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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100배 즐기기 시즌1』 출간 기념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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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재미있게 본 미드는 무엇인가요?

나는 어쩌다 바보상자와 이토록 미련한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우물 밖의 TV 세상

 

1995년과 2004년 약 10년 간격을 두고 캐나다 토론토와 미국 보스턴에서 각각 1~2년을 머물렀던 경험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수학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의 창시자 J. C. 필즈가 사망 시까지 재직했던 토론토 대학 수학과에서 “양-밀즈 존재와 매스 갭” 프로젝트의 공동연구를 위한 건으로, 후자의 경우 하버드 대학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동식물과 균류, 화석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알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정보를 담기 위해 2007년에 야심차게 발의한 인터넷판 노아의 방주 “생명의 백과사전”에 대한 초기 연구 차원이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뿌듯하겠습니까만, 뻔하게 실없는 소리 그만 늘어놓고 그저 세상에 대한 경험의 폭을 넓히기 위함이었다고 둘러댈까 합니다.

 

 

 

어쨌든 토론토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근에서 열리는 모든 영화제를 쫓아다니며 영화에 올인하기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1995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이었던 〈타락천사〉 상영에서 인사 나온 왕가위를 보고 지레 설레어 어쩔 줄을 모르기도 했지요. 하지만 밤에 집으로 돌아와서 만났던 세상은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당시 토론토에서 처음 만났던 〈프렌즈〉〈ER〉은 바보상자라 불리는 TV가 이토록이나 완벽한 재미와 감동을 안겨줄 수 있음에 전율을 느낄 수밖에 없게 해주었습니다.

 

1년 후 토론토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의 제 모습은 시트콤 〈프렌즈〉 로고가 박혀 있는 모자를 쓰고, 짐 보따리 속에는 각종 미국 드라마 비디오테이프를 잔뜩 넣은 채였습니다. 행운이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서울로 돌아왔을 때 한국은 케이블 TV의 개국과 함께, 말 그대로 방영 채널이 겹치지 않기 위해 시청 계획마저 세워야 할 정도로 새로운 미국 드라마가 쏟아지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월요일 밤에는 꼭 11시 전에 귀가해서 〈엑스파일〉을 놓치지 않고 보았으며, 〈앨리 맥빌〉〈도슨의 청춘일기〉〈섹스 앤 더 시티〉를 빼먹지 않고 보기 위해 꽤나 노력을 했으니까요.

CSI 신드롬을 일으킨 〈CSI 과학수사대〉

새 밀레니엄, TV에 드림팀이 몰려오다

 

2000년대가 개막하면서 불어 닥친 〈CSI〉 열풍에 〈24〉〈앨리어스〉 등을 케이블에서 처음 만났던 때의 흥분도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날고 긴다는 미국 드라마에도 아직은 뭔가 2퍼센트 부족한 면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중심 타선이 건재하지만 하위 타선이 고르지 않고, 확고한 선두 타자와 테이블 세터가 없어서 한 방으로 경기를 끌어가야만 하는 야구감독의 고민이라고나 할까요. 야구를 인용한 김에 털어 놓자면, 제가 2004년도에 미국 동부의 유서 깊은 도시 보스턴을 찾았던 이유도 야구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현재 미국 뉴욕 메츠 소속으로 뛰고 있는 도미니카 출신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팬입니다. 죽기 전에 그 전설적인 투수가 레드 삭스 유니폼을 입고 전성기의 피칭을 하는 모습을 꼭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

 

2003년도에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결정전 마지막 7차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펑펑 눈물을 쏟고, 지금 생각하면 철없는 짓이었지만 남편과 키우는 강아지를 데리고 보스턴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거였답니다. 왠지 그 다음 해에는 정말이지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았고,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2004년의 보스턴 생활은 그렇게 야구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저녁 7시가 되면 채널을 지역 야구방송 중계에 맞춰놓고 살았더랬지요. 레드 삭스 구장인 펜웨이 파크에서 표를 구하기 힘들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기 일쑤였고요. 하지만 2004년은 미국 드라마 방송의 역사에서도 꽤나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한 방 위주의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위태한 경기 운영방식을 견고한 조직력의 야구로 재정비한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해 NBC는 10년 동안 방송국을 이끌었던 시트콤 〈프렌즈〉와 고별을 해야만 했고, ABC는 새로 시작한 〈위기의 주부들〉〈로스트〉〈그레이 아나토미〉〈보스턴 리갈〉을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8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드라마는 바야흐로 평생을 즐겨도 넘칠 만큼 새로운 작품을 끊임없이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의사들의 일과 사랑을 절묘하게 그려낸 〈그레이 아나토미〉

