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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돌아왔다 - 링고 스타 & 보이즈 투 멘 & 다이안 버치

Let it be」 「Yesterday」 「Hey jude」 등의 수많은 히트곡과 명곡을 남긴 전설의 그룹 ‘비틀스’(Beatles). 이 4명의 비틀 중 드러머 ‘링고 스타’(Ringo Starr)가 새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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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be」 「Yesterday」 「Hey jude」 등의 수많은 히트곡과 명곡을 남긴 전설의 그룹 ‘비틀스’(Beatles). 이 4명의 비틀 중 드러머 ‘링고 스타’(Ringo Starr)가 새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러 동료, 후배들의 참여로 완성된 <Y Not> 중 첫 싱글은 ‘폴 매카트니’의 백 보컬이 담긴 「Walk with you」로 커트되었네요. 또, 1990년대 아름다운 보컬 하모니로 ‘알앤비’ 시대를 수놓은 ‘보이즈 투 멘’(Boyz II Men)의 리메이크 앨범도 발표된 가운데, ‘뉴 페이스’의 분발은 여전합니다. 1983년 생 ‘다이안 버치’(Diane Birch)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가스펠, 블루스 등의 음악적 재료를 ‘소울’이라는 장르로 훌륭히 결합시킨 데뷔작 <Bible Belt>입니다.

링고 스타(Ringo Starr) - <Y Not> (2010)

링고 스타(Ringo Starr)의 15번째 정규 앨범 <Y Not>은 여러 동료, 후배 아티스트가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산타나(Santana)의 <Supernatural>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Y Not>은 1990년부터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 인스턴트 팀을 결성해 ‘올 스타 밴드’(All Starr Band)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순회공연을 돌며 발표한 라이브 앨범 시리즈를 스튜디오 안으로 재현한 연장선에 있는 음반이다. 노래를 하지 않고 기타만 연주한 산타나와는 달리 직접 보컬을 맡은 링고 스타의 음반 지배력은 그 궤를 달리한다.

제임스 갱(James Gang)과 이글스(Eagles)를 거친 조 월시(Joe Walsh), 1970년대에 「Dream weaver」와 「Love is alive」라는 고전을 발표한 개리 라이트(Gary Wright), 뉴웨이브 듀엣 유리드믹스(Eurythmics)의 리더 데이브 스튜어트(Dave Stewart), 우리나라에서 발라드 전문 가수로 오해된 리차드 막스(Richard Marx),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글렌 발라드(Glen Ballard), 2000년대에 브리티시 빈티지 소울의 장을 열었던 조스 스톤(Joss Stone), 1973년에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명 연주곡 「Frankenstein」을 발표한 에드가 윈터 그룹(Edgar Winter Group)의 리더이자 색소포니스트 에드가 윈터, 모던록 밴드 워즈 낫 워즈(Was Not Was)의 리더 돈 워즈(Don Was), 1982년에 「Everybody wants you」로 인기를 얻은 빌리 스콰이어(Billy Squier), 흑인 싱어송라이터 벤 하퍼(Ben Harper) 등이 참여한 <Y Not>은 그 다양한 인물만큼이나 다채로운 음원을 담아냈다.

링고 스타는 비틀스(Beatles) 시절부터 성격이 가장 좋고 유쾌한 멤버였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와 존 레넌(John Lennon)의 관계가 196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점차 빙하기로 냉각됐을 때, 링고 스타는 그 특유의 친화력으로 둘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했다. 그래서 1975년에 존 레넌으로부터 「It's all down to goodnight Vienna」라는 노래를 받았고 1974년에는 자신의 두 번째 넘버원인 「You're sixteen」에서는 폴 매카트니가 유럽의 전통 악기인 카주의 연주로 참여해 돈독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폴 매카트니는 이번 음반에도 「Peace dream」과 「Walk with you」에서 베이스와 백 보컬로 참여해 존 레넌과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이 없는 ‘최후의 비틀’의 우정이 희석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게스트 뮤지션들은 링고 스타의 여유와 친근함에 자신의 스타일을 용해시켜 퍼즐을 맞추듯 각 노래들이 모여 편안하고 정감 있는 성인 취향의 앨범을 완성했다. 조 월시가 참여한 「Fill in the blanks」의 블루스 하드록의 감성과 글렌 발라드가 조력을 보태어 비지스(Be Gees)의 「Jive talkin'」을 떠올리는 「Y not」의 펑키(funky)함 그리고 손녀 벌인 조스 스톤과 함께 유머 감각을 발휘한 「Who's your daddy」의 소울은 기존 링고 스타의 스타일에서 범위가 확대 생산된 곡들로 참여한 음악 동지들의 다양한 터치가 감각적으로 새겨진 넘버들이다.

