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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포 잉글리쉬

지금이 바로 미쳐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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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의 물이 끓기까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는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알고 있습니다. 잠시 후면 물은 반드시 끓어 오르리라는 것을.

플라멩고와 투우를 즐기는 나라, 태양의 정열을 품고 있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1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똘레도(Toledo)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곳은 스페인의 위대한 작가인 세르반테스가 창조한, '무모한 사람의 대명사' 돈키호테의 묘비가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작품 속에 나오는 묘비를 실제로 만들어 놓은 것인데 돈키호테에 얽힌 많은 일화와 어록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바로 이 무덤의 묘비명일 것입니다.

 

'Morir cuerdo y Vivir loco'

 

'미쳐서 살았고 정신이 들자 죽었다'는 뜻입니다. 영국영어 칼럼을 시작하면서 무관하게 보이는 돈키호테의 묘비명을 언급하는 것은 그 뜻이 그야말로 의미심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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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뮤지컬 버전 <맨 오브 라만차>의 포스터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할 때는 보통 뭔가에 미쳐있을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져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왕성하게 나오면 혹한의 추위에도 춥지 않고 몇 날 며칠의 굶주림에도 허기를 느낄 수 없습니다. 핸드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 아무런 약속도 언질도 없이, 한번이라도 더 그녀를 보기 위해 하염없이 골목길에서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이성적인 측면에서 보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효율 면에서는 그야말로 빵점일 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연인들이 그 기다림, 그 시간을 마다하기는커녕 너무나 행복하게 기꺼이 자청했던 것은 그 순간 만큼은 서로에게 미쳐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렇습니다. 사실 무엇에 완전히 미치지 않고서 온전하게 이루어 낼 수 있는 일이 이 세상에는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골프 입문이 많이 늦었습니다. 젊은 시절, 골프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서 유학을 하게 되어 골프를 배우기에 최상의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에는 한참 후 하와이에서 영사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골프를 막상 시작해보니 보기와는 달리 그리 쉽지 않은 운동이었고 연습을 해봐도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정말 자존심을 내건 골프 경기에서 큰 좌절감을 맛보게 되었고, 밤새 고민하다가 '어떻게든 극복하고 말리라' 작정을 하고 당시 직장이었던 호놀룰루 총영사관 인근의 골프장 프로를 찾아 레슨을 받게 되었습니다.

 

골프에 미치다

 

돌이켜 보면 정말 미치도록 연습했던 것 같습니다. 근무하면서도 골프 생각만 나고 틈만 나면 골프 스윙을 연습해보고 심지어 회의실에 서면 사람들 머리가 골프공으로 보여서 어떻게 치면 잘 칠까를 이리저리 재어보는 습관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총영사관 근무 시 정식 퇴근시간이 5시였는데 퇴근하자마자 바로 골프장으로 직행하여 'Twilight Golf'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색깔 별로 흰색, 녹색, 빨간색 볼을 각각 티박스에 놓고 라운딩을 시작했는데 혼자 이렇게 18홀을 돌면 3라운드를 한 셈이 되는 것이지요. 매일 석양 무렵 시작해서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혼자 죽어라고 볼을 치고 돌아오던 하와이의 밤길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당시 골프장의 Teaching Pro는 Michael이라는 분이었는데 제가 너무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는 저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자신이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골프채를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고마운 것이지 선생님께서 감사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한 달에 몇 백불 주고 산 피고용인 대하듯 하는 것과는 달리 Mr. Kwon은 정말로 골프에 대한 절실함과 배우려는 자세로 나를 진정한 스승으로 생각하는 것이 느껴져 감사하다"라고 하면서 골프에 관한 단순한 기술뿐만 아니라, 이제껏 자기가 평생 익혀온 골프에 관한 모든 것을 '전수'해 주고 싶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훈련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닙니다. 그동안 몸에 베어있던 자세를 다 털어버리고 새로운 기본기를 쌓아나간 탓에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힘든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반복되는 지루한 레슨에 의심이 들면서 언뜻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 자세를 완전히 새로 잡은 탓에 잘 나가던 볼 마저 이상하게 빗나가며 타수는 오히려 더 늘어가는 등 한동안 혼란은 가중됐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멈추지 않고 계속했고 어느 순간 의심이 사라지고 결국 실력이 늘어남을 경험했습니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며 '석양의 스윙'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싱글을 기록하게 되었고 지금도 골프에서 적어도 남에게 뒤지는 일은 면하게 된 것입니다.

