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더 많은 사랑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 『거미 여인의 키스』
이 글은 사랑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일에 뛰어든 한 사람의 이야기란 점에서 에로틱한 비애를 느끼게 한다. 이 글은, 환상적인 듯하지만 다른 어떤 글보다도 정치적이다.
이 글은 사랑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일에 뛰어든 한 사람의 이야기란 점에서 에로틱한 비애를 느끼게 한다. 이 글은, 환상적인 듯하지만 다른 어떤 글보다도 정치적이다. 이 글을 읽다보면 ‘환상적인 것에서 가장 감탄할 만한 사실은, 환상적인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현실이다.’란 어느 초현실주의자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의 거미 여인 몰리나가 원했던 것도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한 영혼의 현실 찾기의 관점에서 볼 때 아주 무정한 책이다.
수많은 웨이터들과 번화가, 노동조합, 큰 감옥을 갖고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밤이 깊어가고 있다. 그 도시의 감방 한곳을 가만히 클로즈업해보면 비좁은 침대와 여러 가지 이유로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처지의 두 남자와, 마테차를 탈 물이 끓는 주전자와, 슈퍼마켓 갈색 봉투에 들어있는 과바 페이스트 큰 통, 카미틀레 차, 분유, 연유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는 단 두 사람만의 목소리가 있다. 그중 한 사람인 피고 3018번 루이스 알베르토 몰리나는 미성년자 보호법 위반으로 8년형을 언도받았다. 몰리나는 늘 남자보다는 여자가 되고 싶어 했다. 그 이유는 여자야말로 세상 최고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의 꿈은 평생 동안 한 남자를 사랑해 그와 결혼해 그의 곁에서 부르주아 숙녀처럼 사는 것이다. 그는 감옥에 돌아오기 직전까지도 검은 피부와 슬픈 눈동자를 가진 한 웨이터를 사랑했었다. 그 웨이터가 자신의 아내와 헤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몰리나는 웨이터가 자신과 자신의 엄마와 같이 사는 환상을 품었었다. 몰리나는 그가 파자마를 입지 않고 벌거벗고 잔다는 말 때문에 그의 아내를 질투했었다. 몰리나는, ‘나의 웨이터’는 걸음도 또박또박 걷고 겁에 질려 말하지도 않고 자기가 뭘 원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몰리나는 하루 종일 ‘그이’만 생각하면서 ‘그이’가 공부를 해서 더 나은 직장을 갖도록 ‘그이’의 모든 것을 준비해 주는 데만 신경 쓰고 사는 꿈을 갖고 있었다. 몰리나는, 여자는 수동적이고 봉사하고 싶어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몰리나는, ‘그이’에게 평생에 딱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이’는 절대로 안 된다고 했기 때문에 자기 쪽에서만 그런 말을 계속한다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져 그저 친구 사이로 지내기로 했다고 말한다. 몰리나의 걱정거리는 심장이 약한 엄마다. 엄마만이 평생 몰리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봐줬다. 만약 8년 동안 감옥에서 나가지 못한다면 예쁜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몰리나는 두렵다.
몰리나의 감옥 동료 발렌틴은 노동자 파업 소요를 선동한 급진 행동파의 일원으로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것은 사회 혁명이고, 감각적인 기쁨은 부차적인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마음 속 깊이 사랑하는 마틸다가 있다.
몰리나는 매일 밤 발렌틴에게 영화 이야기를 해준다. 키스하는 순간에 표범으로 변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쌓인 여자와, 그녀를 사랑해 결혼하고 싶어 했던 부유한 청년, 그들이 처음 만난 동물원의 표범 우리 이야기랑, 이국의 섬에 결혼하러 온 새신부와, 그녀가 만나는 긴 머리의 창백한 여자 좀비, 밤이면 술에 취해 쓰러져야 하는 새 신랑의 미스테리어스한 과거사, 그녀가 섬에 도착할 때 불길하게 들려오던 둥둥 북소리, 신부에게 출입이 금지된 집 이야기, 그리고 아주 무더운 멕시코의 바다가 환히 보이는 재스민 우거진 화려한 집의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검은 머리의 키가 큰 나비 같은 여자와, 그를 사랑한 아주 잘생긴, 시를 쓸 줄 아는 기자 청년, 질투심에 사로잡혀 그녀를 감시하는 갑부, 하트 무늬와 저속한 말들이 가득한 탁자에 면도칼로 새겨진 사랑의 노래들, ‘당신의 과거를 물으면 거짓말을 하세요, 아주 이상한 세상에서 왔다고 말하세요.’ 같은 노래들, 마침내 청년을 찾아 나선 그 화려했던 여인이 청년을 위해 밤거리의 창녀가 되는 이야기, 마지막 순간에 클로즈업되는 눈물 가득한 커다란 눈 같은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그 밤중에 하루 이런 영화도 있었다.
