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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메시지, 이미지의 절묘한 조화가 가져온 상업성 - 신디 로퍼(Cyndi Lauper) (1983)

&lt;나는 비와 함께 간다(I Come With The Rain)></a>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박혜경이 부른 「Time after time」이 공개되었는데요, 미국의 댄스 가수 신디 로퍼가 1983년에 발표해서 크게 히트했던 노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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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 이병헌, 조쉬 하트넷, 키무라 타쿠야가 출연하는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I Come With The Rain)>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박혜경이 부른 「Time after time」이 공개되었는데요, 미국의 댄스 가수 신디 로퍼가 1983년에 발표해서 크게 히트했던 노래죠. 이 곡이 수록된 앨범에는 「Girls just want to have fun」, 「All through the night」 등을 비롯해 우리나라 가수 왁스가 번안해 부른 「오빠」의 원곡 「She bop」 등 많은 인기곡이 포진해 있습니다. 이 앨범을 들으며 박혜경이 부른 노래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신디 로퍼(Cyndi Lauper) <She's So Unusual>(1983)

마돈나가 등장하기 전 팝계 최고의 여가수는 신디 로퍼(Cyndi Lauper)였다. 그녀와 마돈나는 80년대 중반의 팝계를 강타한 ‘우먼파워’ 열풍을 주도하면서 불꽃 튀는 인기경쟁을 벌였다.

83년 가을 발표한 그녀의 데뷔 앨범은 이듬해 팝 차트를 주름잡으며 발표한 5장의 싱글이 모조리 차트 5위권에 진입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가수가 되려고 고교를 중퇴하고 이류 그룹의 싱어로 뉴욕 야간 업소를 전전하던 불우 시대는 그것으로써 마감되었다.

사운드, 매시지, 이미지의 절묘한 조화가 가져온 상업성 - 신디 로퍼(Cyndi Lauper) (1983) 신디 로퍼의 경이적인 스타덤은 사운드, 메시지, 이미지 이 세 가지 요소의 절묘한 조화가 가져온 결실이었다. 음악은 신나는 펑크(punk)록의 미학과 팝적 감성을 혼합한 것으로 나무랄 데 없는 대중성을 갖추었다. 특히 팝적인 색채는 60년대 초반 ‘걸 그룹 시대’의 상표인 필 스펙터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두꺼운 신시사이저 편곡에 의해 완성되었다.

이와 같은 사운드를 전달하는 주체가 귀엽고 엉뚱하며 때로는 와일드한 이미지의 여성이라는 점 또한 히트 가능성을 배가시켰다. 마돈나 같은 미인이 아니면서도 시선을 장악하기에 충분한 의상, 분장, 헤어스타일, 제스처 등 신디 로퍼의 유니크한 이미지는 성공의 절대적 요소였던 것이다.

이와 함께 신디 로퍼는 음악 이미지뿐 아니라 노랫말에 있어서도 앨범 제목처럼 ‘비범한 여자’임을 밝혔다. 가사가 결코 상투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았다.

「She bop」은 남성잡지를 보고 자위하는 여성을 묘사함으로써 여성의 자기 성욕 충족을 정당화했다. 표현의 대담성 때문에 이 곡은 나중 ‘학부모들의 음악보존협회(PMRC)’로부터 외설가요로 비판받아야만 했다. 「Girls just want to have fun」은 성적 자유에 대한 진지하지만 재미있게 접근한 곡이었다.

“난 아침 해가 뜰 때 집에 오죠. 엄마는 언제 정신 차릴래 하며 꾸중하시죠. 사랑하는 엄마, 우린 운 좋은 사람들이 아니에요. 한밤중 전화가 걸려 와요. 아빤 네 인생이 뭐가 되겠느냐며 고함치시죠. 아빠는 항상 1등이시죠. 그러나 여자애들은 단지 재미있길 원해요.”

그녀는 이러한 주장을 마돈나처럼 야한 노출 행위와 옐로 보이스로 펼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중력과 진지함이 있었기 때문에 여성지 『미즈』는 84년 말 신디 로퍼를 커버로 내걸고 ‘올해의 여성’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했다. 여성지 『글래머』 또한 12월호에 ‘내년 여성 지위향상에 공헌할 것으로 보이는 7인의 여성’으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제랄딘 페라로 등과 함께 신디 로퍼를 지목했다.

신디 로퍼는 음악성과 사회적 영향력에 있어서 마돈나에 비해 분명히 우세했다. MCA 레코드사 어빙 애조프 사장은 85년 『타임』지에 “신디 로퍼가 마돈나보다 아티스트로서 한수 위”라고 말했다. 빌보드 편집자 폴 그레인 또한 “마돈나는 6개월 만에 비즈니스계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녀의 이미지가 음악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빗나가버렸다. ‘비범한 여자’와 ‘물질적인 여자’의 게임에서 승리의 여신은 물질적인 여자 마돈나에게 미소를 던졌다. 신디 로퍼는 이후 이 앨범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한 반면 마돈나는 지금도 막강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80년대부터 팝계는 음악이 아니라 ‘이미지 세일’이 시장에서 통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이른바 대형 가수들에게는 반드시 비디오적 조건. 심지어 흥행사적 기질이나 탁월한 ‘언론 플레이’ 솜씨도 구비되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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