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소마의 DVD 라이프
흥미로운 음악 영화 DVD 두 편
<8마일>은 힙합(Hip-Hop)이 '분노'의 음악임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영화다. 지미는 자신의 고통과 분노를 내면에 꾹꾹 담아 메모에 응축시키고 랩이란 형태로 폭발시킨다.
■ 흥미로운 음악 영화 DVD 두 편
커티스 핸슨이 연출하고 에미넴이 출연한 <8마일>의 주제가이자 에미넴 최고의 싱글인 ‘Lose Yourself’는 이런 가사로 시작한다.
이봐 만약 니가 한방에, 한번의 기회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기회를 잡겠어 ? 아니면 날려버리겠어 ?
<허슬 앤 플로우> : 빈민가 포주의 힙합 음악 입문기
많은 랩퍼들이 그러하듯 빈민가 출신인 에미넴의 이야기를 상당 부분 차용한 <8마일>은 힙합(Hip-Hop)이 어쩔 수 없는, 마이너리티의 음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주는 영화다. 영화에서 에미넴이 연기하는 '래빗'지미의 삶은 숨이 막힐 정도다. 활기를 잃어 버린 도시엔 폐가가 널려있고 어머니는 자신의 동창과 동거 중이며 주로 흑인들인 친구들은 구체적인 노력 없이 래퍼로서 성공하겠다는 꿈을 꾸는 몽상가들이다. 그런 현실을 직시한 후 지미는 지리멸렬한 자신의 삶을 메모장에 옮기고 녹음비를 벌기 위해 중노동에 몸을 맡긴다.
<8마일>은 힙합(Hip-Hop)이 '분노'의 음악임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영화다. 지미는 자신의 고통과 분노를 내면에 꾹꾹 담아 메모에 응축시키고 랩이란 형태로 폭발시킨다. 그것이 <8마일>의 오프닝 랩 배틀에서 참패한 지미가 영화의 결말부 랩 배틀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미국의 대중 음악은 늘 억압받는 계층의 '분노'를 양분으로 삼아 생겨났고 발전해왔다.
<앙코르 CE> : 컨트리계의 슈퍼 스타 자니 캐쉬와 그의 뮤즈 준 카터의 연애 입문기
비단 할렘의 거리에서 생겨난 힙합뿐 아니라 헤비 메탈(Heavy Metal)은 80년대 10대 백인 블루 칼라의 아이콘이었고 블루스(Blues)는 시작 자체가 남부 흑인 노예들의 고통에서 출발했다. 또 컨트리(Country)는 매일 땡볕에서 일하는 남부 백인 레드넥(Red Neck)들의 생활 음악아니던가 ? 따지고 보면 미국 대중 음악사의 진정한 걸작들은 늘 ‘분노’와 ‘반항’ 그리고 거대한 절망감에서 뿜어져 나왔던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런 미국 대중 음악의 지형을 보여주는 두 편의 DVD를 소개하려고 한다. 재미있게도 두 작품은 모두 남부 테네시주의 음악 도시 ‘멤피스’를 배경으로 한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그의 첫 레코드를 녹음했고 지금은 그가 묻혀 있는 ‘그레이스 랜드’가 있는 음악팬들의 성지. ‘멤피스’가 바로 이 두 편의 음악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다.
#1. 앙코르 CE
<앙코르 CE> : 디스크1 메뉴 화면
미국 내에서 비틀즈를 능가하는 명성과 인기를 지녔다고 하지만 사실 자니 캐쉬(John R. Cash)는 우리에게는 무척 낯선 이름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그가 우리 팝 팬들에게는 인기를 끌기 어려운 장르인 컨트리계의 슈퍼스타이기 때문이다. 폴짝거리는 2비트 리듬이 주를 이루는 컨트리는 남부 백인들의 정서를 대변하며 미국적인 투박함을 미덕으로 내세우는 장르다보니 세련된 도시풍의 음악을 선호하는 국내 팝 팬들에게는 별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이 사실.
