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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 기억하는 뇌, 음악을 하는 뇌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언어, 예술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다운 부분은 모두 뇌에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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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해부』, 칼 지머 저 / 조성숙 역, 해나무, 2007년 10월.
『뮤지코필리아』, 올리버 색스 저 / 장호연 역, 알마, 2008년 6월.
『뇌의 문화지도』, 다이앤 애커먼 저 / 김승욱 역, 작가정신, 2006년 4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언어, 예술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다운 부분은 모두 뇌에서 이루어집니다. 무게는 우리 몸무게의 2퍼센트밖에 안 되지만 에너지의 20퍼센트를 쓰는 우리 몸의 가장 윗부분에 있는 뇌는 왜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까요? 왜 이렇게 뇌는 이기적일까요.

오늘은 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뇌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뇌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역사적으로 밝히고 있는 칼 지머의 『영혼의 해부』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우리 뇌와 음악의 연관성을 신경학의 관점에서 본 올리버 색스의 『뮤지코필리아』와 뇌를 아름다운 과학적 언어로 풀어낸 다이앤 애커먼의 『뇌의 문화지도』를 살펴보겠습니다.

***

인간의 죽음을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뇌사(腦死)다. 즉, 뇌가 죽으면 인간이 죽은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인데, 이는 뇌가 우리 인간의 정체성을 밝혀주는 장기라는 것이다. 인간과 유전자가 98퍼센트나 동일한 침팬지도 뇌용량은 350∼380그램으로 인간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에 불과하다. 인간은 자연계의 동물 중에서 몸 크기에 비해 뇌용량이 가장 큰 동물이다. 그런데 뇌가 단순히 큰 것보다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이는 뇌의 표면적이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머리를 크게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뇌의 표면을 쭈글쭈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 부분이 바로 대뇌 피질이다. 인류의 조상으로 알려진 루시(Lucy)가 호모 사피엔스로 발전하는 진화의 과정에서 뇌의 크기는 150만 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그래서 지금 호모 사피엔스의 평균 뇌용량은 1.4킬로그램 정도다.

그렇다면 뇌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칼 지머는 뇌에 대해 “세상 안팎을 이해하고 사랑과 슬픔을 자아내며 심장박동과 폐호흡을 유지시키고 생각을 가다듬게 해주며 의식을 세워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의 책 『영혼의 해부』를 통해 인간이 뇌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 보자.

뇌의 발견

『영혼의 해부』| 칼 지머 저/ 조성숙 역 | 해나무 | 2007년 10월.
인간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인간의 중심이 심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한 천재에 의해 깨지고 만다. 역사의 흐름은 호기심과 의심이 많고 기존의 권위를 무시하는 사람에 의해 바뀌게 마련이다. 1662년 그런 일이 벌어진다.

그 혁명가의 이름은 토머스 윌리스였다. 그는 옥스퍼드의 빔 홀에서 사체를 해부해 뇌를 꺼내고 이를 청중들에게 설명해 준 것이다. 그는 단순히 뇌의 외형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뇌가 어떻게 “기억을 형성하고, 상상을 일궈내며 꿈을 꾸게 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로써 ‘신경학(neurologie)’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

물론 윌리스보다 먼저 뇌를 인체에서 분리한 사람들은 4,000년 전 이집트인들이었다. 그들에게 뇌는 미라를 만들기 위해 제거해야할 대상일 뿐이었다. 이집트인들에게 중요한 부분은 심장이었다. 그들은 심장에 인간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 철학자 알크마이온은 “모든 감각은 뇌로 연결된다”고 말하며 뇌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알아차린다. 그렇지만 알크마이온은 뇌에서 전신으로 퍼져 있는 신경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이어 플라톤은 뇌를 “우주의 중심”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철학 중심에 뇌가 아닌 심장을 놓았다. 즉, 그는 인간의 영혼이 존재하는 장소를 심장이라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눈과 귀가 혈관으로 심장과 연결되어 자연으로부터 우리 몸으로 들어온 감각을 심장으로 보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뇌는 인체의 ‘냉각장치’에 불과했다.

토머스 윌리스
갈레노스와 베살리우스와 같은 뛰어난 의사가 인체 해부를 통해 인체의 비밀에 점차 접근했지만 뇌의 지위를 밝히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영국은 청교도혁명이라는 정치적 혼란기에 처해 있을 때 근대적 과학의 움직임 또한 활발해졌다. 사실 뇌에 대한 연구가 부진했던 것은 인체를 해부하는 데에 대한 금지도 있었지만, 뇌를 다루는 데에 어려운 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뇌는 꺼내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꺼낸 후에는 쉽게 부패했기 때문이었다.

