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는 금성에서 온 여자의 간접화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프다’는 말이 ‘외롭다’는 뜻이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금성에서 온 여자는 화성에서 온 남자의 직설화법에 상처를 받는다 말합니다. 이왕이면 좋게 말하는 법을 왜 모르냐고.. 섭섭해 합니다.

이렇게 남과 여는 영원한 동상이몽의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변함없는 사실은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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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읽어요 / 날마다 읽어요 /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 그냥 읽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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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오늘도 어제에 이어.. 이경자의 산문집, ‘딸아 너는 절반의 실패도 하지 마라’.. 읽어봅니다.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 딸들은 엄마의 상처를, 실패를 대할 때마다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상처를 선택한 것은 엄마 자신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INT) 이경자

결혼, 임신, 출산, 양육 그리고 이혼에 이르기까지.. 여자의 일생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건들에는 남성이라는 동반자가 함께 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부모는.. 딸이 ‘좋은 남자’를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작가 이경자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렇다면 ‘좋은 남자’란.. 어떤 사람일까요?

INT) 이경자

낭독) 신윤주

엄마는 사람을 소유하지 않는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건 괜찮은데 그 순간부터 ‘넌 내것이다’.. 이런 독점욕이 생기면 아주 복잡해져. 한번 무엇도 가지지 말아 봐. 얼마나 자유로운가. 한손은 늘 비워둬도 인생이 가뿐한 걸 느끼는데, 항시 사람을 소유하려 하면 인생이 정말 무거울거야.

엄마는 이런 걸 알고 인정하는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어. ‘넌 내것이다’ 가 아니라 그런 너를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 물론 엄마도 그래야지. 소유하려는 집착이 생기면 이미 사랑이 아니거든.

작가 이경자를 떠올리면, 젊어서 그가 가부장적 사회를 향해 외쳤던 강렬한 구호를 떠올리게 됩니다. 비록 세상은 여전히 본질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그는 이제.. 강렬한 구호대신, 분노의 목소리 대신, 부드러움으로 사람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소망을 푸근한 목소리로, 하지만 간절하게 이야기합니다.

낭독) 이경자

여성이 제도와 관습,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온전한 삶을 산다는 것.. 남성이 또한 관습과 고정관념에 속박당하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성숙한 삶을 산다는 것.. 이경자는, 인간이 절반의 실패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 삶을 사는 방법은 사실은 아주 단순한 삶의 태도를 지키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INT) 이경자

20여년 전, 페미니즘 소설 ‘절반의 실패’에서 이경자는 ‘남성주의 세상을 뒤엎자’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남성도 가부장제에 눌린 피해자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가부장제 구조속에서 가해자로, 또 피해자로 힘겹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씌워진.. 남성성의 억압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세월의 흐름속에서 따뜻한 시선을 획득한 이경자가 이 땅의 남성들, 그리고 아들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합니다.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 KBS 홈페이지 kbs.co.kr과 온북티브이 홈페이지 onbooktv.co.kr을 통해 언제든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주였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