하지만 자니 캐쉬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첫 레코드를 녹음했던 선레코드 출신인 것에서 드러나듯 단순히 컨트리 뮤지션으로 한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는 뮤지션이다. 영화 속에 묘사되는 것처럼 캐쉬는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 로이 오비슨 등 초창기 로커빌리 록앤롤 사운드를 공유했던 인물이며 그의 TV쇼에 밥 딜런같은 인물들을 초대하고 교류할 정도로 깊고 넓은 음악 세계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세계적인 록 밴드 U2의 프론트맨 보노는 '최고의 저음'이라며 캐쉬를 극찬했을 정도.
<앙코르 CE> : 우연한 사고로 사망한 형의 그림자는 자니 캐쉬의 트라우마가 된다.
하지만 <앙코르 CE>에서 자니 캐쉬는 다소 전형적인 타입의 뮤지션으로 묘사된다. (그는 상당한 '악마적 카리스마'를 지녔다고 한다.) 이 영화 속에서 자니 캐쉬는 신화적인 영웅이다. 그는 영웅 캐릭터들이 대개 지니고 있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다. 영화 속에서 캐쉬에게 가장 적의를 드러내는 것은 바로 그의 아버지(로버트 패트릭)다. 캐쉬의 형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아버지는 막 약물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온 아들에게 '마약은 끊었냐 ?'라고 물을 정도로 냉혹한 인물이다. 그건 캐쉬 자신을 거대한 트라우마에 사로잡히게 하는 형의 죽음과 관련 깊다. 장래에 목사가 되겠다던 형은 우연한 사고로 인해 죽게 되고 아버지는 그 책임을 자니 캐쉬에게 돌리는 것. 트라우마와 아버지의 그림자는 신화의 세계로부터 비롯된 것이고 다소 뻔한 설정이지만, 이런 내면의 상처는 캐쉬가 겪을 고통과 약물 중독을 설명하는데 영화적 논리 장치로 기능하는 것.
<앙코르 CE> : 캐쉬와 카터는 예술과 인생 양면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소울 메이트'다 .
하지만 <앙코르 CE>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인물의 내면보다는 남녀주인공의 화학 작용에 집중하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리즈 위더스푼이 연기한 준 카터는 캐쉬의 내면적인 상처를 매만져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음악이 삶의 전부인 캐쉬에게 '집에선 음악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며 밉살스럽게까지 보여지는 전처와 달리, 준 카터는 캐쉬의 훌륭한 공연 파트너이자 창작의 영감인 뮤즈(Muse) 그 자체다. 그 동안 구축한 익살스런 남부 아가씨의 모습에 캐릭터 내면의 상처를 담아낸 리즈 위더스푼은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할 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사실 <앙코르 CE>에서 모든 갈등의 해결은 캐쉬와 카터의 결합으로 해결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앙코르 CE>는 약물 중독 등으로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던 캐쉬의 복귀 무대인 1968년 '폴섬 감옥 라이브'의 대기실 장면으로 시작해 같은 공연의 노래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캐쉬의 음악적 여정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이 시기는 동시에 캐쉬와 카터의 결합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앙코르 CE> : 복귀 무대를 폴섬 감옥으로 선택한 자니 캐쉬.
탄탄하기는 하지만 다소 평이한 제임스 맨골드의 연출력보다 <앙코르 CE>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노래들을 모두 소화해낼 정도로 열정을 쏟은 배우들의 연기에 있다. 오스카를 가져간 리즈 위더스푼 뿐 아니라 복잡한 내면의 뮤지션을 연기한 와킨 피닉스의 연기 역시 뛰어나다. 물론 경쾌한 리듬에 남부 레드넥의 정서를 신랄하게 담아낸 자니 캐쉬의 노래들이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이다.
<앙코르 CE> : 음성 메뉴, 음악 영화답게 DTS 포맷을 지원한다.
