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출간 기념 - 여러분이 꿈꾸는 결혼은 무엇입니까? >가 종료되었습니다. 당첨자 발표는 11월 3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적어도 6개월 전에는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예식장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백년해로를 꿈꾸는 소망들이 쌍춘년에 만개를 한 덕분이다. 덕분에 전세 값, 집값도 요동을 치고, 결혼 준비라는 것이 누가 해도 만만치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올해의 예비신랑과 신부들은 좀더 힘겨운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매일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지쳐서, 그러니까 늘 같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결혼이라고 해도, 결혼이 현실임을 알게 되는 것은 결혼식 준비에서부터이다.
하지만 한 사람과 공동의 생활을 시작하고,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가정을 꾸린다는 설렘, 평생 가장 아름답고 싶고 아름다울 날에 대한 기대감에 신부들은 마음이 들뜬다. 설렘과 결혼이라는 현실에 대한 슬기로운 생각을 두루 갖춘 똑 부러지는 예비신부 두 명을 만났다. 바로 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사귄 지 1년 반 만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조명희 씨(이하 조씨)와 3년 반 만에 결혼하는 김성자 씨(이하 김씨)이다.
이 사람이라면? 이 사람이라면!
| 사귄 지 1년 반 만에 결혼하기로 결심한 조명희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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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결혼기념일을 갖게 될 이들은 둘 다 회사원이다. 조씨는 결혼하고 싶은 나이가 차가던 중에 만난 사람이 가정적인데다가 친정에 잘할 것 같았고, 떨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은 것이 결혼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데이트 비용절감은 덤이다. 김씨는 어려서부터 알던 친구가 어느 날 달리 보이고 주위의 부추김도 있어서 신중한 숙고 끝에 신랑감을 낙점했다. 둘 다 입을 모으는 것은 어느 순간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겠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더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이들의 결혼 준비과정도 지난했다. 결혼이라는 것이 양가가 얽히는 것이다 보니 일이 여간 복잡해지지가 않는다. 되도록이면 간소하게 하고 싶지만, 어른들과 예단의 문제도 엮여 있고, 집이란 게 돈만 해결하면 될 일이 아니어서 맞벌이를 하는 두 사람의 직장 위치도 고려하고 이것저것 따질 것이 많다. 오르는 전셋값을 따라잡으려니 숨이 턱에 찬 나머지 경기도 쪽에 집을 샀다는 조씨는 자기가 일찍 귀가하는 것이 좋겠느냐, 늦게 오는 것이 좋겠느냐 엄포 아닌 엄포를 놓는 예비 신랑의 의견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고 한다. 당신들 경제력에 타격이 안 간다면 어른들 도움이 아주 손사래 칠 일만은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스스로 해결하자고 둘이 뜻을 모았다.
“‘잘 키운 딸 내어주시는 것도 고마운데 예단은 무슨.’
예비 시어머님의 따뜻한 배려가 오히려 엄마의 먹구름에 천둥번개까지 동반시키고 말았다. ‘내가 너 주워 왔니? 내가 너 예단 하나 못해줄 것 같아? 예단은 엄마가 결혼을 축하하며 시댁 어른들께 인사를 올리는 마음의 선물이야. 그걸 못하게 하는 건 배려가 아니라 실례라고.’
평소 담장을 잘 넘지 않는 엄마의 목소리가 방안 구석구석에 울렸다. 또 예상치 않은 장벽 하나. 내가 생각이 짧은 걸까, 엄마의 생각이 깊은 걸까. 결혼 때문에 엄마를 더 속상하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
- 『바로 이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78 ‘D-66’
| 연필로 그리고 마음으로 써내린 그녀들만의 결혼 이야기『바로 이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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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구하던 김씨는 한바탕 야단을 치렀다. 전체적으로 성격이 급한 자기 집안과 전체적으로 느긋한 남편의 집안 사이에서 복장이 터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급기야는 집 장만하다가 날 새겠다고, 살림부터 먼저 사들일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번 하는 결혼식에 예물을 갖춰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다 마음에 달린 문제라고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왜 없을까. 속을 끓이기도 많이 끓였다. 하지만 예비 남편이 말 한마디라도 섭섭지 않게 자기편을 들어주고 다독거려주는 덕분에 웬만큼 준비를 마친 이즈음에는 서운함은 사라지고 바로 몇 달 전의 일이 추억이 될 만큼 마음이 풀려, 시댁에 가면 애교부터 떨고 본다고 웃음 짓는다.
