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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국 영화를 만나다

어쨌든 DVD 시장이 많이 위축된 현 시점에서 오래된 한국 영화 타이틀이 지속적으로 출시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말로만 듣거나 오래된 비디오로만 만날 수 있었던 과거의 한국 영화 타이틀을 DVD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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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의 전성시대><기쁜 우리 젊은 날><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리뷰

옛 한국 영화 DVD 출시 러시 

 

최근 들어 옛 한국 영화 DVD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과거의 한국 영화 DVD는 주요 출시 목록에서 제외되었다. 국내 제작 기술에 한계가 있을뿐더러 초기 DVD 시장의 여론을 주도했던 마니아층이 AV 퀄리티를 중시했다는 점도 리마스터링 비용이 많이 드는 옛날 한국 영화 타이틀 출시를 어렵게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판권의 소재가 분명치 않은 옛 한국 영화가 많았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DVD 시장이 많이 위축된 현 시점에서 오래된 한국 영화 타이틀이 지속적으로 출시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말로만 듣거나 오래된 비디오로만 만날 수 있었던 과거의 한국 영화 타이틀을 DVD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이 글에서는 작년과 올해 출시된 한국 영화 타이틀 중에서 세 편의 DVD를 살펴보고자 한다. <영자의 전성시대>(1975)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81) 그리고 <기쁜 우리 젊은 날>(1987)이 바로 그 영화다.

 

#1. <영자의 전성시대>(1975) 김호선 감독, 염복순, 송재호 주연

#2.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81) 이원세 감독, 안성기, 전양자 주연

#3.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배창호 감독, 안성기, 황신혜 주연

 

#1. 영자의 전성시대: 도시화의 그늘


나중에 <겨울 여자> <서울 무지개> 등 다소 선정적인 영화로, 흥행 감독의 입지를 다진 김호선의 데뷔작인 <영자의 전성시대>(1975)는 33만 관객에 이르는 흥행 성공(당시 한국 영화로서는 최고의 성적)과 감독의 후기작에 대한 평가가 중첩되며, 정작 이 영화를 접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선정적인 영화로 오인되기도 하는 영화다(필자가 그랬다.)

하지만 ‘창녀와의 사랑’이라는 선정적 소재에서 비롯되는 오해에도, <영자의 전성시대>는 당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꽤 날카로운 수작이다. DVD 음성 해설에서 이 영화의 감독 김호선은 ‘흔히들 나의 대표작이 이 영화라고 하는데, 아직 나의 대표작은 나오지 않았다’라며 왕성한 창작욕을 드러내지만, 앞으로 나올 감독의 대표작을 논외로 한다면 <영자의 전성시대>는 다소 병리적인 경향이 담긴 그의 다른 영화에 비해 매우 건강하고 재기 넘치는 ‘현재까지의 최고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4. <영자의 전성시대>의 타이틀, 경찰의 시점에서 윤락녀 단속이 이루어지고, 그 와중에 '전 잘못한 것 없어요'라고 외치는 영자의 모습 위로 타이틀이 뜨고 주제곡이 흐른다.

#5. 경찰서에서 영자를 만난 창수. 과거의 순박함을 잃은 영자의 모습에 연민을 느낀다.

#6. 현재 시점과 플래시백을 오가는 <영자의 전성시대> 전반부에서, 영자는 가파른 추락이 거듭하는 인생 유전을 경험한다.


이 영화의 의미심장함은 타이틀 시퀀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마치 뉴스 화면처럼 흔들리는, 핸드헬드로 촬영한 첫 장면에서 카메라는 ‘잘못이 없다’는 영자(염복순)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 장면은 이 영화가 지닌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폭력에 가까운 카메라의 집요함은 이 영화가 다분히 남성적인 시선을 지닌 영화면서 동시에 당대의 현실을 정확하게 담아낸 영화라는 점을 관객에게 알려준다.

<영자의 전성시대>의 내러티브는 이 영화의 흥행 성공 이후 양산된 ‘호스티스-멜로물’의 범람 때문에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시골에서 올라온 영자는 가사도우미로 서울 생활을 시작하고 그 집 사장 회사의 직원인 창수(송재호)에게 사랑받지만 결국 사장 아들의 성폭력 때문에 거리로 쫓겨난다. 영자는 다시 버스 안내양 생활을 시작하지만 사고로 팔을 잃고 홍등가의 창녀로 생활하게 된다. 이런 여성의 비극적인 인생 유전 이야기는 한동안 한국 영화의 주류로 참으로 많이 변주된 바 있다.