<앙코르 CE> : 디스크 1의 스페셜 피쳐 메뉴, 음성 해설, 삭제 장면, 예고편 수록
<앙코르 CE> : 디스크 2의 메뉴, 실제의 자니 캐쉬와 준 카터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앙코르 CE> DVD의 첫 번째 디스크에는 본편과 감독 제임스 맨골드의 음성 해설, 삭제 장면, 극장용 예고편이 수록되어 있다. 서플먼트에는 실존 인물 자니 캐쉬에게 포커스를 맞춘 6개의 서플먼트가 제공된다.
2.35:1 아나몰픽 포맷의 영상은 최신작다운 산뜻하고 깔끔한 영상을 선보인다. 광량이 많은 남부를 배경으로 한 영화답게 안정되고 화사한 색감을 자랑하는 <앙코르 CE>는 콘서트 장면이나 밤 장면같은 까다로운 장면들에서도 인물의 윤곽선이 뚜렷하게 묘사되며 정확하게 얼굴의 음영을 드러낸다. 드라마 장르의 작품으로서는 최상급의 화질을 선보인다.
뮤지션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인만큼 사운드의 표현력 역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데, 돌비 디지털과 DTS 5.1 채널의 음향 포맷을 지원하는 사운드의 표현력 역시 우수한 수준이다. 특히 쿵작거리는 컨트리 사운드가 제대로 표현된 콘서트 장면들은 와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의 목소리에 강조점을 두고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는 깔끔한 사운드를 전해준다.
제임스 맨골드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음성 해설은 영화 자체에 집중하고 자신의 의도를 잘 설명하려는 할리우드 스타일로 조금 심심하지만 충실한 편이다. 'more man in black'이라는 부제가 붙은 삭제 장면(18:49)은 제임스 맨골드의 음성 해설이 지원되며 영화의 속도 조절과 응집력을 위해 삭제된 장면들의 모음이다. 가령 자니 캐쉬의 트라우마를 형성하게 되는 형의 장례식 장면이나 본편에서는 볼 수 없는 영업맨 시절의 동료 등도 볼 수 있다. 총 9개의 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두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johnny cash jukebox : walk the line extende musical sequences(16:34)는 영화에서는 짧게 편집되어 있는 9곡의 삽입곡의 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자니 캐쉬의 노래 뿐 아니라 엘비스 프레슬리, 로이 오비슨 등을 연기했던 배우들의 모습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folsom:cash and the comeback(11:47)은 영화에서도 주요 모티브로 사용되는 자니 캐쉬의 68년 폴섬 감옥에서의 공연을 통해 자니 캐쉬의 음악 세계를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크리스 크리토퍼슨을 비롯한 지인들과 당시 폴섬 감옥의 재소자 등의 인터뷰를 통해서 소외된 사람들과 공감했던 쟈니 캐쉬의 음악 세계를 약간이나마 접해볼 수 있는 메뉴다.
ring of fire : the passion of johnny and june(11:29)은 준 카터가 작곡한 노래의 제목을 따왔는데, '소울 메이트'라고 할 수 있는 쟈니 캐쉬와 준 카터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맺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혼 후 35년을 같이 했던 두 사람의 지극한 사랑에 대한 증언이 담긴 메뉴.
becoming cash/becoming carter(10:56)는 쟈니 캐쉬와 리즈 위더스푼을 연기한 영화의 두 주연 배우에 대한 메뉴다. 와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의 캐스팅 과정, 노래를 직접하기 위한 노력 등이 담겨 있다.
celebrating the man in black:the making of walk the line(21:38)은 영화의 제작 과정에 관한 메뉴로, 쟈니 캐쉬 생전부터 진행된 영화의 제작 과정에 대한 인터뷰들과 실존 인물 쟈니 캐쉬에 대한 인터뷰들이 수록되어 있다. 방대한 내용을 많이 축약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다소 생소했던 극중 캐릭터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cash and his faith(11:13)는 쟈니 캐쉬의 신앙에 대한 메뉴를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앙코르 CE>의 서플먼트는 영화 자체와 실존 인물 쟈니 캐쉬에 대한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분량은 아주 많은 편이 아니지만, 전기 영화인만큼 실존 인물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가 담겨 있어 꽤 흥미롭다.
