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우리들의 영원한 오빠 탐 존스

탐 존스가 가수 인생을 선택한 45년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후두염으로 인해 내한 공연이 취소된 탐 존스(Tom Jones)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청춘을 대표하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골반을 강조한 꽉 끼는 바지와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보이는 가슴 털 그리고 이것을 잔디 삼아 가슴 위로 자리 잡은 금 목걸이를 과시하던 탐 존스의 모습은 지금 기준으로는 느끼함의 초절정이며 역함의 지존이다.

후두염으로 인해 내한 공연이 취소된 탐 존스(Tom Jones)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청춘을 대표하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골반을 강조한 꽉 끼는 바지와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보이는 가슴 털 그리고 이것을 잔디 삼아 가슴 위로 자리 잡은 금 목걸이를 과시하던 탐 존스의 모습은 지금 기준으로는 느끼함의 초절정이며 역함의 지존이다.

 

 



바리톤의 굵은 음색과 정력 넘치는 가창력은 군사 독재 시절을 살아가는 남성들에게는 후련하고 통쾌한 해방구였고 여성들에겐 가요에서 느낄 수 없는 남성미를 경험케 했다. 당시에 탐 존스의 목소리만 들어도 청각적 오르가슴을 느낀 여성들은 적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외모로는 이성의 호감을 얻기 힘들 것 같은 조영남이 남성상을 강조하기 위해 탐 존스의 대표곡인 「Green green grass of home」「Delilah」 두 곡을 번안해서 불렀겠는가.

외국에서는 실제로 탐 존스가 공연을 하면 여성들이 자기가 묶고 있는 호텔 방 열쇠와 속옷을 무대 위로 던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매우 부럽다). ‘미스터 타이거’라는 별명만으로도 탐 존스의 마초적 위상은 가감 없이 입증된다.

1965년에 「It's not unusual」「What's new pussycat?」이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와 3위를 차지하면서 그해 그래미 신인상을 수상한 탐 존스는 지금까지 모두 19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 탑 40에 랭크되면서 당대 최고의 영국 남성 가수 중 한 명으로 공인받았다.

1965년에는 당대 최고 인기 가수의 특권이었던 영화 <007>의 주제가 「Thunderball」을 취입했고 1971년에는 「Diana」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폴 앵카(Paul Anka)가 「She's a lady」라는 멋진 곡을 작곡해 주기도 했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는 탐 존스의 목소리가 좋다고 했고 미국 대중문화의 큰 별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역시 그의 무대 매너에 매료됐을 정도였다.

1960년대 말에 발표한 「Delilah」「Green green grass of home」은 국내 음악 다방과 라디오 전파를 독식할 정도로 무한 질주를 했고 스펜서 데이비스 그룹(Spencer Davis Group)의 원곡을 흥겨운 리듬으로 부활시킨 「Keep on running」은 고고장에서 사람들의 이성을 망각시켰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근 10년 동안 탐 존스는 무기력했다. 1988년 연말에 아트 오브 노이즈(Art Of Noise)와 함께 프린스(Prince)의 원곡인 「Kiss」를 리메이크하면서 재활에 성공했고 이것을 계기로 그는 다시 한번 일어났다.


1996년에는 팀 버튼의 영화 <화성 침공>에 카메오로 출연해 엉뚱한 캐릭터를 소화했고 1999년에는 대부분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우렁차게 리메이크한 <Reload>로 인기의 페달을 재장전했다. 영국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한 이 음반에 수록된 리드 싱글 「Sex bomb」은 지금도 클럽의 플로어를 달구는 트랙으로 이 노래 덕분에 젊은 세대들도 탐 존스의 존재감을 인지했다. 탐 존스는 지난 45년 동안 영국의 위상을 높인 공로로 1999년에는 영국 제국 훈장(OBE)과 2006년에는 기사 작위를 하사받아 그 업적을 인정받았다.

탐 존스가 가수 인생을 선택한 45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 동안 우리는 그의 음악과 몸짓에 따라 신경을 곤두세웠고 근육을 수축시켰다. 탐 존스의 열정에 감사한다.

추천 앨범

<Reload> (1999) <Ultimate Hit Collection> (2009)

추천 곡

「It's not unusual」
「What's new pussycat?」
「Green green grass of home」
「Delilah」
「Love me tonight」
「Keep on running」
「She's a lady」
「I (Who have nothing)」
「Kiss」
「Sex bomb」

-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나를 살리는 딥마인드

『김미경의 마흔 수업』 김미경 저자의 신작.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절망과 공허함에 빠진 이들에게 스스로를 치유하는 말인 '딥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한 행복과 삶의 해답을 찾기 위해,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는 자신만의 딥마인드 스위치를 켜는 방법을 진솔하게 담았다.

화가들이 전하고 싶었던 사랑 이야기

이창용 도슨트와 함께 엿보는 명화 속 사랑의 이야기. 이중섭, 클림트, 에곤 실레, 뭉크, 프리다 칼로 등 강렬한 사랑의 기억을 남긴 화가 7인의 작품을 통해 이들이 남긴 감정을 살펴본다. 화가의 생애와 숨겨진 뒷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현대적 해석은 작품 감상에 깊이를 더한다.

필사 열풍은 계속된다

2024년은 필사하는 해였다. 전작 『더 나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에 이어 글쓰기 대가가 남긴 주옥같은 글을 실었다. 이번 편은 특히 표현력, 어휘력에 집중했다. 부록으로 문장에 품격을 더할 어휘 330을 실었으며, 사철제본으로 필사의 편리함을 더했다.

슈뻘맨과 함께 국어 완전 정복!

유쾌 발랄 슈뻘맨과 함께 국어 능력 레벨 업! 좌충우돌 웃음 가득한 일상 에피소드 속에 숨어 있는 어휘, 맞춤법, 사자성어, 속담 등을 찾으며 국어 지식을 배우는 학습 만화입니다. 숨은 국어 상식을 찾아 보는 정보 페이지와 국어 능력 시험을 통해 초등 국어를 재미있게 정복해보세요.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