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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하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 체화당

체화당은 본래 ‘신촌민회’의 토론장으로 쓰이던 곳을 2002년 연세대 이신행 교수(정치외교학)와 학생들이 힘을 더하여 주민과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네트워크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의도로 2002년에 만든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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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같지 않게 저녁 바람이 스산한 어느 날, 아이의 손을 잡고 신촌으로 향했습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내려 맥도날드 앞에서 마을버스(7024)를 타고 이대 부고 앞에서 내리면 언덕배기 쪽으로 대신교회가 보입니다. 그 교회 바로 옆이 이대 공대 정문이거든요. 그 정문 앞으로 가다 보면 왼쪽에 좁은 골목길이 보이는데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오래된 골목길 사이에 북 카페 ‘체화당’의 삐뚤빼뚤한 간판이 어서 오라고 반갑게 손짓을 하고 있답니다. ^^

체화당은 본래 ‘신촌민회’의 토론장으로 쓰이던 곳을 2002년 연세대 이신행 교수(정치외교학)와 학생들이 힘을 더하여 주민과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네트워크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의도로 2002년에 만든 곳입니다.

체화당과 신촌민회

정겨운 간판을 뒤로하고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두운 조명의 부드러움과 함께 그야말로 편안한 공간이 나오더군요. 벽과 탁자 위, 또는 구석 어디나 쌓여 있는 책은 이곳이 북 카페임을 말해주었고 창이 많은 공간을 통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주는 한적함은 잠시 이곳이 도시가 아닌 바닷가나 숲 속의 통나무집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차와 빵을 주로 파는 이곳의 메뉴는 주 고객층이 학생이라 그런지 몰라도 근처 카페에 비해서는 정말 착한 가격이었어요. ^^

책을 읽고 있는 아이
넓은 창 아래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

체화당의 1층은 카페테리아의 모습이지만 지하에는 공연이나 강연 등을 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 있습니다. 누구든 체화당에 모임을 만들어서 함께 할 수 있는데 요즘은 ‘일본어 모임’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방’ ‘싸오빙 선생님과 함께하는 중국어 모임’ ‘기타 교실’ 등의 동아리모임이 활동 중이라네요.

책이 있는 공간
따뜻한 코코아를 기다리며

오늘은 마침 ‘생명과 죽음’이라는 독서 토론 모임에서 선생님을 모시고 세미나를 연다고 해서 함께해 보았습니다. ‘생명과 죽음’은 ‘작은 대학’ 출신들이 만든 독서 모임으로 ‘작은 대학’은 1991년 뜻있는 교수들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대안대학입니다. 한 학기에 인문서와 고전 등 스무 권을 읽고 토론을 하며 기술 학문이 만연한 대학가에 ‘참된 학문’을 나누자는 취지로 설립된 모임입니다.

‘생명과 죽음’은 그곳에서 함께 공부한 고대 학생들이 만든 고전 읽기 모임인데 함께 책을 읽고 선생님을 모시고 세미나를 열어 쪽글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등을 통해 고전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각자의 생각을 거침없이 나누는 자유로운 모임입니다.

독서토론을 하고 있는 '생명과 죽음' 회원들

오늘 토론할 고전은 『종의 기원』으로 각자 자신이 선택한 『종의 기원』을 읽고 쪽글을 써와서 발표를 하였습니다. 함께하신 선생님은 윤소영 선생님으로 현재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며 청소년을 위한 과학책을 집필하고 계신 분이었어요. 아이들과 늘 함께하셔서 그런지 정말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선생님의 단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각자 소개를 하고 학생들은 저마다 다양한 시각으로 읽어낸 『종의 기원』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자유로운 토론을 이어갔고 윤소영 선생님도 학생들의 그런 생각을 흥미롭게 바라보시며 자신의 의견을 더하면서 토론은 무르익어 갔습니다.

『종의 기원, 자연선택의 신비를 밝히다』의 저자 윤소영 님

불빛 흐린 조명 아래 삼삼오오 마주 앉아 학교에서 더 하지 못한 학문과 배움의 열정을 불사르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움베르토 에코가 한 말이 생각나데요.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이 없다.”

체화당 입구에서

책과 함께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성세대가 정해놓은 성공이라는 틀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 지금의 논술과 독서 토론 열풍으로 획일화되어 가는 또 하나의 커리큘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자발적인 공부로서 독서 토론이 지닌 효용성의 위대함을 느껴보게 되네요. 참 많이 부러웠어요. 아직은 어리지만 우리 아이들도 저런 모습으로 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저녁 바람 솔솔 불던 날 아이와 함께 체화당을 나왔습니다.

[TIP]
* 체화당(//chewha.cyworld.com)
  - 운영시간: 낮 1시부터 늦은 10시까지(월요일 휴무/ 일요일, 공휴일 오픈)
  - 전화번호: 02-364-9356
* ‘생명과 죽음’(//cafe.naver.com/classicre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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