“파리의 어느 극장, 그 극장은 모두 검은 벨벳으로 치장되어 있었어. 칸막이 좌석과 계단 손잡이는 모두 검은 벨벳으로 치장되어 있었어. 뮤직홀이었는데 저 무대 뒤에서 한줄기 불빛이 안개처럼 피어오르면서 어느 여자의 멋진 실루엣이 보였어. 키가 크고 완벽한 몸매를 가진 한 여인의 형상이 나타났어. 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는 은실로 짠 옷을 입고 있었어. 네가 상상할 수도 없이 멋진 여자였어. 그녀는 노래를 불렀는데 처음에는 프랑스어로, 나중에는 독일어로 불렀어. 그녀가 발을 뗄 때마다 짠! 스포트라이트가 비추고 있었어. 그런데 칸막이가 된 특별석에 젊은 독일군 장교가 있었어. 아주 멋지게 생긴 사람이었어. 다음날도 (그녀가) 노래를 부른 후에 분장실로 돌아가 보니 알프스의 꽃이 놓여 있었어. 그녀는 누가 꽃을 보냈는지 알기 위해 명함을 찾고 있었어. 그때 자기가 개인적으로 가져왔으니 명함을 찾지 말라고 말하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그녀는 놀라서 고개를 뒤로 돌렸어. 목소리의 주인공은 젊어 보였지만 아주 높은 직급에 있는 장교였어. 그리고 이 세상에서 둘도 없이 잘생긴 사람이었어. 그녀는 그가 전날 밤에 칸막이 특별석에서 열렬하게 박수갈채를 보냈던 바로 그 장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는 레니에게 자기가 파리의 비밀 조직을 파헤치는 독일군 정보 부대의 책임자라고 말했어. 레니는 그에게 자기는 프랑스를 사랑하도록 교육을 받았으며 조국의 안녕을 원하는데, 외국 점령군이 프랑스를 제대로 도와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어. 이 말을 듣자 그는 독일의 임무는 애국주의라는 가면을 쓴 채 정체를 숨기고 있는 진정한 민중의 적으로부터 유럽을 해방시킬 것임을 의심하지 말라고 했어. 그들은 그의 아파트로 향했어. 달빛이 그녀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어. 키가 훤칠한 그녀가 허리를 꼭 조여 맨 흰옷을 입은 모습은 마치 대리석상 같았어. 그는 그녀가 너무 환상적이며 그녀의 아름다움은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틀림없이 그녀의 운명은 매우 고귀할 것이라고 말했어. 그의 말을 듣자 그녀는 몸을 떨었어. 그녀의 온몸을 이상한 예감이 휘감기 시작한 것이야. 그녀는 자기 생에서 중요한 일이 벌어질 것이며 그것은 거의 틀림없이 비극적으로 끝날 것임을 확신하는 듯했어. 손이 떨리고 있었어. 그녀는 여신처럼 굳건해 보였지만 동시에 두려움에 떠는 연약한 여인이기도 했어.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춥지 않냐고 물었어. 그녀는 춥지 않다고 대답했어. 이때 음악은 더욱 힘차게 울렸고 바이올린의 선율은 장엄하게 연주되고 있었어. 그는 이 음악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라고 하면서 독일의 어느 강물과 같다고 했어. 그 강물로 인간이자 신인 사람이 항해하는데 그는 단지 일개인에 불과하지만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모든 두려움을 떨쳐버린 사람이며, 조국을 위한 투쟁의 열정이 그를 두려움을 모르는 신과 같은 무적의 용사로 만들었다고 말했어. 음악이 최고조에 이르자 너무 감격한 나머지 그의 눈에는 눈물이 괴였어. 그는 자기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하면서 창가로 갔어. 보름달이 파리 시내를 비추고 있었어. 집의 정원은 은빛으로 가득 찬 것 같았어. 그의 눈물은 목걸이에 달린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났어.”
“넌 왜 이 영화를 그토록 좋아하는 거지? 넋을 잃고 이야기하는 것 같군.”
