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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은 기업과 국가의 재무성적표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투자자가 미리 참고할 수 있도록 기업의 신용도를 총 18개 등급으로 차등을 두어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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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은 쉽게 표현하면 돈을 빌리려는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성적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등급을 받아야 하고, 국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조달받으려면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회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받아야 합니다.

‘신용등급’은 기업과 국가의 재무성적표

신용등급은 쉽게 표현하면 돈을 빌리려는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성적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등급을 받아야 하고, 국가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조달받으려면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회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받아야 합니다.

회사채(corporate bond) 혹은 사채(社債)는 주식회사가 자금을 모으기 위해 일반인에게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한마디로 빚문서인 셈이지요. 회사채 등급은 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원리금 상환 만기일까지 돈을 제대로 갚을 수 있을지 여부를 따져 그 상환능력에 따라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정보,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기관이 매기는 등급을 말합니다.

장기회사채를 발행하고 돈을 빌려간 기업이 제때에 원금을 갚지 못한다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투자자가 미리 참고할 수 있도록 기업의 신용도를 총 18개 등급으로 차등을 두어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18개 등급은 영문 알파벳순으로 매기며, 각 등급은 AAA, AA , AA, AA-, A , A, A-, BBB , BBB, BBB-, BB , BB, BB-, B, CCC, CC, C, D입니다. AAA는 원리금 지급능력이 최상급, AA 는 아주 우수함을 뜻하며, 그 아래로 내려갈수록 지급능력이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원리금 지급능력은 있으나 경제여건이나 환경에 따라 원리금 지급능력이 떨어질 위험성이 있는 BBB까지를 투자적격 등급이라 하고, BB 이하는 투자부적격 등급(투기등급)이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C는 채무 이행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 D는 부도나 화의(和議) 등으로 이미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같은 신용등급은 이자율에 반영되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일수록 은행 등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에 더 높은 이자를 내게 됩니다.

국가신용등급도 기업의 신용등급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특정 국가가 채무를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얼마나 있는지를 등급으로 매긴 것이 곧 국가신용등급입니다. 그러나 국가신용등급은 그 국가만이 아니라 개별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에도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국가신용등급이 나쁜 국가의 기업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에 대한 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 Standard & Poor's), 무디스(Moody's), 피치(Fitch) 등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세계 신용평가회사가 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회사채 신용등급과 달리 빅3 신용평가회사의 등급체계는 서로 다릅니다. S&P와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모두 21개로 세분했지만, 피치는 24등급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S&P와 피치는 AAA에서 BBB-까지를, 무디스는 Aaa에서 Bbb3까지를 ‘투자적격’으로 보고 있습니다. BB (S&P, 피치) 이하와 Ba1 이하는 모두 ‘투자부적격’으로 판단합니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 등급(BB 또는 Ba1 이하)까지 추락했으나, 2007년 말 기준으로 S&P A, 무디스 A2, 피치 A 까지 상향조정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이른바 빅3로 알려진 이들 신용등급 평가기관의 평가가 반드시 정확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한 예로 1997년 11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맞기 직전까지도 이들 빅3는 우리나라를 초우량 등급으로 판정했습니다. 그러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자 한꺼번에 여섯 단계나 등급을 깎아내렸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4년 미국 S&P가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3년 만에 처음으로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하였으나, 후쿠다 야스오 당시 일본 관방장관이 나서서 일본이 세계2경제대국이라는 실상을 모르는 조치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의 신용등급은 보츠와나 같은 개발도상국과 같은 수준이었으니 불만이 터져 나올 법했지요.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신용평가기관이 상대적으로 아시아 기업 사정에 어두워 아시아 기업에 대한 평가의 정확성이 낮은 반면, 미국 기업에 대해서는 투기등급에 속하는 업체라도 평가가 후하다는 것입니다. 신용평가기관의 판단이 얼마나 주관적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그릇된’ 판단이 기업은 물론 한 국가의 경제를 망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우리나라 기업의 정확한 실상을 알려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3대 세계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 Standard & Poor's), 무디스(Moody's), 피치(Fitch)

회사채
회사가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일반 대중에게 발행하는 채권의 일종으로, 주식회사만 발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발행한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위험도가 높은 대신 이자율은 더 높다.

GM과 포드는 ‘추락한 천사’? 한국에도 ‘추락한 천사’가 있다?

‘추락한 천사(Fallen Angels)’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앞에서 배운 신용등급에서 투기등급(=정크본드)으로 ‘추락한’ 기업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원래 이 말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Ford) 자동차를 빗대어 비판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지난 2005년 5월 5일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이 영업부진 탓에 모드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지자 미국의 주요 언론이 일제히 ‘추락한 천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말 그대로 한때 천사로 칭송받던 기업이 경영부진으로 하루아침에 땅으로 추락한 천사와 같다는 얘기입니다.

GM과 포드가 추락한 천사로 전락한 것은 대다수 미국인들에게는 매우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들이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업들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역대 추락한 천사들 중 가장 부채(2,918달러) 규모가 큰 GM의 신용등급 추락은 그 파장이 무척 컸습니다. 매출액 1,930억 달러, 부품 ? 판매 등 직?간접분야 종사자 90만 명을 거느린 공룡기업이라는 점에서 GM 사태는 정부의 시장개입을 철저히 금하는 미국 정부로서도 좌시할 수 없는 중대한 사태였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GM이 하루아침에 이처럼 치욕스러운 순간을 맞게 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과도한 차입경영과 비용 상승, 소비자 수요 외면 등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조합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 경영실적에는 관계없이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와 복지 추구에 급급했던 노조의 행태가 이 같은 위기를 가져온 것입니다.

한 예로 ‘회사가 이익을 내든 못 내든 관계없이 납득할 만한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설비 가동률을 80% 밑으로 떨어뜨릴 수 없고 해고도 할 수 없다’는 GM과 노조 간의 노사협약 때문에 생산라인이 멈춰서도 2년마다 이루어지는 고용 재계약 때까지 회사는 일거리 없는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함은 물론, 의료보험과 연금을 부담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노사관계로 GM은 결국 투기등급 하락이라는 치욕을 맛보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하루아침에 ‘추락한 천사’로 전락한 업체들이 수두룩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은 추락한 천사 기업이 크게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들도 기업 경영관리나 신뢰도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한국신용정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기업등급을 매긴 255개 기업 중 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7곳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2000년 28곳, 2002년 29곳, 2004년 17곳 등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낮아진 수치입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체 수가 줄어든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기업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목이 바로 기업의 재무상태인데, 기업의 재무구조가 그만큼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의 부도율이나 부도금액이 전에 비해 크게 낮아진 점도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추락한 천사’라는 말은 이제, 미국의 양대 자동차업체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인기주였다가 인기가 상실되면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기업이나 혹은 투자등급으로 발행된 채권이 발행기관의 신용도 하락으로 투기등급으로 추락한 채권까지 포함하는 한층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투기등급 = 정크본드 = 추락한 천사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 ? 고수익 채권. 정크(junk)란 ‘쓰레기’를 뜻하는 말로 직역하면 ‘쓰레기 같은 채권’이다. 원래는 신용도가 높은 우량기업이 발행한 채권 중 기업경영이 악화되어 가치가 떨어진 채권을 가리켰으나, 최근에는 성장성은 있으나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나 M&A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채권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수익채권 또는 하이일드(High yield)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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