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스웨덴의 국민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201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50여 년에 걸친 시작 활동을 통해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그가 발표한 시의 총 편수는 200편이 채 안 된다. 평균 잡아 일 년에 네댓 편 정도의 시를 쓴 ‘과묵한’ 시인인 셈이다.

토마스.jpg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독일의 페트라르카 문학상, 보니어 시상(詩賞), 노이슈타트 국제 문학상 등 다수의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한 스웨덴 출신의 시인이다.

 

1931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스톡홀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방에서 심리상담사(psychologist)로 사회 활동을 펼치는 한편, 20대 초반에서부터 70대에 이른 현재까지 모두 11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의 시는 지금까지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다.

 

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한마디로 ‘홀로 깊어 열리는 시’ 혹은 ‘심연으로 치솟기’의 시이다. 또는 ‘세상 뒤집어 보기’의 시이다. 그의 수많은 ‘눈들’이 이 세상, 아니 이 우주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 시 한편 한편이 담고 있는 시적 공간은 무척이나 광대하고 무변하다.

 

잠과 깨어남, 꿈과 현실, 혹은 무의식과 의식 간의 경계지역 탐구가 트란스트뢰메르 시의 주요 영역이 되고 있지만, 처녀작에서는 잠 깨어남의 과정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이 전도되어 있다. 초기 시에서 깨어남의 과정이 상승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하강, 낙하의 이미지로 제시되어 있는 것이다. 시의 지배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하강의 이미지 주변에는 또한 불의 이미지, 물의 이미지, 녹음(綠陰)의 이미지 등 수다한 군소 이미지들이 밀집되어 있다. 이 점만 보더라도 트란스트뢰메르는 이미지 구사의 귀재, 혹은 비유적 언어구사의 마술사임을 알 수 있다.

 

초기 작품에서 스웨덴 자연시의 전통을 보여주었던 그는 그 후 더 개인적이고 개방적이며 관대해졌다. 그리고 세상을 높은 곳에서 신비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자연 세계를 세밀하고 예리한 초점으로 묘사하는 그를 스웨덴에서는 '말똥가리 시인'이라고 부른다.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함으로써 서구 현대시의 새로운 길을 연 스웨덴의 국민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그는 정치적 다툼의 지역보다는 북극의 얼음이 해빙하는 곳, 또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화해와 포용의 지역으로 독자들을 데리고 간다. 그리고 북구의 투명한 얼음과 끝없는 심연과 영원한 침묵 속에서 시인은 세상을 관조하며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우주를 창조해냈다.

 

50여 년에 걸친 시작 활동을 통해 그가 발표한 시의 총 편수는 200편이 채 안 된다. 평균 잡아 일 년에 네댓 편 정도의 시를 쓴 ‘과묵한’ 시인인 셈이다. 이러한 시작(詩作) 과정을 통하여 그가 보여준 일관된 모습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결코 서두름 없이, 또 시류에 흔들림 없이, 꾸준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고요한 깊이의 시 혹은 ‘침묵과 심연의 시’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2015년 3월 26일,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90년대부터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다 끝내 2011년 수상의 영예를 안은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1996년 폴란드의 비수아바 심보르스카 이후 15년 만에 탄생한 시인 수상자였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시작 활동과 더불어 심리학자로서 약물 중독자들을 상대로 한 사회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트란스트뢰메르가 보는 이 세상은 ‘미완의 천국’이다. 낙원을 만드는 것은 결국 시인과 독자들, 자연과 문명, 그리고 모든 이분법적 대립구조들 사이의 화해와 조화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노벨상 수상후보이자 스웨덴을 대표하는 트란스트뢰메르 시집의 국내 출간은 경하할 만한 일이다. 이 세상의 끝, 등 푸른 물고기들이 뛰노는 베링 해협이 산출한 시를 통해 한국 독자들은 미지의 세계로 지적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시를 읽는 사람들은 모두 꿈꾸는 방랑자들이기에. - 김성곤(문학평론가/서울대 영문과 교수)

 

 

대표 도서

 

기억이 나를 본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저/이경수 역 | 들녘

순간에 대한 강렬한 집중을 통하여 신비와 경이의 시적 공간을 구축하면서 우리들의 비루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그의 시는 말똥가리처럼 세상을 높은 지점에서 일종의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되, 지상의 자연세계의 자질구레한 세목들에 날카로운 초점을 맞춘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예술과 인생의 빛나는 종합을 성취하였으며 자연과 초월과 음악과 시를 사랑하는 시인의 작품을 통해 심연으로 치솟기, 혹은 홀로 깊어 열리는 시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천 기사]

- 『폭풍의 언덕』, 자기 마음을 죽이지 마세요
- 부커상 수상작이 모두 영미권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철저하게 살아야 정복한다
- 1분이라도 정신적인 삶을 사는 것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수상소감 말말말!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기억이 나를 본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저/<이경수> 역10,800원(10% + 5%)

2011년 노벨문학상의 주인공 스웨덴의 ‘말똥가리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의 시집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함으로써 서구 현대시의 새로운 길을 연 스웨덴의 국민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그는 정치적 다툼의 지역보다는 북극의 얼음이 해빙하는 곳, 또는 난..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수학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표 유아수학 공부

국내 최대 유아수학 커뮤니티 '달콤수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꿀쌤의 첫 책! '보고 만지는 경험'과 '엄마의 발문'을 통해 체계적인 유아수학 로드맵을 제시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활동을 따라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나를 바꾸는 사소함의 힘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인 시대. 불안과 번아웃이 일상인 이들에게 사소한 습관으로 회복하는 21가지 방법을 담았다. 100미터 구간을 2-3분 이내로 걷는 마이크로 산책부터 하루 한 장 필사, 독서 등 간단한 습관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내 모습을 느끼시길.

지금이 바로, 경제 교육 골든타임

80만 독자들이 선택한 『돈의 속성』이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 금융 동화로 돌아왔다. 돈의 기본적인 ‘쓰임’과 ‘역할’부터 책상 서랍 정리하기, 용돈 기입장 쓰기까지, 어린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자연스럽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키울 수 있다.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야

저마다 삶의 궤적이 조금씩 다르지만 인간은 비슷한 생애 주기를 거친다. 미숙한 유아동기와 질풍노동의 청년기를 거쳐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늙어간다. 이를 관장하는 건 호르몬. 이 책은 시기별 중요한 호르몬을 설명하고 비만과 우울, 노화에 맞서는 법도 함께 공개한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