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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 있는 친구들의 유쾌한 사기극 <오션스 13>

<오션스 13>은 캐릭터의 비중이 치우친 <오션스 트웰브>와 달리 다양한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며 대니 오션 일당의 개인기와 협력 체계를 잘 묘사하면서 이들의 즐거운(?) 사기극을 흥겹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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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13> 리뷰

대니 오션과 일당들의 마지막 사기극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그려진 미래는 오직 생산과 소비 그리고 그것을 유지시켜 주는 쾌락만이 의미 있는 사회로 묘사된다. 이 사회에서는 인간들조차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속에서 만들어지며 바로 그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고안한 ‘포드’를 신(神)으로 숭상한다.

물론 소설의 묘사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지만 어쩌면 라스베가스는 그런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물질성이 극대화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네바다 사막의 언저리에 세워진 이 도시는 애초부터 도박이라는 인간의 쾌락을 위해 세워졌고 여전히 휘황찬란한 조명을 앞세운 화려한 카지노 호텔과 음식점이 거리를 가득 메우며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그런 라스베가스의 암(暗)은 인기 TV시리즈 <CSI>에 잘 묘사된다. 갖가지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들이 벌이는, 흉흉하기 짝이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공간이 바로 라스베가스인 것이다. 반면 <오션스 13>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판타지가 벌어지는 곳으로 라스베가스를 묘사한다. 이 영화는 분명히 라스베가스라는 도시의 명(明)을 표현한다.

#1.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 도시의 화려함은 영화의 초반부터 부각된다.

#2. 루벤(엘리엇 굴드)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흩어졌던 오션 일당들이 라스베가스로 다시 모여든다. 그리고 친구의 복수를 계획한다.

#3. 오션은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을 포섭하고 계획을 수립한다. 전편에 비해 대니 오션의 영화적 비중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오션스 13>은 각각의 캐릭터를 묘사하는 데 치중한다.

팀 플레이 사기극

애초 <오션스 일레븐>의 공개 전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지명도가 높거나 명작들을 다시 만드는 다른 리메이크작들과 달리 이 영화의 원작이 된 1960년작 <오션스 일레븐>은 랫팩(Rat Pack)이라고 불리며 라스베가스 쇼의 최고 스타로 군림했던 프랭크 시나트라, 딘 마틴,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등이 친분을 과시한 가벼운 분위기의 영화였던 것. 하지만 스티븐 소더버그가 연출하고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등이 출연한 2001년작은 원작이 지니고 있는 흥청거리는 즐거움과 유머를 유지하면서도 쿨한 스타일과 탄탄한 각본이 깔린 프로페셔널의 영화로 재탄생한다.

다소 지리멸렬했던(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성공한) <오션스 트웰브, 2004>를 뒤로하고 만들어진 <오션스 13>은 다시 <오션스 일레븐>의 장점을 재활용해 업그레이드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오션스 13>은 캐릭터의 비중이 치우친 <오션스 트웰브>와 달리 다양한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며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 일당의 개인기와 협력 체계를 잘 묘사하면서 이들의 즐거운(?) 사기극을 흥겹게 그려낸다.

물론 <오션스 13>의 얼굴 마담은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등이라고 할 수 있지만 버니 맥이나 돈 치들, 칼 라이너, 엘리엇 굴드 등의 조연급 배우들 역시 자신이 맡은 파트에서만큼은 영화의 중심을 차지하며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4. 오션의 적수 윌리 뱅크(알 파치노). 냉혹한 사업가인 윌리는 변해 버린 라스베가스의 정서를 대변하는, 당해도 싼 인물로 묘사된다.

#5. 히피풍의 지질학자로 변신한 러스티(브래드 피트).

#6. 거사 전에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든 오션 일당.

물욕(物慾) 없는 도둑들

재미있는 점은 이 영화에 묘사되는 도둑들에게 그다지 물질적인 욕망이 없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오션 일당은 처음부터 순수한 목적으로 모여든다. 윌리 뱅크(알 파치노)가 루벤(엘리엇 굴드)를 배반하고 루벤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흩어져 있던 오션 일당은 다시 모인다. 이들은 처음부터 배은망덕한 윌리 뱅크를 혼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그들이 지니고 있는 개인 돈을 모아 대형 사기극을 준비한다. 말하자면 나름대로 부유한 삶(그들이 동원하는 장비의 규모는 수천만 불 이상이다)을 살고 있는 이들이 다시 위험한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 것은 순전히 의리 때문인 것이다.

이렇게 도덕적인 당위성이 주어졌으니 관객들은 마음껏 대니 오션 일당에게 감정 이입할 수 있게 되며 영화는 아슬아슬한 게임의 쾌락에 집중해 간다.

영화의 2/3는 사기극의 사전 준비 단계이며 일종의 유머로 채워진다. 멕시코의 주사위 공장으로 조작된 주사위를 만들러 간 일당 중 하나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 분노해 파업을 주도하고 그를 진정하러 간 친구는 더 열렬히 파업에 참가한다. 윌리 뱅크가 관심을 쏟는 호텔상의 심사위원은 오션 일당의 의도적인 계획에 따라 이가 들끓는 최악의 환경에서 생활하게 된다. <오션스 13>은 이렇게 특유의 유머 감각에다가 촘촘히 마지막 사기극을 준비하는 과정을 끼워넣는다.