의사였던 토머스 윌리스는 여러 차례에 걸친 해부를 통해 뇌를 인체에서 안전하게 꺼낼 수 있었으며, 인체에서 분리된 뇌를 관찰함으로써 현대적 의미에 가깝게 뇌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뇌가 최소한 세 개의 영역으로 확실히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뇌의 기부에 놓인 것은 오늘날 연수로 알려져 있는 골수로, 뇌를 척수와 연결했다. 연수 바로 위에는 공 모양의 소뇌가 있고 경첩 모양의 살덩어리가 연수와 소뇌를 연결하고 있었다. 연수와 소뇌 위에는 주름 잡힌 반구 한 쌍으로 이루어진 대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세 부분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었기 때문에 윌리스는 각각을 떼어내서 따로따로 연결할 수 있었다.”

우리가 외부의 자극에 의해 깜짝 놀랐을 경우 급격히 자동반응을 보이는데 이것을 반사작용(reflex)이라고 하는데, 이 반사작용이라는 낱말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이 바로 윌리스였다. 또한 뇌에 피를 공급해주는 정교한 동맥고리는 윌리스환(丸)이라고 그의 이름을 따서 붙이게 되었다. 그의 책 『뇌와 신경의 해부학』은 신경학(neurologie)을 탄생시켰으며, 19세기에는 뇌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교과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뇌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은 이렇게 토머스 윌리스에 의해 17세기에 시작이 되었다. 이후 뇌에 대한 비밀이 벗겨지기는 했지만, 뇌에 대해 알면 알수록 오히려 비밀은 더욱 많아진다고 하는데, 뇌가 가진 비밀 중 음악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도록 하자.

뇌와 음악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뮤지코필리아』| 올리버 색스 저 / 장호연 역 | 알마 | 2008년 6월.
쉽게 생각한다면 뇌는 신체 외부의 자극을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하여 파악하고 그에 따라 생존과 생식을 위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오감 가운데 청각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 인간의 청각 능력은 다른 동물들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청각은 우리 인간 고유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언어와 음악이다. 뇌와 언어에 대한 학문적인 해석은 스티븐 핑커와 같은 언어학자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뇌와 음악에 대한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 신경과 의사이자 교수인 올리버 색스가 이에 대한 책을 출간했다. 바로 『뮤지코필리아(Musicophilia)』다. 뮤직과 필리아라는 단어를 합성했다. 즉, ‘음악 사랑’이다.

올리버 색스의 책은 그의 임상경험을 담고 있거나 아니면 자신이 병에 걸렸던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도 자신의 임상경험에서 얻어진 뇌와 음악에 관한 독특한 능력을 가진 환자들의 이야기다.

인간에게 과연 음악은 왜 생겨났을까. 여러 가지 가설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해 확실한 대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음악은 뇌의 특정부위에서 인식하고, 이 부분이 고장이 나면 음악을 듣는 데에 있어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고, 또 특정부분에 발달되어 있으면, 천재적 음악성이 있다고 한다.

돌발적인 사건으로 말미암아 천재적인 음악적 능력을 얻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번개에 맞을 확률은 1백만분의 일이나 2백만분의 일이라고 말한다. 가끔 매스컴을 통해 번개에 맞는 사람을 볼 수 있으니, 현실적으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토니 치코리아라는 이름의 마흔두 살의 건강한 남자가 번개에 맞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대학 때는 미식축구 선수로 뛰었고, 지금은 뉴욕 주 북부의 작은 도시에서 꽤 유명한 정형외과의사로 살고 있는 그는 어느 가을 오후 호숫가 차일 아래서 열린 가족 모임에 나갔다. 그는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려고 공중전화 박스로 간다. 전화 통화 중 번개를 맞는다. 여기까지 보면 그는 억세게 운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죽지는 않고, 뇌에 이상이 생긴다. 그러나 2주가 지나자 기력을 되찾고 업무에 복귀할 정도로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문제가 생긴다. 치코리아는 “이삼일이 지나자 갑자기 피아노 음악을 듣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샘솟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어릴 때 피아노 레슨은 몇 차례 받긴 했지만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의 집에도 피아노는 없었고 그가 즐겨 듣던 음악은 록 음악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피아노 음악에 대한 열의가 생기고, 그는 음반을 사 모으기 시작했고 나아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다는 욕망까지 일어났다. 게다가 그는 머릿속에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그는 이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꿈속이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턱시도를 입고 내가 작곡한 곡을 연주하고 있었어요. 그러고는 깨어났는데 놀랍게도 음악이 머릿속에서 계속 울려대는 거예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억나는 대로 악보에 옮겨 적으려 했지만 들은 것을 어떻게 기보하는지 몰랐습니다.”

