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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생뎐』 두 번째 이야기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어제에 이어 이현수의 ‘신기생뎐’ 함께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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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선사를 파계시킨 뛰어난 미모와 지력의 소유자이며 당대의 대학자 서경덕과 사제의 연을 맺은 황진이.. 송도삼절의 하나로 불렸던 황진이는.. 천민이었을까요? 양민이었을까요?

조선시대 대표적인 여류시인으로 불리는 매창과 왜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적장을 해한 평양의 계월향.. 그들은 천민이었을까요? 양인이었을까요?

그들은 천민에게조차 외면당하는 천민이었지만,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얻어내고 좌절된 사랑에서 받은 상처조차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예술인이었습니다.

천민의 몸에 양반의 머리를 가진, 그들의 이름은 기생입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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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어제에 이어 이현수의 ‘신기생뎐’ 함께 읽어봅니다.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살면서 가장 예쁜 여자로 치장하고 가장 매혹적인 춤사위로 무장하고 가장 아름다운 소리와 자태로 남성들의 시선을 받았던 그녀들... 과연 그네들이 꿈꾸는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INT) 이현수

그들이 꿈꾸는 삶. 여기서 신기생뎐 속에서는 마지막으로 타박네가 아이를 가져요. 기방안에서 아이를 낳고 기생들이 키우는게 나오는데 아마 궁극은 여자니까 궁극은 누군가의 사랑하는 아이를 낳아보고 싶어하는.. 아마 그런걸 꺼에요.

그리고 현모양처를 꿈꾸진 않지만 누군가의 연인이 되어 숨어서 살아도 마지막엔 한남자의 여자로써 그렇게 그냥 오롯이 사는걸 좋아하지 않았을까? 예, 그런 생각은 짐작만 가능합니다.

한 남자의 여자로서 오롯이 살아가는 꿈은 그녀들의 몫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네들이 매달릴 수 있는 것은 오직.. 가슴에 새기고 덧난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 뿐이었습니다.

낭독) 신윤주

세월의 흐름은 오마담을 기생에서 예인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원한 것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이었습니다. 그녀는 온전한 사랑을 줄 수도 없고, 순수한 사랑을 받을 수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낭독) 신윤주

이보오, 박기사. 오늘은, 오늘만은 그리 바쁘게 돌아서지 마오. 지난 이십년동안 꿀물 대접을 들고 내게로 오는 당신의 발소리를 들었소. 한발 한발 이 꽃살무늬 방문으로 조심스레 다가오는 당신의 발소리를 나는 귀를 열고 듣고만 있었소.

한 발을 뗄 적마다 이리저리 흩어질 당신의 어지러운 마음과 한 발을 디딜 적에 오롯이 맺힐 아픈 마음도 환히 알고 있었소. 그럼에도 나는 자는 척 누워 있었소. (중략)

아침햇살이 꽃살문을 적시며 방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이면 어김없이 들리던 당신의 기척을 부러 듣지 않으려고 이불을 덮어쓴 적도 많았소.

내가 당신을 모른 체한 것, 끝내 당신이 내게로 오지 못한 것. 당신은 그것 때문에 평생을 아팠겠지만 그 또한 사랑의 한 형태요. 내 사랑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생각해 주오.

낭독) 이현수

‘기생이라는 말조차 스러져 가는 이 21세기에 기생의 삶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들을 것인가..’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되, 그 욕망에 구속되지 않는 그네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미처 놓치고 있는 삶의 소중한 그 무엇을 돌아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작가 이현수는 우리에게 결코 간단치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 KBS 홈페이지 kbs.co.kr과 온북티브이 홈페이지 onbooktv.co.kr을 통해 언제든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주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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