#7. 영화의 곳곳에는 소소한 유머들이 삽입되었다. 진지한 작전을 이야기하면서도 등산복을 고르느라 여념 없는 오션과 러스티.

#8. 주사위 조작을 위해 파견된 버질(캐이시 어플렉)과 터크(스콧 칸) 형제는 오히려 파업을 주도하며 오션 일당의 속을 태운다.

#9. <오션스 일레븐><오션스 트웰브>에서 오션 일당과 맞섰던 테리(앤디 가르시아)는 오히려 한편이 된다.

세련된 연출력

스티븐 소더버그는 분할 화면, 이중 인화 등 범죄 영화의 고전적인 기법과 세련된 재즈 음악을 통해 능란하게 장면을 이어간다. 물론 휘황찬란한 라스베가스 카지노 호텔의 화려함을 세트로 그대로 옮겨놓은 프로덕션 디자인 역시 관객이 시각적인 호사를 누리게 함은 물론이다.

<오션스 13>은 한마디로 즐거운 오락물이다. 영화는 미국적 물신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라스베가스를 호화찬란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철저히 오션 일당이 어떻게 미션을 수행하는가에 집중한다. 그리고 게임이 끝난 후에는 한 명의 악당 이외에는 불행해지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영화 내내 고생했던 호텔 심사위원이 대박이 나는 마지막 장면은 라스베가스라는 도시가 줄 수 있는 행운을 상징하는 동시에 이 영화의 정서를 보여준다. 한 바탕 꿈이면 어떠리오. <오션스 13>의 세계는 여전히 환상적이다. ★★★

메인 메뉴

장면 선택 메뉴

#10.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사기극 장면에서 감독인 스티븐 소더버그는 여러 가지 영화적 테크닉을 동원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11. <미스터 3000> <게스 후> 등의 코미디 영화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버니 맥 역시 오션 일당의 일원으로 출연한다. <오션스 13>은 조연진에도 중량급 연기자들을 안배해 즐거움을 준다.

#12. 영화에 삽입된 라스베가스의 풍경. 영화는 라스베가스의 화려함을 포장해 관객을 시각적인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13. 라이너스(맷 데이먼)는 여전히 의욕은 넘치지만 미숙한 사기꾼이다. 영화에서 라이너스는 분장의 대가인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인물로 묘사된다.

실망스러운 영상

최신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션스 13> DVD의 영상은 불만스럽다. 어두운 장면이나 실내 장면에서 지글거림이 두드러져 보이며 색감 역시 라스베가스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에 기대할 수 있는 화사한 색감이 약간은 변색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세련된 색조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약간은 불안한 화질이 향후 출시될 차세대 매체에 더 많은 기대를 하게 한다. ★★★

음성 선택 메뉴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음악

흥청거리는 음악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영화니만큼 사운드 역시 음악적인 표현이 잘 묘사되어 있다. 물리적인 액션보다는 재치 있는 두뇌 싸움이 주를 이루는 만큼 임팩트가 강렬한 편은 아니지만 드럼이 바닥에 깔리는 사운드트랙의 느낌이 잘 살아있어 영화를 보는 내내 어깨를 들썩거리게 한다. ★★★

스페셜 피처 메뉴

VEGAS : AN OPULENT ILLUSION (22분 46초)

<오션스 13> DVD에는 특이하게도 영화 자체에 대한 서플먼트보다는 라스베가스라는 특이한 도시를 다룬 다큐멘터리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 메뉴는 라스베가스의 간략한 역사부터 현재 어떻게 라스베가스가 수익을 창출하는지에 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특히, 모든 것을 소비로 연결시키는 라스베가스 카지노 호텔의 설계 과정에 대한 내용은 절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JERRY WEINTRAUB WALK AND TALK (2분 24초)

제작자인 제리 와인트라웁의 소개로 영화에 등장하는 호텔 세트를 둘러보는 메뉴다. 간략한 분량이지만 거대한 규모의 세트 면모를 확인해 볼 수 있다.

ADDITIONAL SCENES (4분 34초)

본편에서 삭제된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오션 일당이 애초 계획했던 속임수가 들통나는 장면이 좀 더 길게 삽입되어 있고 마지막 영화의 트릭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라스베가스 다큐멘터리가 인상적인 서플먼트

올 여름 꽤 괜찮은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던 타이틀로는 전반적인 서플먼트의 분량이 부족한 편이다. 무엇보다 영화에 관한 서플먼트가 별로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 다만 라스베가스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꽤 흥미로워 아쉬움을 달래준다. ★★

<오션스 13 (Ocean's Thirteen)>

감독 : 스티븐 소더버그

주연 :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알 파치노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
음향 Dolby Digital 5.1

더빙 영어, 태국어

자막 한국어, 영어,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상영시간 122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년도 2007년
                                     출시일자 2007-10-05


Special Feature

- Vegas : An Opulent Illusion

- Jerry Weintraub Walk and Talk

- Additonal S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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