까칠했던 존 레넌, 욕심이 많았던 폴 매카트니, 관망적이고 무관심했던 조지 해리슨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링고 스타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음악적인 능력은 미치지 못했지만 친구들과 사이좋게 음악을 즐겨 왔다. 바로 이것이 사람 좋은 링고 스타가 존 레넌,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만큼 롱런할 수 있었던 필살기다. <Y Not>은 살가운 향기가 나는 음반이다.

-글 / 소승근 (gicsucks@hanmail.net)

보이즈 투 멘(Boyz II Men) - <Love> (2010)

지난 1990년대 모타운을 재건한 보이즈 투 멘이 세 번째 리메이크 앨범을 내놓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악기를 연주하는 밴드가 아닌 ‘보컬’로 승부하는 그룹에게 멜로디는 편곡보다 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모타운에서 데뷔한 보이즈 투 멘의 음악적 정수(精髓)는 예나 지금이나 보컬 아닌가. 보컬 하모니가 편곡의 일부를 대신하는 이들의 음악에서 멜로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래서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마흔을 코앞에 둔 하모니의 귀재들은 어느덧 리메이크 작업에 익숙해졌다. 또다시 랜디 잭슨과 제작한 새 앨범을 접하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전작이 모타운의 고향 히츠빌(Hitsville)로 떠나는 여정을 노래했다면, 신보는 사랑을 테마로 하는 다양한 장르의 스테디셀러 팝송을 그들만의 분위기로 완성해 낸 커버 앨범이다. 3인조 라인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리메이크 시리즈에 집중하는 사이, 장르의 스펙트럼은 더 넓어졌고 보컬 호흡 또한 깊어졌다. 여느 때보다 소리 풍경은 친숙하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수록곡은 20세기 대중음악사의 한 획을 그은 쟁쟁한 팝송 메들리를 보는 듯하다. 보니 레이트의 명곡 「I can't make you love me」가 첫 싱글로 선택된 가운데 시카고와 테이크 댓, 저니와 구구 돌스 등의 대표곡이 R&B 팝으로 재해석되었다. 함께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가 점차 사라져 가고 디지털 음향이 판을 치는 요즘 시대에 보이즈 투 멘의 노래들은 그야말로 ‘아날로그도 괜찮다’는 인간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충분하다.

이전 리메이크 앨범처럼 이번에도 보이즈 투 멘은 흑인 음악계 선배들을 향한 예우를 놓치지 않았다. 「Chain gang」 「A change is gonna come」 등을 노래한 전설의 소울 싱어 샘 쿡의 1961년 고전 「Cupid」, 국내 팬들에게 「Kiss and say goodbye」로 널리 알려진 맨하탄스의 또 다른 히트곡 「Shining star」, 그리고 고향 선배 스피너스의 1972년 오리지널 「Could it be I'm falling in love」 등은 클래식 소울에 모던한 팝 감각을 아울렀다. 이밖에도 미국의 컨트리 남성 그룹 론스타의 1999년 빌보드 1위 곡 「Amazed」나 마이클 부블레가 게스트로 참여한 「When I fall in love」도 그들만의 보컬 컬러를 한껏 과시한다.