양가 알 필요 없이 연애만 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 결혼을 하기로 했다면, 서로 보게 마련인 게 있다. 아직 식도 올리기 전이건만, 예비 시댁에 가면 나서서 일을 돕고 집에 돌아오면 딱 드러눕게 된다. 직장생활에 결혼준비까지 하자니 피곤에 쩔게 되고, 부모님에게는 애틋한 마음과는 달리 짜증만 부리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남편 될 사람이 친정에 소홀한 것은 참지 못할 것 같다. 애정이 깊어서 결혼을 약속했지만, 연애가 아니라 결혼이라면 가장 중요하게 보게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친정에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김성자 씨는 말한다. “막내라 그런지 엄마와 유난히 친해요. 결혼한다니까 속으로 많이 서운해 하세요. 좋아하는 거 티 날까봐 결혼 준비에 관해서는 최대한 말을 줄이고 있죠. 제가 결혼하면 당신 몸에서 뭐 하나가 털썩 빠져나갈 것 같다고 하시는데, 저도 제 방에서 짐이 빠져나갈 때면 어떨까 생각하면 벌써부터 코끝이 찡해요.” 결혼하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서인지 힘들면 아직도 곧잘 짜증을 부리게 된다는 조명희 씨도 지금의 자기 방을 빼고 다른 집으로 가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걸 생각하면 어머니, 아버지부터 생각난다. 그래서 물론 남편이 친정에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자신도 엄한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터라 남편의 집에도 부족함이 없으려는 다짐이다. 며느리가 딸이 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살갑고 친근하게 지내보고 싶은 소망이다.
“혼수 준비로 백화점에 갔다가 근처에 시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빵집이 있다는 게 떠올랐다. 이유를 모르고 따라오시던 엄마는 빵을 사는 나를 보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얘, 괜찮아. 점심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나는 돈을 내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시어머니 드릴 거야.’ 허탈해지는 엄마의 표정을 보고 나서야 얼마나 눈치가 없는지 깨달아버린 나. 엄마를 먼저 주차장으로 보내고 빵 한 상자를 더 사가지고 차에 오르니, ‘어머, 이거 참 맛있겠다.’ 내 빤한 뒷북에도 모른 척 넘어가주시는 우리 엄마.
엄마, 시어머니 빵은 돈으로, 엄마 빵은 마음으로 산 거 알지?”
- 『바로 이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61 ‘D-75’
결혼식, 그후
| 김성자 씨. 어려서부터 알고 지내던 동갑내기 친구와 결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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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올린 후의 일도 생각해야 한다. 그때부터가 정말 시작이기 때문이다. 멀어지는 직장, 빠듯해지는 주머니, 모든 것이 오로지 자신과 남편의 책임이고 누구한테 의지할 일이 아니다. 조 씨나 김 씨나 둘 다 맞벌이를 할 것이기 때문에 가사 문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확실히 정해서 일을 딱딱 나누어야 할까, 신혼에는 굳이 딱 나누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서로 돕지 않을까 싶지만, 지나친 희망에 집중하는 건 오히려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도 같다. 문제는 자발적으로 함께 도울 수 있는 분위기가 이루어질지 하는 것인데, 실제로 얻는 소득은 없고 신경전만 벌이게 된다면 그것도 피곤한 일이다. 서로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조금씩 자연스럽게 바꾸어 나가는 게 좋겠다는 것이 이 두 예비 신부의 생각이다.
가족계획에는 역시 경제적인 문제가 걸린다. 조 씨는 남편과 나이 차이가 조금 있어서 2년 내에는 낳고 싶다. 결혼식과 준비는 간소하게 하지만, 덜컥 집을 샀고 경제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밝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태어날 아이를 좀더 여유롭게 키우고 싶은 마음은 김 씨와 같다. 김 씨는 아이는 하나만 낳아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다는 바람이다. 회계 쪽의 일을 한다는 김 씨는 젊은 시절에 열심히 일해서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겠다는 마스터 플랜을 세우고 있다. 자식에게는 힘든 것을 물려줄 생각이 없다.
살림살이 장만에서부터 이제 둘이 살아가자면 자잘하게 준비할 것이 많아서, 골치가 아프다고 하면 한없이 아프다. 하지만 생애 최초로 마련하는 자신의 집에 이것저것을 들여놓고 꾸며보는 재미는 또 한편으로는 한없이 크다. 완전히 마음에 차기는 힘들겠지만, 집을 구하고 함께 쓸 살림을 보러 다닐 때는 복잡한 생각은 자연스레 접힌다. 뭐 열심히 구경을 하러 다닐까, 실컷 푹 쉬어볼까, 신혼여행을 준비하는 것도 그렇다. 그리고 이제 바로 그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도.