올리버 색스

과연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치코리아는 음악캠프에 참가해 연주까지 하게 된다. 두 곡을 연주했는데, 첫 곡은 쇼팽의 작품이었고, 두 번째는 자신이 처음으로 작곡한 랩소디였다고 한다. 아무런 음악적 배경도 없는 그가 대단한 연주를 하자. 이를 들은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신도 번개를 맞았으면 좋겠다”고. 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더라도 번개에 맞아 죽지 않고 예술적 능력이 생긴다면 번개에 맞고 싶다. 그러나 번개에 맞을 확률에다가 음악적인 재능이 생길 확률을 곱한다면 이런 일은 정말 다시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죽을지라도 한번 도전해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정말 파우스트적인 거래일 것이다. 그러면 치코리아는 번개에 맞는 순간 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데 그렇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올리버 색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해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가 맞은 번개는 분명 행운의 번개였고, 어떻게 얻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음악은 그에게 의심할 여지없는 축복이자 은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번개를 맞은 후 분명히 그의 뇌는 재조직화되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뇌를 삼 차원적으로 볼 수 있는 뇌 영상기법이 발달하면서 뇌에 있어서 음악적인 재능을 담당하는 부분을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관련 연구자의 논문에 따르면 음악가와 비음악가의 뇌를 비교해보면 좌우뇌를 연결하는 부위인 뇌량이 “전문 음악가의 경우 더 크고, 청각 피질의 일부인 측두평면은 절대음감이 있는 음악가에게서 비대칭적으로 확장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올리버 색스의 책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의 하나는 백치천재(Idiots savant)에 관한 부분이다. 즉,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지능은 떨어지지만 음악이나 미술 혹은 계산 분야에서는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마틴이라는 이름의 노인은 세 살 때 수막염을 앓아 지능은 낮아졌으며, 성격도 이상하게 변해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능력이 생겼던 것이다. 그에게는 음악 능력과 함께 비범한 기계적 암기력도 생겨났다.

그는 2,000편이 넘는 오페라를 알고 있었으며, 그가 기억하는 것은 선율만이 아니라, “연주를 듣고 피아노로 쳐보면서 모든 악기, 모든 성부의 선율을 익혔다. 그가 처음 들어보는 드뷔시의 곡을 내가 연주해 보이자 그는 피아노로 거의 똑같이 반복해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틴은 어떻게 이런 특출한 음악적 재능이 생겼을까. 우선 유전적인 부분이 있다. 마틴의 아버지는 음악 능력이 특출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기에 청각능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의 뇌에서 하나의 능력이 없어지면 다른 능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하느님은 누구를 특별히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이에 해당하는 것 같다.

코넬대학에서 영문학과 인문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는 다이앤 애커먼은 예술과 과학을 넘나드는 현란한 글쓰기 솜씨로 유명하다. 그녀의 멋진 글 솜씨를 통하여 뇌를 바라보도록 하자.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본 뇌의 비밀

『뇌의 문화지도』, 다이앤 애커먼 / 김승욱 역, 작가정신, 2006년 4월.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의 차이는 뇌의 발달에도 있다. 인간은 직립을 하면서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어 도구를 만들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직립은 뇌에 있어서는 다른 측면으로 작용했다. 직립을 하면서 여자는 뱃속에 태아를 오랫동안 둘 수가 없었다. 중력의 힘으로 말미암아 미성숙한 상태에서 아이를 낳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아이의 뇌는 어른 뇌의 무게에 비해 25퍼센트에 불과하다. 비비는 태어날 때 뇌의 무게가 성체의 70퍼센트에 이른다고 하니, 큰 차이가 있다. 이렇게 미성숙한 채로 태어나다 보니 인간은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유아는 태어난 후 여섯 살이 될 때까지 폭발적으로 발달한다.

이렇게 발달하여 성숙한 뇌의 모습은 어떨까. 이에 대한 애커먼의 표현을 보자.