그러나 <영자의 전성시대>는 단순히 이 서브 장르의 초창기 작품으로서만 의의가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음성 해설에서 감독 김호선이 밝힌 것처럼, 이 영화는 짧은 촬영 기간에도 세트 촬영이 아닌 실제 장소 로케이션(이 영화에 등장하는 창녀의 생활공간은 실제라고 한다)을 감행하면서 70년대 중반 사회, 문화의 현실을 생생히 담아낸다. 이 영화에서 영자는 남성 판타지 영역에 존재하는 캐릭터라는 한계가 있지만, 결코 선하기만 한 인물은 아니다. 영자의 인생유전은 영자를 거리에서 악다구니를 놀리는 거친 하류층 여자로 바꾼다. 현장 로케이션만큼이나 이 영화의 캐스팅 역시 중요한데, 이 영화가 주인공으로 삼은 두 배우 송재호와 염복순은 당시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급 배우였고, 이런 파격적인 캐스팅은 현장감이 강조된 이 영화의 분위기에 더욱더 사실적인 기운을 담는 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7. 맥주 홀의 여급이 되어 손님의 손에서 도망치는 영자.

#8. 창수가 영자의 등을 미는 이 장면에서 보듯, 창수는 영자의 구원자로 등장한다.

#9. 영자를 위해 싸우다가 유치장에 갇힌 창수. 영자는 창수를 위해 변한다.


(영자의 비극적인 인생유전을 생각한다면) 이 영화의 제목 <영자의 전성시대>는 매우 역설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에서 영자는 추락을 거듭하다가 간신히 구원받는 가련한 존재일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의 주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동적인 인물이다. 물론 <영자의 전성시대>의 여성관은 다소 구태의연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의 초반부에 제시된 시골 소녀 영자는 백치미를 지닌 순수한 소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결국 그녀의 삶은 자본주의적 욕망이 점차 고조되는 서울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파괴된다. 그녀가 한쪽 팔을 잃는다는 것은 시각적으로 그 파괴 정도를 가늠하게 하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영자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창수는 타락한 영자를 일깨우는 남자 또는 선각자다. 영자에 대한 창수의 애정은 맹목에 가깝다. 결국 <영자의 전성시대>는 어디까지나 남성의 시선으로 70년대 하층민 여성의 삶을 바라보는 영화다. 베트남전 참전군인 출신인 창수가 영자의 수호천사로 나선다는 점 역시 다소 계몽적이다.

그럼에도 <영자의 전성시대>는 당시 시대정신을 느낄 수 있는 수작이다. 이 영화의 서울 풍경은 지금과 너무 달라 낯설다. 그리고 그 서울에서 느껴지는 것은 개발의 풍파에 파괴되는 인간성의 어두운 그림자다. 그래서 <영자의 전성시대>의 결말은 현실적이다. 이 영화에서 영자는 창수에게 구원받지만 창수의 반려자는 되지 못한다. 영화의 결말부에서 사라진 영자를 찾아나선 창수는 마침내 영자를 찾아내지만 영자는 이미 (영자와 마찬가지로) 신체 일부분을 사용하지 못하는 남편(이순재)과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영화는 이 두 남자가 나란히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장면에 영자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영자의 전성시대>의 결말은 해피 엔딩이기는 하지만 뒤틀어져 있다. 영자는 창수의 정신적인 구원이 필요 없게 되자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인물이 된다. 그리고 둘의 평화는 영자가 장애를 가진 자신의 신분을 자각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10.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난장이집'이라는 낙서를 지우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타이틀 시퀀스.

#11. 여자 친구 명희(전영선)와 함께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어릴 적 기억을 되새기는 영수(안성기). 하지만 둘은 결코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 이 영화의 미장센은 종종 갇혀 있고 그런 모습은 사회로부터 떠밀린 난쟁이 가족의 서글픈 현실을 되새기게 한다.

