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패키지의 진화
다들 슬슬 차세대 DVD를 준비하는 분위기죠. 블루레이가 주가 될 것이냐, HD DVD가 주가 될 것이냐, 아니면 범용 플레이어가 포맷 전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할 것이냐에 대한 토론에, 여러분도 자기만의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들 슬슬 차세대 DVD를 준비하는 분위기죠. 문제는 아직 미래가 흐릿하다는 것이지만요. 블루레이가 주가 될 것이냐, HD DVD가 주가 될 것이냐, 아니면 범용 플레이어가 포맷 전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할 것이냐에 대한 토론에, 여러분도 자기만의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오늘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DVD 포장 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DVD 케이스 포장의 진화는 놀랍지 않습니까? 정확히 같은 크기의 디스크를 담는 음악 CD는 비슷한 길이의 시간을 거쳐 오는 동안 거의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네모난 주얼 케이스에 만족했지요. 디스크의 수가 늘어나면 케이스의 크기를 늘리면 그만이었습니다. 저가판이 나오면서 같은 크기의 케이스 안에 디스크를 두 개 넣는 편법이 생겼지만 그뿐이었죠.
하지만 DVD 케이스의 진화 방향은 훨씬 흥미진진했습니다. CD처럼 하나로 수렴되지 않았죠. 특히 디스크가 서넛을 넘어가는 시리즈물은 거의 시즌마다 새로운 포장법이 발명되었습니다. 정확히 같은 숫자의 디스크를 담으면서 첫 시즌보다 후반 시즌 세트의 두께가 절반 정도 줄어드는 걸 보는 것도 이제는 놀랍지 않습니다.
CD와는 달리 DVD가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한 건 시리즈물 덕택이었을 겁니다. 음악 CD는 기껏해야 한 장이나 두 장이죠. 오페라는 세 장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보통 두 장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시리즈 DVD는 그 몇 배나 되는 디스크가 필요했고 이들을 다루려면 상상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곧 수많은 아이디어가 생겼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다양한 포장 디자인이 탄생한 것이죠. 그만큼이나 중요한 건 DVD 포장이 DVD 포맷보다 훨씬 유연하게 창의력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는 것입니다. 포장이야 아이디어를 내서 모양만 바꾸면 되지만 포맷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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