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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남과 여, 배려하는 영어 표현

Clearly Non-Sex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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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도 성차별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God은 'he' 일까요 'she' 일까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사려 깊은 영어를 구사할 수 있고 원어민과 소통할 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립니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말로 요약되는 가부장제도는 조선시대의 윤리규범으로 요즘 세상에서는 청산해야 할 악습이지요. 의외로 영국에도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이러한 사회질서(patriarchal system)가 존재했습니다. 여자에게 최고의 덕목은 현모양처였고요.

 

영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이미 13세기에 대헌장(마그나카르타, Magna Carta)이 선포되었고 의회 민주주의가 싹튼 '민주주의의 산실'이라는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그 영국에서도 여성의 권리가 보호되고 여성이 명실상부한 역사 발전의 한 축으로 인정받기까지는 대헌장 선언으로부터 약 600~700년의 세월이 더 소요되었습니다.

 

                       

 SUFFRAGETTE - 'Voting Matters' Teaser Trailer
영국의 여성참정권운동을 그린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 <서프러제트>
2015년 겨울 개봉 예정

 

유독 여왕이 많았던 영국에서 여성의 권리가 잘 보호되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귀족과 왕족의 경우에만 국한된 것이었고, 일반적 여성에게는 교육, 고용 및 사회 참여 등의 기회가 남성에 비하여 극히 제한되었습니다. 특히 지금과 동일한 온전한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된 것이 1928년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여성의 사회적 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역사의 실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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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급진파 여성참정권론자 에멀린 팽크허스트 실제 데모 사진

[Emmeline Pankhurst, 1858.7.14 ~ 1928.6.14]
여성사회정치동맹(WSPU)을 결성하여 폭력도 불사한 끝에 참정권 획득함

 

남성 중심의 단어와 어법이 사용된 문장이 더욱 긍정적이고 사회의 모범적인 기준으로 간주되고, 여성성이 있는 단어나 어법은 부정적이고 굴종적이며 비표준적으로 여겨졌던 이러한 자취와 흔적은 오늘날의 영어에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예를 들어 businessman, chairman, mankind, fireman, headmaster, policeman, salesman 등의 단어가 남성과 여성을 통칭하는 말로 사용되었고 오늘날에 와서야 비로소 여성을 나타내는 대칭적인 단어인 businesswoman, chairwoman, headmistress, policewoman, salesgirl 등의 언어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여성성을 표현해서는 단어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어휘는 남성성을 대표로 한 단어를 그대로 쓰고 있고요(womankind나 girlkind의 단어는 형성 되지 않음).

 

 

요즘 대세는 Gender-Neutral English

 

그런 과정에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고 사회에서의 대우나 위상이 높아지면서 '성적으로 중립적인(sex-neutral)' 단어와 표현이 이제는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Businessperson, Chair(또는 Chairperson), Humankind, Firefighter, Headteacher, Police Officer, Sales Agent와 같은 단어가 선호되고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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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크허스트는 신(God)을 'she'로 표현함

 

아직 찬반 양론이 있긴 하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는 그 유래가 어찌됐든 분명히 성별과는 상관없는 영어를 쓰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동일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지만 여성에 대한 배려와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respect가 담겨있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Clearly Non-Sexist의 어법을 구사할 수 있을까요?

 

 

성별을 나타내는 단어의 사용을 피한다

Using non-sexist terms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남성이나 여성을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남성성을 강조하거나 여성성이 드러나 보이는 단어는 일단 피하는 겁니다. 또한 여성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구체적인 호칭의 사용을 삼가는 것도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 여성의 호칭으로 Miss와 Mrs.의 두 가지가 있는데 이는 결혼 여부를 나타내는 단어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이를 모두 통칭하는 Ms.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인칭 대명사 대신 구체적인 표현을 쓴다
Using concrete words not he or she

 

문장을 구사할 때 가급적 he 또는 she의 표현을 자제하고 보다 구체적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If a police officer finds a young person in danger, he should take him to a secure place.
(경찰은 위험에 처한 젊은이를 발견하면,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켜야 한다)


위의 문장을 보면 분명히 경찰관과 대상자를 모두 남자로 가상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장은 과거 문법상 불특정 다수를 남성화하는 습성에서 비롯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문장은 'If a police officer finds a young person in danger, the officer should take the person to a secure place.'으로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복수형을 사용한다
Using plurals

 

또 다른 Tip으로 복수형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위의 문장을 가지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If police officers find young persons in danger, they should take them to a secure place.


이와 같이 복수형을 사용하면 크게 무리 없이 문장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파격, 단수형을 복수형으로
Using plurals as singulars   

 

마지막 Tip은 18세기의 남성 우월적 문법학자들의 철저한 문법적 내용을 뛰어 넘어 단수를 복수화하여 표현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최대 문호인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어법을 살펴 보면, 그는 전통적인 문법의 틀을 깨는 문장을 많이 썼는데 예컨대 'God sends everyone their heart’s desire.'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희극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 중에서). 통상 everyone은 단수이나 이를 'he' 또는 'she'로 받지 않고 복수로 받아 쓴 것입니다.

 

살펴본 것처럼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면까지 고려하면서 영어를 배워 나간다면, 여러분은 어쩌면 원어민보다 더 세심하고 배려 깊은 영어를 구사하게 될 것입니다.

 

 

[Today's Choice]

엠마 왓슨의 UN 여성 인권신장 캠페인
히포쉬(HeForShe) 연설

 

                        

 엠마 왓슨 UN 양성평등 연설(한글 자막)

 

'해리포터 걸' 엠마 왓슨이 요즘은 여성인권을 위한 행보로 많은 이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7월 UN 여성인권 신장 캠페인 '히포쉬(HeForShe)' 홍보대사로 임명되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올해 1월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일명 다포스 포럼)에서 기업, 대학, 정부의 양성평등 캠페인 참여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임명기념 연설 동영상을 추천합니다. 다른 곳도 아닌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UN에서의 연설이기에 매우 긴장하고 떨리는 목소리지만 정제된 문장과 발음, 적당한 속도로 영국식 영어의 좋은 예를 보여줍니다.

 

If not me, who?
If not now, w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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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권계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이 되었다. 주호놀룰루 총영사관 영사, 주네덜란드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2013년 노벨평화상 수상 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법률의제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홍보팀 상무, 글로벌 스포츠마케팅담당 상무를 거쳐, 현재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전무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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