분명 한물간 보이즈 투 멘의 리메이크 연작은 획기적인 아이템이 아니다. 시각을 달리하면 누구나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평범한 기획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보이즈 투 멘이 들려주는 하모니는 요즘 흑인 음악 시장에서 잘 팔리는 신세대 스타들의 노래보단 훨씬 솔직하고 따스함이 감돈다. 머니와 섹스가 연애의 전부가 아니듯 뉴스 메이커가 늘 베스트 대접을 받으면 곤란하다. 20년간 보컬 하나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그 강직함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글 / 김獨 (quincyjones@hanmail.net)

다이안 버치(Diane Birch) - <Bible Belt> (2009)

1983년 1월 24일, 미국 미시간 주에서 태어난 다이안 버치(Diane Birch)가 2009년 5월에 발표한 데뷔 앨범 <Bible Belt>는 복고적이다. 여기에는 1970년대 싱어송라이터의 숨결과 모던록의 태도, 재즈의 여유와 컨트리의 느긋함, 블루스의 진득함, 가스펠의 격정 그리고 팝의 편안함 그리고 소울의 진실함도 있다.

그는 목사인 아버지 덕분에 아프리카와 호주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얻은 다양한 체험을 자신의 음악에 잔잔하게 담았다. 20대 중반의 젊은 여성이 수록된 모든 노래를 작사, 작곡하고 모든 스타일을 스스로 체득해 조화롭게 풀어냈다는 것이 놀랍다.

노라 존스가 <Come Away With Me>를 발표했을 때 매체는 그를 재즈 가수로 소개했지만 사실 그의 음악은 재즈뿐 아니라 포크와 컨트리, 블루스 등 다양한 재료를 펼쳐 놓은 수채화였듯 다이안 버치 역시 ‘조스 스톤’(Joss Stone)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로 대표되는 브리티시 빈티지 소울에 대한 아메리칸 네오 소울로 홍보되고 있지만 그는 남부의 다양한 음악 재료를 뉴욕의 다문화적인 세련된 모습으로 포장한다.

마치 모던록 밴드 1,000 매니악스(1,000 Maniacs)의 보컬리스였던 나탈리 머천트(Natalie Merchant)가 노라 존스(Norah Jones)의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직접 피아노를 연주한 다이안 버치는 가창력을 과시하지 않고 속으로 삯이며 자신의 마음을 추스른다.

조스 스톤의 데뷔앨범 <Soul Session>의 제작을 맡았던 스티브 그린버그(Steve Greenberg)가 <Bible Belt> 의 프로듀서라는 공통분모가 다이안 버치의 음악에서 부분 집합인 소울을 대(大)집합으로 몰아가는 오류를 범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 스티브 그린버그는 1980년에 전미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던 디스코의 명곡 「Funky town」을 부른 립스 잉크(Lipps Inc.)를 조직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Funky town」 역시 그가 작곡한 노래.

다이안 버치는 낮게만 속삭이지 않는다. 케이티 턴스탈(KT Tunstall)의 「Black horse and the cherry tree」를 연상시키는 「Valentino」와 어쿠스틱 사운드로 멜로디 감각을 살린 「Fools」, 심지어 서던 록의 체취가 묻어나는 「Choo choo」에서는 20대 여성의 발랄함을 포착하고 있다.

포크의 메카인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담배 연기 자욱한 선술집에서 단출한 편성으로 무대에 앉아서 노래 부르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Fire escape」와 「Photograph」도 <Bible Belt>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진득한 블루스와 가스펠이 살아있는 「Forgiveness」는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음악으로 담아낸 넘버.

배우 앤 해서웨이(Ann Hathaway)와 여성 록커 조안 제트(Joan Jett)를 닮은 얼굴과 모델처럼 늘씬한 몸매를 가진 다이안 버치의 노래들은 국내 온라인상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음악이 좋지 않으면 뛰어난 미모도 소용없다. 얼굴을 보고 돼지를 잡지 않는다.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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