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애니메이션 DVD 3편 <천년여우 여우비> <플러쉬> <신나는 동물농장>
가정의 달에 만나는 애니메이션 타이틀
여름 방학이 있는 여름 시즌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집중적으로 개봉하는 것처럼 DVD 업계에서는 5월을 가족 영화와 애니메이션 주요 발매 시기로 본다. 그건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유독 전쟁 영화가 환영받는 것과 같은 이치. 올해에도 5월 한 달간 가족들이 같이 관람할 만한 애니메이션이 꽤 출시되었다. 이 글에서는 5월 한 달간 출시된 각양각색의 DVD 타이틀 세 편을 소개한다.
먼저 <신나는 동물농장 Barnyard>은 <러그레츠> 시리즈와 <지미 뉴트론> 그리고 <스폰지 밥> 시리즈로 주로 저연령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니켈오데온과 <퓨전 쿵푸> <낫싱 투 루즈> 등의 유머러스한 영화를 만들었던 스티브 오데커크 감독이 협력한 미국산 애니메이션이다. 반면 <플러쉬 Flushed Away>는 <월레스와 그로밋> <치킨 런> 등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반열에 오른 영국의 아드만 스튜디오와 미국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협력한 장편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다. 마지막으로 <천년여우 여우비>는 <마리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선보인 이성강 감독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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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영화에서 구미호는 인간에 의해 멸종한 종족이다. '마지막 구미호' 여우비는 외계인에게 간신히 구원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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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간 나이로 100살. 하지만 여우비는 구미호 나이로는 10살 정도에 불과하다. 사춘기에 접어든 여우비는 자신의 정체성에 본능적으로 눈을 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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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영화에서 여우비가 만나는 아이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비적응 학생들이다. 여우비가 잠시 변신하는 이 아이는 타인과 의사소통을 단절하고 있다. |
판타지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
30년 만에 디지털 복원되어 화제를 모았던 <로보트 태권 V>와 함께 올해 초에 공개되어 ‘둘이 합쳐 100만 관객’이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던 <천년여우 여우비>는 해외의 높은 평가에도 상업적으로는 별다른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던 <마리 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이 작심하고 만든 장편 상업용 애니메이션이다.
전작에서도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미장센을 선보였던 이성강 감독의 작품답게 <천년여우 여우비> 는 맑은 채도의 빛깔이 돋보이는 고운 화면이 일단 이목을 끌어당긴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노스탤지어 정서가 강했고 그에 따라 성인의 취향에 더 잘맞았던 <마리 이야기>보다 좀 더 폭넓은 연령층의 관객을 염두에 두었다. 1000살을 산다는 구미호의 세계에서 100살을 산 주인공 여우비(손예진)는 인간 나이로 10살 정도의 나이에 해당하고 여우비의 주변 캐릭터인 외계인 요요들 역시 외형과 내면으로는 어린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그런 여우비가 접촉하는 사람들 역시 어린이층이다. 캐릭터들의 나이가 다소 어리게 설정된 만큼 <천년여우 여우비>의 분위기는, 몽환적이었던 <마리 이야기>보다 한층 밝고 경쾌해졌음은 물론이다. 도입부에서 여우비가 신나게 산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장면이나 중후반부에서 여우비의 능력으로 버스가 하늘을 나는 장면을 비롯해 이 영화의 전반부는 이런 캐릭터들 사이에 벌어지는 재치 있는 에피소드로 메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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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황금이(류덕환)은 싸움꾼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어린이다운 천진함을 지녔다. 금이는 아이들의 세계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여우비에게 아무런 적대감을 품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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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우비와 요요들은 모두 아이들이다. 실제 나이는 많지만 하는 행동이나 사고는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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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천년여우 여우비>는 기본적으로 멜로드라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여우비는 자신의 숙명 때문에 생과 사를 넘나드는 모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험은 불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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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여우 여우비>는 소녀의 성장 드라마와 판타지 어드벤처로서의 균형이 비교적 잘 잡힌 영화다. 에피소드와 에피소드의 간극을 넓혀 놓아 관객이 생각할 시간을 늘리는 대신 활동사진적인 쾌감이 적었던 <마리 이야기>에 비해, <천년여우 여우비>는 귀엽고 다양한 캐릭터와 촘촘한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로서의 매력에 좀 더 충실한 작품이다. ‘구미호’라는 다소 괴기스러운 캐릭터를 호기심 많은 10대 소녀로 변화를 주었으면서도 구미호의 특성 때문에 위기에 처하게 되는 후반부의 설정은 이 작품이 얼마나 이야기의 완결성에 애를 썼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중반부까지 황금이(류덕환 목소리 연기)와 여우비의 귀여운 멜로 라인을 중심에 놓다가 여우비의 장대한 모험담으로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의 이음새가 약간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장대한 이미지의 황홀경으로 그런 아쉬움이 상쇄된다.