#2. 허슬 앤 플로우
<허슬 앤 플로우> : 힙합 음악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운 메인 메뉴
금년도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때 국내 진행자를 당황시켰던 작은 사건. 대개는 우아하기 이를 데 없는 오스카 주제가상이 하필이면 ‘포주의 세상 살이는 어려워(It's hard out here for a pimp)’라는 노래에게 돌아갔던 것. 이 주제가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허슬 앤 플로우>는 매춘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포주’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허슬 앤 플로우> : <대부>의 첫 장면을 흉내냈다는 영화의 첫 장면.
<허슬 앤 플로우>는 멤피스의 가난한 포주 디제이(테렌스 하워드)가 주인공이다. 12살에 스쿨버스 기사였던 아버지를 잃고 험난한 생활 전선에 뛰어든 디제이는 임신한 셔그(타라지 P 헨슨), 젊은 백인 여성 놀라(타이런 매닝) 그리고 은퇴 시기가 얼마 안남은 매춘부 렉서스(폴라 J 파커)에게 기생하면서 간신히 삶을 이어간다. 멤피스의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그의 집과 아파트에는 에어컨도 없고 삶의 희망도 없다. 그런 디제이가 30대 중반이 되어서 ‘중년의 갈등’을 느낀다. 중학교 시절 같은 지역에서 디제이 활동을 했고 지금은 성공한 래퍼가 된 스키니 블랙(루다크리스)이 고향을 찾아 하룻밤 파티를 위해 좋은 대마초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디제이는 스키니 블랙에게 자신의 데모 테이프를 주겠다는 생각으로, 옛 친구인 녹음 기사 키(앤소니 앤더슨)와 키의 동료 셸비(DJ 퀄스)의 도움을 받아 플라스틱 컵 홀더로 엉성한 방음 시스템을 만들고 싸구려 키보드와 음향 기기들을 들여 놓고 열정적으로 음악을 만들어 나간다.
<허슬 앤 플로우> : 대마초와 바꾼 아동용 키보드는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디지털 캠코더로 만든 장편 한 편과 단편 한 편을 연출한 것이 감독 경력의 전부인 크레이그 브루어가 연출한 <허슬 앤 플로우>는 할리우드에 몇 안되는 성공한 흑인 감독인 존 싱글턴의 사재(私財)를 털어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다. 하지만 B.B 킹이나 알렉스 헤이스(<샤프트>의 메인 테마로 유명한...) 등의 ‘포주’ 출신 음악인들을 배출한 멤피스의 전통을 따랐다는 <허슬 앤 플로우>는 착착 감기는 랩 음악만큼이나 진실한 삶의 모습이 반영된 영화적 힘이 만만치 않은 영화다. 영화 속에서 디제이가 직접 쓴 가사(물론 실제 노래를 만든 사람은 따로 있다)는 온갖 욕설이 가득하지만 디제이의 삶 그 자체를 그대로 반영한다. 이 영화에서 힙합 음악을 창작하는 과정은 희망 없는 삶을 살아가는 디제이의 유일한 희망이다.
<허슬 앤 플로우> : 그는 자신이 원하는 마이크 위해 여자를 희생시킬 수 있는 비열한 인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허슬 앤 플로우>가 매력적인 것은 ‘창작’ 그 자체의 기쁨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열악한 홈 레코딩 시스템이지만 삶의 고갱이가 고스란히 담긴 디제이의 거친 언어들은 리듬 위에 담겨 랩송으로 진화하면서 희열을 선사한다. 물론 <허슬 앤 플로우>의 주인공 디제이는 일상적인 폭력을 행사하며 살아가는 삼류 인생에, 자신이 원하는 마이크와 자신의 여자를 바꿀 정도로 비열한 인간지만 음악을 만들 때만큼은 숭고해 보이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허슬 앤 플로우>는 삶의 끈끈함이 느껴지는 보기 드문 음악 영화다. 그건 <허슬 앤 플로우>가 ‘멤피스 지역의 영화’라고 할 정도로, 감독과 스탭들이 자신들의 삶의 거처를 바탕으로 해서 창작된 영화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허슬 앤 플로우> : 쓰레기같은 인생을 살던 디제이가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모습은 아름다울 정도다.
