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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맞대응할 ‘핫’한 일렉트로니카 음반 10선

베이스먼트 잭스(Basement Ja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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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순도 100퍼센트의 일렉트로니카, 그중에서도 ‘핫’한 클럽 댄스음악이 옆에 있다면 불볕더위의 맹공에도 유유히 맞대응할 수 있을 듯하다.

여름, 댄스음악이 음악 애호가들을 향해 오라고 손짓하는 계절이다. 작열하는 태양빛을 벗 삼아 노래하는 레게나 가벼운 리듬으로 사뿐한 멋을 내는 디스코, 해변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는 서프 음악도 연일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시기에 많은 사랑을 받지만, 숨통을 조여 오는 화끈한 날씨를 단번에 불살라버리기에는 역시 강한 비트와 빠른 템포를 자랑하는 댄스음악만한 것이 없다. 심장 박동과 함께 뛰는 육중한 드럼 소리와 특유의 차가운 질감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신시사이저가 배합된 소리를 듣게 되면 온몸을 뒤덮고 있는 열기가 싹 달아나는 기분마저 들 것이다. 여름만 되면 많은 사람이 그토록 댄스음악을 갈구하는 이유가 아닐까. 요즘 영국과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의 요소를 첨가한 노래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전자음악이 각종 차트를 휩쓸던 1990년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기에 왠지 아쉬운 느낌이다. 여름, 순도 100퍼센트의 일렉트로니카, 그중에서도 ‘핫’한 클럽 댄스음악이 옆에 있다면 불볕더위의 맹공에도 유유히 맞대응할 수 있을 듯하다.

베이스먼트 잭스(Basement Jaxx) <Remedy>(1999)

사이먼 래트클리프(Simon Ratcliffe), 펠릭스 벅스톤(Felix Buxton)으로 구성된 영국의 일렉트로니카 듀오 베이스먼트 잭스를 세상에 알린 앨범이다. 영국 싱글 차트 5위와 빌보드 핫 댄스 뮤직/클럽 플레이 차트 1위를 기록한 「Red Alert」를 포함해 「Rendez-Vu」와 「Bingo Bango」가 클럽 디제이들의 단골 레퍼토리가 된 이 앨범은 탄력적인 리듬 연출, 완급이 확실한 구성으로 일렉트로니카 마니아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렸다. 로버트 다이머리 등이 쓴 음악 서적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장』의 리스트에 들어가기도 했으니 이 앨범의 작품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는 9월 다섯 번째 앨범 <Scars> 발매를 앞두고 있는 이들은 데뷔작 이후 출시한 <Rooty> <Kish Kash> <Crazy Itch Radio> 세 작품 모두 대중과 평론가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새천년이 지나서도 글로벌 스타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는 중이다.

모조(Modjo) <Modjo>(2001)

보컬 하우스 음악이라고 하면 여가수가 참여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할 수 있지만, 꼭 그것이 전형적인 멤버 구성이 된다든가 흥행의 요인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클러버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클럽 음악의 송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Lady (Hear Me Tonight)」를 지구 곳곳에 전파한 그룹, 프로듀서 로맹 트랜샤르(Romain Tranchart)와 남성 보컬 얀 데스타뇰(Yann Destagnol)이 모여 만든 프랑스의 일렉트로니카 듀오 모조를 보면 이해가 간다. 여성 보컬에게서 섬세함과 관능적인 분위기,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면 얀의 음성에서는 남성 특유의 거칠고 공격적인 호흡을 접한다. 「Chillin'」 「On Fire」 등의 히트곡을 배출한 그들의 처녀작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작품인 이 앨범은 하우스를 메인 메뉴로 삼지만, 팝적인 분위기도 강해 다양한 청취자의 취향을 만족하고 있다.

