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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후의 내 미래를 안다면? <넥스트>

단, 크리스 존슨은 자신의 내레이션처럼 딱 2분 후의 미래를 알 수 있고 그 능력을 숨기고 살아간다. 필립 K. 딕의 단편 「골든맨」을 원작으로 한 <넥스트>는 원작에서 이런 설정만을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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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후의 미래 <넥스트>

2분 후의 미래

SF 영화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영화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곤 한다. 토니 스콧의 <데자뷰, 2006>나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2002>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요소로 등장하는 영화다. 인류의 예지력(豫知力)에 대한 동경은 비단 상상 속만의 일만도 아니다. 신화나 전설 또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점성술에 빠져드는 사람들을 잘 알고 있다. 한때 한국을 휩쓸었던 종말론 종단의 '휴거' 소동이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등은 우리가 현실 속에서 만나는 사이비 예언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단 1초 앞도 내다볼 수 없고 그에 따라 인간은 종종 신의 영역에 근접한 '예지력'을 꿈꾼다. 그래서 문학이나 영화에서는 미래를 말하는 '예언자'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다. 그들은 그 능력만으로도 일종의 '슈퍼 히어로'가 아니겠는가? (하긴 크리스토퍼 리브가 출연했던 <슈퍼맨 2>에서 슈퍼맨은 아예 시간을 뒤로 돌려 버린다.)

#1.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 크리스 존슨(니콜라스 케이지)은 꿈 속에서 만난 운명의 여인을 기다리고 있다. 시계가 클로즈업되는 장면은 이 영화가 시간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한다.

#2. 크리스 존슨은 가명으로 라스베가스에서 마술쇼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는 자신의 예지력을 이용해 쇼를 하지만,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한다. 마술쇼 장면에 카메오로 출연한 니콜라스 케이지의 실제 부인 앨리스 김.

#3. 크리스 존슨은 자신에 관계된 2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내레이션을 통해 말한다. 예지력을 이용해 유유히 도박장을 빠져나가는 크리스 존슨.

미래를 아는 사나이

<넥스트>의 주인공 크리스 존슨(니콜라스 케이지)이 바로 누구나 부러워 할 그런 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단, 크리스 존슨은 자신의 내레이션처럼 딱 2분 후의 미래를 알 수 있고 그 능력을 숨기고 살아간다. 필립 K. 딕의 단편 「골든맨」을 원작으로 한 <넥스트>는 원작에서 이런 설정만을 따왔다. 하지만 <토탈 리콜><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이어 세 번째로 필립 K. 딕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게리 골드먼의 각본은 전작에 비해 독창적이지는 못하다. 사실 <넥스트>는 일종의 슈퍼 히어로 액션 스릴러물에 가까운 영화다.

일단 크리스 존슨의 능력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초반부에 전제된 '단 2분 후의 미래를 안다'는 일종의 규칙을 벗어난다. 물론 영화의 또 다른 설정에 의하면 크리스 존슨의 능력은 운명의 연인이라고 할 수 있는 리즈(제시카 비엘)와 연관될 경우 '2분 후'라는 규칙을 넘어선다는 설정이지만 일관성 없는 크리스 존슨의 능력 확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러니 <넥스트>에서, 가까이는 <스캐너 다클리, 2006>에서 멀리는 <블레이드 러너, 1982>까지 철학적 성찰에 이르는 필립 K. 딕 원작 영화의 깊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영화에서 크리스 존슨의 능력은 점점 더 커지고 그에 따라 문제는 너무나 쉽게 해결되므로 영화적 긴장감이 떨어진다.

#4. 한편, FBI 요원 페리스(줄리안 무어)는 크리스의 능력을 눈치 채고 그의 도움을 얻기 위해 뒤를 쫓는다. 하지만 예지력을 지닌 크리스는 늘 앞서 도망가 버린다.

#5. 크리스는 마침내 운명의 여인인 리즈(제시카 비엘)를 만난다. 크리스의 능력은 리즈에게 적용될 경우 많이 확장된다.

#6. 크리스는 리즈에게 작업(?)을 걸기 위해 자신의 여러 미래를 본다. 영화에서 가장 우스운 장면으로 같은 장소와 앵글을 이용해 여러 번 촬영되었다.

액션 모험 영화의 길

반면 <토탈 리콜> <블레이드 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의 머리를 찌근거리게 하는 복잡한 플롯과 설정에 질린 관객이라면 차라리 <넥스트>가 매력적일 수 있다. 제작자이기도 한 니콜라스 케이지의 아이디어와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는 <넥스트>는 DVD 서플먼트에서 니콜라스 케이지가 언급하는 것처럼 로맨스 액션 어드벤처의 규칙에 오히려 충실한 영화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자기 부부의 여행지였던 그랜드 캐년 일대를 영화의 중요한 무대로 삼았을 뿐 아니라 자신의 아내인 앨리스 김을 카메오로 출연시킬 정도로 이 영화에 애정을 담았다.