“함께 이불을 산다는 건 함께 잠을 잔다는 것.
함께 꿈꿀 미래가 있다는 것.
서로의 가슴을 덮어주고 서로의 고단한 뺨을 어루만져주며
서로의 내일이 더 행복하길 빌어주는 것.”
- 『바로 이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141 ‘D-35’
그날
그날 하루를 위해 몇 달을 울고 웃고 공들여 준비했는가. 아니, 어쩌면 그날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준비해 왔는지 모른다. 어느 시트콤을 보면, 어렸을 때부터 하얀 베갯잇을 뒤집어쓰고 신부가 되는 흉내를 냈던 주인공 모습이 나온다. 결혼의 의미고 뭐고 떠나서 평생 가장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날, 조명희 씨는 간소하게 식을 치르려는 계획이었는데도 웨딩드레스 고르는 것만큼은 쉽지가 않았단다. “너무 어려웠어요. 저한테도 어울려야 하고, 어른들 계시니 너무 야한 건 안 될 것 같고. 고르고 고르다가 민소매에 볼레로를 걸치는 드레스를 골랐지요.” 식도 15분짜리 매양 진부한 형식보다는, 밝되 경건하게, 지인들 다 모셔놓고 함께 살게 된 것을 알리는 자리의 의미가 한껏 살아나게 하고 싶다. 김성자 씨는 부모님이 눈물을 너무 많이 흘릴 것 같아서 걱정이다. 역시 가볍지 않으면서도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즐거운 이벤트를 만들려는 계획이다.
“어쩌면 난 아내보다 신부가 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내 남은 날들 내내 가슴에 달고 살 ‘아내’라는 이름보다 결혼식 단 하루, 머리부터 발끝까지 반짝이는 ‘신부’라는 이름의 그 매력.”
- 『바로 이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12 ‘D-99’
팔아야 할 발품은 얼추 다 팔았고, 이제 아름다운 결혼식과 함께 실전을 남겨두고 있는 조명희 씨와 김성자 씨. 둘 다 차분한 성격이라 잘하다가도 화가 나면 크게 폭발하는지라 걱정인데, 결혼생활을 하면서 싸우는 일이 있다고 해도 오래만 가지 않았으면 하는 조 씨는 자기부터 조심하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공동생활을 시작하려고 한다.
“연애 시절, 그 흔한 커플링 한 번 안 맞췄던 우리에게 드디어 ‘커플 목록’ 1호가 탄생했다. 예물 시계, 실로 역사적인 날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오늘에서야 사람들이 왜 ‘커플’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물건을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같은 것을 나눠 가졌다는 그 알 수 없는 동지애, 세상 다른 누구도 아닌 너와 내가 사랑의 징표를 간직하게 됐다는 그 일체감이 그동안의 모든 불신들을 순식간에 잠재워버렸다. 가볍게 만나는 연애에서 느낄 수 없는 묵직한 사랑의 무게.
이제야 결혼이 연애보다 형님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 『바로 이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168 ‘D-21’
결혼이라는 게 한 사람만 잘해서는 일이 결코 되지 않는 만큼, 서로 성질을 죽이고 싸우는 것도 즐길 만큼 스트레스에 약해지지 말고, 한편으로 자기계발에 소홀하지 않으면서 서로에게 늘 자극을 주고 싶다는 김 씨는 웃으며 말한다. “결혼하면 모든 게 변할 텐데, 기대를 해야 할까요, 대비를 해야 할까요?” 서로 무척이나 다른 듯하면서도 사랑과 결혼에 대한 건강한 시선을 잃지 않는 두 신부가 주위를 빛내주는 자리였다.
본 대담은 국내 최대 웨딩컨설팅 듀오웨드와 함께 했습니다.
『바로 이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출간 기념 - 여러분이 꿈꾸는 결혼은 무엇입니까?
올해는 입춘이 두 번 있어서 길하다는 쌍춘년! 요즘 주말마다 결혼식 참석하느라 바쁘시죠?
여러분은 어떤 결혼을 꿈꾸고 있습니까?
내가 바라는 ‘결혼’과 ‘결혼식’을 토크백에 적어주세요.
스무 분을 추첨하여 책 선물을 드립니다.
※ 이벤트 경품 소개
『바로 이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무 권
참여기간 : 2006년 10월 16일(금)~ 10월 30일(월)
당첨자발표 : 2006년 11월 3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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