“일반적으로 뇌에는 약 천억 개의 뉴런이 있으며, 뇌가 소비하는 산소량은 체내에 존재하는 산소량의 4분의 1이나 된다. 뇌의 무게가 겨우 1.4킬로그램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체내 칼로리의 대부분을 소비한다.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은 10와트짜리 전구가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의 양과 같다. 모래 한 알 크기밖에 되지 않는 뇌의 작은 점 위에서는 10만 개의 뉴런들이 10억 개의 시냅스를 통해 각자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대뇌피질에서만도 300억 개의 뉴런들이 10억분의 1인치 크기인 60조 개의 시냅스를 만난다.”

뇌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우리를 놀라게 한다. 특히나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수치가 튀어나올 때 그런다. 이러한 수치는 광년이나 이언 등 우주의 시간을 재는 단위만큼이나 우리에게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렇기에 애커먼은 우리는 자신의 몸 꼭대기에 완벽한 우주를 얹어가지고 다닌다고 표현한다.

이렇게 우주와 같은 뇌는 항상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것은 항상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을 내리기 전에 뇌는 반드시 새로운 것, 이상한 것, 다른 것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새로운 것은 우리의 뇌를 자극하고 우리의 기억 속으로 들어와서 저장된다. 그 이유는 이렇게 수집된 정보가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생존에 관련된 본능적인 것이다. 새로운 경험은 우리를 감탄하게 하고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첫사랑에 대한 느낌은 우리의 뇌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평생을 기억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은 항상 뇌의 주의를 끎으로써 뇌를 활성화시킨다. 우리를 늙지 않게 하는 방법은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이 새로움에 빠지게 하는 것이 바로 뇌의 작용인 것이다.

머리가 크면 당연히 뇌가 클 것이고, 따라서 지능도 높을까? 이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아인슈타인이 이에 대한 대답을 마련해주었다. 물론 아인슈타인이 입으로 이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그의 뇌로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죽으면서 자신의 뇌를 과학적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증한다.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한 과학자들은 뇌 속에 그의 천재성이 들어 있으리라고 확신하면서 이를 연구했다. “그들의 연구결과는 다양한 반응을 일으켰다. 깜짝 놀란 사람도 있었고, 실망한 사람도 있었고, 어리둥절한 사람도 있었고, 확신을 갖게 된 사람도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뇌 무게는 1,230그램으로 평균보다 가벼웠다.” 이로써 뇌의 크기와 지능과는 관계가 없음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특별한 부분이 있었다.

“교세포와 뉴런이 더 많지도 않았다. 그의 뇌는 대체적으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수학적 추론과 공간적 추론, 움직임에 특히 필수적인 두정엽이 대부분의 뇌에 비해 15퍼센트 더 넓은 것 같았다.”라고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다.

인간의 뇌 모형

또 뇌의 작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억’이다. 그렇기에 학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연구주제로 바로 기억이며, 기억에 대한 책은 서점에서 보면 수도 없이 많다. 애커먼이 기억에 대해 표현한 것을 보도록 하자.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옛날에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앞으로 기억에 새기게 될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기억의 합이다. 기억은 끊임없이 자아에 관한 자신만의 감각을 제공해준다.”

‘우리는 기억의 합이다.’라고 말한다. 당연하게도 기억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우리가 기억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생존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최종 목표는 계속적으로 후손에게로 전해지는 것이고, 뇌는 그런 유전자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생존해야 하며 그리고 자신의 짝을 찾아야 한다. 기억은 이런 활동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생존을 위해 기억은 어떻게 작용을 할까. “위협이 다가온다는 것을 감지하자마자 기억은 두 가지 일을 한다. 먼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왜 와 있으며, 누구나 함께 있고, 무엇을 느끼는지를 재빨리 기억한다. 혼란스럽고 위험한 상황을 자세히 기록하는 것이다. 해마가 이 정보를 의식적인 기억 속에 저장한다. 한편, 이와 동시에 좀 더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편도체가 눈에 보이는 광경, 소리 등 감각기관이 지각하는 것을 기록해서 새로운 위험 신호로 분류해 놓는다. 따라서 앞으로 똑같은 자극을 만날 때마다 편도체가 갑자기 활동을 개시하고, 우리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토머스 윌리스에 의해 뇌의 구조와 기능이 알려지기까지 인류는 심장을 중요시 했다. 그러나 윌리스에 의해 뇌가 가장 중요한 기관임을 알게 되었고, 뇌와 신경에 대한 연구는 계속 발전을 해왔다. 특히나 MRI와 같은 방법은 인간의 뇌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풀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뇌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 뇌에 대해 알게 되면 될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진다고 과학자들은 표현하고 있다. 뇌를 발견하게 된 역사와 뇌의 기능과 구조를 과학적으로 보았지만, 뇌를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알게 된다면 세상 모두를 알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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