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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컴필레이션 앨범들 - <500일의 썸머> 사운드트랙 & <슈퍼스타 K> & <KT&G 상상마당> 밴드 인큐베이팅 2기

편집 앨범만의 매력이라면? 여러 가수들의 주요 곡들을 한 장에 소유할 수 있다는 것, 각각의 색을 가진 다양한 음악을 한 장에 접할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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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앨범만의 매력이라면? 여러 가수들의 주요 곡들을 한 장에 소유할 수 있다는 것, 각각의 색을 가진 다양한 음악을 한 장에 접할 수 있다는 것이죠. 최근 발표된 화제의 컴필레이션 앨범들을 3장 소개합니다. 영화 <500일의 썸머>의 사운드트랙, ‘한국판 아메리칸 아이돌’ <슈퍼스타 K> 본선 진출자들의 노래를 모은 <슈퍼스타K Top 10 : Love>, KT&G 상상마당 출신 신인들의 출사표 <Beyond : The Second Wave>입니다.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 (2009)

사운드트랙은 영화를 위한 내적 또는 외적 구성 요소로서 다소의 목표를 가진다. 영상을 보는 청취자들의 심리에 장면의 상을 밀어 넣고 감정적 조응을 생산함과 더불어 기대 이상의 한두 곡을 새롭게 소개해 관심을 끌어낼 것을 요구한다.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는 플롯을 위한 필수적인 음악을 감안하면 꽤 많은 노래들이 사운드트랙에 실렸다. 영화는 최신 유행에 밝은 청춘 세대들의 성향을 드러내 보이기를 수줍게 주저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의 열애 중인 잉꼬는 처음에 스미스(The Smiths)에 대한 서로의 애정으로 유대감을 형성하고 계약 연애에 들어가듯이 말이다.

비치(Bitch), 썸머(주이 데샤넬)에게 휘둘리는 포스트 모던 러브 스토리의 남우 톰(조셉 고든-레빗)은 스미스는 물론 또 다른 영국 록 밴드 클래시(Clash)와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이 새겨진 티셔츠를 즐기는 뮤직팬. 이야기의 두 축인 연인들의 취향에 접속한 화두의 사운드트랙은 달콤한 진미 샐러드처럼 때론 달콤하고 때론 치명적인 향취를 풍기며 사방에서 플레이된다.

노래들은 영상과 내러티브의 일부로써 영화의 언더스코어이자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명선 역할을 한다. 오프닝 내레이션이 들어간 「A story of Boy meets Girl」(소년이 소녀를 만난 이야기)로 운을 떼는 사운드트랙은 낭만적인 커플을 위한 야심한 밤, 분위기 조성에 그만인 노래들이 태반이다. 청취자들은 그래서 사랑의 달콤한 밀어에 쉽게 빠져 들지도 모를 일. 프랑스 영부인 칼라 브루니(Carla Bruni)는 그녀의 비단결같이 고운 가창을 꿈결같이 감미로운 어쿠스틱 기타와 바이올린 반주에 의한 「Quelqu'un M'a Dit」(누군가 내게 말했죠) 위에 드리웠다.

호주 출신 록 밴드 템퍼 트랩(The Temper Trap)의 희미하게 아른거리는 「Sweet disposition」(달콤한 기질)은 그룹 유투(U2)가 블록 파티(Bloc Party)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다. 둘이 만났으면 이 밴드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사운드 조화다. 포크록 싱어송 라이터 레지나 스펙터(Regina Spektor)가 부른 두 곡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노랫소리가 변함없이 사랑스럽다. 록 밴드 블랙 립스(Black Lips)는 재밌고 산들바람처럼 쟁글거리는 시골 풍취의 「Bad kids」(악동들)로 사랑 남녀의 스토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 사운드트랙에 실린 좋은 음악들이 거의 모두 예전부터 들어왔던 곡들이란 점은 흥미롭다. 인디록 싱어송 라이터 파이스트(Feist)의 「Mushaboom」(핵폭발 같이 거대한 불길)은 2004년 앨범 <Let It Die>에서 발췌한 노래다. 1980년대 유명 팝 듀오 홀 앤 오츠(Hall&Oates)의 「You make my dream」(1983)도 마찬가지. ‘당신은 내 꿈을 실현시켜 줘요’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첫사랑의 느낌(또는 정말 마음에 있는 사람과 함께 마침내 잠들게 되었을 때의 감정)을 완벽하게 포착한다. 이 멋진 노래의 순간과 함께 영화의 장면도 깊은 인상을 준다.

두 곡의 핵심 곡을 넣은 스미스의 노래들도 1980년대의 향수 어린 팝송이다.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절대 꺼지지 않는 불빛)은 그의 명반으로 대접받는 <The Queen is Dead>(1986)에 담긴 감각적 로맨틱 팝. 여주인공을 맡은 주이 데샤넬(Zooey Deschanel)과 엠. 워드(M. Ward)의 「She&Him」(쉬 앤 힘)은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제발, 제발, 제발 내가 원하는 걸 갖게 해줘요, 1984)를 커버해 아쉬움을 달래기까지 했다.

1989년 모던록 차트 3위에 오른 픽시스(Pixies)의 「Here comes your man」(당신의 남자 등장)을 다시 부른 메건 스미스(Meaghan Smith)의 버전은 심히 얌전하고 감상적이다.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영속적인 클래식 「Bookends」(북엔드)는 화합과 일치감을 창출하도록 돕는 의미의 곡으로 1968년 동명 제목 앨범에서 선곡해 넣었다.

