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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연애하는 데 도움을 줄까? - 『THE GAME』 & 『제인 오스틴의 연애론』

책을 보면 연애에 도움이 될까? 두 권에 한해서만큼은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첫 번째는 ‘선수들의 모든 노하우가 담긴 작업의 법칙!’이라는 화려한 문구가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THE GAME』이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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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 연애에 도움이 될까? 두 권에 한해서만큼은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첫 번째는 ‘선수들의 모든 노하우가 담긴 작업의 법칙!’이라는 화려한 문구가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THE GAME』이다. 그렇다. 확실히 부담스러운 문구다. 게다가 ‘선수는 미워하지 말고… 게임을 미워하라!’라는 문구는 또 어떤가? 이렇게 부담스러운 책은, 친일도 자랑이라고 말하는 책 이후로 처음이 아닌가 싶다.

『THE GAME』의 모양은 화려한 공작새를 닮았다. 뭔가 좀 있어 보이지 않는가? 그렇다. 내용은 있다. 그런데 좀 단순하다. 저자가 모모 커뮤니티를 통해 작업의 기술을 배운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정체를 탐구해보자. 어떻게 하면 여자를 꼬드길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여자를 침대에 데려갈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여자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가, 뭐 이런 것들을 알려주는 커뮤니티다.

저자는 그곳에서 ‘작업의 기술’을 배운다. 그 기술이란 무엇인가? 그건 책에서 확인해보면 될 일이고, 어쨌든 그것을 바탕으로 『THE GAME』은 온통 여자 꼬드겨서 잤고 헤어졌고 하는 내용이 반복이 된다. 자, 그럼 이게 무슨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 설마, 그 내용 그대로 따라하라고? NO. 남자들이여, 그런 짓 하지 말기를. 그럼 뭐가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나는 이 책을 여자가 읽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왜 읽지 않기를 바라는지부터 말하면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남자가 너무 단순해 보인다. 그래서 한심해 보인다. 아, 남자의 머릿속에 이런 것만 들었다는 걸 알면, 여자들이 남자를 얼마나 시시하게 생각할까?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우려스러운 일이다. 둘째는, 그런 이유와 맞물려 여자가 게임 대상으로 등장하는 탓에 여자들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주변에 얼쩡거리는 남자애들 중에 이런 증상 보이는 애 있으면 따귀 한 대 때려주라는 말이다. 경험을 약간 더해보자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흔히 ‘선수’라고 불리는 존재를 만나면, ‘나를 만나서 달라질 거야!’라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

『THE GAME』만 하더라도 결론은 그런 방향으로 흐르지만, 글쎄, 그것을 위해 울며 사라져간 여자는 또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이 책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강의 기술(?)로 선수를 붙잡겠다는 의지와 천지신명의 행운이 없다면, 울기 전에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말 그렇겠느냐고? 그래서 여자 분들에게 ‘한심함’을 감내하시고, 이 책을 보라고 권하는 것이다. 삐! 경고! 정말 뻔하게, 게임 아이템으로 소진될 수 있습니다!

아, 이건 나만 말하는 게 아니다. 흥미롭게도 『제인 오스틴의 연애론』에도 이런 말이 있으니 내친김에 그 책도 함께 보기로 하자. 『제인 오스틴의 연애론』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예컨대 『오만과 편견』『이성과 감성』 등의 작품에 등장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분석해 ‘이런 남자 만나지 마라’ 등을 알려주는 책이다.

보통 이러면 제인 오스틴의 후광을 업고 나온 얼치기 같은 책이 많은데, 다행히도 『제인 오스틴의 연애론』은 그렇지 않다. 제인 오스틴을 공부한 저자의 경력은 뒤로하더라도 작품에 대한 폭이 확실히 깊어 보이기 ?문이다.

그렇다면 『제인 오스틴의 연애론』은 무슨 도움을 준다는 걸까? 솔직히 말하자. 하는 말은 뻔하다.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져라, 돈 때문에 결혼하지 마라, 나에게 딱 맞는 사람을 기다려라, 하는 것은 달력에나 나올 정도로 뻔한 것이다. 하지만, 달력에 나오는 것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망각과 착각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는, 나름대로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다. 다소 방식이 뻔해서 문제지만.

다행히 이 책은 그런 뻔한 방식에서 탈피했다. 제인 오스틴 덕분이다. 두루뭉술하게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롭게도 작품 속에 나오는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한다. 굳이 말하면 이런 것이다. 누군가 건방져서, 혹은 오만해서 좋아하는 여자를 놓치려 한다고 해보자. 그럴 때 그냥 말로 하는 것과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다르시를 인용하는 것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언급하게 된 ‘게임’하는 남자들을 보자. 그런 남자를 만나려고 하는 여자에게 말로 하는 것과 『맨스필드 파크』에 나오는 헨리를 인용하는 것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책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책은 여자를 위한 책이지만, 나는 남자에게 권하고 싶다. 모두는 어려울지라도, 책에서 언급한 긍정적인 남성상을 본받는다면, 여자친구가 환하게 웃는 것을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아니라고? 아니면 뭐 어떤가. 손해 보는 것 없으니 속는 셈치고 해보자. 그 정도 수고로 여자친구가 웃는다면, 나쁘지 않은 투자 아니겠는가.

이제 곧 크리스마스다. 연인들이여, 이 책을 서로 선물하는 것이 어떤가? 적어도 게임하듯 연애하는 작업남이 아니라면, 연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s.
커플이 아닌 경우에는 어찌하느냐고? 연애에 도움 되는 책 말고 연애하게 해주는 책은 없느냐고? 이보시게. 그렇다면 책 덮고 집 밖으로 나가시게. 그게 정답 같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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