찜질방도 나름 괜찮았다. 다만 음식 가격이 너무 비싸다.(2010.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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