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얼마 전 달콤한 커피 향을 볶아내기 시작한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에는 가수 김형중이 참여했다. 특히 <러브 인 카푸치노>는 ‘푸른하늘’과 ‘화이트’로 활동하면서 맑고 섬세한 사랑을 노래했던 유영석이 음악감독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요즘 가수들을 향한 뮤지컬 무대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뮤지컬 <싱글즈>에 참여했던 이현우를 비롯해 9월 18일 화려한 막을 여는 뮤지컬 <시카고>에는 옥주현이 록시 하트 역에 배해선과 더블 캐스팅 됐고, 10월에 오픈할 모노극 <텔미 온어 선데이>에는 바다가 김선영, 정선아와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그리고 얼마 전 달콤한 커피 향을 볶아내기 시작한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에는 가수 김형중이 참여했다. 특히 <러브 인 카푸치노>는 ‘푸른하늘’과 ‘화이트’로 활동하면서 맑고 섬세한 사랑을 노래했던 유영석이 음악감독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
김형중, 꿈에 그리던 뮤지컬 무대
공연을 끝낸 김형중과 짧은 인터뷰 시간을 마련했다. 10여 년 전 E.O.S 때나, 몇 년 전 ‘좋은 사람’이나 ‘그랬나봐’로 여대 축제를 휩쓸고 다닐 때나 여전히 변함없는 외모에 일단 크게 놀란다. “어릴 때부터 뮤지컬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래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영석이 형이 뮤지컬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단역이라도 좋으니까 꼭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졸랐죠.” 아니, 그런데 바로 주연이란 말인가? “그래도 다른 사람하고 똑같이 오디션 봤어요. 연습하는 것도 힘들고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여러 가지로 정말 힘들었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
하지만 기대 이상의 연기력이다. “정말 긴장되는데 이상하게 재밌어요. 특히, 그냥 노래 부를 때와 다르게 극 중에서 자연스럽게 노래하니까, 노래도 더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치 뒤늦게 제 무대를 만난 배우 같다. “네, 아주 행복하고요. 앞으로 열 배는 더 잘할 수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에도 또 참여하고 싶습니다. ^^” 내년 초에 새 앨범도 발표할 계획이라는 그. 하지만 지금 기세대로라면 뮤지컬 배우로 새롭게 도약하는 김형중에 더 큰 기대를 걸어봐야겠다.
유영석 음악으로 채워지는 달콤한 무대
푸른하늘, 화이트. 설혹 유영석이라는 이름은 잊었어도, 그가 만든 노래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20대 후반이라면 그의 앨범 서너 장은 족히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제는 듣지 않는 테이프나 LP 형태로 말이다. 착하고 순한,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들. 특히 ‘자아도취’나 ‘네모의 꿈’ 등은 동화적인 분위기에 노랫말이 어찌나 재밌고 사실적이던지, 많은 사람이 꼭 뮤지컬 노래 같다는 말을 했었다. 그런데 드디어 유영석이 뮤지컬 음악감독을 맡았다고 하니,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러브 인 카푸치노>에 참여한 유영석과 김형중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에는 유영석의 음악이 그대로 녹아 있다. 새로운 뮤지컬 넘버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푸른하늘과 화이트 앨범에 실린 히트곡들도 고스란히 들을 수 있다. 형과 동생이 한 여자를 두고 다투는 ‘자아도취’, 한 여자에게 반해버린 ‘눈부신 그녀’, 이상형의 그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에 담고 속만 태우는 ‘말할 걸 그랬지’ 등은 마치 뮤지컬을 위해 만든 노래처럼 작품에 딱 들어맞는다. 더욱 반가운 것은 유영석이 친히 무대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카페 피아노맨으로 나오는데, 마지막까지 말 한마디 하지 않지만 달콤한 피아노 연주로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카페 ‘화이트’를 무대로 펼쳐지는 예쁜 사랑 이야기
‘러브 인 카푸치노’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스토리는 청춘남녀의 예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커피 프린스 시즌2’인가? 예쁘고 앙증맞은 소품들로 꾸민 무대는 카페 ‘화이트’를 배경으로, 때로는 카푸치노처럼 달콤하고, 때로는 에스프레소처럼 쓰고 시큼한 사랑을 노래한다. 또 무대 뒤편에는 작은 화면이 설치돼 있는데, 새로운 장을 열거나 독특한 상상력이 필요할 때는 젊은 감각에 맞게(요즘 TV 드라마나 영화에도 자주 쓰인다) 말보다는 자막과 사진으로 객석과 소통한다.
사랑이 무르익는 카페 ‘화이트’
뻔한 시나리오지만 로맨틱 코미디물답게 곳곳에 웃을 수 있는 요소도 많다. 특히,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볼만한데, 시종 코맹맹이 소리로 연애 기술을 강의하는 손현주의 감초 연기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잊히지 않는 대사가 있으니, “여자 3가지를 넘으면 끝이니라. 나이 30, 몸무게 50, 그리고 주제. 내가 다 넘어봐서 알아, 끝장이야!” 또 유영석과 함께 사랑의 전령사로 등장하는 장현국은 멋진 춤 솜씨를 큰 박수를 받았다.
뮤지컬 <러브 인 카푸치노>는 요즘 대세인 전형적인 로맨틱물로, 신세대 감각에 맞춘 연출과 유영석, 김형중이라는 스타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푸른하늘과 화이트 앨범에 실린 음악이 생각보다 많아서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뭐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하지만 유영석의 맑은 음악을 좋아했다면, 김형중의 허스키한 음색을 좋아한다면, 그들의 음악 세계를 둘러싼 한 편의 파노라마를 보는 듯한 따뜻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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