결과적으로 <넥스트>의 액션 스펙터클은 꽤 흥미롭다. 주인공이 미래를 정확히 알고 있으므로 크리스 존슨은 자신에게 쏟아질 위기를 참으로 우아하게 피해나간다. 어쩌면 <넥스트>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성공적인 액션 어드벤처 영화였던 <더 록, 1996> <콘 에어, 1997> <내셔널 트레져, 2004> 같은 정통 액션물의 길로 나아갔다면 더 좋았을 영화일 수도 있다. 중량급 여배우인 줄리안 무어가 출연해 <한니발>에서의 스탈링 요원이 성장한 듯한 FBI 요원을 연기하지만 캐릭터 자체가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적으로 설정된 러시아 출신 테러 집단의 설정이 구체적이지 못해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지는 못한다. 조금 더 잔가지를 쳐내고 이야기를 단순화해 대결 구도를 뚜렷이하는 것이 이 영화에는 더 적절했을 것으로 보인다.

#7. 작업에 성공(?)한 크리스. 마침내 리즈의 차를 얻어 탄다.

#8. 리즈는 인디언 보호 구역을 순회하는 교사. 그랜드 캐년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이라는 하파수나이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촬영된 이 장면은 리즈와 크리스의 로맨스가 싹트는 장소로 활용된다. 이 장소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자신의 아내와 여행을 와서 알게 된 곳이라고 한다.

#9. 리즈와의 애정이 싹트는 사이, 크리스를 쫓는 FBI와 테러 집단의 추격 역시 가까워온다. 두 집단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는 크리스. 예지력을 이용해 쏟아지는 장애물 사이로 잘도 빠져나간다.

결국 <넥스트>는 필립 K. 딕 소설이 지닌 어두운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복잡한 플롯을 포기하는 대신 대중적인 로맨틱 액션 어드벤처의 길을 선택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깊이를 따지자면 평범한 수준의 영화적 완성도를 지녔지만 단순한 플롯과 꽤 볼만한 스펙터클 액션 장면을 담은 킬링 타임용 오락 영화로는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메인 메뉴

장면 선택 메뉴

#10. 마침내 크리스를 찾아내는 페리스 요원.

#11.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에서 주인공을 고문하던 장치를 연상케 하는 장치를 착용한 크리스. 그는 과연 무엇을 보게 되는가?

#12. 크리스와 페리스는 협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13. 후반부에서 크리스의 예지력은 더욱 강화된다. 과연 크리스는 연인과 로스앤젤레스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2% 모자라는 영상 퀄리티

2.35:1의 아나몰픽 영상을 지원하는 <넥스트> DVD의 영상 퀄리티는 평균 이상의 화질이지만 할리우드 최신작 액션 영화로는 조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인디언 보호 구역 장면 등에서는 인물의 윤곽선이 흐트러지기도 하며 실내 장면에서 배경 디테일의 지글거림도 꽤 보인다. 감상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최신작으로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 다행히 CG가 사용된 장면은 실사와 부드럽게 합성된 편이며 색감은 안정적인 편이다. ★★★

음성 선택 메뉴

강렬한 임팩트의 음향

액션 장르니만큼 우퍼와 리어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제작진이 총력을 기울였다고 할 수 있는 챕터 13의 액션 시퀀스 장면은 홈씨어터의 우퍼와 리어 스피커의 강력한 임팩트를 느끼게 할 만한 장면이다. 자동차와 고물 기차 등이 마구 구르는 이 장면에서의 음향 이펙트는 방향감이 잘 잡혀있다.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챕터 16의 총격음을 비롯한 효과음 역시 인상적이다.

★★★

스페셜 피처 메뉴

Making The Best Next Thing (18분 16초)

간략하게 영화의 제작 과정을 다룬 메뉴다. 각색 작업에서 영화가 완성되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주로 자화자찬이 많은 편이지만 가볍게 영화가 의도하는 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메뉴다.

Visualizing The Next Move (7분 48초)

영화의 시각 효과에 관한 메뉴로 CG를 담당한 디지털 드림 엔지니어들의 목소리를 통해 영화의 주요 시각 효과 장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The Next "Grand Idea" (6분 54초)

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사용되는 그랜드 캐년 내의 하바수파이족 보호구에서의 촬영에 관한 메뉴로, 니콜라스 케이지 부부의 여행 경험에서 비롯된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랜드 캐년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에 위치한 이 장소의 특별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들어볼 수 있다.

Two Minutes In The Future with Jessica Biel (2분 29초)

영화의 주연 배우인 제시카 비엘이 영화의 설정처럼 미래를 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벼운 내용의 인터뷰 클립.

평범한 서플먼트

아무래도 기대만큼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하다 보니 <넥스트> DVD 서플먼트 분량은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구성 역시 그다지 특별한 부분은 없는 편. 부담 없는 영화에 어울리는 적당한 서플먼트 구성이라고 할 만하다. ★★

<넥스트 (Next)>

감독 : 리 타마호리

주연 : 니콜라스 케이지, 줄리안 무어, 제시카 비엘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
음향 Dolby Digital 5.1

더빙 영어

자막 한국어, 영어

상영시간 96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년도 2007년
출시일자 2007-09-19


Special Feature

- MAKING THE BEST NEXT THING (18분 16초)

- VISUALIZING THE NEXT MOVE (7분 48초)

- THE NEXT "GRAND IDEA" (6분 54초)

- TWO MINUTES IN THE FUTURE WITH JESSICA BIEL (2분 2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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