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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R&B 앨범 기대되세요?

어셔, 키샤 콜, 와이클리프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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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류 음악계를 주름잡고 석권하는 음악이라면 단연 힙합, 리듬 앤 블루스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벌써 대형 R&B 가수들의 새 앨범에 관한 소식들이 나오고 있어 마니아들이 기쁜 맘으로 기다리게 하는 중입니다.

연초에는 항상 올해 어떤 앨범이 나올지 관심이 증폭됩니다. 팬이나 음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모두 마찬가지로 누구의 작품이 한 해의 역작으로 남을지 점쳐 보곤 합니다. 특히, 특정 장르 안에서 예상되는 인기 다툼은 더 치열하죠. 요즘 주류 음악계를 주름잡고 석권하는 음악이라면 단연 힙합, 리듬 앤 블루스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벌써 대형 R&B 가수들의 새 앨범에 관한 소식들이 나오고 있어 마니아들이 기쁜 맘으로 기다리게 하는 중입니다. 「Smooth operator」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샤데이(Sade)가 10년 만에 신작 <Soldier Of Love>를 출시하며 거장의 귀환을 알린 가운데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리믹스 앨범과 비욘세(Beyonce), 토니 브랙스톤(Toni Braxton) 등의 신작이 2010년 흑인 음악 신을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입니다. 여러분은 이 굵직굵직한 앨범들 중 어떤 작품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어셔(Usher) <Raymond v. Raymond>
레이블: LaFace / 발매 예정일: 3월 30일


많은 리듬 앤 블루스 보컬리스트와 가수 지망생이 롤모델로 꼽는 어셔의 6집이 오는 3월 말에 출시된다고 합니다. 「Yeah!」의 범지구적 흥행과 함께 그는 1990년대 특유의 향이라고 할 수 있는 미디엄 템포의 R&B를 버리고 발 빠르게 트렌디한 주류 문법에 올라탔습니다. 그러나 릴 존(Lil Jon)이 없어서였을까요? 이후 발표한 「Love in this club」은 히트는 했지만 그리 강한 중독성을 내비치지는 않았거든요. 다음에 싱글 커트된 <Here I Stand>의 다른 노래들도 지지부진한 성적으로 ‘어셔가의 몰락’을 예언해 주나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 타메카 포스터(Tameka Foster)와 작년 이혼함으로써 더욱 그러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TLC의 멤버 칠리(Chilli)와 이별하고 만든 앨범 <Confessions>가 대성공을 거뒀듯 이번 앨범 또한 그 좋은 징크스를 나타내지 않을까 합니다. 당당하게 ‘돌싱남’을 선언한 「Papers」 「Hey daddy (Daddy's home)」 「More」까지 맛보기로 내보인 노래들을 들어서는 기대가 됩니다.

키샤 콜(Keyshia Cole) <Keyshia>
레이블: Imani / 발매 예정일: 미정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성량’이라는 홍보 문구가 매우 잘 어울리는 키샤 콜의 4집도 흑인 음악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원래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후반 작업이 길어지는 바람에 기약 없이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그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Love」에 대한 이야기죠. 이 노래에서 나타난 윤미래와 비슷한 음색 덕분에 국내에서의 인지도도 많이 상승했고 미니홈피 배경음악이나 통화 연결음 등으로 널리 쓰이면서 수입에도 영향을 주었을 테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알려진 키샤 콜은 자국에서는 이미 젊은 디바 대열에 들 만큼 보컬리스트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지 오래입니다. 데뷔작 <The Way It Is>부터 <Just Like You> <A Different Me>에 이르기까지 흡인력 있는 멜로디와 시원스러운 가창력을 앞세워 수작으로 인정받는 앨범을 선보여 왔던 그녀이기에 이번 앨범 역시 기다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와이클리프 진(Wyclef Jean) <Wyclef Jean>
레이블: Columbia / 발매 예정일: 미정


