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 우수 어린 눈, 그리고 섬세한 음성으로 일본 여성들의 마음마저 울렸던 임재욱. 4년 만에 그 ‘포지션표 발라드’를 듣고자 세종대학교 대양홀을 찾았다.
지난 2년 동안 일본에서 활동해 왔던 포지션(임재욱)이 올해 초, 6집 『애가(愛歌)』로 한국 팬들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훤칠한 키, 우수 어린 눈, 그리고 섬세한 음성으로 일본 여성들의 마음마저 울렸던 임재욱. 4년 만에 그 ‘포지션표 발라드’를 듣고자 세종대학교 대양홀을 찾았다.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는 임재욱의 색다른 모습
‘후회 없는 사랑’ ‘너에게’ ‘Remember’ ‘Blue Day’ ‘I Love You’ 그리고 최근 ‘하루’까지… 참으로 슬프고 애절한 이별 노래만 불러왔던 포지션. 그래서 TV에서 볼 수 있었던 임재욱의 모습은 항상 단정한 정장 차림에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애잔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4년 만에 라이브 무대에 선 그는… 이게 웬일? 갱스터 느낌이 물씬 난다. 찢어진 청바지에 민소매 셔츠, 가죽 팔찌에 선글라스로 무장한 그의 입에서는 발라드가 아니라 갱스터 랩이 나올 법하다. 분위기에 맞게 일찌감치 불후의 히트곡 ‘Summer Time’이 흘러나오고 무대에는 화려한 불꽃까지 피어나면서 공연장은 삽시간에 후끈 달아오른다. 그리고 ‘Remember’가 이어지자 객석에서는 오랜 친구를 만난 듯 익숙한 감흥에 젖는다.
방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임재욱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선 임재욱은 조금은 긴장한 모습이지만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게다가 “‘Summer Time’ 나오면 막 일어날 줄 알았는데, 다 앉아 계셔서 실망했어요. 히트곡 하나씩 부르다 보면 밤새겠지만, 오늘 단일 콘서트라 이 한 몸 불사를 예정입니다”라며 의외의 너스레로 그간의 공백을 일축한다. 콜록콜록. “오늘 무대 신경 쓰시라 불꽃도 터트리고 했는데 가스가 빠지질 않아요. 노래를 못 하겠네. 어떡해, 여러분이 인간 환풍기가 돼서 하나 둘 셋 하면 한 번에 쭉 빨아들이세요(웃음)”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더니 노래를 부르려다 말고 “이렇게 말을 잘하는데 그동안 방송에서 한마디도 못했으니…”라며 자화자찬인지 신세 한탄인지 모를 말을 덧붙인다.
그렇다, 임재욱 말 정말 많았다. 그동안 서툰 일본말에 속내를 드러내지 못해 애가 탔는지 틈틈이 참 열심히 말한다. 아마도 방송으로만 임재욱을 만나 왔던 팬들이라면 그의 색다른 분위기며 예상 밖의 입심에 놀랐을 것이다. 물론 2부 무대에서는 검은색 슈트를 차려입고 영화배우 뺨치는 특유의 멋진 표정을 지으며 포지션표 발라드를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많았는지, 이번 무대에서는 코믹 버전까지 마련했다. 어셔(Usher)는 물론 이른바 반짝이 의상을 입고 나훈아 따라잡기에도 도전한 것이다.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한 우수 어린 표정의 임재욱이 반짝이 의상이라니. 그래, 이게 바로 콘서트의 묘미 아니겠는가!
화려한 게스트로 더욱 풍성했던 무대
이번 공연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바로 화려한 게스트 군단이다. 첫 타자는 개그맨 이병진. “제가 게스트라는 거 신문 기사 보고 알았습니다. 따로 연락도 없었는데, 기사 보고 온 거예요. 지금 대기실 분위기 아주 안 좋아요. 다들 기사 보고 알았대요.” 역시 개그맨답게 공연장을 웃음으로 발칵 뒤집어 놓는다. “‘Summer Time’이 벌써 나와서 조금 걱정돼요. 분위기 띄울 노래는 그거 하나밖에 없는데 어쩌려고 그러는지.” 두 번째 초대 손님은 역시 반가운 얼굴, 노래 잘하는 양파다. 초록색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그녀는 ‘사랑 그게 뭔데’ ‘메리 미’ 등으로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뽐냈다.
그리고 뜻밖의 게스트, 정선희. 와인을 들고 온 그녀는 ‘토요일에 약속도 없는데, 기사 보니까 게스트로 돼 있어서 왔다’며 임재욱과 러브샷까지 시도한다. ‘이렇게 예쁜데 왜 남자친구가 없느냐’고 묻자 “내가 입은 잡지인데 몸은 성경이야”라며 대놓고 ‘작업’에 나서는 등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당일 정선희는 통역으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포지션의 무대를 뢺려고 멀리 일본이며 하와이에서 찾아온 팬들을 향해 유창한 일어와 영어로 인사말을 건네고 대화도 나눈 것이다. 넘치는 자신감과 유쾌한 분위기, 정선희의 매력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이 밖에도 개그콘서트 김재우-백보람 커플 등이 나와 임재욱의 넓은 인맥을 입증했다.
여전히 멋진 포지션, 하지만 아쉬운 점도…
오랜만에 만난 포지션은 여전했다. 특유의 짙은 감성이 묻어나는 노래며 예상하지 못했던 입담과 다양한 무대 연출에, 임재욱이 국내 팬들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그리고 팬들을 만나려고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여전히 멋진 포지션 그리고 그의 발라드
그러나 이 같은 여전함 속에서도 분명히 2년이라는 시간이 지닌 소소한 변화는 느껴졌다. 물론 포지션은 6집 타이틀곡 ‘하루’를 비롯해 원래도 일본 노래를 많이 리메이크했지만, 뭐랄까 좀 더 ‘일본스러워졌다’고 할까? 일본에 살아보지 않았으니 그 나라 정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신승훈 콘서트 때도 느꼈지만 일본에서 활동하다 온 가수들의 노래는 좀 더 질퍽해지는 것 같다. 절절하지만 절제된 슬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버린 아쉬움. 글쎄, 흘러버린 시간 속에서 과거 풋풋했던 포지션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그동안 함께 할 수 없었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열정을 지닌 사람은 아름답다. 의욕이나 도전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과정이라면 언젠가는 훨씬 멋진 모습을 만들어낼 것이다. 따라서 열심히 뛰는 포지션은 앞으로도 여전히 멋질 것이다. 게다가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그리움도 알게 됐으니, 그가 일궈가는 변화도 분명히 더 멋진 모습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믿는다.
포지션 콘서트 '일탈'
2007년 6월 16일
세종대학교 대양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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