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과 석류는 제법 잘 어울리는 듯했지만,
저 미니스커트들과 석류는 어쩐지 어색하기만 했다.
나는 석류 한 송이를 집어 들어 안전핀을 뽑았다.
하나 둘 셋, 하고 던졌다.
수류탄은 조준한 곳에서 정확히 폭발했다.
곳곳에 파편이 튀었다.
초가을 입구, 인사동 입구는 아수라장이었다.
안녕하세요,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줍니다.
오늘도 이문재 시인의 ‘석류’라는 시로 시작합니다.
LOGO)
모두 읽어요 / 날마다 읽어요 /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 그냥 읽기만 해요
이 프로그램은 책을 가장 빠르고 싸게 사는 방법
인터넷 서점 예스24와 함께합니다.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오늘도 어제에 이어
이문재 산문집에 빠져봅니다.
(이문재 글읽기)
INT)(이문재 인터뷰)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이문재 시인은 만해 한용운의 시
‘사랑의 끝판’에서 인용한 말로 산문집을 시작합니다.
나는 바빠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볼 겨를조차 없었다.
나는 게을러 터져 있었고
이런 게으름은 부도덕하다고 시인은 탄식하고 있습니다.
(신윤주 낭독)
INT) (이문재 인터뷰)
이문재 시인의 글에서는
느림, 단순함, 걷기, 언플러그드, 슬로푸드,
그리고 농사 같은 단어들이 쉽게 눈에 띄는데요,
생태학적인 문제의식으로
끊임없이 참살이를 추구하는 시인의 입에서
그런 말이 자주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요.
(이문재 글읽기)
땅끝 마을에 가본 적이 있다.
땅의 끝, 길의 끝.
거기에서 바다가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땅끝은 땅의 끝이 아니었다.
땅끝에서 돌아서면
돌아선 그 자리가 바로 땅의 처음,
땅의 시작이었다.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라는 만해의 이야기처럼
이문재 시인은 끝이 바로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은 저희 KBS 홈페이지 kbs.co.kr과
온북티브이 홈페이지 onbooktv.co.kr을 통해
보이는 라디오로 언제든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주였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