 

#2.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소외의 시선


조세희가 쓴 연작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70년대 말엽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개발주의의 그림자를 날카롭게 묘사한 걸작이며 아직도 ‘아파트값 폭등’과 ‘재개발’의 구호가 난무하는 이 사회에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소설이다. 그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영상화는 당연한 순서라고 할 수 있는데, 이원세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는 염전으로 무대를 옮기고 연작 소설의 한 부분만을 장편영화 분량으로 담아놓았지만 어쩌면 당대 한국 리얼리즘 영화 최고의 작품으로 기록될 수도 있을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 연도인 1981년은 이 영화가 지닌 슬픈 운명을 모두 설명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1년은 체육관 선거를 거쳐 전두환을 위시한 신군부가 군복에서 양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본격적인 통치를 시작한 때다. 전두환 정권은 3S라고 불리는 문화 정책을 내놓아 정치적인 견해를 억압하면서도 성(性) 묘사 등은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당근과 채찍’ 정책을 진행했다. 비판적 리얼리즘에 근거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결국 무자비한 검열의 가위 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일단 이 영화는 시나리오 검열 과정에서 원작의 공간인 공장 지대를 쓸 수 없었다. 또 이 영화의 완성본 역시 검열 당국의 손에 잘려나갔으며 대사 역시 뜯어고쳐야 했다. 심지어 이 영화의 감독인 이원세는 미군 범죄를 다룬 85년작 <여왕벌> 역시 검열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이 땅을 떠나야 했다.

 

#13. 가족의 귀가. 통근 열차의 언저리에 고립된 가족의 모습에서 노동 후의 후련함이나 귀가 시간에 느껴지는 아늑함은 없다. 열차에는 그들 가족 외에는 아무도 없고 그렇기에 그들은 더욱 외로워 보인다.

#14. 먹먹한 정서가 가득한 가운데에도 바다 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아버지(김불이)와 영수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서정성이 느껴진다.

#15. 아파트 입주권을 팔아 식사를 하는 가족은 순간의 아늑함도 보장받지 못한다.


작년 부천 국제 영화제에서 디렉터스 컷으로 공개된 바 있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외부에 의해 훼손되었음에도 한국의 비판적 리얼리즘 영화 계보에서도 손꼽힐 만한 영화다. 일단 이 DVD의 강점은 원본의 시네마스코프 화면 사이즈가 그대로 표현되었다는 점이다. 횡으로 길게 드리워진 스크린에 담긴 영화 속 장면은 캐릭터의 공간적 고립감을 더욱 극대화한다. 밥을 먹는 가족의 집을 파괴하고 들어오는 중장비 시퀀스에서, 가족은 파괴된 공간의 틈새로 보이며, 세상으로부터 내쳐진 그들의 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또 굴뚝 위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아버지(김불이)의 모습을 큰아들 영수(안성기)의 시점으로 보는 장면은 그 서글픈 고독감 덕분에 아름답기까지 하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지나치게 많이 반복되는 서글픈 주제 음악의 반복이다. 오히려 잦은 음악 사용은, 시네마스코프의 좌우를 각종 장애물로 가로막은 미장센만으로도 충분히 주제를 담아낸 이 영화의 정서를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은 화면을 세로로 내리뻗은 장애물로 가로막혀 있으며 그 장애물의 이미지는 현실로부터 떠밀려난 가족의 비극성을 표현하는 데 더없이 적합해 보인다.

당시의 비극적 현실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염세적인 기운이 매우 가득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파멸되어 가는 난쟁이 가족의 구성원은 수동적 입장에 머물러 있다. 하긴 이 영화가 극적 긴장감을 내세운 영화였다면 이런 자세가 문제가 되었겠지만, 개발로 말미암은 파괴의 그림자를 거의 자연주의적인 기법으로 응시하는 이 영화의 자세에서는 그런 비극의 묘사가 더 적절했을 수도 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지금은 모두 중견 연기자가 된 안성기, 전양자는 물론이고 이효정, 금보라 등 당시에는 신인급이었던 배우들의 어릴 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16. 사진작가 구본창이 작업한 <기쁜 우리 젊은 날>의 타이틀.

#17. 이 영화의 첫 장면에서 대학생 혜린은 세파에 지친 여인을 연기한다. 이 첫 장면은 그녀의 삶을 예고하기도 한다.

#18. <기쁜 우리 젊은 날>의 배창호 감독은 이 영화에서 다양한 영화적 기법을 시도한다. 컵을 통해 인물을 포착한 이 장면 역시 그러한 예.

