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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슬픈 이야기 <다이 하드 4.0>

<다이 하드 4.0>에서 가장 슬픈 부분은 브루스 윌리스의 캐릭터 존 맥클레인이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이혼한 뒤 혼자 구차하게 살아가는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여자가 생겨서 그런 건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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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 하드 4.0>에서 가장 슬픈 부분은 브루스 윌리스의 캐릭터 존 맥클레인이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이혼한 뒤 혼자 구차하게 살아가는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여자가 생겨서 그런 건 아니군요. 직접 언급이 되는 건 아니지만 맥클레인이나 딸 루시가 말하는 걸 들어보면 전처인 홀리도 재혼한 것 같지는 않고요. 그냥 다들 이혼 이후 바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나 봅니다.

정말 슬픈 이야기입니다. <다이 하드> 시리즈를 본 사람들은 모두 존 맥클레인이 아내 홀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고 있지요. 그들의 결혼은 결코 이상적이지 않았지만, 그는 아내와 가족을 지키려고 정말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라 뛰고 달리고 노력했습니다. 그게 바로 <다이 하드> 시리즈의 진짜 내용이에요. 적어도 1편의 노력은 2편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결혼은 3편에서 다시 망가지기 시작했고 결국 3편과 4편 사이에 이혼으로 끝나고 말죠.


뭐가 문제였을까요? 그는 그렇게 나쁜 남편이고 아버지였을까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는 좋은 아빠와 남편이 되려고 정말로 노력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고요. 사랑과 노력만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존 맥클레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남성다움에 대한 그의 집착이었습니다. 물론 그의 잘못은 아니에요. 보통 남자라면 아내가 자기보다 돈도 더 많이 벌고 인정도 더 받는다면 위축되게 마련이고 어떻게든 자존심을 살릴 기회를 찾게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태도가 무척 쫀쫀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까지 힘주어 나무랄 생각은 없어요. 그리고 결혼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험상궂은 테러리스트들이 도시를 때려 부수려 하는 게 존 맥클레인의 잘못인가요? 당연히 아니죠. 그런 이들을 상대로 시민의 생명을 구하고 사태를 바로잡았던 게 그의 잘못이었나요?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의 선택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는 관계를 회복하고자 직접 문제를 노려보고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았어요. 대신 테러리스트들을 혼자 때려잡는 영웅이 되어 자신의 남성성을 입증하고 그것으로 자신이 좋은 남편이고 아빠라는 걸 증명하려 했지요. 물론 그는 대단한 일을 했어요. 아내의 생명을 두 번이나 구했고 이번 4편에서는 딸도 구했으니까요. (이걸 스포일러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홀리나 딸 루시도 그건 인정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건 그가 그 뒤로 좋은 남편이나 아빠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아마 그의 결혼생활이 유지되지 못했던 것도 그 때문에 그가 지나치게 자만했기 때문일 거예요. 슬슬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가 아내와 딸의 목숨을 구했다고 해서 결혼 생활의 문제점이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그 뒤로도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죠. 대화를 하고 상대방의 감정과 입장을 이해하고 자존심을 통제하는 일이요. 그리고 이 모든 일은 “난 아내를 구한 영웅이야, 나 만세!”의 태도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아니, 오히려 이 때문에 더 문제가 커졌을 수도 있어요. 생명의 은인인 남편의 자존심을 살리려고 아내 홀리가 문제점을 대충 덮고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 했다면요.

앞으로 <다이 하드 5>가 나오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평은 좋은 편이지만 그렇게까지 흥행 수익이 좋지는 않거든요. 브루스 윌리스도 나이를 먹었고요. 하지만 여전히 전 5편이 나와 그 안에서 존과 홀리가 재결합하기를 바랍니다. 전 맥클레인이 나이를 조금 더 먹으면서 자기에게 뭐가 문제였는지 깨닫고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좋은 아빠와 좋은 남편이 되길 바라요. 그렇지 않다면 <다이 하드>는 정말 슬픈 이야기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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