영화를 보면 멜로디를 따라하게 하는 양방언의 서정적인 테마 음악과 3년여의 시간이 투자된 제작진의 노고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영상미 역시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천년여우 여우비>는 자신들이 원했던 관객층을 모두 포용하기에는 이야기의 밀도가 조금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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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산임을 초반부부터 드러내는 <신나는 동물농장>의 도입부. 이 영화에서는 영국의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축구'의 제전 '월드컵'이 영화의 주요한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최근 30여 년간 늘 우승 후보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잉글랜드팀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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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니(휴 잭맨)의 등장. 배경 음악이 빌리 아이돌의 'Dancing with Myself'라는 점은 그의 현실을 단번에 알려준다. <신나는 동물농장>에는 이런 음악적 유머가 꽤 자주 등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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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드만의 점토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꼭 닮은 주인공들. 이들이 활동하는 '래트로폴리스'는 물론 '런던'의 느낌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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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어드벤쳐 애니메이션 <플러쉬>
영화의 오프닝부터 타워 브릿지, 국회 의사당 건물 그리고 국기인 ‘유니언잭’이 등장하며 ‘영국', 그 중에서도 잉글랜드산임을 분명히 하는 <플러쉬>는 영국의 상류층 동네에서 애완용 쥐로 살아가는 로니(휴 잭맨)가 하수구에 형성된 쥐 공동체와 조우하고 쫓고 쫓기는 모험을 겪게 된다는, 전형적인 액션 어드벤쳐 영화의 전통을 따르는 개성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패러디를 장기로 하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작품답게 영화 속에는 007, 슈퍼맨, 월드컵 등을 유머의 소재로 차용하며 미국인, 프랑스인, 영국인, 이탈리아인등의 특성을 유머의 전통으로 삼는 것 역시 오리지널 <이탈리안 잡>을 비롯한 영국식 유머의 전통. 무엇보다 지저분하게만 느껴지는 하수구나 민달팽이, 쥐 등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소재를 활용해 경쾌한 분위기로 풀어나갔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비록 디지털 애니메이션이기는 하지만 <플러쉬>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계승한다. <월레스와 그로밋> 등에서 화제를 모았던 질주 시퀀스가 쾌속정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로 보여지며 모험 중에도 식사 대접을 잊지 않는 리타(케이트 윈슬렛) 가족의 태도 역시 흥미롭다. 또 디지털로 빚어진 영화의 캐릭터들 역시 아드만 특유의 진흙 캐릭터와 닮았을 뿐 아니라 진흙의 질감까지 지녔을 정도다. 심지어 클로즈 업 장면에서는 진흙 캐릭터의 기포까지 표현되어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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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로니와 리타(케이트 윈슬렛)은 빠르게 대사를 주고받는 스크루볼 코미디의 전통에 <인디아나 존스>를 비롯한 액션 어드벤처 캐릭터의 전형을 어느 정도 뒤따른다. 물론 클래식과 큰 차이점은 여성인 리타 캐릭터가 무척이나 적극적이라는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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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휴 잭맨(뮤지컬 배우도 했었다)은 이 영화에서 노래할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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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악당 토드(이안 맥켈렌)의 사촌으로 나오는 개굴레옹(장 르노)는 닌자식의 개그를 선보이는 패거리와 함께 웃음을 준다. |
다른 영국산 극영화와 마찬가지로 <플러쉬>는 영국 노동 계급의 세계를 긍정한다. 영화에 첫 등장하는 로니는 빌리 아이돌의 ‘Dancing with Myself'에 맞춰 흥겹게 여가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며 ‘귀족’처럼 살아가지만, 실은 주변에 어울리는 대상은 인형에 불과할 정도로 외캷운 인물이다. 다만 로니는 친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런 로니의 삶과 달리 하수구 세계에 있는 쥐의 도시 '래트로폴리스‘는 활력에 넘친다. 기본적으로 이 도시는 노동 계급의 활력이 가득 담긴 도시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도시를 위협하는 악당은 있게 마련이다. 귀족을 연상케 하는 악당 토드(이안 맥켈렌) 패거리의 음모가 도사린다.