 

#3. 기쁜 우리 젊은 날: 완전한 사랑

 

8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배창호’라는 이름은 일종의 브랜드였다. 그가 연출한 영화 <꼬방 동네 사람들> <깊고 푸른 밤>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등은 당대의 히트작일 뿐 아니라 당시 한국 영화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완성도를 선보였다. 특히 <황진이>의 흥행 실패 뒤에 나온 <기쁜 우리 젊은 날>은 통속 멜로드라마 영역에 속하면서도 롱테이크를 주로 사용하는 배창호 감독의 독자적인 미학이 대중성과 잘 조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말하면 영민(안성기)의 혜린(황신혜)에 대한 일방적인 순애보다. 하지만, 배창호 감독은 소극적인 영민의 시점으로 애절한 짝사랑의 정서를 잘 녹여 놓았으며 다양한 영화적 실험을 보여준다.

<기쁜 우리 젊은 날> 역시 여성에 대한 묘사는 다소 진부한 편이다. 첫 장면에서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연기하는 혜린은 ‘뉴욕’으로 상징되는 허영의 세계에 발을 디디려는, 매력적이지만 미숙한 여인이다. 반면 영민은 그를 둘러싼 아버지(최불암)와 시장 사람들의 모습에서 보는 것처럼 순종적이며 소극적인 인물이다. (그는 종합상사에 취업하라는 아버지의 명(命)을 충실히 따른다.) 그런 혜린이 미국에서 결혼에 실패하고 한국으로 돌아오자 영민은 나름의 구애 공세로 결혼에 도달한다. 이 영화 내내 영민은 답답할 정도로 혜린에게 일방적이지만 상당히 신사적인 애정 공세를 보낸다. 그의 구애는 대부분 미련한 행동으로 나타난다. 가령, 비를 흠뻑 맞으며 혜린을 기다리는 시퀀스나 혜린과 약혼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에 선물을 들고 좌충우돌하는, 영민의 시점으로 묘사되는 시퀀스가 그런 영민의 미련한 사랑을 묘사하는 장면이다.

 

#19. 혜린과 약혼자(전무송)의 밀회 장소를 찾은 영민(안성기). 이 장면 역시 핸드헬드로 촬영하여 소심한 영민의 혼란스런 속내를 담아낸다.

#20. 영화의 엔딩 장면에서 반복되는 영민과 혜린의 어색한 데이트 장면.

#21. 영민은 마침내 사랑과 행복을 얻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기쁜 우리 젊은 날> 역시 탕아가 된 여성을 남성이 구원한다는 점에서 앞서 살펴보았던 <영자의 전성시대>와 똑같은 관점을 지닌다. 하지만 <기쁜 우리 젊은 날>의 세계는 현실적인 <영자의 전성시대>에 비하면 영화적 판타지가 더욱 강조된 영화적 세계를 보여준다. 이 영화의 몽환성은 이 영화의 각본가이자 <개그맨>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첫사랑> 등 세트가 강조된 영화를 선보였던 이명세의 영화 세계와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어쨌든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영민과 혜린의 관계는 당대의 통념에서는 다소 벗어난 것이다. 이 영화에서 영민은 오직 헌신과 애정이라는 무기로 혜린을 감화(?)할 뿐 아니라 양성 평등에 가까운 부부 관계를 유지한다. 비록 영화가 끝날 때까지 둘의 행복은 지속되지 않음에도 영민의 사랑은 아름다웠노라고 예찬하며, 그것은 당시 대표적인 노총각이었던 배창호의 ‘완전한 사랑’에 대한 예찬에 가깝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은 문학성을 바탕에 깐 배창호 영화의 순수한 매력이 가득 담긴 영화다.

 

<영자의 전성시대>메인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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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메인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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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우리 젊은 날>메인 메뉴

<기쁜 우리 젊은 날>장면 선택 메뉴

#22. <영자의 전성시대>의 엔딩 장면.

#23.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가장 서정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굴뚝 위의 아버지

#24. <기쁜 우리 젊은 날>은 영민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영화다.