2004년은 야구팬인 저에게는 보스턴 레드 삭스가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풀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잊을 수 없는 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드라마 팬이기도 한 저의 입장에서는 평생을 즐길 수 있는 확고한 재미 하나를 보장받은 해이기도 했습니다. 보고 또 보고, 계속해서 다음 편을 찾게 되는 미국 드라마 중독자 생활로의 진입을 알리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 셈입니다. 왜 한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걸까요?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뭐니 뭐니 해도 영화를 최고로 꼽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만, TV 드라마는 시간적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에서 내러티브를 차근차근 짜나갈 수 있다는 점, 즉 영상 위에 끝도 없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펼쳐갈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진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연속극의 재미인 셈이지요.

 

이야기는 영원하다

 

경악할 만큼 놀라운 영화 〈반지의 제왕〉도 일반적인 러닝 타임인 2시간 정도의 길이로 만들었으면 그런 완성도가 나왔을까요? 세 권짜리 묵직한 소설이 영상 위에 그토록 완벽하게 녹여진 데는 분명히 그 이유도 있습니다. 아니 10시간 안에 이미 소설을 읽은 독자도 할 말을 잃게 할 만큼 영화를 만들어낸 게 오히려 놀라울 뿐입니다. 두 주먹 불끈 쥐고 ‘피터 잭슨은 정말 천재야’를 연발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령 걸작이라고 분류되는 〈대부〉 시리즈는 원작 소설을 읽고 다시 보면, 영화가 무언가 할 말을 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감히 〈대부〉에 그런 말을 하기가 불경스러워 저어되지만, 굳이 원작소설과 비교하자면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TV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내러티브를 짜나갈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합니다. 거기에 요즘처럼 대작 드라마가 풍부하게 제작되는 상황에서는 영화에서나 보던 방대한 스케일과 특수효과 등의 장치까지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3년 동안 〈반지의 제왕〉을 기다리며 연말을 고대했던 그 설렘이 TV 드라마 팬들에게는 수십 년 이상 변함없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있는 셈이지요. 울고 웃고 손에 땀을 쥐며 긴장하고 감동과 교훈을 주는 이야기에 인간은 언제나 열광합니다. 인간이 말을 할 줄 알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을 닳고 닳은 소재와 줄거리에 질릴 법도 하건만, 거의 예술적인 변주를 살짝살짝 가미하면서 가히 중독성이라 할 만한 힘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작금의 미국 드라마입니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 마이클 스코필드

공들여 만든 양질의 드라마가 쏟아지는 것에 시청자들은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새 밀레니엄의 TV는 더 재미있어지고 똑똑해지고, 무엇보다도 다양해졌습니다. 예전에는 낯부끄러운 줄 모르고 끝 간 데 없이 치닫는 상업주의가 TV 비판의 주요한 잣대였습니다. 물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중파의 상업주의는 더 심해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완성도 없이 오로지 상업성과 선정성만으로 채널에 발을 붙일 수 있는 드라마는 없습니다. 또 케이블 채널이 있습니다. 극단의 상업성 탓에 다양성의 부족을 탓했다면, 이제는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제작비의 부담 때문에 등급 범위를 넓히기 위해 표현수위를 고심하곤 할 수밖에 없다면, 지금 텔레비전은 때로 더 깜찍한 실험으로 넘쳐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미국 드라마는 엄청나게 다양한 취향을 끌어안게 되었습니다. 그 다양한 드라마 가운데 알토란을 쏙쏙 뽑아먹는 재미, 그게 화수분 같은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그런 미국 드라마를 보자면 생각보다 치밀한 계획성이 필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방만함이 없지 않은 시청 행태에 빠져들었으나, 물론 그것은 처음의 얘기고, 생활인으로서 미국 드라마 보기라는 취미에 지금은 여러모로 계획성이 생겼습니다. 텔레비전에 관한 가장 풍부한 데이터를 담고 있는 웹 사이트 tv.com에 등록된 TV 쇼의 수는 리얼리티 쇼 등이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 전부 합쳐 16,549개입니다. 그걸 다 보자고 덤벼든다면, 모든 일을 다 작파하고 평생을 다 잡아먹어도 모자를 일입니다. 그리하여 물건 중에서도 물건만을 고르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그렇게 모은 미국 드라마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미국 드라마 생활에 이제 들어가시는 분들과는 시간과 수고를 줄이면서 알찬 드라마를 골라보는 즐거움을, 이미 가열찬 미국 드라마 생활을 즐기고 계신 분들과는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자, 이제 다량으로 생산되는 TV 드라마에서 알토란을 빼먹으며 웃음과, 눈물, 감동, 교훈이 살아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 조그맣고 네모난 TV 박스 안에 온 정신을 빼앗긴 채, 두 주먹 불끈 쥐고 바르르 전율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카우치 포테이토가 되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제가 그렇게 바보상자와 미련한 동거를 시작했던 것처럼요.