<허슬 앤 플로우>의 또 다른 재미는 평소와 다른 이미지로 출연한 배우진이다. <뉴 가이>같은 화장실 코미디의 주역이었던 DJ 퀄스와 <무서운 영화> 시리즈에 등장했던 코미디언 앤소니 앤더슨이 꽤 진지한 연기를 해낸다. 흑인이 주인공인데다가 슬럼가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DVD 시장으로 직행(흑인과 슬럼가 모두 국내 관객에게 인기 없는 소재들이다)했지만 <허슬 앤 플로우>는 그냥 묻어버리기에는 아까울 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갖춘 영화다.
<허슬 앤 플로우> : 음성 메뉴, 영어와 태국어를 지원한다.
<허슬 앤 플로우> : 장면 선택 메뉴
<허슬 앤 플로우> : 스페셜 피쳐 메뉴, 이스터 에그가 숨어 있다.
<허슬 앤 플로우> : 스페셜 피쳐 메뉴, 감독의 음성 해설과 영상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허슬 앤 플로우>의 영상은 배경의 지글거림과 거친 필름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저예산 영화의 한계가 드러나고 약간 어두운 느낌의 색감 역시 거슬린다. 하지만 이는 원본 필름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한계 안에서 <허슬 앤 플로우>는 꽤 만족스러운 영상 퀄리티를 선보인다. 깨끗하게 표현되는 인물의 묘사, 섬세하게 표현되는 음영 묘사를 확인할 수 있다.
돌비 디지털 5.1을 지원하는 음향은 강력하지는 않지만 음악 영화로서의 표현에는 무리가 없는 준수한 표현력을 지니고 있다. 극 중에서 주인공 디제이의 녹음 장면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힙합 음악과 70년대 블랙플로테이션풍의 배경 음악이 경쾌하게 깔린다.원본 자체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영상에 비해서 오히려 사운드는 준수한 편.
1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DVD 타이틀 안에는, 1장 짜리 작품으로서는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서플먼트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먼저 감독 크레이그 브루어의 음성 해설에선 오랜 제작 과정을 거치며 영화를 만들어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상업적인 성공까지 이룬 감독이 감동어린 목소리로 제작 당시의 에피소드와 연출 의도를 설명한다.
Behind The Hustle(27:19)은 메이킹 필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캐스팅 과정과 배우들의 인터뷰 등이 담겨 있다. 당초 뮤직비디오 등에서 부유한 '포주' 역을 많이 연기했던 주연 테렌스 하워드는 포주역을 맡고 싶어하지 않아 캐스팅에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By Any Means Necessary(14:39)는 촬영 기간은 4주에 불과했지만, 제작에 들어가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영화의 극적인 탄생 과정을 다루고 있는 서플먼트다. 각본이 마음에 들어 자신의 돈을 제작비로 사용한 존 싱글턴과 제작자 스테파니 일레인, 감독의 고단한 제작 준비 과정 이야기를 크레이그 브루어의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으며, 선댄스 영화제의 관객상과 촬영상의 수상 장면도 볼 수 있다.
Creatin' Crunk(13:40)는 유서 깊은 음악 도시 멤피스의 뮤지션들을 끌어들여 만들어낸 영화 음악에 관한 메뉴다. 아주 유명하지는 않지만 뛰어난 실력을 갖춘 뮤지션들의 모습과 인상적인 영화 음악의 제작 과정이 담겨 있다. 그 외 영화의 배경이자 감독의 근거지인 멤피스에서의 프리미어 상영 장면, 프로모션 영상물들이 수록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