 

 비교적 만족스러운 영상 퀄리티

 

과거 한국 영화의 필름 보관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연히 옛 한국 영화 DVD 타이틀의 영상 퀄리티 역시 원본 필름의 보존 상태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세 편의 DVD 중 비교적 최근작인 <기쁜 우리 젊은 날>의 영상 퀄리티가 가장 좋은 편이다. 소프트 렌즈 활용 등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 <기쁜 우리 젊은 날>은 HD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쳤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안정된 표현력을 선보이며 인물의 윤곽선 표현 등에서도 어느 정도 만족감을 주는 편이다. 반면 가장 오래된 <영자의 전성시대> DVD는 같은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쳤으나 필름 보존 상태가 썩 좋지 못했는지 필름 스크래치 등이 많이 눈에 띄며 표현력의 날카로움 역시 떨어지는 편이다. 가장 퀄리티가 떨어지는 타이틀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인데 SD급의 디스플레이에서는 큰 문제를 발견하기 어렵지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나 대화면 구현 시에는 화면의 질감이 매우 떨어진다. 아쉽지만 제대로 된 화면 사이즈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만족해야 할 듯.

 

<영자의 전성시대>의 음성 메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음성 메뉴

<기쁜 우리 젊은 날>의 음성 메뉴

 

 평범한 사운드

 

오래된 작품이다 보니 사운드 부분에서는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돌비 디지털 모노를, 나머지 두 작품은 돌비 디지털 스테레오를 지원하는데 <기쁜 우리 젊은 날>이 비교적 깔끔한 소리를 들려주기는 하지만 최근작에 비할 것은 못 된다. 대사가 온전히 들린다는 점에 만족할 수준. 하긴 옛 영화 화면에 지나치게 깔끔한 소리가 달라붙는 것도 조금 이상하기는 하다. 아쉬운 점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는 한국어 자막과 떿어 자막이 모두 지원되는데 <영자의 전성시대><기쁜 우리 젊은 날>에는 영어 자막만 지원된다는 점이다. 특히 이 두 작품은 감독 음성 해설이 지원되기에 한글 자막의 부재는 더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영자의 전성시대> 서플먼트

<영자의 전성시대>는 김호선 감독의 음성 해설만 지원된다. 김호선 감독은 영화의 도입부에서 마치 책을 읽듯 자신의 데뷔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초반부의 흥분이 지난 후에도 약간 들뜬 목소리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촬영 과정의 어려움 등을 소상히 전해준다. 데뷔작인 이 작품을 찍으면서 느꼈던 청년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듯 이야기를 쏟아내는 감독의 음성 해설이 인상적이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서플먼트 메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서플먼트

아쉽게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DVD에는 별다른 서플먼트가 담겨 있지 않다. 자료 보존 상태의 한계 때문인 듯 그 흔한 예고편조차 없다. 다만 시놉시스, 배우와 감독, 원작자에 대한 소개가 담긴 텍스트 자료, 캐스트 & 크루, 짧은 동영상으로 구성된 포토 갤러리 등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한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의 서플먼트 메뉴

 

 

 

 

<기쁜 우리 젊은 날>의 서플먼트

세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서플먼트를 담은 것 역시 비교적 최근작인 <기쁜 우리 젊은 날>이다. 배창호 감독의 음성 해설 메뉴를 선택하면 영화에 대한 소개말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되는 음성 해설을 들어볼 수 있으며 극장용 예고편, 오리지널 포스터, 포토 갤러리 등이 수록되어 있다. 배창호 감독은 특유의 지식인 톤으로 찬찬히 자신의 영화에서 시도한 여러 가지 영화적 기법과 표현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전해주어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영자의 전성시대>

감독 : 김호선

주연 : 염복순, 송재호, 최불암, 도금봉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
음향 Dolby Digital Mono

더빙 한국어

자막 영어

상영시간 107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년도 1975년
출시일자 2006-07-27


Special Feature

- 김호선 감독 음성 해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감독 : 이원세

주연 : 안성기, 전양자, 금보라, 이효정, 김추련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
음향 Dolby Digital 2.0

더빙 한국어

자막 한국어, 영어

상영시간 100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년도 1981년
                                        출시일자 2007-03-22


Special Feature

- 시놉시스

- 포토 갤러리

- Cast & Crew

<기쁜 우리 젊은 날>

감독 : 배창호

주연 : 안성기, 황신혜, 최불암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1.85:1
음향 Dolby Digital 2.0

더빙 한국어

자막 영어

상영시간 124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년도 1987년
                                        출시일자 2006-05


Special Feature

- 배창호 감독 음성해설

- 극장용 예고편

- 오리지널 포스터

- 포토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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