투 언리미티드(2 Unlimited) <Get Ready!>(1992)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이 그룹의 노래를 최소한 한 번 이상은 들어봤을 것이다. ‘빠밤밤빰빰’만 하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강렬한 신스 사운드를 앞세워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던 「Twilight Zone」은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 클럽의 찬가가 되었고, 이 노래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힘을 과시해 각지의 나이트클럽에 침입했다. 벨기에의 프로듀서 장 폴 드코스터(Jean-Paul DeCoster)와 필 와일드(Phil Wilde)가 음악을 주조하고, 여성 보컬 아니타 도스(Anita Doth), 래퍼 레이 슬리잉가르드(Ray Slijngaard)가 무대에서 활약하던 프로젝트 그룹 투 언리미티드는 「Get Ready For This」 「Magic Friend」 「Workaholic」 등을 히트시키며 20세기 유로댄스의 거목으로 우뚝 섰다.

마스터크래프트(MSTRKRFT) <The Looks>(2006)

각자 다른 그룹에서 활동하던 제시 프레더릭 킬러(Jesse Frederick Keeler)와 알피(Al-P)가 만나 팀을 이룬 마스터크래프트는 데뷔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곳곳에 많은 추종 세력을 거느리고 있다. 나날이 팬이 증가하는 요인으로는 이들이 주조하는 날카로운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과 단단한 드럼 루프를 듣게 되면 짜릿한 기분이 들 정도로 통쾌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젊은 세대의 활달한 기운과 소통할 언어를 지닌 셈이다. 「Easy love」 「Work on you」 등 세 개의 싱글을 커트하며 캐나다 전자음악의 기수로 급부상한 이들은 올해 유명 래퍼들을 게스트로 맞아 두 번째 앨범 <Fist Of God>을 출시해 ‘마스터크래프트 표’ 일렉트로니카를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필러(Filur) <Exciting Comfort>(2001)

필러는 덴마크 일렉트로닉 댄스음악계에서 실력파 디제이, 프로듀서로 입지를 다진 토마스 바포드(Tomas Barfod)와 캐스퍼 비요르크(Kasper Bjorke)가 1999년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데뷔 앨범 중 여성 보컬 미스 넬리 에티슨(Miss Nellie Ettison)이 보컬로 참여한 「It's Alright」가 유럽의 클럽가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음으로써 이들은 덴마크를 넘어 세계 각국에 알려진다. 두 번째 앨범 <Deeply Superficial>에서 「You & I」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이름값을 올린 이들은 유럽과 일본, 미국 등에서 열리는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주와 믹싱을 보이고 있다.

디제이 가와사키(DJ Kawasaki) <You Can Make It>(2008)

15년 경력의 베테랑 디제이, 프로듀서 디제이 가와사키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일본의 모델 겸 배우인 리나 후지이(Lena Fujii)가 부르고 직접 출연한 「Bright Like Light」의 뮤직비디오가 수많은 남성의 시선을 포획하면서부터 그의 이름이 서서히 회자되기 시작했다. 디제이 가와사키가 직조해낸 사운드는 댄서블한 비트를 근간에 두지만 억지로 치장하지 않는다. 귓가에 안착하는 멜로디와 최소한의 편성으로도 충분히 들썩이는 흐름을 뽑아서 편하게 느껴진다. 자극성 강한 소리보다는 은은함으로, 리듬 위주의 편곡보다는 선율을 중심에 둔 그것으로 청취자를 평온케 해주는 휴식용 댄스음악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그가 매만진 곡들은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나 하드 하우스 같이 체내 아드레날린을 순식간에 대거 분출하게끔 하지는 않지만, 유유한 흐름 속에서 여유로움과 흐뭇함을 느낄 차분한 그루브를 선사한다.