1월 초에 아이티에 불어 닥친 대참사로 인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게 된 아이티 출신 뮤지션 와이클리프 진의 일곱 번째 정규 앨범이 올해 안에 나올 예정입니다. 래퍼이자 보컬리스트로서, 프로듀서로서 뛰어난 역량을 지닌 명인이지만 히트곡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거의 없는 탓에 대중이 그의 이름을 듣고 연상하는 단어라고는 ‘푸지스’(Fugees)가 전부인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새 앨범에 수록될 노래인 「Hold on」을 뮤직 비디오와 함께 공개했는데요, 아이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만들어 둔 것임에도 희망적인 가사 때문인지 많은 사람이 와이클리프 진답다는 의견을 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는 이번 지진으로 사망한 동료 음악인 지미 오(Jimmy O)에게 조의를 표하는 노래라고 말하기도 했지만요. 계속해서 라틴 리듬을 좇고 록적인 요소를 가미한 작품을 선보여 왔기에 신보 역시 최근의 행보와 별반 다름없는 음악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사회 참여적인 노랫말도 포함해서요.

재기드 에지(Jagged Edge) <The Remedy>
레이블: Slip-N-Slide / 발매 예정일: 3월 18일


메인 스트림은 중창 그룹이 죽은 지 오래입니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요. 정말 죽었어요. 중창 그룹이 세력을 그나마 유지했던 1990년대부터 후반부터 지금까지 재기드 에지는 조금의 흔들림 없이 외롭게 한길 인생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룹 최고의 히트 앨범이 된 <J.E. Heartbreak>부터 죽 소소한 흥행을 기록하고 있으나 큰 한방이 없어서 이번에는 아무쪼록 인기곡을 하나 배출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보컬 그룹의 중흥에도 도움이 되겠죠? 지난해 공개한 리드 싱글 첫 싱글 「Tip of my tongue」는 아트 오브 노이즈(The Art Of Noise)의 「Moments in love」를 샘플링해서 야릇한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멤버들의 화음도 여전히 아름답고요. 하지만, 보이즈 투 맨(Boyz II Men)이 <The Remedy>라는 앨범을 발표한 뒤로 리메이크 전문 가수로 전락한 사례를 생각한다면 타이틀에서 왠지 모를 위기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더 드림(The-Dream) <Love King>
레이블: Radio Killa, Def Jam / 발매 예정일: 5월


정관사와 꼭 붙어 있는 이름 때문에 한국에서는 계속해서 나눠 줄 것 같은, 마냥 후덕하게만 느껴지는 더 드림의 세 번째 앨범이 봄에 출시됩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작곡가, 프로듀서로서 활발하게 활동한 그는 2007년 <Love Hate>를 발표하며 가수 영역에도 발을 들였습니다. 프로듀서 출신의 가수가 성공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는 속설을 깨고 5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멋진 데뷔전을 치렀죠. 작년에 선보인 소포모어 앨범 <Love vs. Money> 이후 1년 만에 공개하는 신보는 안타깝게도 마지막 앨범이 될 것이라고 하네요. 그의 음악을 좋아했던 이라면 ‘아니, 앨범 겨우 세 장 내고 활동을 접어?!’라며 광분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음악계를 떠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작곡, 프로듀싱, 다른 가수들의 곡에 피처링을 하는 작업은 계속한다고 합니다. 내 밥상은 안 차릴 테니 남들 상 펼치는 거나 도우며 연명하겠다는 뜻일까요? 어쨌든 이제 자기 앨범은 더 드리지 않는다는 소식입니다.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 <Love?>
레이블: Epic / 발매 예정일: 4월


더 드림은 자기 앨범 안 드리기를 선언했으나 동료 가수들에게는 변함없이 곡을 드립니다. 제니퍼 로페즈의 새 앨범에 수록될 「Louboutins」 역시 그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노래인데요, 안타깝게도 빌보드 댄스 차트 50위에 오른 것 말고는 그 어떤 어필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오랜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것임에도 조명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뭐, 그보다 한 달 전에 선보인 「Fresh out the oven」이 같은 차트에서 정상므 차지했으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요. 활동 초반에는 리듬 앤 블루스의 정서를 흡수한 음악을 내세웠던 그녀이지만 신보는 최신 경향에 맞게 일렉트로 팝 위주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트레이닝복에 주력하지 말고 사이버룩도 브랜드의 제조 목록에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리카 바두(Erykah Badu) <New Amerykah Pt. 2: Return Of The Ankh>
레이블: Universal Motown 발매 예정일: 3월 30일


