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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는 환경을 탓하는 마음 때문에 생긴다

책은 내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교사 생활 초창기에 읽었던 두 권의 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빅토르 프랑클(Viktor Frankl)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E. F 슈마허(Schumacher)의 『혼돈으로부터의 도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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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코비(『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저자) -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박사는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인 25명 가운데 한 명이다. 38개국 언어로 번역돼 1,500만 부 이상 팔리며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과 가장 최근의 베스트셀러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 등을 포함하여,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해 독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또한 2003년에는 ‘좋은 아버지상’을 받기도 했다.

*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나는 조건 없는 사랑과 격려 속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독실한 모르몬교도로서 사람들의 가치와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긍정해주어야 한다고 믿는 분들이었다. 실제로 부부 간에도 그랬고 친구, 동료는 물론 자식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 종교에 따르면 그것은 사람살이의 일부였다.

소년 시절, 어느 날 밤 깨어보니 어머니가 침대 곁에 서 계셨다.

“뭐 하시는 거예요?” 반쯤 잠에 취해 물었다.
“아가, 네게 확신을 주고 있단다. 더 자거라.”
그리고 나직하게 이어지는 어머니의 말소리를 들으며 다시 곯아떨어졌다. “너는 내일 시험을 아주 잘 볼 거야. 넌 가장 똑똑한 아이거든.” 나는 이런 사랑의 상호교류에 익숙했고 내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우리의 말과 의도가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우리 자신에게도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을 졸업한 뒤 아버지의 뒤를 좇아 가업에 종사하려고 했던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계획은 젊은 모르몬교 신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미션 수행 과정에서 바뀌게 됐다. 영국에서 봉사하고 있던 스무 살 때 내 미션을 담당했던 대표는 날더러 각 지역교회 지도자들을 훈련시키는 세미나를 이끌어보라고 말했다. 지도자들의 연배는 40~60대였다.

“할 수 없어요. 절대 못해요.” 내가 말했다.

하지만 미션 대표는 내가 그 일을 잘해내리라는 걸 철석같이 믿는다면서 나를 설득했다. 그렇게 해서 결국 그 일을 맡고 말았다. 그가 이벤트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었고, 행사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것은 새롭고도 귀중한 체험이었다. 나 자신을 확장해 다른 사람들이 자기 인생을 변화시키도록 돕는 데서 내가 무한한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소명이라고 여겼던 가업에 뛰어드는 것보다 훨씬 거대한 일이었다. 나는 교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이 더욱 행복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교사가 되기 위해 훈련받는 동안 사랑의 환경에서 자라난 탓에 뜻밖의 약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억 속에서 난 온통 행복에 둘러싸여 있었다.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었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선물을 받았고 그것을 내면화했다. 그것이 선사한 개인적 자유는 내겐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 때문에 교사로서 가르칠 때 나로선 너무나 당연한 것들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는 것이 때때로 어렵게 느껴졌다.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의 양육 방식의 또 다른 이점은 언제나 새로운 사고방식에 열려 있는 사람으로 키웠다는 것이다. 나는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했기에 지적으로 공격당하기 쉬운 위치에 서는 위험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었고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는 데 완전히 개방적이었다.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특히 책을 좋아했고, 거기에서 새로운 정보와 사상들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책은 내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교사 생활 초창기에 읽었던 두 권의 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빅토르 프랑클(Viktor Frankl)의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와 E. F 슈마허(Schumacher)의 『혼돈으로부터의 도피A Guide for the Perplexed』(이하 『당혹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였다. 이 책들은 개인적 책임과 선택의 개념으로 나를 인도했다. 또 그 삶의 뿌리가 무엇이건 간에 일과 인생 모두에서 더 효과적이고 충만한 삶을 살도록 내 학생들, 나아가 수많은 독자들을 도와주고 싶어 했던 내게 도구? 쥐어주고 기본 틀을 마련해주었다.

1962년 무렵에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처음 읽었다. 프랑클에게서 배운 가장 커다란 삶의 통찰은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는 스스로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모든 면에서 비인간적인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죽음의 수용소에서조차 이것을 증명해 보여주었다. 한번은 나치가 그에게는 필생의 작업의 결실인 원고를 불태워버렸다. 하지만 프랑클은 의기소침해지기는커녕 자신의 첫 반응을 바꾸었다. “왜 내가 당해야 하나?”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하고 한탄하는 대신 “인생이 내게 요구하는 게 무엇인가?” 하고 질문하기로 말이다. 그가 스스로 찾아낸 해답은 “다시 써라. 더 잘 써봐라.”였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자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항상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슈마허의 『당혹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는 그로부터 10여 년 뒤에 읽은 책이다. 개인적 선택의 개념을 실용적 차원에서 다룬 책이었다. 여기서 슈마허는 존재에는 네 단계가 있다고 말한다. 가장 높은 단계를 특징짓는 것은 자각 능력이다. 다시 말해 자각하는 존재임을 스스로 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다. 우리는 우리 경험의 단순한 총합이 아니다. 경험들을, 그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반추하여 그 자각에 근거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은 가르치는 일, 저술, 그리고 아이들 양육을 포함한 내 개인적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리 아이들은 핑계를 대거나 타인을 비난함으로써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아이들이 “저 애가 이렇게 했대요, 저렇게 했대요.”라고 고자질하면 “그럼 너희들은 거기에 대해 왜 이렇게 반응하지 않았니?”라고 물었다. 우리 집에선 우리 스스로 선택할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누구도 결코 희생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각자가 자신이 맡은 방정식의 부분들에 책임을 지고 있음을 알기에 우리의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으면 한결같이 이렇게 대답했다. “네 R과 I를 사용하렴. 풍부한 자원(resourcefulness)과 독창성(initiative)을 말이야.” 그리고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 내 말은 금세 우리 집의 농담거리가 됐다. “아빠는 R이랑 I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라고 생각하나 봐.” 나는 수긍했다. 우리 안의 자원과 창조성을 이용하는 것만이 인생에서 닥쳐올 도전에 응전할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다. 인간의 자각이 선물한 풍부한 자원과 독창성이야말로 프랑클의 질문, “인생이 우리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 가장 효과적으로 답변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요소들이다.