버그즈 인 디 애틱(The Bugz In The Attic) <Got The Bugz: The Bugz In The Attic Remixes Collection>(2004)

록 그룹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앨범 제목이 떠오르는 이름의 버그즈 인 디 애틱은 카이디 타탐(Kaidi Tatham), 폴 돌비(Paul Dolby), 오린 월터스(Orin Walters) 등 영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디제이, 프로듀서들 아홉 명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일렉트로니카 유닛이다. 마니아가 아닌 이들에게는 아직 낯선 그룹이지만,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포히어로(4Hero), 메이시 그레이(Macy Gray) 같은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리믹스하며 자신들만의 작법을 음악 팬들에게 피력했다. 원곡과 비교해서 듣는다면 전혀 색다른 이들의 재해석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디라이트(Deee-Lite) <World Clique>(1990)

재일 교포 3세인 토와 테이(Towa Tei)와 구소련 이민자인 슈퍼 디제이 디미트리(Super DJ Dmitri), 레이디 미스 키어(Lady Miss Kier)로 구성된 뉴욕의 하우스, 클럽 댄스 유닛이 발표한 첫 앨범이다. 메이시오 파커(Maceo Parker), 부치 콜린스(Bootsy Collins), 큐팁(Q-Tip) 같은 흑인음악 뮤지션의 참여로 한층 진한 그루브를 뽐내는 이 앨범은 미니멀한 프로그래밍과 다양한 샘플링, 레이디 미스 키어의 소울풀한 보컬이 멋지게 어우러져 또 한차례 즐거움을 안긴다. 영화 <미녀 삼총사>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등에 삽입되었으며, 각종 광고에 배경음악으로 쓰일 정도로 인기를 누린 클럽 음악의 클래식 「Groove is in the heart」, 기타 연주가 펑키함을 배가하는 「Power of love」, 레게의 기운을 내재한 「Good beat」 등이 차트에서 사랑을 받았다.

다프트 펑크(Daft Punk) <Discovery>(2001)

대다수가 전자음악은 컴퓨터로 음과 비트를 찍어 곡을 만들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음악도 고전 소울이나 디스코의 일부분을 차용하는 ‘샘플링’ 기법을 빌려 제조하기도 한다. 그러한 샘플링 작법이 아름답게 구현된 일렉트로니카 앨범이 바로 다프트 펑크의 두 번째 정규 작품이다. 뛰어난 완성도를 보였던 이들의 데뷔 앨범 <Homework>는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쏠쏠한 인기는 맛보지 못했지만, 올드 팝과 소울 등에서 추출한 선율을 이용해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의 감성에도 어필할 사운드를 완성했고, 다프트 펑크를 지지하는 세력을 늘릴 수 있었다. 음반이 출시된 지 4년이나 지난 2005년에만도 260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하니 쇠할 줄 모르는 대중 침투력이 짐작이 간다. 수록곡들의 뮤직비디오가 된 타케노우치 카즈히사, 마츠모토 레이지 감독의 애니메이션 <Interstella 5555: The 5tory Of The 5ecret 5tar 5ystem> 또한 음악 팬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되며 다프트 펑크는 실력과 감각을 모두 인정받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알카자(Alcazar) <Casino>(2000)

스웨덴의 혼성 유로댄스 그룹 알카자가 1999년 첫 싱글을 냈을 때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들의 모국에서 댄스음악 차트 2위에 올랐으나 그것만으로는 파급력을 갖지 못했다. 두 번째 싱글도 냉대를 받았고, 그대로 참패를 당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만 갔다. 그러나 세 번째 싱글 「Crying At The Discoteque」가 유럽 각국의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알카자는 일순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팝의 전설 아바(ABBA)와 같은 나라 출신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와 흥겨운 바운스가 이들 데뷔 앨범의 최고 매력이다. 미국 드라마 <소프라노스>와 <퀴어 애즈 포크> 등에 삽입된 「Crying At The Discoteque」, 디스코 하우스의 전형을 보이는 「Sexual Guarantee」, 신스팝 그룹 휴먼 리그(The Human League)의 히트곡을 커버한 「Don't You Want Me」 등은 현재까지도 유로댄스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곡이다.

2009/08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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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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