<플러쉬>는 로니와 리타 그리고 그 뒤를 쫓는 토드 일당과의 밀고 당기는 흥미로운 추격전에 상영 시간의 상당 시간을 안배한다. 물론 이전에도 <월레스와 그로밋>에서 놀라운 추격전을 펼쳤던 아드만답게 디지털 애니메이션 속에서 펼쳐지는 창조적인 추격전 역시 흥미롭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상투적인 결말이 조금 불만스럽지만 이 영화가 가족용 애니메이션임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용서가 된다. 특히 아드만 특유의 영국식 유머와 'Don't Worry Be Happy' 'Proud Mary' 'Mr. Lonely' 등의 히트팝 넘버를 활용한 음악적 유머의 즐거움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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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과 만날 때는 그저 평범한 <신나는 동물농장>의 동물들. 하지만 사람만 없으면 직립보행을 감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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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급사의 요구로 삽입되었다는 <신나는 동물농장>의 도입부. 주인공 소(!) 오티스(케빈 제임스)가 신나는 들판 서핑을 선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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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티스는 아버지 벤(빌 엘리어트)이 금기시하는 모든 행동을 하는 말썽꾸러기다. 주인 아저씨의 풋볼 경기 관람도 훔쳐보는 오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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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애니메이션 <신나는 동물농장>
왕우의 쿵푸 영화를 무단 도용, 자신의 얼굴만 오려 붙여 완성한 황당한 코미디 영화 <퓨전 쿵푸>와 팀 로빈스, 마틴 로렌스 주연의 실직자 코미디 <낫씽 투 루즈>의 감독. <브루스 올마이티> <패치 아담스>의 각본가 그리고 제작자인 동시에 배우이기도 한 스티브 오데커크가 각본, 제작, 연출에 연기까지
참여한 <신나는 동물농장>은 흥청거리는 컨트리 뮤직 위에서 파티를 즐기는 미국 남부의 농부들, 즉 레드 넥(Red Neck)의 정서가 듬뿍 담긴 독특한 애니메이션이다.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는 농장의 동물들이 직립보행을 하고 파티를 즐긴다는 설정의 이 애니메이션은 철부지 소 오티스(케빈 제임스)가 아버지인 벤(샘 엘리어트)의 죽음을 통해 공동체의 수호자/영웅으로 성장한다는 성장 드라마로서의 틀을 갖추었다. 따지고 보면 <신나는 동물농장>은 공동체를 위협하는 적을 물리치는 영웅의 활약담을 다루는 웨스턴 영화의 플롯을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티스의 아버지이자 공동체의 지도자인 벤의 목소리를 연기한 샘 엘리어트는 카우보이 이미지를 지닌 배우일 뿐 아니라 벤의 캐릭터의 느낌은 왠지 존 웨인을 연상케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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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그를 제외하자면 <신나는 동물농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관계는 벤과 오티스의 부자 관계다. 마치 존 웨인같은 클래식 웨스턴의 영웅을 연상케 하는 벤은 공동체의 수호자 임무를 아들에게 계승하고 싶어하지만 오티스는 놀기 좋아하는 철부지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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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호자 벤의 부재는 질서의 붕괴를 가져온다. 과다한 파티로 주인 아저씨의 눈에 황당한 모습을 보이게 된 농장 동물들.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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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물론 <신나는 동물농장>의 히어로 오티스는 아버지의 복수와 가업을 잇는 것을 잊지 않는다. |
하지만 <신나는 동물농장>의 부제 'The Original Party Animals'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의 진정한 재미는 다소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의 후반부보다는 신나는 컨트리 뮤직에 맞춰 광란의 춤을 추는 동물들의 흥겨운 모습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얼음을 바닥에 붙여 놓고 ‘들판 서핑’을 즐기는 오티스의 모습이나 'Mr. Boombastick'과 컨트리 음악으로 가득 메워진 (인간이 모르는) 동물들의 파티 장면이 이 영화의 개그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피자까지 시켜 먹는 이들의 모습은 황당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직립 보행을 하는 소 따위가 세상에 있을리 없으니 까짓것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문제가 될 수는 없을 듯 하다.
초반부의 활력에 비하면 중후반부에 전개되는 코요테의 습격 - 벤의 죽음 - 오티스의 복수는 조금은 전형적으로 전개되어 재미가 적은 편. 그러나 중간 중간 인간에게 복수를 하러 가려고 차를 운전하고 (맥주 대신) 우유를 마시며 모터싸이클을 모는 소, 돼지, 암탉의 모습에 킬킬거릴 시간은 충분하다. 오데커크의 전작처럼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깔깔대며 보기에는 적절한 애니메이션이 <신나는 동물농장>이다.