다양한 곡조의 노래가 두 연인이 결국 이별하게 되는 영화의 이야기에 정면으로 작정하고 덤빈다. 이는 또한 우리들의 애정 생활을 위한 사운드트랙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합집산의 사운드트랙들은 영화의 팬들을 위해 대단히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밴드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음악팬들에겐 음악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 줘 괜찮다. 무심코 만난 영화팬들에게나 인디 음악팬들에게나 영화와 직결된 사운드트랙 음악들은 더없는 행복이다.

-글 / 김진성(jinsung@izm.co.kr)

<슈퍼스타K Top 10: Love> (2010)

한국판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을 표방했던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화제의 중심에 있던 첫 번째 시즌이 끝나고 예상대로 기념 음반 발매가 뒤를 이었다. 치열했던 예선에서 살아남은 초대 우승자 서인국을 비롯한 10명의 본선 진출자들이 바로 본 음반 <Love>의 주인공이다.

앨범은 본선 진출자들이 함께한 「I love you」로 힘찬 날갯짓을 한다. 설레듯 쿵쾅대는 비트 위에 개성 가득한 목소리가 때론 노래로 때론 랩으로 희망적인 가사와 어우러지며 분위기를 잘 살렸다. 이렇게 시끌벅적한 오프닝 트랙을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본선 진출자들이 벌이는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중심 곡은 길학미가 부른 「소녀시대」다. 선곡의 불리함을 목소리로 극복해 낸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루비한 비트가 선사하는 볼륨감에 탄력적인 길학미의 보컬로 매만져 낸 곡은 「소녀시대」 리메이크의 결정판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곡엔 마야의 버전에서 찾을 수 없었던 여성스러움이나 소녀시대 버전에서 아쉬웠던 가창력의 부재가 보이지 않는다. 마야와 소녀시대 버전의 장점만을 고루 섞어 낸 곡은 그래서 단연 돋보인다. 더불어 이진의 「마주치지 말자」는 원곡 못지않은 감정 처리가 일품이며, 조문근이 여유롭게 매만져 낸 단골 리메이크 곡 「단발머리」 등 전 곡이 능숙하진 않지만 풋풋한 기운을 지녔다.

치열했던 첫 시즌은 끝났지만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다. 프로그램을 통해 가창력과 퍼포먼스 실력을 인정받았다면 이제부턴 본인에게 맞는 음악을 찾아 나가야 할 때다. 군대로 치면 이제 막 훈련소와 특기 교육을 마친 셈이다. 특기 교육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될 신병들이 그러하듯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쌓아갈 그들에겐 지금이 무엇보다 설레면서도 두려울 법하다.

작품의 질을 떠나서 이제 막 첫 결과물을 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그들이 힘들고 고된 순간을 지나며 이뤄낸 땀의 결실이 바로 이 음반이다. 앨범 <Love>는 가수로서 새로운 경력을 쌓게 될 입상자들을 포함한 본선 진출자들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향기로운 추억으로 간직될 뜻깊은 습작이다.

-글 / 성원호(dereksungh@gmail.com)

<Beyond : The Second Wave> (2009)

KT&G 상상마당은 2008년부터 ‘밴드 인큐베이팅’이란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우리 음악계가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밴드 문화의 육성’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신인 밴드들이 자라날 공간과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벌써 2기 멤버들이 자라났으며 <Beyond : The Second Wave>(이하 Beyond 2)는 2008년 1기 멤버들이 만든 <Beyond>에 이은 2기 멤버들의 작품 발표집이다.

<Beyond 2>는 이제 명실상부 홍대 앞의 주요 공간으로 자리한 상상마당의 음악적 지향점을 말해준다. 보통 홍대 앞 공간들이 특정한 ‘개성’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상상마당은 ‘실력’에 초점을 맞추고 다종 장르를 한 공간에 끌어안는 것이 특징이다. <Beyond 2>는 ‘다양한 장르의 경연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메리제인(MaryJane)은 전형적인 모던록을 들려준다. 전통적이기보다는 감각적이고 대중적인 로킹함을 지향한다. 드라이 플라워(Dry Flower)도 모던록이란 점에선 같지만 좀 더 ‘노래’에 초점이 있다. ‘보컬’이 아니라 ‘보컬리스트’라고 불러도 될 이나미의 수준급 노래 실력을 무기로 멜로디가 강하게 부각되는 발라드풍 록을 선보인다.

모투(M.O.T.U)는 팝 펑크. 빠르게 질주하는 직선적 음악이다. 거칠지만 감성적이고, 단순하지만 멜로디를 강조하는 작곡에서 대중성과의 절충 시도를 읽을 수 있다. 에이첼 인 어 스토리(A'cceL in a Story)는 핌프록이다. 육중한 메탈 리프가 그루브를 타고 날뛰는 아주 세고 역동적인 음악이다. 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이 분야의 독보적 존재였던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을 연상시킨다.

록 밴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트립(nuTrip)은 애시드 성향의 펑키 밴드다. 「로라」는 기계적 왜곡시킨 보컬과 아늑한 전자음이 공존하는 소프트 펑키 넘버다. 도시의 밤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애플윙은 재기 발랄하게 날아다니는 기타 연주가 인상적이다. 장르적으로 특징짓긴 어렵지만 쨍한 블루지함과 발랄한 재치가 공존하는 것이 독특하다.

참여 팀들 모두가 각자의 장르 안에서 유망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앨범 미학을 기준으로 들이대면 조금 산만하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겠지만 특정 장르보다 상위 개념인 ‘밴드’ 지원의 차원에서 나온 앨범이니 문제 될 것 없다. 이제 곧 세상 밖으로 나올 2기 팀들의 데뷔 앨범들을 얼른 들어보고 싶다.

-글 / 이대화(dae-hwa82@hanmail.net)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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