『당혹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를 읽을 무렵 나는 브리검영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었다. 이 책에 크게 감동받아 조직행동론과 매니지먼트 수업의 필독도서로도 넣었다. 학생들에게 개인의 책임감을 가르쳐주기 위해 나와 계약서를 쓰게 했다. 이번 수업에서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더 중요하게는 어떤 공헌을 할 것인지 등을 요약해 쓰도록 했다. 학생들은 스스로의 양심뿐만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떤 책임 체계를 구축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학습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되돌려줌으로써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했다. 그들은 단지 학구적 측면만이 아니라 운동, 올바른 먹을거리, 양심에 따라 사는 삶 등에서도 새로운 차원의 통찰을 얻었다. 많은 학생들이 나약하고 규율이 없었으며 스스로도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스스로를 평가하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지기 시작하자 그들은 더 이상 옛날 방식으로 그저 게임하듯이, 낙제를 면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만 하면서 게을리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 번은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인기에 의존해 학교를 다니던 학생이 나를 찾아와 자신의 학업 성적이 어느 정도냐고 물었다. 나는 말했다. “내게 묻지 마라. 자네 양심이 뭐라고 말하나? 함께 지내는 사람들은 뭐라고 하나?”

그는 “예, 하지만 아시다시피…” 하면서 왜 자신의 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는지 갖은 핑?를 늘어놓았다. “자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보게. 스스로를 환경의 희생양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지키기로 한 것과 정반대로 행동하는군 그래. D마이너스를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나중에 그 학생은 내게 말했다. “누군가 제 인생의 책임감 있는 코스로 저를 떠밀어준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르실 거예요.” 개인적 책임과 삶의 효과 사이의 연관관계를 깨달은 다른 사람들처럼 그 학생도 단순히 ‘좋은 학점’이 아닌 ‘교육’을 받게 됐다.

『당혹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에서 발견한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수렴하는 문제와 발산하는 문제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는 내가 조직이나 개인 문제에 대한 컨설팅을 할 때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구분이다. 이 둘은 서로 완전히 다른 해법을 필요로 하므로 문제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를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수렴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보를 많이 모으면 된다.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보자. 자동차 고장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다 보면 결국 모든 것이 하나의 해법으로 수렴될 것이다. 정보를 모을수록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 가운데 이것저것을 배제할 수 있게 된다. 연료라인은 아니구나,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아, 여기 있다. 이런 식으로 해법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발산하는 문제를 다룰 때는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 차이를 만들어내는 배후의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정보만 많이 모은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배우자, 약혼자, 아이들과 논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 서로 더 많이 말할수록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다. 양쪽이 모두 상황을 수렴하는 문제처럼 다루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더 많은 정보를 줄게. 더 많이 이해하면 너도 내가 옳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하지만 진짜 문제는 둘이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충돌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따라서 발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는 이것이 정보가 아니라 가치와 관련된 문제임을 깨닫는 것이다. 양쪽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좀 더 크고 높은 가치를 발견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수렴하는 문제와 같은 방식의 접근이 가능해진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에서 나는 ‘제3의 대안’이라는 개념에 대해 말했다.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대에게 “우리 둘이 서로 제안하고 있는 방법보다 더 나은 해법을 찾아볼 의향이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그 사람은 발산하는 문제를 수렴하는 문제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양쪽이 모두 테이블의 같은 쪽에 앉아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고 두 사람은 방어적, 수동적이 되는 대신 창조적인 방법으로 정보 교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수렴하는 단계로 더 일찍 접어들 수 있도록 고객을 도와주기 위해 다른 사람의 입장을 그가 만족할 만큼 충분히 되풀이해서 짚어주기 전까지는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래야만 서로가 상대방의 의견을 좀더 공감대를 가지고 듣게 될 것이며 제3의 대안도 훨씬 수월하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오늘날 이뤄놓은 일 가운데 숱한 부분이 『죽음의 수용소에서』『당혹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에서 영감을 받은 덕이다. 오래전 이 두 권이 뿌려놓은 씨앗은 부모님이 내게 남겨준 지적 개방성이란 비옥한 토양 위에서 싹이 트고 자라날 수 있었다. 부모님에게, 프랑클과 슈마허에게, 또한 다른 모든 스승들에게 지금 내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된 이 ‘수확’이란 결과물을 거둘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마음속 깊이 감사한다.

※ 운영자가 알립니다.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은 ‘리더스북’과 제휴하여 매주 화요일 2개월간(총 8편) 연재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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