“나보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하라면, 아마 이 영화를 고를 거야.”
“왜 그렇지? 이건 더럽고 추잡한 나찌 영화란 말이야! 그것도 눈치채지 못했어?”
그들에게 감옥은 성뿐만 아니라 정치적 분리를 보여주는 장소다. 몰리나는 끝없이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발렌틴에게 자신이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환상에 좀 젖어 있도록 가만 좀 내버려 두라고 말한다. 어차피 영화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몰리나의 머릿속에는 동네 처녀와 동네 게이의 순진한 머리를, 교양 있는 사형집행인이 차가운 눈초리로 쳐다보는 장면이 오버랩되고 있으니까. 그런데 영화 이야기가 계속되는 동안 몰리나는 소장의 호출을 받는다. 소장은 몰리나에게 발렌틴한테서 조직에 대한 핵심 정보를 빼내오면 가석방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몰리나는 마타하리가 된다. 이제 몰리나는 발렌틴을 유혹할 것인가? 어떤 방법으로? 첩보 영화의 여주인공들처럼 목적을 위해 사랑을 조작할 것인가? 아니면 첩보 영화의 여주인공들처럼 스스로 사랑의 덫에 걸려 이중의 스파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사랑한다손 치더라도 결국 사랑을 배신하게 될 것인가?
몰리나는 소장을 만나는 날마다 면회 온 엄마가 음식을 사왔다면서, 발렌틴에게 음식을 내놓는다. 바비큐치킨, 복숭아, 차, 분유, 연유. 사과, 감. 그들은 거의 마지막 날 이런 대화를 나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나한테 키스하는 것, 아주 싫어?”
“음, 처음에 네가 말해 준 영화의 여주인공처럼 네가 표범으로 변하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그래.”
“난 표범 여인이 아니야.”
“그래 맞아. 넌 표범 여인이 아니야. 넌 거미 여인이야, 네 거미줄에 남자를 옭매는.”
“아주 멋진 말인데. 그 말 정말 맘에 들어. 발렌틴, 너와 우리 엄마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야.”
……
“내 생각 많이 할 거야?”
“한 가지 약속해줘. 다른 사람들이 널 무시하지 않도록 행동하고, 아무도 널 함부로 다루게 하지 말고, 착취당하지도 말아. 그 누구도 사람을 착취할 권리는 없어.”
……
“몰리나, 남한테 무시당하면서 살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
……
“옷 벗기면 추울까?”
……
“넌 너무 근사해.”
……
“아프니?”
“지난번에 했던 방법이 나은 것 같아. 내가 다리를 올릴게. 그래, 그렇게 어깨 위에.”
……
“그렇게.”
“조용히…… 잠시만 조용히 해.”
“그래.”
……
“발렌틴, 벌써 자?”
“왜 그래?”
“발렌틴…….”
“말해봐.”
“네 동지들에게 건네줄 정보를 모두 말해봐.”
마침내 가석방된 몰리나의 동정을 감시하던 정보기관들은 그가 특별한 행동을 보이지 않고 매일 밤 북서쪽의 하늘, 정확히 말하면 교도소가 있는 쪽 하늘을 자주 바라본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드디어 행동했다. 이제 환상이 현실이 되었다.
거미 여인의 이미지는 감방에 홀로 남은 뒤 혹독한 고문을 당한 발렌틴의 환상 속에서 이렇게 나타난다.
“마라카스와 북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어. 스포트라이트가 강하게 비추면 반짝이는 긴 옷을 입은 아주 이상한 여인이 나타나는데 가면을 쓰고 있어. 역시 은빛이야. 하지만 가엾게도 …… 움직일 수가 없어. 그녀는 정글이 가장 우거진 곳에 있는 거미줄에 빠져 있어. 아니야, 거미줄이 그녀의 몸에서 자라고 있고 허리와 엉덩이에서도 거미줄이 나오고 있어. 거미줄은 그녀 신체의 일부분이야. 끈끈한 밧줄 같은 털이 수북이 나와 있어. 구역질날 것만 같은 털이야. 하지만 쓰다듬으면 아주 부드러운 실 같을 거야. 그것을 만졌을 때 아주 인상적이었어.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울고만 있어. 아니, 웃고 있지만 가면 위로 눈물이 떨어지고 있어.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물인가요?> 그래, 난 그녀에게 왜 우느냐고 물어. 그러자 영화 맨 마지막에 그녀의 얼굴이 스크린 전체를 덮을 정도로 클로즈업되면서 그녀는 내게 왜 우는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해. 영화가 수수께끼처럼 끝나거든. 그래서 난 그렇게 끝나는 게 좋다고. 그게 영화에서 가장 멋진 장면이라고 말해.”
