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콘서트는 시쳇말로 물 좋기로 유명하다. 비록 그 좋은 물에 속하지 않고 속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그래도 그가 뮤지컬에 도전한다는 말에는 구미가 당겼다.
뮤지컬계가 호황을 이루면서 ‘무비컬(영화를 뮤지컬로 제작)’도 붐이다. 지난주 소개했던 뮤지컬 <대장금>도 마찬가지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드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좋은 예다. 그리고 얼마 전, 싱글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던 영화 <싱글즈>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마음을 나누고, 주먹을 불끈 쥐어가며 마음을 다잡게 했던 영화가 뮤지컬로 탈바꿈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는데, 게다가 이 시대 화려한 싱글의 대표 주자 이현우가 출연한다는 얘기에 한걸음에 달려가 봤다.
이현우, 생각보다 잘한다!
이현우 콘서트는 시쳇말로 물 좋기로 유명하다. 비록 그 좋은 물에 속하지 않고 속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그래도 그가 뮤지컬에 도전한다는 말에는 구미가 당겼다. 가수니까 노래는 워낙 잘할 테고,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연기 내공도 다졌을 테니, 모든 것의 조합이라 할 수 있는 뮤지컬이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는 NG라는 게 없지 않던가. 과연 이현우가 자신의 주무대가 아닌 뮤지컬에서도 그 화려한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뮤지컬 무대에서도 이현우의 어눌한 연기는 매력
결과부터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다. 기대가 너무 낮았는지 모르지만 이현우의 연기는 어눌한 게 매력 아니던가. 말끔한 외모에 어눌한 말투, 어색한 몸짓, 남다른 창법. 영화에서 김주혁이 맡았던 수헌 역에 잘 맞았다. “뮤지컬 도전은 지금 생각해도 무모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비중 있는 역할도 아니고, 기존 ‘실장님’의 연장선이거든요.(웃음) 또 어려운 안무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어떻게 보면 너무 안전한 도전, 좀 치사한 거죠.” 미디어 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현우가 던진 답이다. 그렇다, 공연을 보니 무대에는 대여섯 번 정도 등장하는 데다 어려운 연기도, 안무도 없다.
그러나 스타란 이런 것일까? 이현우가 등장하면 무대에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그의 열렬한 팬들이 많이 찾아오기도 했겠지만, 무대로 쏟아지는 관객의 시선도 더욱 강렬하다. “많이 망설였어요, 이거 잘해야 본전인데 괜히 욕만 먹는 거 아닐까…. 그런데 올해로 데뷔한 지 17년인 제가 안일해질 수 있는 이 나이에 좀 욕을 먹더라도, 좀 두려움이 있더라도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서 재충전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열정적인 친구들을 만나서 자극도 됐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존재감만으로 무대를 장악할 수 있는 스타의 위력. 게다가 분명히 어눌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그의 열정과 최선을 다한 노력이 느껴져 힘찬 박수로 격려한다.
생각지도 못한 배우들의 호연!
사실 이현우만 생각하고 갔던 공연장에서 기대 이상의 멋진 배우들을 만났다.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오나라와 함께 나난(장진영이 맡았던) 역에 더블 캐스팅된 구원영의 연기도 무척 사랑스럽다. 두 여배우는 올해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나란히 인기상과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실력파다. 동미(엄정화) 역의 백민정은 <올슉업>에서 큐레이터로 선보였던 육감적인 몸매를 더욱 파격적으로 드러내고 당찬 연기를 펼쳐 보인다. <천사의 발톱>에서 열연했던 김도현의 연기는 이범수보다 오히려 자연스럽다. 또 수헌 역에 이현우와 더블 캐스팅된 서현수는 고음 부분에서는 이현우보다 아쉽지만 연기는 한 수 위, 공연 중인데도 객석에서 ‘너무 멋진 거 아니냐’라며 난리들이다.
영화와 같은 듯 다른 개성파 배우들의 멋진 연기
가끔 어쩌면 저렇게 딱 맞는 연기자를 캐스팅했을까 신기할 때가 있는데, 뮤지컬 <싱글즈> 또한 120%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기존 영화에 무척 잘 나가는 개성파 연기자들이 출연한 만큼 자칫 이미지가 너무 동떨어지거나, 반대로 이미지를 그대로 좇아갈 수 있는데, 뮤지컬 <싱글즈> 배우들을 보고 있으면 영화의 캐릭터가 바로 연상된다. 그렇게 이미지? 잘 살리면서도 각자 남다른 개성을 드러내는 연기는 나무랄 데가 없다. 배역마다 영화와 같은 듯 다른 독특한 매력이 거부감을 없애면서 남다른 매력까지 발산해 관객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재밌는 뮤지컬 <싱글즈>, 그리고 30세에 대한 고찰
뮤지컬 <싱글즈>는 탄탄한 스토리에 짜임새 있는 구성, 배우들의 딱 떨어지는 연기와 가창력, 귀에 쏙 들어오는 음악에 재밌는 무대연출까지 더해져 100분이 순식간에 흘러가는 유쾌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서른을 맞아야 하는 29살 동갑내기들의 파란만장한 현실과 이상을 함께 나눌 수 있다. 20대에 영화 <싱글즈>를 봤던 필자도 서른을 앞두고 『서른 살의 강』이며 『서른, 잔치는 끝났다』『삼십세』 등을 끌어안고 심란함을 달랬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어느덧 30대다. 30대가 되어 뮤지컬 <싱글즈>를 보는 기분이 남다르다.
독특한 무대 유쾌한 음악 돋보여
그래, 서른이 됐다고 동쪽에서 뜨던 해가 서쪽에서 뜨지는 않는다. 물론 간간이 찾아오는 조급함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해 회의를 품게 할 때도 있지만, 그래서 누군가는 종교로, 학업으로, 일중독으로 두려움을 달래기도 하지만, ‘나’는 바뀌지 않더라. 많은 꿈을 진정 ‘꿈’으로 마음속에 간직하게 됐지만, 한 가닥 잡고 있는 소박한 가능성에서 행복을 느낄 줄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삼십세』에 있는 말처럼 ‘나에 대한 간격’을 조금씩 확보해 가고 있다. 삶의 통과의례일 테니, 수많은 29세들이여 실컷 아파하고 고민하자. 하지만 막상 서른이 되면 한결 편안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비록 삼십견의 괴로움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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