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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노키아를 구한 북유럽의 '잭 웰치' - 요르마 올릴라

핀란드를 ‘노키아랜드’라고 부를 정도로 핀란드 경제에서 노키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노키아는 한때 핀란드 전체 주식시장의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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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노키아 사장 카리 카이라모(Kari Kairamo)가 갑자기 사망했다. 실적 악화의 중압감을 못 이겨 자살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120년 노키아 역사상 최악의 위기였다. 이런 위기에서 노키아를 구출한 사람이 북유럽의 잭 웰치로 불리는 요르마 올릴라(Jorma Ollila) 회장이다.

핀란드를 ‘노키아랜드’라고 부를 정도로 핀란드 경제에서 노키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노키아는 한때 핀란드 전체 주식시장의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구 500여만의 작은 나라 핀란드가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세계경제포럼)로 꼽히는 데 노키아가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요르마 올릴라(Jorma Ollila, 1950~)

1865년 설립된 노키아는 1970년대 고무, 제지, 케이블 등 2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핀란드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1988년 노키아는 유럽에서 가장 큰 TV 제조 업체였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가장 큰 컴퓨터 회사였다. 그러나 관련 없는 분야로 확장을 거듭한 탓에 계열사 간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으며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갔다. 1980년대 말 노키아는 본격적으로 경영 위기에 몰렸다.

회사 존립마저 위태롭던 1992년, 요르마 올릴라는 41세의 젊은 나이에 노키아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다. 올릴라 회장은 취임과 함께 고무, 제지, 펄프, 타이어, 가전제품, PC 등을 모두 정리하고 당시 회사 매출액의 10%에 불과하던 이동전화 단말기와 정보통신 인프라 부문에 사활을 걸었다. 요르마 올릴라는 “통신관련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그리고 부가가치 높은 것만 한다(telecom oriented, focused, global, value-added)’는 전략적 비전을 설정하고 여기에 올인한다. 올릴라는 취임 일성으로 “우리는 통신 분야와 함께 살거나 죽는다. 남은 사업은 처분한다. 휴대전화 이용자가 2004년에는 12억 명 규모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축적한 기술력도 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건 무모한 짓이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휴대전화 수요는 2천만 대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휴대전화 시장은 스웨덴의 에릭슨, 독일 지멘스 그리고 미국의 모토롤라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릴라는 디지털 기술의 미래에 대한 신념이 있었다. 올릴라의 의지는 확고했다. 올릴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과감히 실행했고, 그 판단은 적중했다. 그는 회로 설계에서부터 생산, 심지어는 판매까지도 아웃소싱을 했다. 이는 그 당시까지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한 혁신적인 방법이었다. 올릴라 회장의 선택 이후 시장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이행했다. 노키아가 주력했던 GSM 중심으로 휴대전화 표준규격이 따라갔다. 1993년 노키아는 핸드폰 시장에 뛰어든 지 불과 2년 만에 23억 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노키아는 단말기 시장 진출 10년 만인 1998년,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한 이래 오늘까지 점유율 35% 수준을 유지하며, 세계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요르마 올릴라 회장은 <비즈니스 위크>에 의해 ‘천재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통찰력과 결단력 외에도 전략, 인재 육성과 활용, 글로벌 경영, R&D등 경영 전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일례로 노키아의 6만여 종업원 중 1/3은 R&D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10% 가량을 신기술 개발에 쏟고 있다. 또한 노키아는 빠른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최하위직에서 그룹 회장까지 5단계에 불과한 수평적 유연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올릴라 회장은 늘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일반 직원과 함께 회사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격의 없는 대화를 즐긴다. 근로자와 관리자의 벽을 허물기 위해 공장 한가운데 벽 없는 사무실을 만들었다. 사업 매각 시 100% 재고용 보장 조건을 고수한 것도 그의 인간 존중 경영을 잘 나타내 준다. 한마디로 경영의 교과서라 할만하다. 2006년 여름, 요르마 올릴라는 소임을 마치고 로얄 더치 셀의 비상임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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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가 알립니다.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는 (주)휴넷과의 제휴에 의해 연재되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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