발렌틴의 환상 속에서 거미 여인이 된 몰리나는, 온 몸이 여성으로 도포된다. 그것도 특별히 강렬한 여성으로. 발렌틴의 환상은 이런 문장으로 귀결된다.
“우리 두 사람이 똑같이 생각한다면 우린 함께 있게 될 거야. 비록 볼 수는 없어도 말이야.”
그리고 그 꿈은 실패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척 짧지만 행복한 꿈이니까.
이 책은 고립된 사람들이 느끼는 고독의 감각과 환상에 관한 무척 아름다운 글이며,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대한의 수치심과 자존감에 관한 글이며, 사랑의 기적에 관한 글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손길과 눈길로 사랑을 받기 시작하는 그 특별히 기억할 만한 어느 날, 우리는 우리 자신이 왜 사랑받는지 정확히 대답할 수가 없다. 나의 무엇이 그 혹은 그녀로 하여금 날 사랑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 사랑의 기적은 이렇게 영문도 모르고 사랑을 받던 이가 손을 내밀어 다시 사랑을 돌려줌으로써,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으로 돌변하는 바로 그 순간에 대한 이야기란 것에 나는 동의한다. 사람의 부름에 “응, 알았어. 알았어!”라고 대답하는 순간, 우리는 사랑 이야기의 유일한 주인공인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한다. 마치 발렌틴이 그랬던 것처럼.
몰리나는 어느 날 밤 감옥에서 이런 볼레로를 부른다.
내 사랑이여
나는 당신과 다시 대화를 합니다
밤은 적막하고 나는 당신과 대화를 합니다
당신도 역시 이 순간에 우리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겠지요
난 이런 이상하고도 슬픈 사랑의 꿈을 생각합니다
내 사랑이여
비록 우리가 두 번 다시 함께 있지 못하고 항상 헤어져있더라도
맹세컨대 내 영혼은 당신 것이고 내 생각과 삶도 당신 것입니다
마치 이 고통처럼
그러면서 “볼레로는 수많은 진실을 말하고 있어.”라고 말한다. 이 볼레로는 우리에게도 진실을 말해준다. 적막한 밤, 이상하고도 슬픈 밤들, 우리의 도시도 나뭇잎 맥처럼 갈라지는 수많은 억압과 분리를 갖고 있다. 정치적 분리, 성적 분리, 계급적 분리, 지역적 분리, 종교적 분리. 전직 대통령의 빈소를 둘러싼 두 겹의 전경 차와 국화를 든 조문객들의 분리. 이런 감옥 같은 분리들 앞에서, 우리는 지젝이 『향락의 전이』에서 크라잉게임을 빗대 소개한 이런 문장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연인들이 없다면 소설은 그들을 나누고 그들을 웃게 허락하는 것에 대한 아이러니이다. 따라서 우리의 분리에 아직은 희망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너무 많은 분리가 있어서, 우리에게는 아직도 더 많은, ‘불가능해보일지도’ 모르는 사랑 이야기가 필요하다.
몰리나가 대의명분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죽어버려서 슬픈지 잘 모르겠다. 다만 몰리나의 시체 위로 햇살이 환하게 비출 때 우리는 ‘비정상적 사랑’이란 말을 조롱할 수 있다. 우리들 중 누가 그렇게 사랑해 봤단 말인가? 몰리나는 감옥에서 자신에 대해 몇 가지 고백을 하지만 그 고백보다 진실했던 것은 그가 조잡한 영화들의 환상 속에서 한없이 거미줄로 짜낸 인간으로서의 자부심, 용기였다. 그녀는 예뻤다.
<마누엘 푸익> 저/<송병선> 역11,700원(10% + 5%)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아르헨티나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 마누엘 푸익 비좁고 음습한 감방 안에서 만난 동성애자와 정치범, 그들만의 멜로드라마 성(性)적인 억압과 편견, 사랑과 자유에 관한 매혹적인 문제작 “난 너와 함께 남고 싶어. 지금 내 단 한 가지 소원은 너와 함께 있는 거야.” 아르헨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