2007년 5월 25일 문은실

당신이 미국 드라마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미드 100배 즐기기 시즌1』

 

『미드 100배 즐기기』는 전문 번역가이면서 동시에 자신 또한 내로라 하는 미드족인 문은실 씨가 쓴 미국 드라마 길라잡이 책이다. 〈프리즌 브레이크〉에서부터 〈배틀스타 갈락티카〉까지 총 24개의 미국 드라마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재기 넘치고 유쾌한 소개글과 풍부한 트리비아 정보를 담고 있다. 미국 드라마 생활에 이제 들어가시는 분들과는 시간과 수고를 줄이면서 알찬 드라마를 골라보는 즐거움을, 이미 가열찬 미국 드라마 생활을 즐기고 계신 분들과는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책이다. 한정 이벤트 부록으로 제공되는 〈미드 100배 즐기기: 용어사전〉 미니북에는 시즌, 프라임 타임, 프리미어, 에피소드, 스핀 오프, 크로스 오버, 에미상, 메이 스윕, 파일럿 등등의 엔간한 미드족들도 딱 대 놓고 설명하기 힘든 드라마 관련 전문용어들을 모듬해 편집했다. 미국 드라마의 세계에 이미 발을 들여놓은 분들이 그 흥분과 감동을 주위 친구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선물하기 딱 좋은 책.

 

『미드 100배 즐기기 시즌1』의 저자 문은실

 

어렸을 때의 꿈은 건축가였지만,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를 본 후부터는 무언가 집요하게 조사하고 탐구하며 결실을 맺는 직업, 예컨대 평전 작가 같은 것에 대한 갈망이 생겼고, 그 소망은 가슴 한켠에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영화를 참 좋아해서 한때 다큐멘터리 작가가 되겠다고 캠코더를 메고 다녔던 적도 있었지만, 현재 직업은 번역가다. 그리하여 옮긴 책으로는 『디자인이 만든 세상』『하버드가 지배한다』『찢어진 백과사전』『마이 히어로』『뼈 모으는 소녀』 등이 있으며, 함께 사는 세상살이에 가장 유용한 책은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한다.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일본의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 골프채는 잡아본 적도 없지만 18홀 라운딩을 함께 하고픈 사람을 한 명 고르라면 단연코 메이저리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다. 향후 배워보고 싶은 것으로는 “브라더 미싱으로 예쁜 원피스 만들기” “매킨토시로 그림 그리기” “나이스한 강아지 그루밍 기술” 등이 있으며,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으로는 “야구장의 몇 만 관중 앞에서 시구하기” “험머 타고 북미 대륙횡단하기” “플레이 스테이션 위닝 일레븐 게임에서 오버헤드킥 성공시키기” 등이 있다.

 

 

『미드 100배 즐기기 시즌1』 출간 기념 이벤트 재미있는 '미국드라마'를 알려주세요!
〈프리즌 브레이크〉〈그레이 아나토미〉〈CSI〉… 다양한 재미와 웃음 그리고 감동이 있는 미국 드라마! 여러분은 어떤 미국 드라마를 재밌게 보셨나요? 재미있는 미국 드라마를 추천해 주신 분 50분을 추첨하여 여러분이 미국 드라마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담은 『미드 100배 즐기기 시즌1』 구매권을 드립니다! ※ 이벤트 참여 예시 ● 프리즌 브레이크 - 끊임없는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탈옥 계획을 성사하려는 스코필드의 기발한 노력이 눈길을 뗄 수 없게 한다. ※ 이벤트 소개 ● 기간 : 6월 8일 ~ 6월 22일 ● 발표 : 6월 29일(채널예스 공지사항 게시판) ● 경품 : 『미드 100배 즐기기 시즌1』 구매권 5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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