 

There is no royal road in learning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든지 배움에 왕도는 없습니다. 이것은 영국식 영어든 미국식 영어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영어를 가장 빨리, 확실하게 배우는 방법은 당연히 영어에 미치는 것입니다. 모든 외국어를 가장 빨리 배우는 비결은 그 대상 외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원어민 애인'을 만드는 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존재와 온전하게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얼마나 절실하겠습니까? 원어민 애인을 만드는 일이 외국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애인 생각도 안 날만큼 영어에 한번 미쳐 보십시오.

 

Hungry, Desperate, Struggle!

 

다행스럽게도 영어를 익히는 일은 서바이벌의 한계에 도전하는 수준의 고통스러운 훈련을 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는 데 크게 지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영어를 통해 자유로워지는 그 희열을 맛보기를 원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50% 이상의 값진 정보들이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영어를 읽고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독자 여러분 대부분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또 이후의 취업준비까지 최소 10년에서 길게는 20년간 영어공부에 발을 담그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두렵고 어렵고 편하지 않다는 것이 억울하게 느껴지지는 않으십니까? 문제는 공부의 절대량이 임계점(Critical Mass)에 도달하는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짝공부가 답이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짧은 기간의 깊은 몰입(Deep Learning)'입니다. 전통적으로 부정적으로 여겨져 온 학습법인 반짝공부, 벼락치기, 폭풍공부만이 지난했던 영어와의 실랑이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결심과 포기와 자책감의 악순환은 아까운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만 소모시킬 뿐입니다.

 

당장 결실을 보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이러한 미침 속에서 6개월만 살아 보십시오. '하면 된다'가 아니라 '해야 된다'라는 각오로 의심을 버리고 훈련의 지루함을 견디다 보면, 6개월 후에는 어느 새 업그레이드된 당신의 영어실력에 놀라면서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당신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크나큰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을 빼놓곤 모든 문제에 해결책이 있다'


세르반테스가 한 말입니다.

 

 


[Today's Choice]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는 심슨부인과의 세기의 스캔들로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의 동생 조지 6세를 그린 작품입니다. 체질이 약하고 말을 심하게 더듬었던 조지 6세(알버트)는 준비없이 왕위에 오르게 된 후 증세가 더 악화됩니다. 그러나 당시는 2차 대전의 전운이 감돌고 있었고 국민들을 이끌 국왕의 리더쉽이 절실했기에 호주 출신의 소문난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와 함께 언어장애를 치료하게 됩니다. 알고보니 변변한 공인자격증 하나 없었던 로그. 그저 환자의 진심에 귀를 기울이는 그의 독특한 치료방식은 오랫동안 치료효과를 보지 못하고 왕실로부터 의심을 받게 됩니다.

조지 6세를 '버티'라고 부르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던 로그는, 그러나 갖은 수모에도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계속하고, 결국 조지 6세는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명연설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한 왕으로 역사에 기록됐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았던 작곡가, 베토벤의 교향곡 제 7번의 2악장이 흐르는 가운데 시작되는 조지 6세의 연설장면을 감상해 보십시오.

 

 

 

 

BGM - Beethoven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II. Allegretto
BEST Scenes Ever- The king's speech( Final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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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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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권계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이 되었다. 주호놀룰루 총영사관 영사, 주네덜란드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2013년 노벨평화상 수상 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법률의제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홍보팀 상무, 글로벌 스포츠마케팅담당 상무를 거쳐, 현재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전무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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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King's Speech <Mark Logue>, <Peter Con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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