머리에 솜틀집을 하나 차린 것 같은 심각한 아프로 펌이 강한 인상을 남기는 소울 가수 에리카 바두의 또 다른 콘셉트 앨범이 올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앨범인 신보는 2년 전 발표한 콘셉트 앨범 <New Amerykah, Pt. 1: 4th World War>의 연작이기도 한데요, 나인쓰 원더(9th Wonder), 매드립(Madlib) 등이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역시나 정치와 사회 현상을 고찰하는 사이키델릭한 난해 복잡한 소울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는 나머지 지루하게 들리는 단점이 있지만, 흑인 음악이 댄스 음악과 동격이 된 시대에 하나쯤은 꼭 있어야 할 작가적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수작으로 기록될 듯합니다.

맥스웰(Maxwell) <blackSUMMERS'night>
레이블: Columbia / 발매 예정일: 미정


2009년, 맥스웰이 8년 만에 새 앨범 <BLACKsummers'night>를 들고 나타났을 때 수많은 흑인 음악팬들이 열광했습니다. 네오 소울의 기린아가 돌아온 것이죠. 기계음으로 매만진 음악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때에 그런 비슷비슷한 양식에 지쳤던 이라면 그가 구세주처럼 여겨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검은 여름날의 밤’의 두 번째 연작이기도 한 신보는 지난 음반에 이어 아날로그 기운이 한껏 만개한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시리즈에 대한 예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스케줄을 발표하지 않아서 새 앨범이 언제쯤 나올지는 조금 더 기다려 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음악,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는 음악, 고민이 묻어나는 음악을 했기에 이번 그래미도 최우수 R&B 앨범과 노래 부문의 상을 그에게 몰아준 게 아닐까요? 시대에 역행하는 그가 멋있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켈리스(Kelis) <FleshTones>
레이블: Interscope / 발매 예정일: 4월 13일


힙합 소울, 네오 소울 세력의 한 축인 켈리스가 4년 만에 새 앨범을 공개합니다. 흑인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분이라도 그녀의 노래 중 모 핸드폰 광고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Milkshake」와 「I don't think so」 「Trick me」는 어느 정도 귀에 익으실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핸드폰 제조 회사들과 독점 수교를 맺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1집 <Kaleidoscope>와 3집 <Tasty>가 깊고 그윽한 향이 풍기는 리듬 앤 블루스 수작이었던 반면 최근에 냈던 <Kelis Was Here>는 대중성과 흥을 우선으로 둔 앨범이었습니다. 선 공개한 싱글 「No security」나 「Acapella」를 들어서는 신작은 일렉트로니카 문법이 전면에 배치된 앨범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고향인 R&B 필드를 벗어나 댄싱 퀸으로 등극하실 모양입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 <Bionic>
레이블: RCA / 발매 예정일: 4월


절창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도 4년간의 침묵을 깨고 출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중에게도 익숙할 「Come on over baby」 「What a girl wants」가 수록된 <Christina Aguilera> 「Fighter」와 「Beautiful」 등이 실린 <Stripped>, 「Candyman」 「Ain't no other man」이 담긴 <Back To Basics> 이렇게 데뷔 때부터 상당량의 히트곡을 뽑아냈던 터라 네 번째 앨범인 이번 작품도 그녀의 디스코그래피에 광을 내주지 않을까, 하는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전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일 거라고 하네요. 공개된 프로듀서 명단에 전자 음악, 실험적인 음악으로 유명한 골드프랩(Goldfrapp), 시아(Sia), 마야(M.I.A.), 산토골드(Santigold)의 이름을 확인하니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더더욱 궁금해집니다.
-글 /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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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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