최상의 화질
디지털 매체인 DVD의 속성상 최상의 화질은 디지털 소스의 제공이 가능한 디지털 애니메이션에서 구현된다. 이 글에서 소개한 3편의 DVD 타이틀이 디지털 애니메이션임은 물론이다. 물론 제작비가 1억을 넘어서는 <플러쉬>, 6,000만 달러가 소요된 <신나는 동물농장> 그리고 <천년여우 여우비>의 퀄리티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캐릭터 표현의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은 <플러쉬>인데, 점토 캐릭터의 느낌이 잘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음영 효과의 표현 역시 우수한 편이다. 어두운 장면의 표현력 역시 우수한 편이다. 반면 <신나는 동물농장>의 경우에는 캐릭터가 단순하게 표현된 편인데 화질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배경 표현 역시 단순한 색감을 사용하여 영상은 깔끔하다. 제작비 대비 최고의 영상을 선보이는 것은 <천년여우 여우비>다. 2D와 3D가 어울어진 이 작품 역시 D2D(Digital to Digital) 방식으로 DVD로 옮겨지면서 매우 선명한 영상을 선보인다. 광원 효과가 잘 표현되어 있으며 부드럽고 아름다운 색감을 선보인다. 디테일한 표현에 약간의 디지털 노이즈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색감이 잘 살아 있는 편이다.
음악이 돋보이는 음향 표현
세 편의 애니메이션 모두 음악의 비중이 큰 작품들답게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이 잘 표현되어 있다. 양방언이 음악을 맡은 <천년여우 여우비>는 서정적인 사운드트랙에 맞게 음향의 표현 역시 차분하고 부드럽다. 특히 배경음의 리어 표현이 잘 살아 있으며
각종 사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추격씬이 인상적인 <플러쉬>는 특히 우퍼와 리어의 활용도가 높은데, 방향감이 잘 살아 있는 편이다. <신나는 동물농장>은 가벼운 음이 중심을 이루는데 우퍼의 활용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 한국어 영화인 <천년여우 여우비>는 물론 두 편의 외국산 애니메이션 역시 한국어 트랙이 지원되는데 개봉 당시부터 정준호, 정운택, 정웅인 등 <투사부일체> 팀을 내세웠던 <플러쉬>의 한국어 트랙 완성도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 <천년여우
여우비>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천년여우 여우비>의 첫 번째 디스크에는 감독 및 제작진의 음성 해설이 담겨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의 실무진답게 작품 완성의 어려움에 대한 후일담을 잔뜩 나눈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이 많아서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듯 하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제작 초기부터 제작 발표회까지 이르는 긴 여정을 내레이션과 함께 다루는 메이킹다큐멘터리 <천년여우 여우비>의 탄생, 이성강 감독과 이혜원 프로듀서의 대담, 손예진, 류덕환, 공형진의 더빙 모습을 담은 더빙 스케치,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들의 소감이 담긴 스태프 인터뷰 그리고 캐릭터와 배경의 설정 샷이 가득 담긴 갤러리, 프로모션 자료인 예고편, TV Spot, 뮤직 비디오로 구성되어 있다. 2장짜리 디스크로는 양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제작 전 분야를 언급하며 공을 들인 메이킹 다큐멘터리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음성 해설이 서플먼트의 가치를 높인다.
■ <플러쉬>
먼저 공동 감독 데이빗 보워스와 샘 펠의 유쾌한 음성 해설이 눈에 띈다. 아드만 출신인 이들은 <플러쉬>를 어떻게 영국적인 분위기로 만들었는지에 대해 시종일관 유쾌하게 설명한다. 그 외에 해리 그랙슨 윌리암스와 오케스트라의 음악 녹음 장면, 영화의 삽입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동 감독들의 모습이 담긴 음악들, 휴 잭맨, 케이트 윈슬렛, 이안 맥켈렌, 빌 나이히, 앤디 서키스, 장 르노 등이 녹음 장면과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설명하는 출연진, 그동안 드림웍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DVD에 담긴 음악 클립을 모아 놓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비디오 주크박스, 영화 속에서 끊임 없이 등장한 민달팽이 캐릭터들의 노래 모습, 게임 등이 담긴 슈퍼 달팽이 등이 담겨 있다.
■ <신나는 동물농장>
<신나는 동물농장> 역시 스티브 오데커크와 제작진의 음성 해설이 담겨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제작 단계를 짚어 나간다. 그 외에 영화 속 음악을 많이 연주한 노스 미시시피 올스타와 영화 음악에 대해 설명하는 Booging In My Barn과 뮤직 비디오, 케빈 제임스, 커트니 콕스, 앤디 맥도웰, 샘 엘리어트, 대니 글로버 등 중견 배우로 진용을 짠 성우진의 모습이 담긴 Utter Tallent-Voices of Barnyard, 애니메이션 작업 과정과 애니메이터의 삶을 담은 An Animator's Life, 주역을 연기한 코믹 배우 케빈 제임스의 해프닝을 담은 Method Acting with Kevin James 그리고 음성 해설이 제공되며 당초 기획된 러프 컷이 담긴 삭제 장면 그리고 다양한 예고편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